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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2/28 22:04:07
Name 이치죠 호타루
Subject [일반] 비전문가의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향후 추이 예상
생각을 공유해 보고자 적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제가 봐도 어설픈 거 다 티납니다. 그래도 의견이나 한 번 내 보려구요.

제목에 굳이 비전문가를 쓴 이유는 실제로 제가 비전문가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5년간 독소전쟁사니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이니 전격전의 전설이니 등등 많은 서적을 읽었어도 비전문가는 비전문가입니다. 군사교육을 제대로 받고 군대라는 조직이 어떤 조직인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의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식견은 제가 어찌 쫓아갈 수 있는 바가 못 됩니다.



우선 2014년 돈바스 전쟁 직후의 상황을 볼 필요가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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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이 우크라이나 정부군, 빨간색이 반군(現 도네츠크 인민 공화국 및 루간스크 인민 공화국)의 지역입니다.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날짜는 14년 8월 8일 기준.

저는 솔직히 러시아가 반군 점령지역에 군사를 밀어넣어 대리전 양상으로 진행할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주 전선을 죽 밀어넣고 도네츠크 주와 루한스크 주만 자기 영향권 안에 두어도 러시아 입장에서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죠. 그 이유는... 아래 지도와 함께 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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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네츠크 주와 루한스크 주의 공업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전선을 뒤로 밀어놓고 전쟁터가 된 지역을 말끔히 복구하기만 해도 이 지역의 공업력 상당수를 러시아 관할 내에 둘 수 있다는 건 큰 메리트로 보았거든요. 공업력 공업력 하는데 대체 어느 정도냐면... 도네츠크의 옛날 이름이 뭔지 아십니까? 스탈리노(Stalino)입니다. 스탈린이 자기 이름을 붙여서 중공업 도시로 육성한 동네입니다. 물론 그냥 아무 데나 지은 건 아니고 이 지역이 석탄과 강철이 무진장 나오는 동네라서(우크라이나 전체의 절반 이상) 그렇습니다. 어느 정도냐면 우크라이나 내 철도국이 총 6개가 있는데(리비우, 오데사, 남서(키예프), 남(하리코프), 드네프르, 도네츠크) 도네츠크 철도국이 처리하던 물량이 우크라이나 전체의 40% 수준입니다. 그 알짜배기 땅이 지금 전쟁통이라는 거죠.

2) 아조프 해 동북단의 마리우폴(Mariupol)을 접수하면서 아조프 해 일단에서의 러시아의 영향력을 더더욱 키울 수 있습니다. 마리우폴이 러시아 손에 떨어지면 우크라이나로서 남는 항구는 접경지에 가까운 베르댠스크(Berdiansk)와 헤르손(Kherson), 오데사(Odessa)뿐인데(세바스토폴은 애저녁에 러시아 관할에 들어갔으므로 논외)... 베르댠스크가 사이즈가 좀 작아요. 인구로 따져봤을 때 베르댠스크가 인구 10만, 마리우폴은 40만. 오데사 인구가 백만을 넘어가니까 그쪽으로 틀면 되지 하고 쉽사리 생각할 수도 있는데, 지도에서 보다시피 오데사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주 물동량 운송지점을 바꾸는 것 자체가 손해입니다. 아무리 인프라를 추가로 건설한다고 해도 그게 뭐 하루이틀만에 뚝딱 나오는 것도 아니고... 지도 사이즈가 좀 작아서 그렇지 저게 어느 수준이냐면 서울에서 만든 물건을 부산항이 아니라 청진항에 싣는 수준의 거리 차이입니다. 당연히 그만큼 운송비용이 추가로 붙게 되고... 그래서 주 공업지역인 도네츠크와 루한스크가 직접적으로 러시아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 말고도 간접적으로 하리코프 일대에 장기적으로 러시아의 영향력을 더 행사할 수 있다고 봤어요.

3) 뭣보다 이게 제일 중요한 게 러시아 입장에서 전면전을 걸 명분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쟁은 다른 거 다 필요없고 명분 싸움이죠. 설령 러시아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귀찮으니 앞으로는 노보러시아로 줄여 쓰겠습니다)를 승인한다 친들 De jure가 우크라이나에 있고 크림 반도 합병 자체가 국제법상으로 불법인 상황인지라 더더욱 전면전을 걸 명분이 없다고 봤고, 그래서 대리전 양상을 치루면서 러시아는 국제적으로 대충 면피하고(물론 세간의 사람들이 면피라는 걸 모를 리 없겠습니다만 직접적으로 전쟁을 때려버리는 것보다는 반감이 덜하죠)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예속화를 더 강력히 시도하리라 봤습니다.

그러나 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고, 이제는 전면전에 돌입했죠.



우선 주요 도시들을 좀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독소전쟁 당시에 쓰였던 지명 등을 추가로 기재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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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고 보니 뭐가 좀 많이 난잡하긴 하네요... 특징을 잡아보라면 이렇게 잡을 수 있겠습니다.

1) 서쪽의 리비우, 리우네, 테르노필은 본래 2차대전 발발 당시에는 폴란드의 영토였다가 독소 불가침조약을 통해 소련 땅으로 넘어갔던 지역으로, 당연히 이 지역은 폴란드계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흔히들 이야기가 나오는 러시아에 반대하는 서부 우크라이나 지역이 바로 여깁니다. 특히나 리비우 같은 경우는 뉴스 등에서 자주 등장하는데 서부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우크라이나 전체에서도 6번째로 큰 도시로, 우리 나라로 치면 웬만한 광역시 이상의 위상을 가집니다. 당장 우리 나라에서 큰 도시 몇 개를 꼽아보세요. 서울 부산 인천 대전 대구 광주. 바로 감이 오실 겁니다. 반러감정이 높은 만큼 이 지역은 설령 러시아군이 들이닥친다 한들 큰 규모의 희생이나 게릴라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동쪽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2) 보다시피 키예프가 국경에 매우 가깝게 위치해 있습니다. 물론 키예프 북쪽에 있는 건 러시아가 아니라 벨라루스이긴 한데 벨라루스와 러시아는 사실상 한 몸 취급을 받는 것을 생각해 보면... 코로나 이전에는 벨라루스와 러시아의 국경은 내국인 통행 취급을 받았을 정도입니다(외국인은 엄격하게 금지됨).

3) 우크라이나를 관통해서 흐르는 강(드네프르 강입니다) 동쪽을 보시면 도시가 좀 희박하게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것에서 짐작하시다시피 이 일대는 굉장히 평탄한데다가 인구 밀집 지역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즉, 저쪽의 방어선이 한번 뚫리면 러시아군 최대의 강점인 기계화부대를 앞세운 기동전이 가능해집니다. 체르니히우 - 수미 - 하르키우를 잇는 방어선이 돌파당할 경우 전과확대를 통해 단숨에 수십 km에서 심하면 수백 km까지 그대로 쭉 뚫릴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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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지도와 정확히 같은 범위의 지형 지도입니다. 백색이 평지... 뻥 뚫린 드네프르 강 동안... 실감이 좀 가시는지요.

그래서 공격 방향은 3방향으로 설정하고, 키예프를 찌를 북부(그리고 주공), 세바스토폴 방면에서 헤르손을 찌를 남부, 동부 도네츠크 일대와 합세하여 동부 우크라이나를 밀어버릴 동부 3방향 주공으로 설정한 것 같습니다. 아래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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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서쪽은 아예 군사적인 공세가 없고(단 일부 폭격은 있습니다), 크림 반도 남쪽에서는 돌파에 성공하여 드네프르 강 동안 일대를 빠르게 접수하는 전과확대가 매우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북부 - 동부 전선 역시 일단 방어선이 뚫린 지역에 대해서는 고속 기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마치 집게발로 집듯이 수미와 하리코프를 양익에서 포위해 섬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2차대전 당시 독일의 양익포위전술 및 소련의 기계화 제파전술과 매우 유사합니다), 여기가 뚫리면 매우 평탄한 우크라이나 지형 특성상 드네프르 강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장 러시아군이 현재 동원하고 있는 야전군이 7개 야전군이고(제41군, 제1근위전차군, 제6군, 제58군, 제36군, 제35군, 제20근위전차군) 병력규모가 위키피디아피셜 20만에 달하고 있습니다. 그에 맞서는 우크라이나군도 20만 병력이긴 합니다만... 말이 7개 야전군이지 우리 나라에서 굴리고 있는 야전군은 2개(1작사, 2작사)이며 2021년 기준 전력이 약 40만이니 휴전선에 있는 전 병력이 전부 동원된 셈치시면 됩니다. 어마어마한 규모죠. 2차대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재래식 전쟁이라 하니...

군사적으로야 방어가 너무나 힘든 우크라이나 특성상 이 전쟁은 시작부터 힘겨운 싸움인 것은 자명합니다. 만에 하나 남측에서 진격하여 전과확대를 노리는 남부 전선군과 하르키우를 접수하려는(혹은 접수했을) 동부 전선군이 만나는 순간, 그대로 도네츠크 일대의 우크라이나군은 거대한 포위망 속에 갇히는 꼴이 됩니다. 크림 반도와 케르치 반도를 러시아가 완전통제하고 있는 이상 당연히 해상수송도 불가능하고요. 섬멸전이 진행된다면 국경 지대의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한 우크라이나군이 먼저 섬멸되고 동부 우크라이나군이 포위섬멸된 다음 아예 방어선이 뚫려버린 드네프르 강 동안을 넘어 서쪽으로 진격하는 시나리오가 그려집니다. 어디까지나 군사적으로는 말이죠. 물론 우크라이나에서 이 꼴을 두고 보고 있을 리가 만무한 만큼 이 시나리오는 전쟁의 장기화 및 러시아군의 예비대 투입까지를 상정한 시나리오입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이 시나리오는 다분히 현실성이 적어 보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뒤에서 이야기하죠.



그러나 전쟁은 군사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전쟁은 무조건 정치와 외교가 함께 수행됩니다.

우선 공세를 취하고 있는 러시아 입장으로서는 명분이나 국제 여론에서 매우 크게 밀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눈에 보이지 않는 손해도 심각하죠.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국민의 반발은 물론이고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 의사를 타진하고 있으며 경제 제재로 인해 루블의 가치가 폭락하는 등, 이 전쟁은 결코 러시아 입장에서는 길게 끌 수 없는 전쟁입니다. 앞서서 동부 전체에서 섬멸전이 벌어지는 시나리오를 상정했지만 그 시나리오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고 하는 것은 이런 이유입니다.

1941년 키예프 포위전 당시 키예프 일대에 포위된 소련군의 규모는 약 60만 명이었고, 이들을 섬멸하기 위해 독일군은 모스크바로 진격하던 구데리안의 기갑군까지 우회시키면서 무려 한 달에 걸친 시간을 소비해야 했습니다. 비아위스토크-민스크 일대의 60만 병력을 상대하기 위해서도 20일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죠. 지금은 그 때보다도 훨씬 전쟁이 고도화되어 있고, 더 끈질기게 버티며, 대량살상무기의 사용 역시 눈치가 크게 보입니다. 함부로 사용하기에는 득보다 실이 훨씬 클 수 있다는 거죠. 때문에 병력은 1/3 가량에 불과할지언정 이 병력을 "소화"시키는 데에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일대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포위섬멸을 당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의 러시아처럼 미운 차르를 위해 싸울 마음이 전혀 없는 국민들의 오합지졸 모임이라면 모르겠으되 지금은 명백히 그런 상황도 아니죠.

더구나 2차대전 당시 미국의 여론이 처음에는 전쟁 참여 반대였다가 그 비율이 점점 낮아지는 것과 정확히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만에 하나 미국이 참전하기라도 했다가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엄청난 악재입니다. 미국의 참전은 곧 나토의 참전을 의미하고, 전선이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벨라루스 서쪽 내지는 블라디보스토크 - 추코트 반도 일대의 극동 지역까지 넓어지게 된다면... 물론 그것은 명백히 제3차 세계대전을 의미하죠. 역설적으로나마 미국이 개전 초기에 섣불리 손을 못 대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고.

그래서 빠르게 키예프를 접수해서 우크라이나의 신경망을 마비시키고, 우크라이나 전체의 완전합병 내지는 러시아의 괴뢰국 설립 정도로 타협을 보고 전쟁을 종결짓는 것이 푸틴의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을 겁니다. 주 측면이 키예프를 향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도 있습니다. 더구나 독소전쟁을 공부해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모스크바를 점령 못 해서 독일군이 향후에 피를 본 것이 얼마나 많습니까? 모스크바 점령이 가능했는가, 점령했다면 소련이 입었을 정치적/군사적 피해는 얼마인가? 이것이 괜히 독소전을 파는 사람들의 주요 주제로 오르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한 나라의 수도라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특성을 지닙니다. 6.25 전쟁 당시 서울 점령이 반복되었던 우리 나라가 매우 특수한 사례였고...

그런데 그 진격이 지금 막혀버린 겁니다. 공수부대를 투입해서 안토노프(호스토멜) 화물공항을 확보하고 며칠 내로 키예프를 접수하여 조기에 전쟁을 종결지어야 하는데, 지금 그게 막히고 있는 상황이라는 거죠. 이 시점에서 저는 푸틴이 그 옛날 히틀러가 그랬듯이 우크라이나군을 약체로 보고 툭 건들면 푹 쓰러질 군대로 얕본 것이 아닌가, 그렇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키예프 코 앞까지 러시아군이 들이닥친 것은 사실이고, 조기에 창으로 찌르듯이 빠르게 키예프를 접수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물 건너간 이상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쪽의 체르니히우 및 북동쪽의 수미 일대에서 군사를 몰고 키예프 동쪽을 포위하고, 북쪽에서 밀고들어온 부대는 키예프 서쪽을 포위하여, 양익 포위망을 완성하고자 하는 게 플랜 B로 보입니다. 이미 수미 및 후방인 쿠르스크/벨고로드 일대에서 최전선까지 물자를 수송할 주요 거점인 코노토프(Konotop)가 함락되었으니 더욱 그 시나리오대로 흐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 전황도에다가 마우스로 그림을 그려서 표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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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시나리오 역시 러시아 입장에서는 절대 달가운 입장이 아닙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 자체는 동부 우크라이나군 전멸이라는 시나리오보다는 훨씬 크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1) 체르니히우 방면에서의 진격이 너무 느립니다. 여기도 인구 30만은 되는 도시라서(키예프는 300만) 일종의 위성 거점 노릇을 하고 있는데다가 안정적으로 과부하 없이 북쪽에서부터 수송해야 할 물자를 분산하려면 꼭 접수해야 하는 도시인데 여기가 지금 지도상에서 보시다시피 진격이 영 지지부진합니다. 결국 체르니히우를 완전 접수하지 않는 이상, 러시아군의 보급상태를 생각해 볼 때 키예프 공략에 있어서 과부하 등의 이유로 보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리고 이는 곧 전쟁의 장기화를 의미합니다. 속전속결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는 문제가 큽니다.

2)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에서 주요 도로/철로망이 없습니다. 짧은 시간이라면 몰라도, 장기화에 따른 지속적인 보급 수송은 결국 도로와 철도의 힘을 빌려야 하는데, 하필이면 이 일대의 철로망은 드네프르 강을 우회하여 돌아가도록 되어 있어, 제대로 된 후방 거점을 활용하려면 거의 200 km 남쪽의 체르카시(Cherkasy)를 통해서 대규모 수송이 벌어져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는 셈이죠. 도로망은... 뒤에서 추가로 설명드리죠.

3) 키예프 자체가 앞서 인구 300만을 언급했듯이 접수하기 쉬운 도시가 아닙니다. 주코프에 따르면 레닌그라드 공방전 당시 레닌그라드 소재 인구가 300만이었다 하니 설령 포위공방전이 벌어진다 한들 단시간에 쉽사리 넘어갈 도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군사적으로 보았을 때 시간은 푸틴의 편이 아닌 수준을 넘어서 아주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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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푸티차. 우크라이나 어로는 베즈도리지아(Бездоріжжя). 봄철이 되면서 얼어붙은 도로가 녹고 여기에 진흙이 엉겨서 작은 길은 다 막아버리는 시즌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만일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취소되어 푸틴이 두 달 빨리 개전을 열어버렸다면 혹한기 때문에 전반적인 사기가 떨어져 있을지언정 라스푸티차가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았을 듯하네요.

이게 생각보다 큰 게, 이렇게 되면 공격측의 주공은 주요 고속도로/철로망(철로라고 라스푸티차의 영향을 아예 안 받지는 않습니다만 도로보다는 일반적으로 덜합니다)으로 제한됩니다. 이 점은 방어하는 입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큰 이점입니다. 애초에 방어가 공격자에게 불리한 요소가 주공을 판단하기 어려운 것 때문인데, 이렇게 되면 주요 도로/철로 거점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효율이 좋게 수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물론 러시아의 보급효율이 라스푸티차의 그것을 뛰어넘는다면 소용없는 이야기이긴 한데, 글쎄요, 지금까지 보여준 러시아군의 보급 관련 문제를 보았을 때 그게 단시간 내로 해결이 되었을 리가 없어 보입니다. 물론 이 진흙이 러시아군의 진군을 완전히 저지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러시아군의 머리를 복잡하게 하고, 우크라이나군에게 시간을 벌어줄 수는 있어 보입니다. 속전속결로 임해야 하는 푸틴에게 있어서는 더없이 치명적인 이슈고, 우크라이나에게는 기회입니다.

특히 치명적인 것은 기계화장비(전차, 장갑차, 자주포 등등)의 운송 및 투입에 제한이 발생한다는 것이죠. 방어측도 빠르게 기갑 장비를 빼돌려서 다른 데 투입하기는 어렵겠습니다만 아무래도 방어측보다는 공격측에 영향이 더 가게 마련이고, 이는 기갑전투 양상이 아닌 보병 대 보병, 마치 1차대전의 참호전 내지는 2차대전의 휴전기 같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라스푸티차 기간에는 독일군의 진격과 소련군의 반격(ex. 데미얀스크 공방전)이 둔화되어, 지역적인 전투가 아닌 문자 그대로 풀 스케일의 집단군 - 전선군간의 사활을 건 전투는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보병이야 어디든 갈 수 있다쳐도 그런 인명손실이 크게 발생하는 길을 푸틴이 원할 것 같지는 않구요. 이미 우크라이나는 상당한 시간을 확보한 셈입니다. 이 시간을 활용하는 것 역시 우크라이나의 몫이 되겠죠.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키예프 포위전 자체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그 포위전이 의미하는 것은 곧 장기전을 의미한다. 푸틴이 판돈을 엄청나게 박았기 때문에 쉽사리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고, 그래서 그 가능성이 높은 것이긴 하나, 장기적으로는 러시아군에게 악재나 다름없다.

2) 드네프르 강 동안은 공세의 진행속도를 상정해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손쉽고 빠르게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단 이게 이루어지려면 하리코프(하르키우)가 뚫려야 한다. 따라서 드네프르 강 동쪽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시간을 버는 것은 하리코프가 언제 넘어가느냐에 달렸다.

3) 반군 및 하르키우 일대의 러시아군을 상대하는 동부 우크라이나군이 포위섬멸을 당할 가능성이 존재하는데, 이는 전쟁이 엄청나게 장기화된다는 시나리오가 벌어져야 한다. 더구나 북쪽 또는 북동쪽에서 밀고들어오는 러시아군과 남쪽의 러시아군이 만나서 포위망을 완성하고 좁혀들어가야 하는데 엄청난 거리(키예프에서 헤르손까지의 거리는 약 550 km)를 생각했을 때, 빠른 시간 내에 그런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은 상당히 적다(참고로 휴전선의 전체 길이가 약 250 km입니다). 전쟁이 초장기화되고 현 투입된 20만 병력 외 가용 예비병력까지 모조리 투입되어야 가능한 시나리오.

* 놓고 보니 2번과 3번이 언뜻 보기에는 서로 반대되는 내용인지라 헷갈리실까봐 적어두는데... 드네프르 강 동안 일대를 접수하는 것 자체는 쉬울지 몰라도, 포위망을 완성하려면 후방의 지역이 모조리 안정화되어야 합니다. 이는 곧 수미와 하르키우를 모조리 완전히 접수하고 드네프르 강을 따라서 두터운 후방 방어선이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해야 서쪽으로부터 우크라이나군이 동쪽에 포위된 아군을 구원하고자 하는 시도 자체를 쉽사리 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루어지고, 비로소 그때부터 포위섬멸 시작입니다. 단순히 동부 일대에 깃발 꽂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이 시나리오가 벌어지는 상황 자체가 장기전이 상정된다는 것이죠. 더구나 드네프르 강 중류의 드니프로(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는 우크라이나 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도시인지라 이쪽 방면으로 우크라이나의 병력 및 물자의 집결이 용이할 가능성이 높고, 이걸 완전히 틀어막으려면... 게다가 포위섬멸전이 뉘 집 애 이름도 아니고 병력을 섬멸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별도죠. 어설프게 포위망을 만들면 설령 포위섬멸전이 발생한다 한들 방어자 입장에서 카메네츠-포돌츠키 포위전처럼 성공적으로 병력을 온존할 수도 있습니다. 포위섬멸전의 목표 자체에 반하는,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거죠.

4) 서부 우크라이나(리비우, 테르노필, 리우네)는 주민 특성상 키예프를 포함한 중/동부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정리된 이후에야 진격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5) 라스푸티차가 오고 있으므로, 푸틴이 손을 떼지 않는 한, 그리고 조기에 키예프가 함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버티는 것만으로도 명분과 실리 양쪽으로 상당히 이득이 크다.

대략적으로 이 정도로 예상합니다.



마음이 무거운 것은 그 옛날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웠던 소련군의 후신, 특히 근위라는 이름을 달고 독소전쟁에서 싸운 엄청난 피와 전공을 인정받은 명예로운 부대의 후신이 히틀러를 방불케 하는 한 독재자의 야욕에 따라 이용되는 장기말로 전락했다는 것이고, 이미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행방불명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그래도 조국을 위해서 피를 흘리는 것이기라도 하지, 러시아군은...

게다가 기계가 고도화되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전쟁사 책 몇 권 읽은 비전문가가 방구석에서 그 자료를 인용하면서 이 정도로 전황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역설적으로 인류가 독소전쟁 이래 80년 동안 변한 게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더욱 서글프네요.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사망자의 단위수부터가 달랐던, 문자 그대로 생지옥이었던 대조국전쟁, 그리고 그 암울한 역사를 이번에는 가해자의 입장에서 그대로 반복하고 있는 러시아와 또다시 피해자의 입장에서 두들겨맞고 있는 우크라이나... 대체 그 80년간, 인류는 전쟁은 안 된다, 인명은 소중하다, 이 두 개의 단순한 교훈조차 얻지 못한 것일까요? 정말로? 이렇게 변하는 것 없이 우둔한 인류라면 대체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역사를 배우고, 무엇을 위해서 공부를 하며, 대체 무엇이 잘나서 지구의 지배자랍시고 떠들고 다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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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을바꾸다
22/02/28 22:10
수정 아이콘
뭐 애초에 근본적인 영역은 손자병법같은거에서조차 안벗어나니까요...(전쟁은 하는게 아니다 할려면 빨리 끝내야한다 왜냐 돈 먹는 하마니까...이건 벗어난적이 없...)전쟁이라는 기본 메커니즘은 바뀐적이 없다 봐야죠...그 수단이 점점 고도화되었을뿐...
후랄라랄
22/02/28 22:10
수정 아이콘
저는 핵엔딩도 가능하다 봅니다.
이치죠 호타루
22/02/28 22:13
수정 아이콘
그렇죠. 본문에는 적지 않았는데 단기간에 전쟁을 끝낼 최고의 무기는 대량살상무기입니다. 문제는 그걸 쓰면 이제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후랄라랄
22/02/28 22:29
수정 아이콘
푸틴에게 출구가 없어요
중국이 안 도와주면 방법은 한개 밖에 없습니다
22/02/28 22:17
수정 아이콘
그랬다가는 정말 우리는 pgr을 사용하는 지금같은 시간이 그리워질지도요..
후랄라랄
22/02/28 22:30
수정 아이콘
러시아가 만약 한다면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죠
닉네임을바꾸다
22/02/2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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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대전나고 나서 기회가 있을지...?
이치죠 호타루
22/02/2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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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회라... 냉정하게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글쎄요... 다른 걸 다 차치하고서라도 남의 나라에서 남의 국민들이 억울하게 흘린 피와 목숨을 바탕으로 한 이득은, 저는 이득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네요...
살려야한다
22/02/28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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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좀 죽지만 좋은 기회!
후랄라랄
22/02/2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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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치를 하는것도 아니고
박쥐 외교의 최고봉 대한민국인데 기회 오겠죠
박정우:)
22/03/01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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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무슨 게임처럼 생각하시는 듯 합니다. 얼마전 돈룩업 영화 생각이 나네요. 다죽는 상황이 왔는데도 계산기 두들기던 사람들이 거기도 있더라구요.
후랄라랄
22/03/0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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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게임이 아니고 생존이 걸린 문제인데 계산기 더한것도 두들겨야죠
그러라고 정치인 있는거고요
22/02/28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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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다'가 아니라, 제발 쏘라고 바라시는 것 같네요.
후랄라랄
22/02/28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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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푸틴에게 출구가 없으니 쏠거 같은거죠
22/02/28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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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핵보복을 안 당한다고 해도 '점령'을 하고 싶은건데 핵을 왜써요...
후랄라랄
22/02/2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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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이 목적일까요?
궁극적읋 푸틴의 입지 강화, 유지가 목적이죠
밀리어
22/02/2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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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감정적으로 나오는 애라 진짜할지도..
구라쳐서미안
22/02/28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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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이 가득한 글 잘 읽었습니다. 조금 더 알아가네요. 좋은 밤 되십시오.
22/02/2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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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샤 우크라이나 둘다 만족하고 끝낼 수 있는 조건이 뭐가 있을까요?
닉네임을바꾸다
22/02/2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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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됐으면 대화로 끝냈을듯...
이치죠 호타루
22/02/2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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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사리 떠오르지 않네요. 러시아가 애초에 군대를 진입시킨 건 우크라이나를 모조리 먹어버리겠다는 의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즉 협상테이블에 우크라이나가 앉아 있는 상황 자체가 러시아에게 있어서는 패배나 다름없는 상황인 거죠. 애초에 지도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워버리기 위한 전쟁에서 둘 다 만족하고 끝낼 수 있는 조건이 있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거 아닐까... 그리 봅니다. Status quo로 돌아가는 것 자체가 푸틴에게는 심각한 타격이고, 우크라이나는 한 치의 땅도 양보할 리가 없죠.
22/02/2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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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말입니다. 근데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시간이 자기편인데 국토를 내어줄리가 없잖아요.
시간만 끌면 러시아가 더 손해보는건데..
우리나라에 일본인들 좀 경상도에 모여산다고 일본이 쳐들어와서 경상도 내놓으라고 하면 줄 리가...
그래도 정 안되겠다 싶으면 동쪽 조금 떼면서 친러 세력들을 다 그 쪽으로 몰아버리는 방법??
미국이나 서방에서 중재하면 답이 좀 나올까요?
이치죠 호타루
22/02/28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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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최소한 드네프르 강 동안을 모조리 접수하는 정도, 하다못해 아주 최소한으로 따져도 크림 반도와 노보러시아의 러시아 병합을 원하고 있을 겁니다. 물론 이 정도 자체가 이미 푸틴에게 손해죠. 애초에 중재가 가능한 사안일지... 미국이나 서방에서 중재한다고 답이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몽키.D.루피
22/03/01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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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실각하면 가능하죠.
22/03/0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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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당해도 가능... 러샤의 김재규가 나타나서 각하 대국적으로...
소서리스
22/02/2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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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우크라이나 - 러시아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돈바스와 크림반도를 포함한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군 전군 철수를 요구했다고 하네요.
돈바스야 그렇다 쳐도 러시아가 가져간지 얼마 안되었던 크림반도까지 요구한걸로 봐서는
우크라이나 측은 전황이 나쁘지 않으며 앞으로도 싸울 여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거같습니다.

근데 배팅 조건이 너무 센거같긴 하네요..
닉네임을바꾸다
22/02/2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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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일단 배팅은 세게 걸어야 거기서 양보받고 하면서 중간을 찾는걸 보통 할 수 있긴 한데...
소서리스
22/02/2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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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우크라이나가 한 1 내고 러시아가 5 내면 한 3쯤에서 합의하는 그런느낌이면 모르겠는데 이건
느낌상 우크라이나가 첨부터 10 지른듯한 느낌이네요
이치죠 호타루
22/02/28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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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자체가 0 아니면 1로 짜여져버린 느낌입니다. 소수점 베팅이 불가능한...
소서리스
22/02/2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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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진공폭탄 썼다네요. 이거 진짜 핵전쟁 가능성도 없는건 아닌거같아요.
폭발영상도 떴는데 장난아니네요.
kissandcry
22/02/28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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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공격하겠어? -> 진짜 공격함
설마 핵쏘겠어? -> 이제 슬슬 무서워지네요..
이치죠 호타루
22/02/2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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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은 미친놈이었듯이, 푸틴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 심지어 하던 짓도 똑같죠. 크림 반도 병합은 주데텐란트 병합에 대응되고, 지금 상황은 녹색 상황(Fall Grun)이 벌어진 상황일 뿐...
살려야한다
22/02/2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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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문가 클라스 덜덜덜
22/02/2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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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발발 이전과 이후의 가장 큰 변화는 유럽, 그러니까 나토에서 우크라이나를 (들인 노력에 비해) 지킬 가치가 없는 땅으로 보던 시각이 점차 바뀌고 있다는 점일 겁니다. 불과 10년도 되기 전까지 친러정권이 서 있던 땅, 그 이전에는 보다 확고한 친러성향의 국가. 최근들어 친 서방 정권이 세워졌다고 하지만 이것이 민주주의 성향이 아니라 네오나치 같은 성향일 가능성 등... 나토가 그냥 '참피여서' 우크라이나를 방치했다고 보기에는 힘든 요소가 많았거든요. 수많은 물자와 인명을 들여서 우크라이나를 지켜내더라도 우크라이나 내부의 민심이 친러로 향하는 순간 그 수많은 희생에도 불구하고 도로 친러국가로 돌아가는 우크라이나 같은 악몽을 안 꿀수가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제 푸틴 스스로가 자행한 침공이 그 모든 우려를 불식시켜버렸죠. 저 세계 최강의 강대국조차 빤스런하게 만들었던 아프가니스탄 지도자와 비교해도 더 나은지 못한지 판별이 불가능했던 코미디언 출신의 아마추어 대통령은 스스로 국가를 등에 진 진정한 지도자임을 입증했고, 푸틴의 연 이은 자충수로 인해 임계점에 달해가던 우크라이나 인들의 (심지어 친 러시아 성향 주민들에게조차) 반러감정은 이번 전쟁을 통해 마침내 선을 넘어버렸으니까요.

이제 나토에게 있어 우크라이나는 섣부르게 받아들였다가 내부의 적이 되어버릴 나라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돈과 물자를 퍼부어주는 만큼 기존 EU국가를 대신하여 피를 흘려가며 러시아와 대항해 갈 든든한 동맹 후보로서 거듭나버렸지요. 아마 이제부터 서방,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퍼줄 지원은 갈수록 늘어나게 될 겁니다. 좀 더 좋은 무기, 좀 더 많은 물자가 키이우를 향할 테고 수 많은 친절한 서방 청장년들이 총을 들고, 혹은 군사고문단이 되어 우크라이나인들을 훈련시킬테죠.

물론 그렇다고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이 순식간에 급증할 리 없으니 이 전쟁기간 동안 러시아의 총체적 우세는 변함이 없을 겁니다. 키이우는 버틸 수 있을지 몰라도 동부는 끝내 무너질 가능성이 높고, 요행히 버텨내더라도 수많은 피가 흐르는 비극적인 땅이 될 겁니다.

이 모든 비극이 지도자 하나의 오판에 의해 벌어진 것임을,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 상당수조차 얼마 전까지 그 지도자를 카리스마의 상징 따위로 여기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소름이 끼치기도 합니다. 과연 이런 우리가 40년대에 히틀러를 바라보며 환상을 가지던 그 때 그 사람들을 비웃을 자격이 있는지 말이죠.
이치죠 호타루
22/02/28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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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반복되는 걸 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22/02/2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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펨코쪽에서 본 뉴스인데, 수미주에 열압력탄을 쐈다더라고요...
좀 전쟁이 과열되는 느낌이긴 합니다..
이치죠 호타루
22/02/28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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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푸틴의 눈이 돌아가는 시점인 거죠. 전술핵 투하가 빈말이 아닐 것 같습니다. 우리 시대에 제발 전쟁만은, 일어난 전쟁은 어쩔 수 없다쳐도 확전만은 되어서는 안 되는데...
22/02/28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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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자세한 분석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푸틴이 우크라이나 민관군의 저항 의지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이 우크라이나인들의 결연한 저항 의지가 러시아의 진격이 정체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본문엔 언급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가 현재 가지고 있는 결정적인 이점 중 하나는 위치입니다.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가 지금까지 싸웠던 상대들은 (조지아, 체첸 등등...) 사실상 타국의 제대로된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싸웠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서부와 남부에서 다른 유럽 국가들과 연결되어 있고, 지금까지 러시아가 상대헀던 어느 나라보다 우월한 군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과 나토가 지속적으로 제공할 정보자산까지 고려하면 이 부분은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전쟁수행능력에 더더욱 힘을 실어주는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그에 비해 러시아의 장기적 전쟁수행능력의 약점 중 하나로, 러시아는 전쟁 중, 그리고 전쟁 이후에도 아주 심각한 경제적 소모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러시아 경제는 심각한 인플레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거기에 무리하게 전쟁을 일으킴으로서 소모되는 막대한 전비와 대대적인 경제 제재까지 더해져 러시아는 장기적으로 아주 심각한 경제 침체에 시달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부분에서 과연 푸틴이 어디까지 러시아 인민의 불만을 억누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한 미친 독재자의 야욕에 의해 이루 말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수많은 우크라이나 사람들, 그리고 억지 전쟁에 끌려와 소중한 목숨을 잃고 있는 러시아 젊은이들에게 애도와 안타까움을 표합니다.
이치죠 호타루
22/02/28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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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놓친 점을 잘 설명해 주셨네요. 말씀하신 대로 우크라이나 서쪽에 인접한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모두 NATO 가입국인지라, 이쪽에서 보급을 원활하게 받을 수 있는 것도 상당히 큰 이점입니다. 몰도바 및 트란스니스트리아 방면에 러시아군이 다수 병력을 사전에 대기시켰으면 모르겠으되, 전쟁 발발 이후로도 움직임이 없는 거 봐서는 그랬을 가능성은 낮구요.
피식인
22/02/28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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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실각하고 러시아 민주화 되는 엔딩 기도합니다. 우주의 기운을 모아서.
이치죠 호타루
22/02/28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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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러시아 민주화로 가는 통과의례여야 타국에서 영문도 모른 채로 상부의 명령에 의해서 죽어간 수많은 러시아 젊은이들의 피가 그나마 헛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식의 러시아 민주화는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수순이지만서도요.
22/02/2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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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이성적으로는 핵의 사용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게...과연 핵을 사용함으로써 얻을수 있는 효과가 핵을 사용함으로써 지불해야 할 댓가에 비해 큰가에 대해 상당히 의문스럽기 때문입니다. 핵쓸바엔 그냥 윗글에 나온 항공폭탄 수십개 때려박는게 낫죠. 하지만 아모른직다인건 역시 푸틴이 눈돌아간게 느껴지기 때문이겠죠.
이치죠 호타루
22/02/28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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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영웅전설의 양 웬리가 이렇게 이야기했죠. 전쟁의 90%는 후대의 사람들이 보았을 때 어이없는 이유로 발생했고, 나머지 10%는 당대의 사람들이 보아도 어이없는 이유로 발생했다고. 저는 이 말에 동의합니다. 또한 이 말은 전쟁 지도자들의 어처구니없는 결정은 언제든 어느 시점에서든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말이기도 하죠. 게다가 전쟁은 필연적으로 이성을 망가뜨리기 때문에, 푸틴이 이성을 잃고 막 나가는 것도 결코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죠.
Energy Poor
22/02/28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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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차기만 하면 썩은 문처럼 나가떨어질 것?
이치죠 호타루
22/02/2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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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을 상정하지 않고서야 키예프를 노리는 북쪽 주공의 움직임이 저렇게 허술하고 단순할 리가 없습니다. 푸틴이 아예 세바스토폴 일대의 점령을 공고히 하고자 남쪽을 주공으로 삼았다면 또 모를까... 쓴웃음나오는 이야기지만 전쟁광 독재자는 뭔가 통하는 게 있긴 한가 보네요.
22/02/28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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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의 키예프 결사항전 선언이 여러모로 큰 분기점인건 확실해 보입니다. 젤렌스키가 키예프를 빠져나갔다면 딱 러시아 시나리오긴 하죠.
이치죠 호타루
22/02/28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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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탈린의 바르바로사 작전 당시 결사항전 담화와 비슷한 효과가 아닐지...
22/02/28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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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키우쪽에 대규모 폭격 뉴스가 뜨기 시작하네요 ;;;;
진짜 맘먹고 폭격으로 밀어버리는것 같은데... 무섭네요 ;
이치죠 호타루
22/02/28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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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대로 0 아니면 1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네요... 우크라이나가 최대한 오래 버텨야 할 텐데, 그것조차도 수많은 사람들의 피를 바탕으로 하는 이야기인지라... 상황이 점점 암울해지네요.
22/02/28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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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진심으로 절실하게 뒈졌으면 바라게 되네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무운이 함께 하길
깃털달린뱀
22/02/2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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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키우가 점령 수복 반복 얘기를 듣고 그래도 꽤나 장기적으로 버티겠다 했는데, 저기가 뚫리면 방어선이랄만한 게 없군요. 대신 수송로 또한 없고.
제 비루한 생각으론 라스푸티차까지만 하르키우가 버텨주면 완전 장기적으로 끌 것 같은데, 이게 언제쯤 오나요?
대충 찾아본 바로는 시작이 일단 대충 봄이고, 2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바운더리가 넓던데 정확히 언제쯤일지에 따라 갈릴 것 같거든요.
사나흘 내로 슬슬 시작된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 그 기간이 한 달 쯤 되면 그래도 그 전에 어떻게든 큰 타격이 가지 않을까 싶네요.
이치죠 호타루
22/02/28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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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라스푸티차는 시작되고 있습니다. 지금이 딱 동토가 녹기 시작할 때라서... 보통 시간상 봄철은 싹 날아간다 보시면 됩니다.
이재빠
22/02/28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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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각국이 러시아 경제제재를 할게 아니라 푸틴의 출구전략을 만들어줘야 하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이치죠 호타루
22/02/2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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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안 흘리려면 그것도 방법이긴 한데 그렇게 되면 세계가 막나가는 독재자들에게 휘둘리는 꼴이고, 그걸 UN이나 NATO나 어떻게 막을 방법 따위는 없다고 인정하는 꼴인지라 그런 출구전략이 가능할지, 설령 가능하다 한들 전세계인들이 받아들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출구전략을 만들어준다고 쳐도 향후에 러시아가 더더욱 강짜를 부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죠. 다른 것도 아니고 뮌헨 협정이 딱 그랬습니다. 히틀러의 공갈에 체임벌린은 우리 시대의 평화를 외쳤지만, 그렇게 체코슬로바키아를 멋대로 잘라가면서 유럽이 벌어들인 시간은 고작 6개월뿐이었죠. 게다가 그 사태 역시 히틀러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이라는 군사행동에 대한 탈출구를 무솔리니와 체임벌린이 만들어준 것이었고...
무도사
22/03/0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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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 전면전을 하는 순간 우크라이나가 빠르게 무너질거라고 판단했을겁니다
2014년 크림반도 병합당시 러시아는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크림반도에 무혈입성했습니다
이번에도 우크라이나 내에 있는 친러 세력의 협조+공포에 질린 우크라이나 저항세력의 이탈을 상정하며 최대한 빠르게 키에프를 점령하려고 했던것 같습니다.
실제로 푸틴은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 군의 쿠테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날린 바 있습니다.
그리고 국경에서 1달 이상 훈련을 빙자하여 무력시위를 펼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죠
그러나 현실은 이와 완전히 정반대였고 최대한 빠르게 키에프를 점령하기 위해 무리하게 기동을 펼치던 부대들이 축차투입되는 모양새가 되어 패퇴하는 결과가 되었네요
이치죠 호타루
22/03/01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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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화 제파전술이 실패할 경우, 그리고 적의 수도를 조기에 함락시키지 못할 경우 어떻게 전쟁이 장기화되는지를 잘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제2차 세계대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If가 나오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답이 되겠죠. 첫번째는 체코슬로바키아가 끝까지 저항했다면, 그리고 두번째는 구데리안이 그대로 키예프 놔두고 모스크바로 진격했다면.
화천대유
22/03/01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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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경지역에 투입된 육군 병력만 20만이고 그마저도 해공군은 포함시키지 않은 수치죠 거기에 +@로 도네츠크 공화국군, 루간스크 공화국군 게다가 현재 러시아 전역에서 예비군 소집중이라니 병력 증원 여지는 아직도 더 남아있는듯
앙겔루스 노부스
22/03/01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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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바라고 어쩌려고 이 전쟁을 시작했는지 저로선 참 의아한 점이 한 둘이 아닙니다.

유크레인을 병합한다 - 4천만이상의, 이미 상당부분 반러로 돌아서 있었고, 침략을 당해 더욱 분개할 사람들을 통제하는게 가능할리가 없다
괴뢰국을 세운다 - 괴뢰정권을 유지하려면 침공군의 대부분, 어쩌면 침공군보다 많은 로시아군을 주둔시켜야 할 지도 모른다. 나지불라를 잊었는가
특정구역, 이를테면 드니프로강 동안으로 점령지를 확대한다 - 돈바스의 자원이나 동부옥토의 식량이 많다한들, 이전과는 비교도 안되는 경제적 궁지에 몰릴텐데 그걸 감당할 수 있을리가 없다

그렇기에 저로선 전쟁이 나지 않을거라 생각했어요. 어떤 목표를 상정하더라도, 현재의 로시아국력이나, 로시아가 처한 정치경제적 상황, 사용가능한 명분 상 달성할 수 있는게 없는지라. 계산이 나오질 않아요. 많이 돌아다닌건 아닙니다만, 아직도 이 전쟁에서 푸틴이 도대체 어떤 목표를 정해놓고 뭘 어쩌려고 했는지는 저뿐 아니라, 그 누구도 유의미한 추정을 해내지 못하는 것 같아요. 히틀러야 뭘 모르는 선동가 출신이었다 치더라도, KGB의 정예요원이었던 사람이 이렇게나 허술하게 일을 시작했다니 그 또한 믿을수가 없네요. 그럴리야 없겠지만 넷 일각에서 나오는 치매설이 진짜라면야 이해가 가기라도 할테지만, 정말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하물며, 상기의 세 경우의 이야기는 군사적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건 기본으로 깔고 가는건데, 군사적으로도 압도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더더욱 말할것도 없네요.
씹빠정
22/03/01 01:38
수정 아이콘
누가 러시아 뒷문좀 열어줬음 좋겠네요…그만좀해라…..
안수 파티
22/03/01 01:48
수정 아이콘
이미지와 함께 읽고 싶은데 Safari 라 그런지 이미지가 안 보이네요. 다른 분들은 잘 보이시는지...
소믈리에
22/03/01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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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인데 잘보입니당
안수 파티
22/03/01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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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제는 잘 보이네요. 뭔가 이미지 링크에 문제가 있었나 봅니다.
투더문
22/03/01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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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안된다는 교훈도 80년이면 잊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던게 아닌가 싶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러시아 경제적 문제로 절대 장기전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일단 예상만 해 봅니다.
이안페이지
22/03/0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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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전쟁은 한 달만 끌면 러시아 경제는 다시 못 일어설 정도로 내려 앉는다고 봅니다.
22/03/0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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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망난 늙은이하나때문에 무고한사람들이 너무죽네요
됍늅이
22/03/0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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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고 시진핑이고 독재할 수 있는 건 국내 지지율이 엄청 높은 덕이고, 그 비결은 이전 시기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경제력이 떡상했고 국제적 지위도 올라왔기 때문이죠. 그런데 중국과 달리 러시아는 다시 경제가 하향세였고 이름값에 비해 경제규모는 우리나라보다 떨어지고 에너지 비중이 너무 커서, 애초에 종이호랑이였습니다. 세계 10위권따리 경제력으로 서방을 상대로 까부는 거 자체가 그냥 동네 양아치가 사람들이 슬슬 피하니까 지가 젤 쎈 줄 알고 이놈저놈 건드리다 부잣집 애 친구 팬 거랑 비슷합니다. 엄마가 싸우지 말래서 가만히 있는 거지, 부잣집 부모가 빡치면 동네 양아치 따위 경찰서 가는 거죠.
서방이 러시아를 냅뒀던 거는 러시아 가스가 싸고, 계속 써왔으니 인프라가 그쪽 위주로 되어 있어서 그런 거지 애초에 노르웨이가 러시아급 산유국이고 미국 캐나다가 버티고 있는데 기름 날 데가 없겠습니까. 인플레가 정치적 결단을 막는 이유는 지지율 때문인데 지금처럼 반러 기조가 확산되면 얼마든지 러시아 에너지까지 조져버릴 수 있구요. 그럼 망하는 건 러시아지, 유럽이 아니거든요. 러시아는 애초에 경제적 기반이 부실한 나라고, 중국과 가장 큰 다른 점은 이미 자기들 손으로 차르를 벌집으로 만들어본 경험이 있다는 겁니다.
The Greatest Hits
22/03/01 10:35
수정 아이콘
수양제 엔딩이 그려질 것 같습니다.
프라이드랜드21
22/03/01 14:55
수정 아이콘
맨 위의 내용처럼 대리전 형식으로 국지전을 했으면 민심을 지치게 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받는 내부 지지를 점점 다운시키는 가능성이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었는데

전면적으로 침공하면 오히려 우크라이나는 단결해버리죠. 세계 민심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요. 당나라가 크게 당한 이후로는 마지막 일격의 기회가 오기 전에 고구려를 상대로 전면전을 자제한 이유가 있습니다.

푸틴의 노욕이 잘못하면 러시아의 안보를 더 위협할 지도?
22/03/0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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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https://m.dcinside.com/board/war/2324319?recommend=1
CNA 러시아군 전문가 마이클 코프만의 분석인데, 개전 초 며칠간 러시아군이 보여준 단기간에 최소한의 전투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전략은 실패했고, 따라서 이제부터는 전략을 수정하여 체첸에서 보여준것처럼 무자비한 파괴와 살상을 동반한 공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보네요. 최근 러시아군의 공세가 둔화된 것은 외부에 많이 알려진 보급 문제도 있지만 전략 수정을 위한 부대 재편성 문제도 있을 것이라고.
이치죠 호타루
22/03/0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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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으로 말하면 이건 일단 먹고 보자는 거고 푸틴이 택할 수 있는 외길수순이긴 한데... 글쎄요 체첸과 우크라이나는 사이즈부터가 달라서 설령 먹어도 유지가 될지 의문이네요.
22/03/0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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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치든 전쟁이든 결국 지형에 묶여있고.. 수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결국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군요...

마지막 말씀이 정말 아도르노의 말이 생각나는 하나의 절규네요 흐으윽... 도대체 왜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가? 무슨 심심풀이로 헤헤 재미있다하면서 그냥 생각도 없이 뜯어먹던 것인가? 도대체 과거의 교훈도 배우지 못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같은 전쟁을 반복할 것이라면 도대체 인류의 어떤 것에서 위안을 가져가야겠는가!? 이래놓고 인간이라고... 인간이 뭐 잘났다고... 앞으로 무엇을 기대할 수 있으며 무슨 일이 일어나겠는가... 유럽에서의 전쟁은 분명히 다른 곳에서의 전쟁과는 다르긴 합니다. 안 좋은 쪽으로요.
멍멍이개
22/03/0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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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비대칭전력은 전세계의 여론인 것 같네요. 러시아가 이길 수도 없을 것 같고 이긴다쳐도 손해밖에 안 남지 않을지...
22/03/0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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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지금까지만 놓고 본다면
1. 러시아의 전략목표는 우크라이나의 수뇌부 제거(체포가 됐건 해외도피가 됐건)를 통한 우크라이나 영토의 일부 내지는 전부의 병합이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빠르게 종심이 짧은 벨라루스로부터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군의 종심을 와해하고 빠른 속도로 우크라이나 군만을 상대하며 키예프를 점령하는 제한전에 가까운 군사적 계획을 수립하였다.
2. 하지만 생각보다 러시아의 군사적 역량이 고평가되어있었고 공세 한계에 일찍 도달하였다
3. 그리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해외도피는 커녕 국내도피조차 고려하지 않으며 최전선인 키예프에서 전쟁을 지휘하고 있는 통수권자로서의 더할나위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
4. 또한 명분 없는 침공이기에 우크라이나 내의 여론은 반러감정이 지배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저항은 러시아의 예상보다 심각함

애초에 정규군을 가지고 침공한 것에서부터 출구전략은 고려하지 않았을 거고 승리만이 유일한 출구전략이었을거라 예상합니다.
하지만 이미 빠르게 키예프를 점령한다는 첫 번째 전제부터 어그러져 이미 피로스의 승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물론 전쟁이 길어진다면야 당연히 러시아가 승리하겠지만 경제적인 이유와 더불어 러시아가 승리하는 꼴을 나토와 미국이 가만 보고 있을리 없으므로 서방진영의 군사적 개입의 가능성 또한 점점 높아져 푸틴이 감당하지 못할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 침공이 푸틴의 정치적인 자원을 올인한 판이다 보니 침공을 멈추고 협상테이블에 앉는 것 자체가 본인의 실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고 푸틴이 선택할 수 있는 출구전략은 1분 1초라도 빠르게 승리를 획득하는 것만이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우크라이나 군만을 상대하는 제한적인 작전만으로는 시민군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전쟁이 장기화될테니 민간인 피해를 고려하지 않는 대규모 포격을 동원한 본격적인 병탄 시도가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만 우크라이나 수뇌부가 있는 키예프를 점령하지 못하면 전략목표는 달성하지 못할 것이고 키예프를 점령하려고 한다면 스탈린그라드의 몇배에 달하는 대참사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ABC 무기의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봐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물론 실제로 실행한다면 이때야 말로 푸틴의 정치적인 자살이 되겠죠. 경제 제재, 외교적 압력, 군사적 개입, 합병 후의 격렬한 저항운동 등 긍정적으로 예상되는 상황이 거의 없습니다.
이미 푸틴이 절반쯤은 패배한 전쟁이라고 봅니다. 전쟁을 빨리 끝내야만 승리한 전쟁이 되는데 빨리 끝내기 위한 수단들은 전부 푸틴에게 돌아올 화살이 될테니까요.
이치죠 호타루
22/03/0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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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오래 전 굽시니스트의 본격 2차 세계대전 만화 2권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쿠르스크에서 실패했을 때 적을 따는 데 실패했으면 이쪽이 따일 차례다. 그 짝날 것 같네요.
22/03/0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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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내에 크이우(키에프) 점령이 실패한 이상 푸틴한테 성공이라고 할만한 길은 거의 남지 않아 보입니다.

- ABC를 사용하지 않는다 : 이미 결집될대로 결집된 우크라이나의 저항+경제봉쇄+진창이 되어버리는 봄철의 지형
- ABC를 사용한다 : 미국+나토의 직접 군사개입 빌미가 될 수 있음 -> 러시아vs세계 모양의 세계대전 발발 가능성 up

프로파간다를 선점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기 때문에, 사실상 '수도만 먹고 협상으로 이득을 취하고 빠진다'는 선택지가 사라져서
당장의 전쟁을 이긴다 하더라도 푸틴은 오래 버티기 어려워 보입니다.
22/03/02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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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암살당하고 러시아군이 물러나는게 제일 빠른 해결책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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