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5/23 20:56:38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서아시아에서 다시 불어오는 피바람
2010년 12월에 튀니지에서 벌어진 튀니지 혁명을 시작으로 불어닥친 아랍의 봄을 기억하시는 분들 많을겁니다.

07년부터 시작된 경제위기와 09년 세계 금융위기, 그리고 밀 수출량이 세계 1위이던 러시아가 흉작으로 인해 식량 수출을 막으면서 아랍지역의 급속도의 식량위기가 왔고, 이는 결국 곡물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북아프리카 지역은 밀이 부족해져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었죠. 이는 레반트 지역까지 파급되어 ISIS가 출현, 이후로 ISIL이 등장에 근 10여년동안 아랍지역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의 공포에 시달렸죠.

그런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유럽과 북아프리카, 중동 지역에 밀을 수출해 이 지역의 식량 사정을 버텨주던게 사라지자, 전 세계적인 곡물가격 상승과 식량난으로 인해 취약지역들의 식량사정이 악화될 거라 예상되었는데, 이 상황이 엄청나게 빠르게 나타나게 됐습니다.

문제는 이 식량 문제로 터져나오는 상황이 가장 민감한 지역인 이란이라는 점입니다.

https://www.news1.kr/articles/?4681536

기사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15일에 이란 일부 도시에서 정부가 식량, 특히 밀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해 밀가루 기반 식품의 가격이 300%가 폭등했고, 여기에 식용유와 유제품 등의 기본 식재료가격까지 인상하며 국민들의 반발이 폭발해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시위대의 요구사항이 정치적 자유 및 이슬람 공화국 종식 및 아야톨라를 비롯한 시아파 종교 지도자들의 퇴진을 요구했는데 이 와중에 이란의 왕위 계승 요구자인 레자 팔라비 전 왕세자 귀환을 통해 더이상 시아파 제정일치 국가를 거부하는 요구까지 출현했습니다.

이미 2019년에 코로나의 폭발적 감염으로 인해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아야톨라를 비롯한 이란의 수뇌부들은 시위대에 발포하고 민병대 등을 동원해 유혈 폭력으로 진압했는데, 이미 SNS를 통해서 4명이 보안군에게 살해되는 영상이 떠도는 중이고 수도 테헤란 역시 치안 부대를 깔아놔서 집회나 시위가 불가능 하게끔 조치하는 상황이라는 군요.

https://newsis.com/view/?id=NISX20220523_0001881083&cID=10101&pID=10100

이 와중에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으로 해외 작전을 감독하는 하산 사야드 코다에이 대령이 테헤란 자택 바깥에서 괴한 총격으로 암살되자 이란은 구체적 증거 없이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지목, 보복을 천명했습니다.

뭐 아랍권 국가들 특기 중 하나인 불리하면 이스라엘이나 미국 소행으로 만드는 방식을 쓴거죠.

예전에 카심 솔레이마니 암살작전은 분명 미국의 소행이 맞았습니다만, 이후 벌어진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752편 격추사건으로 인해 이란은 빠르게 웅크렸었습니다.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스리랑카 디폴트 선언(물론 이건 직접적 이유는 아닙니다만 쌓이다 쌓인게 이 전쟁 시점으로 악화 폭발했습니다만)을 비롯해 경제적으로 취약한 제 3세계 국가들의 식량 사정을 크게 악화시켰는데, 현 전황 역시 1~2개월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게 더 암울한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관료들은 이 전쟁을 연말까지로 전망하고 있지만, 과연 2022년 안에 전쟁이 종결될거라고는 낙관적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안그래도 전쟁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에 서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식량 문제로 굶어죽는 사람들까지 생각하면 더더욱 암울한 데다가, 여력이 있을법한 국가들 마저도 현재 벌어지는 전쟁 국면으로 인하여 자국의 안보상황이 더 급한 만큼 취약 지역에 대한 지원도 암울한 시점입니다.

역시...절대로 전쟁은 나면 안되요.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전쟁 자체로 죽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 여파로 인한 간접사망자는 더더욱 셀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여기에 비약이긴 합니다만 만일 이란의 신정일치 체제가 붕괴될 경우, 엄청난 피바람이 부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안그래도 이란은 서아시아 지역에서의 강력한 지배권을 쥐기 위해서 예멘,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팔레스타인에 무장 병력 및 무기 지원을 하면서 순니파 국가 및 왕정국가, 그리고 이스라엘 등과 엄청난 갈등을 겪고 있는데 만일 이란이 붕괴할 경우는....

상상도 하기 싫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설사왕
22/05/23 21:13
수정 아이콘
흠. 그래도 이란은 석유라도 팔면 되지 않나요?
제재때문에 어렵다고는 해도 알음알음 다 팔고 있죠.

정작 어려운 나라들은 이집트를 비롯해 원유가 안 나는 중동이나 아프리카가 아닌가 싶습니다.
후추통
22/05/23 21:23
수정 아이콘
아직 제재때문에 대금 결제 안되는 걸로 아는데....그 사이에 풀렸나요? 물론 암시장이나 알음알음 판다 하더라도 그 원유 판매 대금이 식량사정 개선에 쓰려 해도 공급자들이 공급을 못하니 거기서 거기죠.
설사왕
22/05/23 21:50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랑 거래 말구요.
중국과는 그냥 대 놓고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https://www.emerics.org:446/issueDetail.es?brdctsNo=326335&mid=a10200000000&systemcode=05
후추통
22/05/23 22:54
수정 아이콘
지금 곡물 부족 사태는 돈이 없어서 못사는게 아니라 곡물 수출 국가 둘이 전쟁하느라고 공급이 달린거라서요. 이란이 돈을 쌓아놔도 사기가 어려워서 그럽니다.
담배상품권
22/05/25 10:14
수정 아이콘
러시아가 인도쪽에는 밀, 석유를 정상공급한다고 들었는데 이란에까지 보낼만한 물량은 없나보군요.
어둠의그림자
22/05/23 21:24
수정 아이콘
이란은 아랍이 아니고, 이란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났다면 실제로 이스라엘,미국이 개입했을 확률이 매우 높았습니다. 역사적으로요
응~아니야
22/05/23 21:34
수정 아이콘
그동안 한 짓이 워낙 화려하다보니 일단 지목하면 거진 맞는 크크
후추통
22/05/23 21:42
수정 아이콘
네 이란은 아랍계가 아닌 페르시아계죠. 서아시아라고 써야하는데 킁...
Capernaum
22/05/24 00:53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이스라엘이 워낙 쓰레기짓을 많이해서

사실 거의 90프로 확률로 이스라엘 모사드짓..

http://m.enter.etoday.co.kr/view/news_view.php?varAtcId=220390
키작은나무
22/05/23 21:29
수정 아이콘
서방(미국) 입장에서도 전쟁으로 막힌 석유 물동량을 채워줄 터줄 나라가 필요하고, 이란도 식량 문제가 눈앞으로 다가온 만큼 이번 핵협정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 생각했는데.. 암살은 뜬금없네요. 어떻게 흘러갈지 참 걱정입니다.
아이군
22/05/23 21:37
수정 아이콘
미국은 아닐 확률이 높은 것 같은데, 이스라엘은 설득력이 있음...
DownTeamisDown
22/05/23 21:40
수정 아이콘
저도 이스라엘은 여러가지로 가능성이 꽤 있다고 보여집니다.
미국은 그럴이유가 없고 이란과 좀더 친해지고 싶어하는데 이게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더 일을 벌일 이유겠죠.
담배상품권
22/05/25 09:54
수정 아이콘
정말 이스라엘은 어우...
나무위키
22/05/23 21:40
수정 아이콘
기름값 또 오르려나요...
재활용
22/05/23 21:50
수정 아이콘
폴아웃이 생각나네요. 유럽-중동이 핵전쟁으로 같이 사이좋게 멸망하고 미중전쟁으로 세계가 전부 멸망한 설정인데 미국 중국 갈등같은 세계정세를 그당시에 어떻게 이렇게 예측한거지 소름돋았는데..그렇게 되지는 않겠죠;
두부빵
22/05/23 23:58
수정 아이콘
미국은 지리학적으로 이란이 필요하고, 이란은 체제 안정을 위해서 미국이 필요한 상황이죠.
미국 민주당 현 정권은 중동 전략을 더 이상 유태인과 사우드 가문 입맛에 맞게 펼치지 않겠다,
이란을 다시 친미 정권으로 만들어서 민주주의와 주변 지역 패권국을 견제하는 교두보로 이용하겠다고 천명한건데
솔직히 전 이런 미국 민주당의 중동 전략이 트럼프의 탄생과 미국 내 고립주의 세력의 발호를 가속화 시켰다고 봅니다.
유태인들과 사우드 가문이 미국 공화당을 양지와 음지에서 끊임없이 돕는 이유가 여기 있죠.

개인적으로 푸틴이 과감하게 우크라이나 쳐들어 갈 수 있었던 뒷 배경도 미국 민주당 정권과 유태인,사우드 가문과의 반목이 주요하다 보기 때문에
미국 민주당의 외교통들과 이스라엘-사우디간의 중동 전략 수립 주도권 다툼이 빨리 끝나야 그나마 평화?가 찾아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라방백
22/05/24 00:18
수정 아이콘
이란은 경제제재 기간동안 이란밖에 있는 이란계 업체들을 통해서 국가적 상거래를 대행하고 대신 국내의 이윤을 주는 방식으로 버틴걸로 알고있습니다. 이란계 업체들이 두바이를 비롯해서 세계여러나라에서 석유 철강 항운 은행등의 큰 사업들을 운영하기도 했구요. 이게 오래지속되면서 이 비교적 정치적, 종교적으로 자유로운 국외자본가 세력이 혁명수비대만큼 힘이 강해진 지역도 있다더군요. 시위대의 화살 방향이 이슬람 지도자들인것도 무관하지 않을거 같습니다.
-안군-
22/05/24 01:20
수정 아이콘
인플레에 전쟁에 달러강세에, 자원 가격 폭등에... 약한 고리부터 터져나갈건 자명한 상황이었죠.
22/05/24 03:35
수정 아이콘
아프리카 중동은 벌써부터 곡소리 나오던데 동남아시아는 어떨런지 궁금합니다.
도라지
22/05/24 07:58
수정 아이콘
거긴 식량 자체는 자급자족이 가능한 나라들이라, 아프리카나 중동보다는 나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길어지면 모르는 일이지만요 흐흐흐
antidote
22/05/24 04:57
수정 아이콘
이스라엘이 정말 이란의 혼란을 유도한 것이라면 이웃나라의 핵개발에 초강경 대책을 취한 이스라엘의 방향성이 맞았다는 결말으로 끝나겠네요.
한국과는 다르게
담배상품권
22/05/25 10:15
수정 아이콘
그것도 정권이 무너지고 친미 & 친이스라엘 정권이 서야 맞았다는 결론이 나오는거지, 아직 결론내기 힘듭니다.
그리고 한국은 북한이 핵개발을 하던 말던 전쟁 못하잖아요. 궤가 다르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5695 [일반] 최근에 본 웹소설 후기입니다! ( 약간의 스포주의! ) [19] 가브라멜렉8633 22/05/25 8633 1
95693 [일반] 우리는 타인의 나태와, 위험한 행동에 오지랖을 부릴 권리가 있는가 [18] 노익장5968 22/05/25 5968 1
95692 [일반] [테크 히스토리] 한때 메시와 호날두가 뛰놀던 K-MP3 시장 / MP3의 역사 [47] Fig.1106136 22/05/25 106136 40
95691 [일반] 인플레이션 시대에 현금과 주식보다 코인을 보유하라 [28] MissNothing9284 22/05/25 9284 4
95689 [일반] AMD B650 칩셋 메인보드 제한적 오버클럭 지원 [9] SAS Tony Parker 8041 22/05/25 8041 1
95688 [일반] 미국에서 또 총기사건이 발생했네요. [161] 우주전쟁15172 22/05/25 15172 2
95687 [일반] [15] 할머니와 분홍소세지 김밥 [8] Honestly7292 22/05/25 7292 36
95686 [일반] 세련되면서도 유니크한 애니메이션 음악 5선 [9] 이그나티우스7290 22/05/25 7290 5
95685 [일반] [15] 빈 낚싯바늘에도 의미가 있다면 [16] Vivims8274 22/05/24 8274 56
95684 [일반] 손정의가 중국에 세운 ARM, 4년만에 중국이 장악 [82] 삭제됨20593 22/05/24 20593 3
95683 [일반] 서아시아에서 다시 불어오는 피바람 [22] 후추통17609 22/05/23 17609 8
95682 [일반] 유튜브에서 본 소고기 미역국 따라해보기.JPG [36] insane12131 22/05/23 12131 5
95681 [일반] 개신교 뉴스 모음 [76] SAS Tony Parker 13636 22/05/23 13636 2
95680 [일반] [15] 프롤로그 [4] Walrus4898 22/05/23 4898 11
95678 [일반] <범죄도시2> 후기(스포) [35] aDayInTheLife9345 22/05/22 9345 0
95677 [일반] 배아픈 시대를 지나서 배고픈 시대로 [24] kien.15802 22/05/22 15802 11
95676 [일반] [15] 카레 [4] 연휘가람5428 22/05/22 5428 12
95675 [일반] 미국 인사 963명을 입국 금지 조치한 러시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외. [21] 비온날흙비린내10513 22/05/22 10513 0
95674 [일반] [웹소설] 군림천하 - 전설이 되지 못한 신화 [85] meson13069 22/05/22 13069 7
95673 [일반] [팝송] 스웨디시 하우스 마피아 새 앨범 "Paradise Again" [3] 김치찌개4920 22/05/22 4920 5
95671 [일반] <범죄도시2> 2절과 뇌절 사이 (스포) [26] 마스터충달9204 22/05/21 9204 6
95670 [일반] 둥지를 폭파하라[Broken Nest] [14] singularian10691 22/05/21 10691 10
95669 [일반] 막 범죄도시2 보고왔습니다 (노스포) [5] 드문6959 22/05/21 6959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