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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11/18 19:13:59
Name lexicon
Subject [일반] 고립무원
https://www.bbc.com/news/world-asia-63633115
['The time to grieve is over, it is time to be angry'] BBC, 11월 17일

[Mr. Song은 다른 유가족을 만나서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국은 그들에게 연락이 닿도록 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왜 유가족들이 서로 격리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603889
[이태원 참사 유족 “같은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위로할 수 있었으면”] KBS, 11월 17일

[B 씨는 희생자 명단 공개에 대해서는 "저뿐만 아니라 제가 만난 분들 대부분 명단 공개해 찬성한다는 입장"이라면서 "명단공개를 꺼려 하는 유가족도 계시지만, 다른 희생자 유가족들을 다 같이 만나서 의견을 더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 위 두 기사를 보고, 엉뚱하게도(혹은 필연적이게도) 저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생각났습니다. 아마도 어제 본, KBS 다큐멘터리 ‘모던코리아’의 주제가 한국영화였기 때문일 지도 모릅니다.
- 많은 사람들이 ‘괴물’의 장례식 씬이 너무나 한국적이라고 말합니다. 여러 부분에서 그 이유를 댈 수 있겠지만,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큰 부분은 누군가의 죽음, 이라는 비일상적이소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그제서야 온가족이 비로소 한 공간에 모일 수 있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 ‘영정 사진이 가득한’ 합동분향소, 그 곳에 죽은 아이를 슬퍼하려 하나둘씩 모여드는 가족(카메라는 그들이 모이는 과정을 꼼꼼히 트래킹하며 허투르지 않게 보여줍니다), 사람들이 다 모였을 때 변희봉 배우의, 카메라를 마주보고 읊는 대사. ‘니 덕에 우리 가족이 다 모였구나’.
- 영화는 명백히 그 장면을 시작으로, 그들이 하여튼 무언가에 맞서서 연대하고 투쟁하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최대한 스포를 피해 말하면) 이 영화의 가장 훌륭한 부분은 온가족이 모인 이 상태 자체를 (아마도 현실에서는) 비정상적인 것으로 취급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모여서는 안됩니다. 혹은 그 합동분향소는, 그들이 연대할 수 있도록 허락된 유일한 공간입니다.
- 그리고 당시 ‘괴물’을 보러 온 수많은 관객수가 어느 정도 대변하듯, 2006년의 한국 사람들은 그러한 영화 속 세계가 다분히 한국적이고, 현실을 반영한다고 믿은 것으로 보입니다.
- 연대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 혹은 연대가 이루어져서는 안되는 세계에 (공감이 아닌) 동의하는 이들은, 이제 2022년 한국에서 죽음 앞에서의 최소한의 연대마저도 허락되지 못하도록 노력하는 듯 합니다.
- 혹은, (누군가가) 연대의 가능성을 차단한 상태에서 연대를 가정한 모든 논의는 공허할 뿐입니다. 비단 유가족 뿐만 아니라 유가족을 바라보는 우리에게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태원의 비극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우리가 운이 좋았기 때문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 그러나 우리가 (이태원의 저 유가족처럼) 어떤 폐허에서 서로에게 말을 걸 수 없도록 영원히 고립될 예정에 놓여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그저 하루하루 내가 오늘도 연대하지 않아도 됨에 감사하며, 마음을 독하게 먹고 이 험한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으로 충분할까요? 아니면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두려워하며 당장은 불필요해 보이는 연대에 대해 계속 이야기해야 할까요? 뭐가 옳은 선택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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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8 19:24
수정 아이콘
(수정됨) 1
틀림과 다름
22/11/18 19:33
수정 아이콘
본문에 보면 유가족들끼리 서로 만나지 못하게 격리하는듯 합니다
서로 의견을 나누지 못하게 말이죠
22/11/18 20:16
수정 아이콘
[하지만 유가족들을 서로 연결하고 만나게 도와주는 정부의 역할은 없다고 지적합니다. B 씨가 개인적으로 노력해 얻은 다른 참사 희생자 유가족은 20명 안팎입니다.]
정부가 그런 역할을 안하는게 격리라고 보긴 어려워 보입니다.
틀림과 다름
22/11/18 20:28
수정 아이콘
격리라고 하면 부정적으로 보일수 있겠네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하면 될까요?
혹은
도와줬으면 하는 일을 안한다라고 하면 될까요?

유가족들이 서로 만나게 (적극적으로) 행동 할 이유는 없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서로 만나는걸 원하는데 그걸 도와주지 않는다면
그게 문제 아닐까요?
22/11/18 20:40
수정 아이콘
네 격리는 아니라는 이야기 였고요.
정부가 저 역할을 하는게 맞는가? 는 갑론을박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저도 님과 비슷하게 적극 나서서 정부가 모임을 주진할 일은 아니지 싶고,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은분들은 당연히 만나야겠죠.
그런데 여기서 정부가 어디까지 도와줘야 되는가? 라고 한다면 이야기가 길어질수도 있겠네요
틀림과 다름
22/11/18 20:52
수정 아이콘
정부가 저 역활을 하는게 맞는가? 는 keke님 말씀대로 갑론을박이 있을수 있겠죠
제 개인적으로는 역활을 하는게 옳다고 보는 쪽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저 역활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비난하기엔 좀 그렇고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만나고 싶다고 하는데 도와주지 않는다면 그건 비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대바구니만두
22/11/18 19:24
수정 아이콘
명단을 공개한 단체에 유족들이 내려달라고 직접 요청한 일이 있었지요.
얼마나 남는지 확인해보면 될 것 같습니다.
매일매일노래해
22/11/18 19:29
수정 아이콘
내려달라고 하기 전에 먼저 내리고, 공개 신청한 사람만 공개하는게 맞죠
작은대바구니만두
22/11/18 19:40
수정 아이콘
그게 맞는데 이왕 공개된 이상, 내려달라한 사람들 다 내리고 나면 공개하자고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보일 것이란 소립니다.
틀림과 다름
22/11/18 19:34
수정 아이콘
유가족들끼리 서로 모여서 애기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틀림과 다름
22/11/18 19:32
수정 아이콘
그들은 (당연히) 유가족들이 모이는 것을 싫어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모이면 이런 저런 애기가 나오기 마련이고 그런 애기들이 나오다 보면
현 정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더 힘이 실리는게 일반적이죠
그걸 저같은 일반 사람도 아는데 그들이라고 해서 모르겠습니까.

눈물날정도로 큰 슬픔은 한번 울어야 없어지는데
이런 식으로 아픔을 가진 사람들의 슬픔을 나누지 못하게 한다면
그게 업보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이런 저런 부정적인것이 있지만
그래도 문재인 정부에서 이런일이 생겼다면
유가족들이 모이는데에 반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도와줬을것입니다.
단비아빠
22/11/18 20:01
수정 아이콘
피해자 명단이라는건 말그대로 피해자 명단일뿐 거기에 유가족 연락처까지 일일이 쓰여있지는 않을텐데
피해자 명단 발표 안하는게 유가족끼리 서로 연락하지 못하도록 격리하기 위해 그렇게 한다는 주장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 피해자 명단이라는게 결국 발표되어버렸으니 이제 유가족끼리 연락이 잘되고 있겠군요?
틀림과 다름
22/11/18 20:11
수정 아이콘
"피해자 명단 발표 안하는게 유가족끼리 서로 연락하지 못하도록 격리하기 위해 그렇게 한다는 주장"
그런 주장을 누가 한다는 건가요?
단비아빠
22/11/18 20:18
수정 아이콘
아니 본인이 첫번째로 단 댓글이
[본문에 보면 유가족들끼리 서로 만나지 못하게 격리하는듯 합니다 서로 의견을 나누지 못하게 말이죠]
아닙니까?
틀림과 다름
22/11/18 20:23
수정 아이콘
그러니깐 단비아빠님이 보기에는
제 주장이 -> 유가족들이 서로 만나지 못하게 격리한다, 그 이유는 피해자 명단 발표 안하기 위함이다
란건가요?
아이군
22/11/18 20:47
수정 아이콘
대놓고 국가에서 연락처를 준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만, 일반적으로는 정부는 유가족들이 뜻을 모으기 쉽게 간접적으로 지원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합동분향소나 공동장례식등을 치르면 자연스럽게 유족들이 뭉치게 되고, 정부과 유가족 모임 대표등이 앞으로의 방향성을 결정하게 되죠.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79040
보시면 지금까지 대부분의 참사에서는 유가족들이 모임을 만들어서 사고 수습에 대해서 논의했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현재 이러한 유가족 모임 혹은 대표의 부제는 문제입니다.
https://m.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211141742001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67527.html
보시면 전자는 민주당에서 주최한 유가족 간담회고, 후자는 민변에서 주최한 유가족 간담회인데, 명단 공개에 대해서는 두 상황의 의견이 다르지만(민변은 명단공개에 강하게 반대한 단체입니다.) 유가족이 조직을 만들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같은 의견입니다.

일반글 이니깐 이 이상 글의 진도를 빼지는 않겠습니다.....
틀림과 다름
22/11/18 20:57
수정 아이콘
민주당은 피해자 가족들의 의견을 들어주고 있군요.

그에 반해서

더 이상은 생략하겠습니다
닉넴바꾸기좋은날
22/11/18 21:15
수정 아이콘
고립무원이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고
차라리 고립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는거죠.

누군가에겐 합동분향소가 조금 아쉬울 수 있는데,
합동분향소도 부담스럽다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본인들이 당사자들도 아닌데 왜 자꾸 서로 만난다 만다를 논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당사자들이 오롯이 결정할 몫이죠.
22/11/18 21:36
수정 아이콘
예컨대, 꽤 오래되긴 했지만 주말만 되면 광화문 일대는 온갖 시위대(사실 온갖이라 하기에는 다소 편향되어 있지만)의 괴성으로 가득차죠. 그들의 명백한 ’민폐‘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용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로 우리는 다양한 생각을 하며 토론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이 정상적인 사회의 문제 해결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냥 광화문 일대를 틀어막아버리는 겁니다. 광장이 없어지면 시위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는 거니까요. 저에게는 남겨주신 댓글이 비슷한 취지로 읽힙니다.
닉넴바꾸기좋은날
22/11/18 22:05
수정 아이콘
이 글도 [피해자들은 ~ 하는게 옳은 것 같다]의 논지를 가지고 있는 글처럼 느껴지는게, 본인의 이상적인 추모와 피해자의 연대를 긍정적 예시로 공개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은연중에 전하고자 하시는 건 애둘러서 하는 정부 지적이죠.
22/11/18 22:42
수정 아이콘
이태원 참사가 한문철 블랙박스 같은 사적인 갈등이 아닌 이상, 그리고 참사를 대하는 유가족의 자세가 우리의 영화 취향 정도로 가벼운 것이 아닌 이상, 말씀하신 내용도 결국은 공론장에 모여 논의가 이루어져야 유가족들의 의사가 최대한도로 반영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연대라는 게 별게 아닙니다. 이 과정 자체가 제대로 진행이 안되고 있는 것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고요.

결국 '누칼협' + '알빠노'를 말씀하고 싶으신 것 같은데, 희생자 명단을 무단공개한 이들도 동일한 발상에서 시작해 반대 방향의 결론에 이른 것입니다. 유가족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다, 혹은 물을 필요도 없다, 그러므로 대의를 위해서는 (의사를 물어보지 않았지만)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그 도착한 결론이 아니라 생각의 출발 그 자체입니다.
닉넴바꾸기좋은날
22/11/19 01:45
수정 아이콘
누칼협과 알빠노는 이야기한 적 없습니다.
그런 의도도 담긴적이 없고요.

당사자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 것이고, 그것은 개개인마다 다르고, 더 좋은, 더 옳은 답을 논할 권한은 당사자들의 손에만 있습니다.

당사자가 아닌 우리가, 그들에게 있어서 무엇이 더 옳은가, 좋은가를 이야기하는건 하나의 피해자다움 스테레오타입을 던지는 것과 같을 수 있습니다.
22/11/18 21:17
수정 아이콘
세월호의 비극이죠. 세월호 이후로 이런 대형참사를 대하는 태도가 극도로 정치적이 되었습니다. 여당야당 할거없이 정치권이 전부 다요.
어느 한쪽의 책임이 아니라 정치권 모두의 책임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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