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01/14 16:23:40
Name 수국
Subject [일반] 아바타2 보고 (수정됨)
수작이라 봅니다.
유럽인들이 처음 아메리카나 아프리카에 들어갔을 때의 세계사적 면, 이주민을 대하는 사회의 면, 직군에 따른 개인들의 다양한 성향을 보여주는 면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1. 배경이 되는 행성의 대기나 지형 지질 특성 같은 면들이 지구와 비슷해서 관객이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는 듯합니다. 너무 이질적으로 설정했다면 관객들은 불편함을 느꼈겠죠.

대기는 산소가 아닌 가스성분이라고 해도 단단한 땅이 있는 지구형 행성이라는 점과 나무 등 녹색 식물이나 숲과 계곡, 멩그로브를 연상케 하는 지형 설정 등이요.
그리고 파란사람들(이 종족의 이름이 기억 안 나서:) 이 글에서는그냥 이렇게 부르겠습니다. )의 얼굴을 보면 코 부분이 사자 등 고양이과 포유류를 약간 닮았습니다. 또한 손가락 수가 조금 적을 뿐 인류와 상당히 비슷합니다.
이들의 외모를 보면 사람과 약간 다르지만 관객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면밀히 만들어졌다 봐요.

2. 지구에서 간 사람들과 이 행성의 파란사람들이 만나는 모습을 보면 유럽인들이 아메리카나 아프리카에 처음 갔을 때 있었던 세계사적 사실들을 많이 참고한 듯합니다.
예를 들면, 지구에서 온 사람들을 이 행성 파란사람들이 하늘사람들이라 부르는 게 제게는 유럽 인류학자를 보고 폴리네시아 어느 섬의 주민들이 보인 반응을 연상하게 했어요.

3. 낯선이를 대하는 사회의 다양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크게는 지구 출신 사람을 대하는 파란사람들의 사회, 작게는 숲의 이주민을 대하는 바다의 파란사람들의 장면에서 그랬죠.
개인적으로 개방적인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의 차이점을 숙고하게 했습니다.

4. 극중 지구에서 간 사람이든 이 파란사람들이든 캐릭터의 직업은 개인의 적성이나 성향을 드러내며 인간군상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봅니다.
처음 낯선 곳에 들어가는 군인들과 맞서 싸우는 그 땅의 전사들, 그 땅의 자원을 약탈하는 사냥꾼들, 연구하는 과학자들, 수렵채집 혹은 농경초기 사회의 샤먼이나 지배층 등이 그렇죠.

개인적으로는, 지구에서 가서 이 파란사람들의 세계의 가치를 보는 과학자의 관점에 공감했습니다. 본인 직업에 충실해서 연구 대상으로서 접근한 거긴 하지만 그들 파란사람들의 사회를 존중한다는 점에서요.

이 파란사람들이 사는 곳에 매장된 광물이나 그 행성 해양동물의 뇌에 들어있는 단백질에 눈독을 들이는 지구의 자본가와 사냥꾼들, 같은 대상을 연구의 대상으로 보는 과학자들, 그리고 신세계에 뛰어들었으나 그들과 동화되고 정착을 선택하는 캐릭터가 미국 해병 출신이라는 설정은 상당히 그럴 듯했습니다.

5. 주인공 캐릭터 미국 해병 출신 제이크와 전쟁 고아로 이 행성에서 거둬져 자란 인간 남자 캐릭터의 정체성에 대한 부분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각자의 입장에서 상당히 개연성 있게 설정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주인공처럼 다른 세계에 다가가고 거기 이주한다는 게 그가 진취적인 것이기도 한 것이고, 그런 이를 품는 개방적인 사회는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의 배경이 마음에 들어요.
그래서 저는 이 영화에 호(好) 한 표.


끝으로, 인류사를 시공을 초월해 집약한 것 같은 면뿐 아니라 뛰어난 컴퓨터 그래픽 효과로만 봐도 잘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현대사회의 한국에 사는 직장인으로서 3시간이란 러닝타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추천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3/01/14 16:42
수정 아이콘
나비족 입니당
23/01/14 16:48
수정 아이콘
앗 맞다... 그렇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3/01/14 17:10
수정 아이콘
월요일에 휴가내고 4dx 예약했습니다.
기대되네요 흐흐
사브리자나
23/01/14 17:12
수정 아이콘
1편에서의 주제가 말씀하신 바와 같습니다.
거기에 지구인들이 유독 백인만 나온것도 유럽인의 원주민 침탈을 상징한다는 해석이 많고요.
2편에서는 여기에 난민 이야기나 혼혈 이야기나 일본인(처음? 등장한 동양인들과 한자가 상징하는)의 포경 비판이 추가되었습니다. 둘째의 성장기가 너무나 미국 하이틴드라마스러운 것만 빼면 좋았어요.
시린비
23/01/14 17:18
수정 아이콘
유튜브에서 조승연씨는 아바타1이 늑대와 함께 춤을의 우주판, 아바타2를 모디 딕의 우주판이라 평하더군요
뭐 네이티브 아메리칸과 미국의 역사 그리고 현대를 뭐 적당히 버무린거같긴 한데
크게 보면 그렇지만 작게 보면 보이는 이야기의 헛점은 좀 안타깝긴 합니다. 어찌보면 큰걸 위해 작은걸 무시한거라
23/01/14 18:16
수정 아이콘
헐리우드 영화와 다큐멘터리의 중간에 있는 영화죠
호머심슨
23/01/14 18:46
수정 아이콘
일본의 포경비판이라기 보다는 근대와 현대에 자연을 대하는 방식자체를 말하는 거겠죠.일본이 욕먹어 가면서 고래고기에 집착하는것은 이해가 안가지만 등유가 나오기전에 씨를 말린것은 서구열강들.그리고 영화는 너무 진부합니다.흥행에 실패할줄 알았는데 5편까지 우려먹을듯.
호머심슨
23/01/14 18:59
수정 아이콘
근데 앞으로 이야기가 더 탄탄해질수도 있겠지만,
1편도 진부하지만 인디언정복과 제국주의에 대한 확고한 주제의식에 스토리를 갈무리했지만
(선배영화들이 많아서 안전하기도 함)
이제는 복수와 가족드라마와 장대한 풍경으로 시리즈를 연장하겠다는 야심밖에 안보입니다.
미메시스
23/01/14 20:09
수정 아이콘
음 저는 영상미 외에는 그냥 그랬습니다.
사실 기대 자체를 안했기 때문에 별로까진 아니었지만 흐흐
(바꿔말하면 영상미는 기대를 충족시켜줬네요)

서구사회의 제국주의적 행태를 비판하는게 너무 노골적이라 ..
주제가 별로라는게 아니고 너무 노골적이라 좀 유치해지는 느낌이

낯선 문명을 만난 주인공이 그 세계에 동화된다는 컨셉도
마르고 닳도록 써먹은 플롯이기도 하고요 ..
늑대와춤을이 벌써 30년 넘은 영화니

시나리오를 위해 개연성도 너무 희생한거 같고요.
메인빌런은 3번이 넘는 파병동안 상처 하나 없는 베테랑 of 베테랑 군인이라는데
마지막 전투에서 기껏 인질 잡아놓고 아군 다 죽을동안 아무것도 안하더군요 (...)

이럴거면 굳이 인질은 왜 잡아서 위치는 다 노출시키고 불리한 장소에서 전투하고
인간은 화력이 강해서 원거리전을 해야하는데 좁은 실내에서 그것도 올때까지 기다리고 (???)

미필도 저렇겐 안할것 같은데 너무 깨는행동을 해서 몰입이 안될정도였네요.
다람쥐룰루
23/01/15 10: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단점을 꼽아보자면 상영시간이 너무너무 깁니다 엉덩이가 너무 아프고 안경끼고 보다보니 3d멀미가 나더라구요 의자도 계속 흔들리다보니... 4dx가 다 좋은건 아닙나다...
그리고 제가 최근에 1차대전 관련 영화를 좀 봐서 그런지 영화에 나오는 화기들이 영 메롱한게 적응하기가 어렵습니다 기관총을 쏘는데 죽어도 안맞더라구요 아무리 영화라지만 그렇게 코앞에서...매트릭스도 아니고말이죠
가장 심한건 아무것도 없는 수면에 도열해있던 나비족에 기관총을 긁었는데 다 피했다는거죠... 눈을 감고 쏘나?
23/01/16 16:16
수정 아이콘
설정이야 인정하고 넘어가도 전투씬이 본편도 그렇고 너무 납득이 안되긴하죠. 화살이나 창 한방에 전투기 하나를 원샷원킬 하는건 좀.. 그냥 영상미 감상한다고 보고 3d로 본다면 돈은 안아까웠습니다.
엘더스크롤85
23/01/17 11:07
수정 아이콘
과학적으로 화살이 총알보다 강하다고 합니다.
심지어 홈트리로 만든 화살 그리고 수직으로 내리꽂는 각도로 나비 족의 힘을 이용하면 방탄유리도 답 없죠.
그건 설정상 전혀 문제가 안 된다고 보고 있고요.
차라리 방탄유리를 없애고 360도 카메라로 운영했으면 저런 참사는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23/01/17 16:36
수정 아이콘
과학적으로 화살이 총알보다 강한 이유가 뭘까요? 보통 화살보다 총알이 열 배는 더 빠르고, 운동에너지는 속도 제곱에 비례하죠..
나비족이 힘이 인간보다 더 세다고 해도 화살을 총알만큼 빠르게 쏜다는 것은 말이 안되고.. 영화에서 화살도 무게가 그렇게 무거워 보이지도 않죠.
또, 전투기 조종석에 들어가는 유리는 일반 방탄유리보다 훨씬 강한 소재의 규격으로 제작됩니다. 대포나 기관총도 아니고 관통하는 것으로 살상력을 가지는 화살이 조종석을 한방에 뚫고 사람까지 즉사 시키는 거는 어느 정도 영화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봐야겠죠.
엘더스크롤85
23/01/22 04:27
수정 아이콘
관통력을 말하는데 운동량을 말씀하시면. .
제가 애매하게 말씀 드린거 같군요. .
마감은 지키자
23/01/16 16:53
수정 아이콘
주제고 뭐고를 떠나서, 오락영화인데 3시간 반 내내 제대로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이 포경선 한 대하고만 투닥거린 건 선 넘었다고 봅니다.
적어도 1편은 기승전결이 있었는데, 2편은 기-승에서 끝난 느낌이었습니다. 1편에서 언급 없이 뜬금없이 추가된 중요한 설정들은 덤이고요.
아무리 영상이 훌륭한들 3편도 이런 식이라면 전 안 볼 겁니다.
23/01/16 18:20
수정 아이콘
저도 과학자 캐릭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정체성을 잘 다룬 것도, 나비족을 인간과 분명 다르지만 비슷하게 연출한 것도 감독의 역량이 느껴집니다.
외계고래가 사람보다 똑똑하면서 평화주의적이란 것도 인상적이고, 현실적인 설정인지 비현실적인 설정인지 학문적으로 궁금해지더라고요.

가족주의와 더불어 식민주의 비판이 아바타2의 주된 주제지만, 고결한 야만인 서사가 인종차별적이라는 시각에서 비판도 있더군요. 워싱턴포스트에선 아예 아바타2가 식민주의를 미화한다(the movie’s glamorization of colonialism and racist depiction of Native people and culture.)는 주장을 다루기도 했고요.
저는 고결한 야만인 서사를 좋아하기도 하고, 어떤 주제에 깐깐한 기준을 들이밀면 오히려 그런 주제를 다루는 창작물이 사라진다고 봐서 그냥 재밌게 봤습니다. 도리어 가족주의가 (상황상 강조되는 게 자연스럽긴 하지만) 좀 과하단 느낌을 받았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7705 [일반] 2030 남녀의 소득 대비 소비 수준의 차이 확인 [196] kien.21844 23/01/14 21844 5
97704 [일반] 아바타2 보고 [16] 수국9322 23/01/14 9322 3
97703 [일반] 변호사가 알려주는 변호사 이야기(좋은 변호사를 고르는 방법) [51] 완전연소13256 23/01/14 13256 44
97702 [일반] 한국인 명품소비 세계 1위... 부의 과시+외모 중시 풍조 [274] 보리야밥먹자19814 23/01/14 19814 2
97701 [일반] [주식 책소개] 홍진채- 거인의 어깨(예시 추가) [12] 헤세드837706 23/01/14 7706 4
97699 [일반] 원작존중 vs 2차 창작자에 표현의 자유 [41] 깐부12499 23/01/13 12499 2
97698 [일반] 술알못 BAR에 가서 위스키 즐긴 후기.JPG [13] insane11494 23/01/13 11494 4
97697 [일반] 뉴진스 디토 커버 댄스를 촬영해 봤습니다. [28] 메존일각12378 23/01/13 12378 26
97695 [일반] TouchEn nxKey 취약점 공개에 대한 개발사의 입장 [47] Regentag15888 23/01/13 15888 2
97694 [일반] 잊은 카드포인트 돌려받았는데...광고는 아니겠죠? [31] Janzisuka9225 23/01/13 9225 4
97693 [일반] 차를 계약했습니다. 후기 [132] 소이밀크러버12327 23/01/13 12327 50
97692 [일반] 제가 수행한 방위사업을 돌아보며 - (1) 방위사업에서 미국의 영향력 [32] 오후2시11031 23/01/13 11031 36
97689 [일반] [역사] 2001년 가장 핫했던 먹거리 - 삼각김밥 [54] Fig.189281 23/01/13 89281 67
97688 [일반] 원래 무효인 계약 - GS건설과 새마을금고 [27] 중상주의13300 23/01/13 13300 15
97686 [일반] 윤지선 교수 논문 취재하다 사표낸 기자의 책이 나왔네요 [20] WeakandPowerless14285 23/01/13 14285 60
97684 [일반] AMD: 라이젠 7000 X3D 시리즈 출시일 확정한 바 없다 [4] SAS Tony Parker 8944 23/01/12 8944 0
97681 [일반] 식민지배는 합법이었다? [31] 헤일로11877 23/01/12 11877 5
97680 [일반] 슬램덩크보다 장화신은 고양이(노스포) [23] 로각좁7977 23/01/12 7977 3
97679 [일반] 미혼/기혼 남녀 행복지수 통계 [72] kien.19792 23/01/12 19792 2
97677 [일반] 라스트오브어스 리뷰와 평점이 공개되었습니다 [53] 쀼레기11294 23/01/12 11294 0
97676 [일반] 넷플릭스/웨이브에 올라온 작년 개봉작 [45] 빵pro점쟁이16394 23/01/12 16394 8
97675 [일반] 라오스 호스텔 알바 해보기 [24] reefer madness14445 23/01/12 14445 29
97674 [일반] 헬스하는 즐거움 [40] LuckyPop11697 23/01/11 11697 1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