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5/21 17:09:20
Name 이선화
Link #1 https://opinion.lawmaking.go.kr/gcom/ogLmPp/72828/RP
Subject [일반] 사형수의 면제 시효 개선입법 (98414번글 후속)
[사형수의 면제 시효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https://cdn.pgr21.com/freedom/98414)

  위의 링크는 대략 한달쯤 전에 pgr에 올라왔던 글인데, 간단히 글을 요약하자면 사형수의 형의 시효(30년)가 다가오고 있어 형법 77조([형을 선고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시효가 완성되면 그 집행이 면제된다.])에 따라 사형수의 형을 면제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글이었습니다.

  현행 형법 법조문상으로는 확실히 30년이 지나면 형의 시효에 따라 집행을 면제해야 하고, 이 점에 있어서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서 부득이하게 사형을 집행하거나 사형수를 풀어주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었는데요, 이에 따라 정부에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 현재 입법예고중입니다.

  기존 집행시효의 경우 법적 쟁점이 얽혀 있어서, 사형수의 집행대기를 구금으로 볼 수 있느냐 또는 볼 수 없느냐가 문제가 되었는데, 이번 개정법률안은 간단하게 형법 77조, 78조, 그리고 80조에서 사형을 삭제하는 것으로 (= 형의 시효에서 사형을 예외로 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해결하였습니다. 5월 23일까지 입법예고기간이고, 특별히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될 대상이거나 또는 여야가 대립할 만한 법안이 아니므로 최속으로 입법된다고 가정했을 때 5월 23일부터 대략 90일 정도면 법안 공포가 가능하고, 공포 즉시 효력을 발휘한다고 부칙에 적혀 있으므로, 현재 문제가 되는 1993년 11월에 사형 선고를 받은 원모 씨의 시효가 완성되는 11월 전에는 사형의 집행시효가 삭제되는 법안이 효력을 발휘하게 되어 사형의 집행을 "면제"하는 일은 없게 되었습니다.

  물론 소급입법의 문제가 있겠지만, 공소시효의 개정의 경우 부진정소급입법(즉, 이미 완료된 사안에 대해 소급입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 소급입법하는 경우)임을 전제로 유효하다는 판결이 있었으니, 형의 시효에 대해서도 비슷한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큽니다. 어디까지나 가능성이니 실제로는 원모 씨 등의 헌법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내려봐야 확실해지겠지만요.

  사형수의 집행시효에 대해서 최초로 보도된 것이 3월 23일이고, 입법안을 마련하고 입법예고기간에 들어간 것이 4월 13일이었으니 미리 관련법안 개정을 준비해두고 있었거나 또는 의례적으로 빠른 입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추가적인 법적 검토나 신뢰보호의 원칙 등 권리보호상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제가 사형수라면 억울해서 미치고 팔딱 뛸 거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그래도 일개 시민 1인 제 입장에서는 그래도 바람직한 방향성이 아닐까 하네요. 링크는 입법예고안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VictoryFood
23/05/21 17:17
수정 아이콘
진짜 시효 완성으로 형이 면제되기 직전이면 사형을 시행해 버리죠.
아무리 실질적인 사형폐지국이고 유럽과의 통상 문제가 있다 해도 사형수가 감옥 밖으로 나오게 되는 걸 국민들이 허락할 수 없을 겁니다.
사형수 입장에서라도 시효 완성이 안되기를 바랄 겁니다.
계층방정
23/05/21 17:23
수정 아이콘
일본은 어거지로 형의 시효는 완성되지 않았다고 하고 시간을 벌고, 법을 개정해서 사형의 시효를 삭제했죠. 아마 그대로 갔으면 한국도 똑같이 했을 것 같은데, 그것보다는 더 서둘러서 준비하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3/05/21 17:30
수정 아이콘
근데 일본은 사형집행국인데...왜 안하고 늘어지다가 부랴부랴 시효 삭제한거죠...재심이라도 계속 걸었나...
계층방정
23/05/21 17:35
수정 아이콘
대상 사형수가 원죄를 뒤집어썼다는 의혹이 짙어서 사형을 못 하고 있었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3/05/21 17:39
수정 아이콘
아...엔자이면...
DownTeamisDown
23/05/21 18:41
수정 아이콘
일본 당국에서도 사실 잘못된걸 알고있다보니 재심도 못하겠고 사형도 못한거죠.
사형했다가는 어떤 후폭풍이 들이닥칠지 모르다보니까 말이죠
나는바보다
23/05/21 22:32
수정 아이콘
혹시 어떤 사건/범인 인지 아시나요? 궁금해지네요
계층방정
23/05/21 23: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https://ko.wikipedia.org/wiki/%EC%A0%9C%EA%B5%AD%EC%9D%80%ED%96%89_%EC%82%AC%EA%B1%B4
1948년 미 군정기 일본의 제국은행 시나마치 지점에서, 방역반 행세를 하고 나타난 범인이 청산 화합물을 은행 직원과 용무원에게 이질 예방약이라고 마시게 해 16명을 죽이고 1만 7450엔을 훔쳐 달아난 제국은행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의 범인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히라사와 사다미치입니다. 히라사와는 처음에는 범인임을 부정했으나 나중에 자백했다가 공판에서부터는 다시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히라사와의 자백은 고문에 가까운 취조와 정신질환으로 인해 신빙성에 문제가 있고, 또 결정적인 자백 문서에도 결함이 있어서 원죄라는 의혹이 있는 것이고요.
그리고 나중에 미 군정 기밀문서가 공개되면서 범행이 구 육군 세균부대(일명 731부대)의 연구와 흡사하며, 미 군정이 개입해 이 이상의 수사를 막았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당시 분석에서는 청산계 화합물인 것까지는 밝혀냈으나 더 수사하지 못해 그냥 청산가리라고 발표했는데, 사실 청산가리라면 거의 즉사해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1-2분 있다가 증세가 나타났었습니다. 수사팀도 이 점을 알고 있었기에 731부대에서 연구하던 아세톤 시안하이드릴을 의심했고요.
나는바보다
23/05/22 00:2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계층방정
23/05/21 17:47
수정 아이콘
좋은 후속 글에 감사드립니다.
23/05/21 23:04
수정 아이콘
크 궁금했는데 좋은 후속글 감사합니다.
23/05/22 16:1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삭제, 일반글 정치성 댓글(벌점 4점)
이선화
23/05/23 01:5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삭제, 일반글 정치성 댓글(벌점 4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8834 [일반] 98832번글어 대한 개인적인 답변 [26] 햇빛비추는날9333 23/05/22 9333 60
98833 [일반] 운전하면서 힘든거 없으신가요?? [104] 버킷리스트12593 23/05/22 12593 2
98832 [일반] 대중교통 버스에게 바라는 점 [123] 시라노 번스타인17231 23/05/22 17231 5
98830 [일반] <애프터썬> - 알고 있지만, 이해할 수 없는. [16] aDayInTheLife9238 23/05/21 9238 3
98829 [일반] 사형수의 면제 시효 개선입법 (98414번글 후속) [13] 이선화11050 23/05/21 11050 7
98826 [일반] 나는 한자가 싫다 ( 그냥 뻘글 입니다. ) [51] 닉넴길이제한8자8326 23/05/21 8326 7
98825 [일반] 전기차 1달 타본 소감 [109] VictoryFood15582 23/05/21 15582 27
98824 [일반] [팝송] 파라모어 새 앨범 "This Is Why" [5] 김치찌개6051 23/05/21 6051 0
98823 [일반] 흑해곡물협정 가까스로 연장···러시아, 경제 피해 용납 못하는 중국-튀르키예 눈치 보기 [20] 베라히11501 23/05/20 11501 1
98822 [일반] 선교행위가 상대방의 종교선택의 자유를 빼앗는다면 불법행위일 수 있습니다 [115] 삭제됨13181 23/05/20 13181 4
98821 [일반] 독일에 온 제 1호 소녀상이 어디에 있는지 아세요 ? [19] Traumer14456 23/05/20 14456 21
98819 [일반] 또나온 삼성 램 불량 이슈 [10] 랜디존슨13087 23/05/20 13087 3
98816 [일반] 내기에 이겨서 키스를 해봅시다. [23] 피우피우10675 23/05/19 10675 7
98815 [일반] 수가인상은 기피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127] lexicon12998 23/05/19 12998 25
98814 [일반] RTX 4천번대 요악: 70TI 아래로는 쳐다도 보지 마라 [60] SAS Tony Parker 10355 23/05/19 10355 2
98811 [일반] GPT4와의 대화 : 칸트의 <판단력비판>에 대한 니체의 생각 [17] 번개맞은씨앗8221 23/05/18 8221 6
98810 [일반] (노스포)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12] Rorschach8364 23/05/18 8364 0
98809 [일반] 나의 주식투자답사기, 손실로 점철된 짧은 기록 [56] 숨결11773 23/05/18 11773 16
98808 [일반] 의대정원을 두배로 늘리면 어떻게 될것인가. [354] lexial19853 23/05/18 19853 11
98807 [일반] 발광유발자들 [15] 후추통10454 23/05/18 10454 8
98801 [일반] 최근 본 만화 이야기 + 메달리스트가 애니화됩니다. [22] Cand8493 23/05/17 8493 1
98800 [일반] GPT4와의 대화 — 니체 초인사상 (40,000자 토크) [22] 번개맞은씨앗9835 23/05/17 9835 10
98798 [일반] 여러분은 세상이 얼마나 노력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십니까? [348] 모찌피치모찌피치15673 23/05/17 1567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