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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2/24 15:45:12
Name Farce
Subject [일반] "유화정책"과 "소련": 어떻게 같은 것을 두 번 당하겠는가?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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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 처음은 비극으로. 또 한번은 코메디로"]
어디서 한번 들어보신 말씀일 것입니다. 칼 마르크스가 남긴 말이지요. 어느 인용구나 다 그렇지만,
이 말을 했던 이유는 기자와의 인터뷰 중에 촌철살인을 하면서 자신의 명언을 자랑한 것이 아니라,
책을 적으면서 구체적으로 자신 앞에 주어진 사건에 대해서 코멘트를 남기면서 하게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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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나파르티즘'이라는 단어를 마르크스는 이 문장 옆에 적고 있었습니다. 루이 나폴레옹, 그러니까 우리에겐 '나폴레옹 3세'로 유명한
그 유명한 나폴레옹의 조카에 대한 이야기였지요. 그는 프랑스 공화국에서 민주적으로 대통령이 되었고,
결국 나폴레옹의 몰락이 '비극'이라고 느꼈던 프랑스 국민들은 그의 친위 쿠데타를 묵인하고 맙니다. 그는 황제가 되지요.

이런 일련의 사건을 보면서, 마르크스는 방금과 같은 말을 남긴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결코 멍청하지 않다고요.
상당히 똑똑하며, 과거의 '비극'은 반드시 기억하는 존재들입니다. 누가 자신에게 잘해줬는지, 모욕을 줬는지 아주 셈이 빠릅니다.
하지만 대학원생 시절에도 교수와 언쟁을 하고는 했다던 인성이 터진 마르크스의 결론은 좀 짖궂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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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비극은 코미디로 반복된다". 여기서 '코미디'라고 제가 옮긴 단어는 프랑스어를 통해서 독일어와 영어 모두에 퍼진,
"Farce"라는 단어입니다. 진지한 정극 연극과는 달리, 앞뒤가 맞지 않은 웃음거리 단막극을 의미하는 장르적인 용어입니다.
즉 슬픈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은 무대에 올라버리자마자 구경하는 사람이 턱 빠지게 웃고 또 한숨쉬는 바보짓을 한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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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이 이런 짓을 하는건 몰라서가 아니야! 저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지!"

마침내 강대국의 의중에 따라서 일어난 전쟁이 역사에 간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영토에 러시아군이 진입하였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암시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도대체 이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고 또 대비해야할까요?

제가 조심스럽게 생각해보자면, 어떤 일이 될지는 모든 것이 끝나고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합니다.
당장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어쩌다가 이 일이 일어났는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글을 통해서, 같은 것을 '두번 반복 당하지 않으려는', 결코 두번 같은 것을 당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서유럽과 동유럽의 서사를 하나씩 가져오고 비교하고자 합니다. 양측의 키워드는 '유화정책'과 '소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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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수스: "샘! 이렇게 하면 저기 달려오는 전차가 이 쪽으로 갈거야"]
과연 이것은 하나의 유화정책(Appeasement)일까요? 아닐까요?
뜬금 없지만 상당히 중요한 질문입니다. 이 추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 영어로 어피스먼트라고 읽는 단어는 1938년 뮌헨 협정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좀더 거칠게 말해서, 뮌헨 협정에 대한 '비판'내지 '욕'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도대체 뮌헨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는 서방의 역사적인 문제 인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푸틴이 이번에 선전포고 직전의 담화에서 '우크라이나는 소련의 몽상가들이 만든 허상일뿐 국가가 아니다'라고
역사적인 흐름을 짚으면서 굳이 러시아의 시선에서 과거의 소련을 언급했듯이, 서유럽의 기억력은 뮌헨을 떠올립니다.

당시 네빌 체임벌린 영국 총리는, 서로 경쟁하며 반복하던 열강이 가득차있던 시대의 영국 제국의 우두머리로서,
1차 대전의 승리자로서 자신과 동맹들이 만든 1차 대전 이후에 독일이 토막난 베르사유 체제가 독일의 '국토회복' 요구에 직면하자,
'줄건줘'를 시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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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체임벌린이 곧 2차 대전 앞에서 휴지조각이 될 협정문을 들고 카메라 앞에 웃는 그의 우둔함을 기억하며,
후대에 속칭 '대영제국'을 해체시킨 앤서니 이든 총리의 경우처럼 개인적인 나약함과 어리석음으로 일을 그르쳤다고 비난합니다.

특히 이건 체임벌린의 정적인 처칠, 그러니까 다가올 전쟁에서 영웅이 될 처칠의 비난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진실이 그랬을까요?

세계대전이라는 단어를 창조한 1차 대전과 그 이후의 경제대공황을 영향 받으면서
영국군은 그 넓은 식민지를 유지하면서도 대부분의 치안유지를 현지인으로 이루어진 병력으로 유지할 정도로,
지금의 모습이 생각나는 수준의 군축을 감행했습니다.

전간기의 대부분의 나라가 그랬습니다.
오직 파시즘에 경도되어서 (이건 단순히 '확장주의적인 정권'이라는 뜻의 욕으로 파시즘이 아닙니다.
고토회복, 군사적인 모험을 위한 내부 정치의 희생, 강력한 지도자에 대한 복종에 따른 내부정치가
외부와의 충돌로 이어지는 정치구조 등 상당히 구체적인 '그 파시즘'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제야 조금 경제력이 회복되고 있었지만 '전쟁으로 따서 갚으면 된다'라고
폭주하던 중앙유럽의 한 게르만 국가만 빼고 대부분의 나라가 그랬습니다.

우리는 당시 영국과 프랑스에 대해서,
'왜 체코를 돕지 않았는가, 왜 폴란드를 돕지 않았는가? 왜 어리석게 독일의 확장을 방관했고
그곳의 자원과 군사력이 더해진 완전체 독일에게 파리를 뺏기고 런던을 불타게하였느냐,
이 아둔한 자들아'라고 일침을 하고는 합니다. 이 일침을 다시 요약해서 한 단어로 적은 것이 아까의 어피스먼트 '유화정책'입니다.

독일제국이 결국 1차대전에서 항복을 외쳤을 때,  
승전국들이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게 만들겠다'라고 하면서 수많은 소국들을 독립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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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등장한 신생독립국 중에 하나인 체코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은 '토마시 마사리크'였습니다.
그는 당시 체코인들의 땅을 지배하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의회에서 이미 10년이 넘게 지역자치론의 거물이었습니다.
동아시아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흔한 기득권 변절자'라는 뜻으로 들리는 '자치론자'이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마라시크는 중세의 '30년 전쟁'에서 홀로 후스파 개신교를 지지하고 새정체성을 만들려고 했던 체코인들에게
어떻게 독일인들이 제국의 사방에서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쳐들어왔는지, 얼마나 아름다운 체코/보헤미아를 불태웠는지
그걸 한번 현실적인 문제로 고민해보자고 주장하고는 했습니다. 독립이요?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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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독립 체코에 독일인이 돌아와준다면 도대체 누가 우리 체코인 대신 싸워줄 거란 말입니까?]
마사리크를 지원하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내부의 체코는 (행정구역명 보헤미아 왕국) 제국의 산업력을 책임지는
현대화된 거점이었고, 이에 마사리크를 포함한 자치론자들은 기술대학의 언어를 독일어에서 체코어로 바꾸는 등,
수많은 체코인 사업가와 기술자들이 자신들의 설계도와 서류를 체코어로 만드는걸 정착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이 마사리크가 자치론을 버리고 무력독립론을 꺼낸 것은 1차 대전이 발발하고, 외세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된 시점이었습니다.
그는 1918년 전쟁이 끝나고 '체코슬로바키아'의 초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이웃민족 슬로바키아인까지 초대했으며,
시대의 흐름이 이렇게 된 이상, 폴란드, 루마니아 등 이웃과 함께 집단안보체제를 꾸리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폴란드를 포함한 이웃국가 역시 '내가 죽지 않으려면 너를 먹고 내 몸이 커져야한다'라는 갈등이 있었고
결국 연속되는 불화 끝에 공은 강대국들에게 넘어갔습니다. 그렇습니다. 독립 시켜주고 자신들의 질서를 지킬 그 승리자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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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마사리크가 죽고난 1938년, 그가 피하고자했던 악몽은 예측이 부질없다는 듯이 돌아왔습니다.
히틀러는 체코가 나라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보헤미아는 독일인들도 많이 살던 곳이었는데,
다만 저번 전쟁에서 가혹한 조치로 생이별을 시켰을뿐, 이건 '확장전쟁'이 아니라 '단순한 국토회복'이라는 것이었죠.

그리고 도저히 영국과 프랑스인들은 차라리 독일군이 자신들에게 선전포고를 한다면 모를까,
이런 '회복전쟁'에 보낼 국민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스페인 내전 개입건이 그랬듯이, 여러민주국가가 합의를 해야한다는 사실은
오히려 독재국가와 개별적으로 협상하는 국가들이 속출하는 부작용만 낳았고, 끝내 독일군은 파리에 도착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또 다른 체코가 될 것일까요? 그리고 사람들이 짖궂게 농담하듯이 이 다음은 '또 한번' 폴란드일까요?
"유화정책"에 대해서 서구를 비판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되새김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질서를 만든 당신들이 그걸 미적거리면 그건 전부 당신들의 탓이고 화를 입을 것이라는,
현 국제질서에 의존하는 한국의 가련한 외침이죠.

그러나 다시 이렇게 일련의 과정의 이야기를 되돌아보면, 동시에 얼마나 이들이 '본래의 그들의 땅'에 개입하는 것이 힘든지도 나옵니다.
유화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영국의 총리가 된 윈스턴 처칠은 2차 대전이 독일의 분할로 끝나자 '지금이 아니면 못한다'라고
미국에게 소련 침공으로 확전하자는 이야기까지 했던 인물이니까요.
정말로요? 그럴 병력이 있었다고요? 이제 끝났다고 다들 생각했을텐데요?

어쩌면 미래의 역사가들도 이 순간 우크라이나에서 모든 스노우볼이 굴러갔다고 피나는 목소리로 기록할지 모릅니다.
어떻게 똑같은 것을 두 번 당하냐고요. 이러다가 세번도 당하겠다고요.

자 이제 나머지 반쪽의 이야기, 러시아와 소련의 이야기로 가봅시다.
푸틴 대통령은 소련에 대한 이해가 매우 깊은 사람입니다. 속칭 말하는 소련 덕후지이요.
직접 소련시대를 살았던 사람이기도 하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얼마 안된 역사적 사건이지요), 남은 모르는 당시썰을 풀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가 '소련을 그리워하지 않는자는 심장이 없다. 허나 소련을 재건 하고싶은 사람은 뇌가 없다'라고 말할 수 있던 이유는,
덮어놓고 소련을 흉을 보려는 기성정치인의 술수보다는 더 이상의 깊이를 가진 말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며칠전 방송에 나와서 '우크라이나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갑자기 역사썰을 푸는 교수처럼
'소련'을 다시 들먹였습니다. 도대체 소련이 뭐 그리 중요한 요소여서 그럴까요?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국가가 아닌 이유를 소련을 만든 레닌에서 찾았습니다. 레닌과 소련 이전엔 무엇이 있었죠?
그렇습니다. 러시아 제국이 있었습니다. 러시아인들의 제국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혁명가, 몽상가들이 탈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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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푸틴의 논리에 따르자면) 러시아인들의 제국을 해체하고 자비로운 소비에트 연합을 만들었습니다.
이때 행정구역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카프카스나 중앙아시아에도 '민족 소비에트 공화국'이 생겼습니다.
추바시야, 타타르스탄, 멀리 극동 시베리아의 부랴티야, 사하 등등 '해방을 원하는 민족들이 모인 소련'이라는 신화를 주장했습니다.

이때 등장한 것중 하나가 바로 우크라이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소련의 어리석은 붕괴와 함께 이 '행정구역'은 도망을 갔었지요.
"제 이야기를 들어보셨죠? 이래도 이게 정상적인 국가입니까?" 푸틴은 결론을 정해놓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이 주장 안에는 이 말이 들어있죠 '침략전쟁이 아니라 나의 회복전쟁에 쓸 군대가 당신의 국민 중에 있습니까?'

자 또 한번 세계질서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지난 질서가 세워진 곳에서 붕괴가 시작됩니다.
무력으로 우리 기분 나쁘라고 기존의 영토를 분리독립 시킨자들이,
그걸 지켜낼 무력과 의지가 모자라니 내가 힘을 써서 새질서를 만들겠다는 신화가 다시 등판합니다.

'우리는 한번 당했다. 왜 당했는지, 무엇을 당했는지,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안다!'

여기 지금 멀리 떨어진 동양에 있는 청년도 이걸 다 알고 있습니다. 언론도 다뤄주고, 사람들은 인터넷에 글을 씁니다.
자 그렇다면, 다시 한번 똑같은 일을 당하지 않겠다는 두 세계의 격돌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마르크스의 말처럼 마지막에는 큰 웃음을 남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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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4 15:55
수정 아이콘
정말 엉뚱한 소린데, 만화 킹덤에서 영정(진시황)이 이런소리를 하죠

국경이 있으니까 전쟁이 있는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국경을 없앨것이다!

먼미래를 다루는 SF물에는 자주 세계정부, 세계국가가 나오는데요. 어찌보면 세계정부가 만들어지면 이런 국경분쟁이 없어지려나.. 하는 망상을 해봅니다

네 그런일은 절대로 없겠지만요
22/02/24 16:06
수정 아이콘
(수정됨) 국경을 없애겠다는 말만큼 전쟁광의 헛소리가 없지요.

저는 조지 오웰이 길게 말하던 이 문장들을 좋아합니다. "요즘 (1940년대) 정치권의 미사여구는 방어될 수 없는 것을 지키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 정치에서 쓰는 말은 우회적이고, 의도적이고, 모호하다. 대항할 수단이 없는 마을이 공중에서 폭격을 당하고, 사람들은 피난을 가야한다, 가축들은 기관총에 맞아 쓰러지고, 소이탄에 집은 불타오른다. 그리고 이걸 '평정'이라고 부른다. 백만 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터전에서 쫓겨나 손에 쥘 수 있는 것만 가지고 길에 내몰린다. 그러면 이건 '인구 교환'내지 '국경 재조정'이라고 불리는 식이다. 재판도 없이 사람들이 수년간 감옥에 갇히고, 뒷통수에 총알이 박아넣어지며, 북극권의 수용소에서 괴혈병으로 죽어간다. 이건 '잠재적 불안요소의 제거'다".

누군가는 국경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국경에서 포탄이 떨어지고, 사람이 죽고, 모든게 조각조각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에게는 이 곳이 현실이 아니라 컴퓨터 게임이라고 주장하듯이, 지도만 보이지요. 그 위의 이쁘게 이쁘게 움직이는 선과요.
눈물고기
22/02/24 16:30
수정 아이콘
이미 미국이 세계정부, 세계국가와 가장 가까운 형태로 세계를 구축해놨죠...

공용어 영어, 기축통화 달러, 세계의 경찰 미군 등으로요
22/02/24 16:37
수정 아이콘
팍스긴한데, 그럼에도 국경분쟁과 전쟁은 사라지지않았으니까요.

당장 우크라이나가 보여주고있고..대부분의 전쟁이라는게 99% 국경분쟁이니
에엑따
22/02/24 17:09
수정 아이콘
진격의 거인의 에렌 예거와 비슷한 사상이네요.
22/02/24 18:06
수정 아이콘
딴소린데 일본애들은 국경이 없잖아요 그래서 저런만화가 나오나 그런생각도 들더라구요
계층방정
22/02/24 15:58
수정 아이콘
한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지 않는 미국에 불안해하는 것은 결국 말씀하신 대로 현 세계질서 하에서 안정을 누리는 한국이라는 점이 가장 크겠네요.
22/02/24 16:09
수정 아이콘
그렇습니다. 지금 질서의 수혜자로서의 한국은 참 갑갑하기 그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우크라이나와 미국 사이의 거리보단, 대만 해협과 미국의 사이가 더 가깝다고 봐서 일단 패닉은 시작하지 않았습니다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보면서 저도 어쩌면 울다못해 웃음이 나와버릴 수도 있겠네요.
계층방정
22/02/24 16:50
수정 아이콘
차라리 냉전 시대였다면 체코슬로바키아가 소련 군홧발에 짓밟힌다고 이 정도로 불안해하진 않겠죠. 한때나마 미국이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한 적이 있었고 그때 한국이 편안했기에, 미국의 세계의 경찰 노릇 그만두겠다고 하는 것만으로도 위협적인 것 같습니다.
22/02/24 16:07
수정 아이콘
현대사회의 질서는 '비용'이라는 강력한 현실이 뒷받침하고 있기에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을거 같네요

러시아나 중국이나 결국 대규모 정복전쟁을 할 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어요

러시아는 유럽에 팔아먹는 천연자원으로 경제의 명줄을 겨우 붙여놓고 있는 상황이고 중국 역시 전 세계에 상품을 팔아야 자신의 몸집을 유지할 수 있죠

뭐 대공황 이상의 경제적 재앙이 몰아닥치고 전세계적으로 무역망이 끊기고 자급자족하는 경제 체계가 만들어진다면 3차대전이 터질수도 있겠죠
22/02/24 16:13
수정 아이콘
네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요즘들어서 특정 '악한 국가'를 대상으로 '교류를 끊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부 전쟁병기가 되어서 돌아온다'라고 보는 관점에 대해서 꽤나 비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21세기는 놀랍게도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가장 풍요로운' 시기이고, 그 것 또한 세계화된 자본주의의 위엄이지요.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 중요한 요소가 강화되기는 커녕, '내정=정복으로 자원을 뜯는다'라는 세계화 이전의 논리가 조금씩 강화되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이는 모습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의 마스크 생산 탓에 대한 트라우마 일 수도 있고, 독재국가의 최후의 발악일 수도, 세계화된 자본주의의 빈부격차에 대한 반감일 수도 있고 정말로 다양한 이야기를 해볼 수가 있겠지요. 하지만 아무튼 간에, 세상의 안정도가, 지금 현 체제의 안정도가 나중에는 돌아올지 몰라도 지금은 확실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자본주의의 최종병기가 뭐가 될지 기대됩니다.
22/02/24 16:20
수정 아이콘
결국 전쟁을 해봤자 손익계산이 마이너스로 나오는게 자본주의의 위엄이지요.

값싼 병기로 소규모 전쟁이나 치르는거나 체급차이가 압도적인 대상을 찍어누르는게 아닌 전쟁병기들이 마구 파괴될 수 있는 강대국간 전면전을 감당이 가능한 국가가 없어보입니다 심지어 미국조차 그럴걸요

일단 전투를 치러서 파괴되는 전쟁병기를 재생산할 생각만해도 이미 아득해지는데 점령지 관리비용까지 생각 해야한다면....?

비교적 동질적인 문화권 내의 소국들을 몇십년에 걸쳐 명분을 만들고 삼키는것 정도 이상의 정복전쟁이 가능할거 같지가 않아요
22/02/2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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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요. 전기 끊기고 총알 날아오는 곳에서는 나노공정 칩을 못 만들고, 그러면 소비재도 첨단무기도 못 만드니까요~

하지만 아아전쟁이 보여줬듯이, 저강도분쟁은 아프리카와 중동이 보여준 모습처럼 결코 우리의 모습을 떠난적이 없습니다. 이제는 유럽에 다시 돌아왔군요. 과연 다음에는 어느 곳에 보급이 될지... 참으로 걱정이 많습니다. 동네 대장간에서 조잡하게 만든 아식 보총에도 사람은 죽으니까요. 그리고 세상은 충분히 혼란해지고요.
22/02/2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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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은 완충지대가 필요해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 인데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면 이제 다음 완충지대는 어디입니까? 폴란드? 발트 3국? 예전 냉전시대에 소련이 동구권 공산국가들로 경제 블록화를 했듯이 미국의 제재에도 버틸 수 있는 제2의 바르샤바 동맹을 꿈꾸는 것일까요? 우크라이나가 점령 당하면 대만은 무사할 수 있을까요? 수많은 의문이 드는 오늘 하루네요.. 그 동안 너무 평화에 익숙해졌었나 봅니다..
22/02/24 16:23
수정 아이콘
나토에 대한 완충지대설은 제가 이번 글에서 배제를 하긴 했습니다만 확실히 러시아에게 명분을 더해주는 요소이기도 하죠.

코소보 전쟁 때의 그 나토도 아니고, 러시아의 앞마당인 동유럽에서 나토연합군이 행동을 개시할 가능성은 저나 푸틴이나 꽤나 낮게 잡고있다고 저는 봅니다. 나토가 정말로 무섭다기보다는 '나토! 이러면 재미없어!'라는 명분에 불과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차라리 소련이라면 모를까, 자원수출에 지금 군사력을 의존하는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히틀러처럼 '세계신질서'를 주장하며 유럽의 판을 흔들고 자신의 세력권을 주장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자원 잘 팔아주는 사장님'에서, '유럽의 중심 플레이어'로 자신의 발언권을 늘리는게 목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방법은 크림반도처럼 조금 조금씩 땅을 늘리고, '군사력'으로 목소리를 만드는 부분이겠지요. 뭐 그러다가 동유럽이 말 그대로 깔끔하게 '러시아'라고 바뀔 수도 있지만 이건 부차적인 목표라고 봅니다. 그쯤 되면 다른 욕심이 생길 수도 있고요~

드디어 익숙한 평화가 끝이 나네요. 세상이 어디로 흘러갈지, 도대체 무슨 메세지를 사람들이 읽고 답신을 쓸지, 저도 너무나도 걱정이 됩니다.
22/02/2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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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뮌헨 협정 당시 영프의 오판은 히틀러가 상식적인 선에서 욕심을 끝낼 줄 알았던 것이겠죠. 독재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독재자가 비합리적인 결정을 하더라도 그걸 견제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발 푸틴이 엉뚱한 생각을 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22/02/24 17:19
수정 아이콘
완충지대가 사라지는 것은 확정이고 그걸 적연합이먹을것인가 내가먹을것인가에 가깝지 않나요?
22/02/24 17:27
수정 아이콘
그렇다고 볼 수 있겠죠.. 우크라이나 인접국이 폴란드인데.. 폴란드는 2차대전에서 독일하게 처절하게 밟혔던 역사가 있어서 지금 우크라이나를 보는게 남의 일 같지가 않을거 같습니다.
오곡물티슈
22/02/24 16:21
수정 아이콘
1.얼마전 아프간이 무너질때 '21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라는 뉴스 댓글을 봤는데
전쟁이 20세기의 유물이라고 생각하는게 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 인터넷 미디어의 발달로 너무나 생생하고 가깝게 전쟁의 참상이 필터링 없이 돌아다니고 자극적인 가짜 정보가 돌아다니는 것도 경계해야 할 거 같습니다.
오전에 핵전쟁 이런 단어까지 돌아다니는거 보면 뭐....
22/02/24 16:43
수정 아이콘
1. 선진국끼리의 정치수단의 연장선으로의 전쟁은 확실히 천연두균처럼 절멸된 것처럼 보이긴 했지요. 당장 동북아도 세상의 화약고라지만 한중일 3국이 투닥거리면서도 별 일은 없었던 것처럼요. 남중국해 역시, 온갖 무력시위가 있었지만 '이 사태를 해결하는 것은 적과 전면적인 전쟁을 선포하고 적의 주력을 타격하여 협상을 맺는 것이다'라는 입장은 진지하게 고려되지 않았고요.

9.11이 테러리즘에서 가지는 위치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테러리즘은 중동인들의 전유물인줄, 당시 선진국 사람들은 생각했죠. 다른 방법이 없으니, 사회가 고도로 발달하지 않으니, 경제 이권이 없으니 로컬한 이슈라고 생각했는데, 상처의 형태로, 뉴스보도의 형태로 선진국의 사람들을 후려쳤죠. 이제 세상은 알 것입니다. "뭐야 이거 해도 되는거였어? 우리도 관심 좀 필요한데..."

이걸 다시 좀 비꼬아서 말을 하자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점은 짖궂게 말해서 '러시아가 눈 내리는 나이지리아'임을 스스로 증명한게 아닌가 싶긴 합니다. 중국이 TSMC를 무력으로 흡수하지는 못할 것이거든요. 얼마나 요즘 사업체라는게 정치적인 안정을 담보로 자라났습니까.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에는 러시아의 경제는 "더 제재 해봐! 러시아에 경제가 없으면 그만이야!"라는 광대가 겹쳐보입니다. 중국도 경제력을 가지고 전쟁을 해야하는데, 과연 발발 이후 단절을 감안하고 병력을 운용할 수 있을까요? 러시아는 되나봅니다.

2. 총력전이라는게 원래 엄청난 혐오를 재생산한다고들하죠. 내가 잘 먹고 잘 자고 잘 화장실 가면 그게 우리 편의 최종승리에 가까워지는 애국인 것이고, 다른 나라 사람이 밥 잘먹고, 기분 좋으면 분개하면서, 제발 팔다리 하나 잘려라, 하늘에서 폭탄 떨어져라라고 말하게 만드니까요. 전쟁에서 모든 사람이 군인이 아니듯이, 사이버전에서도 모두가 군인일 필요도 없는게 지금 현실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어떻게보면 덮어놓고 관제보도만 있던 세상보다는 나아진 것일 수도 있고, 차라리 자기 이름걸고 선전선동을 하지 존재도 숨기고 의도도 숨기고 다들 흑색작전하면서 전선 없는 게릴라를 하니 더 치졸해진 것 같기도 합니다. 승리 앞에서는 중요한 문제는 아니겠지만요. 이런 정보의 홍수에서 한국 사람들은 어떻게 헤엄을 칠지, 저조차도 빠지지는 않을 수는 있을지 많이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22/02/2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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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본문이군요.
역사는 반복된다라고 하지만, 그 반복되는 이유가 있는 법이지요.
다만 과거의 역사에서 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때나 지금이나 관련된 주변 형세에 따라서는
답안이 극단적으로 제한된다 생각합니다.
(그 점이 한국 사람들이 보는 시점과의 괴리가 발생하는 점이라 봅니다. 우리는 과거때는 식민지였고, 지금은 어느정도의 위치에서
3자의 위치로써 왜 저렇게 하지? 하고 말은 하지만 그것은 어찌보면 우리야말로 시야가 좁은 상태에서 보는게 아닐까도 생각합니다)
22/02/2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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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인식은 세상을 보는 열쇠이자 또 동시에 굴레이기도 하지요. 저도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전 아아전쟁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소규모 분쟁이라 우리나라 사람들도 상당히 '구경하듯이' 볼 수 있었지만, 이제 세계질서의 문제가 달린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는 대한민국도 엄밀히 '이해당사자'가 되어버렸거든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이해당사자'의 시점으로 보는 역사라는 게 참 쉽지 않은 물건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답을 찾아야겠지요. 그래도 이 모든 것을 해석하고자 노력을 해야겠지요. 그렇지 않는다면, 편협한 굴레를 피해서 남이 던지는 굴레에 얼씨구나 들어가줄 수도 있으니까요.
담배상품권
22/02/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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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푸틴 연설문에서 나왔듯 미국도 이라크 두들겨 패고 후세인 목메달때 대의가 있어서 목메단것도 아닌지라, 많은 분들이 푸틴의 야욕을 욕하시지만 당신이 러시아 대통령이라도 우크라이나에 나토 기지 들어서는거 가만 두고 볼 수 있겠습니까. 다들 자기 손익 따져서 움직이는거지요.
22/02/2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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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이 그걸 보고 단어를 만들기를 '제국주의'라고 했습니다. 크크크.

투키디데스의 시대도 아니고 '강자는 할 수 있는 것을 골라서 하며, 약자는 당해야만 하는 것을 당한다'라는 것은 '질서'가 아니라 '무질서'니까요. 현실국제정치가 '무질서 상태'라고 보는 입장에 저도 많이 동의합니다만, 오히려 이번 사태의 미학적인 요소가 있다면, '강한 자가 질서를 만든다'라는 파시즘에 굴복한 푸틴이 아니라, '소련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라는 조심스럽고도 세심한 (우크라이나분들에게는 정말도 말도 안되는) 명분 설정이라고 봅니다. UFC 링에서도, UN 회의장에서도 모든 사람은 손익에 따져서 움직이기는 하지요. 과연, 자기 손익을 위해서 서방은 어떻게 행동할지 참 걱정도 기대도 큽니다.
22/02/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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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나치 제국을 보시고, 우크라이나에서 체코슬로바키아를 보셨는데, 저는 좀 다른 생각이 드는군요. 제가 보기에는 지금 자유진영의 질서는 로마 제국과 비교되어야 더 맞다고 보거든요. 그러면 자유진영의 영향 하에 있는 지역 전체를 고대 로마제국처럼,본다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게 떨어진 건 로마 심장부에서 머나먼 곳에 있는 속주 하나가 빼앗긴 꼴이 되겠지요. 속주 하나가 빼앗겼다고 로마의 질서가 무너지지는 않았습니다. 로마가 무너지기까지는 훨씬 더 길고 오랜 타락이 필요했죠.
22/02/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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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비슷한 관점에서 봅니다.. 다만 생각이 좀 다른 부분은, 그 멀디 먼 [속주 하나]가 떨어져 나간 게 종말의 시작이었다는 점이죠.
22/02/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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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게 바로 요즘 말인 '줄권줘'가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이 베트남에서 철수한다고 쇠퇴하고 멸망한 것도 아니었고, 아프간에서 철수한 이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체코슬로바키아가 자신의 몸을 바쳐서 증명했듯이, 거대한 판짜기에서는 부침이 있을지 몰라도, '유럽의 국경변동'이 꽤나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까라는 제 의구심은 가시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보드게임 '황혼의 투쟁'에서는 유럽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레이트 게임, 그리고 그 후계자인 냉전조차도 전세계를 두고 일어난 보드게임이지만, 언제나 본체는 유럽이었고 유럽에서의 패권경쟁이었다'".

게르만 속주가 무너지자 라인강을 넘어서 게르만 사람들이 넘어왔고, 갈리아가 무너지자 바로 이탈리아의 안보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더 소중하다면, 로마의 질서가 흔들리는 것에는 한 속주로 충분할 때도 있겠다고 봅니다.
22/02/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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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댓글의 답변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게 될거 같아서 갈음하자면, 세계사에서 나오는 강대국이 전성기에서 내려올 때 으레 있는 영향권의 축소라고 봅니다. 물론 이게 종말의 시작이라면 그게 꼭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제가 보기엔 이게 종말의 시작이라면 이 종말극은 꽤나 오래 갈 극이지 싶습니다.

미국의 지배권의 하락은 이미 2000년대 정점을 찍고 이라크전 아프간전 리먼 등등등으로 국고가 박살나서 슬슬 힘이 빠지던 상황 아니겠습니까. 소위 '권위주의 진영'의 약진이 크게 새삼스럽게 보이지는 않네요.
22/02/2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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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크 미국이 망할 수는 있으나, 미국이 망했으면 도대체 지구는 어떤 상태에 처한 것인가, 라는 농담을 이곳에서 읽었는데 정말 동의합니다.
22/02/2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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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다른 부분은... 역시 서로마 말기에 비유하자면...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사태는 '일부 게르만족'의 침공 정도로 본다면,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훈족의 압력'에 밀린 게르만족의 대대적 침공 내지 훈족의 직접 침공 정도에 비유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실제 역사상의 훈족은 아틸라의 죽음 이후로 잦아들어,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지긴 했습니다만.
푸짜르의 러시아가 어떠할지는... 아직은 예측이 어렵지 않나 합니다.
22/02/2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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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뭐 깊은 지식으로 펴는 견해는 아니니 제 주장을 강하게 펴기는 어렵겠죠. 그 견해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생각이라고 보고 의견 존중해 드리고 싶습니다.

여하튼 저희들의 삶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방향으로 사태가 풀리기를 바랄 뿐입니다.
22/02/2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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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입니다...
위대함과 환상사이
22/02/2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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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맑스의 그 유명한 표현인 '헤겔은 어디선가 세계사에서 막대한 중요성을 지닌 모든 사건들과 인물들은 반복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는 다음과 같이 덧붙이는 것을 잊었다. 한번은 비극으로 다음은 소극으로 끝난다는 사실 말이다.'

《루이보나파르트 브뤼메르의 18일》에 나오는 이 표현은 맑스가 사실 고대 그리스 비극상연의 전통에 역사적 사건의 반복을 빗댄 데에서 유래한 거라고 하더군요.

고대 그리스의 경우 당대의 유명한 비극을 상연하고 나서는 관객들이 슬픔과 우울함의 정조에 빠져 귀가하기를 결코 바라지 않았다네요. 어쩌면 고대 그리스인들 특유의 낙천성 때문인지 혹은 연극장사를 계속하려는 잇속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비극이 끝나고 나면 비극에 나온 등장인물들을 희화화하고 패러디해서 매우 우스꽝스런 희극을 재상연함으로써 관객들이 웃으며 집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비극상연의 전통이 있었다네요.

맑스는 이 전통을 실제 당대의 역사에 차용해서 나폴레옹 1세를 따라 시대착오적인 쿠데타를 통해 왕정을 복고한 루이 보나파르트를 희극적 존재로 묘사함으로써 당대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이 실은 과거의 낡은 역사와 유쾌하게 작별하기 위한 과정 속의 존재임을 설명하고자 이런 비유를 사용한 거라고 하더군요.
22/02/2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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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렇습니다. 마르크스의 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대한 이해가 있었던 주장이었습니다. 거기서 말하는 '카타르시스'란 고대 그리스인들의 의식 절차에서 어떻게 비극이 다루어졌는지를 말하다가 나온 개념이지요.

그래서 나폴레옹 1세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했던 사람들의 '고뇌', '비극', '성찰'은 그 자체의 '카타르시스'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나폴레옹 3세를 보면서 '가즈아', '희극', '유쾌함'이 되어버렸습니다. 참으로 헤겔의 철학적이고 추상적인 변증법을 정치에 접목시키려고 했던 마르크스의 고집이 보이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한여름 밤의 꿈'처럼 달콤하고도 기가 막힌 단계를 지나온 사람들은 다시 역사를 비판적으로 보기 시작하죠. 이게 정반합이고 변증법인것입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볼 수 있는 익숙한 이야기라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22/02/2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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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다른 얘긴데, 러시아가 서방의 고강도 경제제재를 견딜 수 있을까요?
러시아는 소련이 아닌데 말이죠.
서유럽은 러시아 천연가스만 어떻게 대체하면 될 것 같고요.
22/02/2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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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부분이 뭔가 사건을 풀어나갈 실마리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돈이 드는 산업인데 차라리 중국이라면 몰라도 러시아는 상당히 애매하거든요. 거꾸로 국제시장에 의존하지 않는 자급자족 군수물자 기업들이 크다고 하지만 제가 듣기로는 아르마타 신형전차도 선진적인 전면전 무기를 잘 설계해놓고 정밀기기를 수입 못해서 못 만들고 있던가 하는 소문이 있다고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좀 낙관적으로 보자면 (그런데 이런 말 하면 보통 틀리더라고요 흑흑), 푸틴이 히틀러가 빙의해서 유럽 전체를 불바다로 만들기에는 그런 여력도 능력도 없지 않나 싶습니다. 동유럽에서 천천히 세력 확장을 무력을 통해서 하겠지요. 적어도 지금은요.
소독용 에탄올
22/02/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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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체를 불바다로 만들 능력 자체는 있습니다. 히틀러 시절에는 없었던 도구가 있으니까요.
물론 이건 (유럽 뿐 아니라) 주요도시가 신나게 다들 불바다에 잠기는걸 선택하느냐, 아니냐에 가까운 쪽이긴 합니다.
불바다에서 자기가 살아남을 능력은 없으니까요...
22/02/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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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헤.. 저도 세계대전을 의미하는 것이었지 굳이 치트키인 핵전쟁을 꺼내고 싶진 않았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푸틴은 승리자가 되고 싶지, 잿더미의 왕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이렇게 승부수를 던졌겠지요.
22/02/24 17:21
수정 아이콘
수십년이면 몰라도
3~5년은 버틸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놓고 하는 전쟁이라고 합니다.

준비가 상당히 되어있고, 창고가 꽤 차있다고 보는 견해들이 많더라구요.

그리고,
흔히들 우크라이나를 유럽의 빵 바구니라고 하죠.

동토의 러시아에 없는 건 식량 밖에 없는데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빵 바구니를 손에 넣으면
쉽사리 무너질 일은 없을겁니다.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지난 2년간 코로나 때문에 창고가 비어버린 서유럽이 더 괴로우면 괴로울겁니다.
ioi(아이오아이)
22/02/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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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위해 가스값이 오르는 걸 서유럽 사람들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느냐 가 문제겠죠.
Lord Be Goja
22/02/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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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의 침략부터 유럽과 미국이 제제를 하고는 있습니다.식량이라던지..

그런데 러시아의 수출품이라는게 필요해서 사야하는게 많다보니 그렇게 강력하게 되지 않았고,금이나 희토류같은걸 차곡차곡 쌓았다고 하더군요
22/02/2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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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제재때 골로갈뻔해서 침공하기 힘들거라고 봤는데 기어이 하네요
결국 러시아는 또 망하기 직전까지 갈듯합니다
일반상대성이론
22/02/2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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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이겨서 합병한다고 쳐도 본래 20%에 달하는 유럽대륙 내에서는 영토도 꽤 큰 나라를 탈없이 먹는게 가능할지, 어그로 끌어서 경제 제재 받는거보다 주변국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는게 더 이득인건지, 러시아 국민의 생각은 어떤지, 푸틴이 이런 상황을 다 감당할 역량이 되는지 여러가지가 궁금하네요.

+ 이럴거면 왜 독립시켰는지도... 그저 보리스 옐친의 작품인가
22/02/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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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옐친... 차기 공산당 서기장은 될 수 없었지만, 러시아 연방의 대통령은 될 수 있던 정말 정치의 귀재였죠.

그리고 그 멋진 정치가 지금까지도 이렇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단 저는 우크라이나가 완전 병합될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결코 나라가 멀쩡하게 남지는 못하겠지요. 그래도 동부 노보러시아만 병합하거나, 미승인국으로 두는 시나리오가 현실적입니다. 아니면 정말로 직접 나토와의 국경에 찾아가주니까요. 그리고나서 뻐튕기면 우크라이나 동부의 할양 및 지배는 기정사실(fait accompli)의 상태가 되니, 상대방이 경제 제재를 더하든 말든, 외교적으로 항의하든 말든, 응 기정사실이야~ 하면서 뭉개는 것이 목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다고 러시아가 망할 것 같지 않다고 계산도 섰을 것이고요.
위대함과 환상사이
22/02/2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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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과 관련해서는 1차 세계대전 후의 독일과 냉전 이후의 러시아가 어느 정도 비슷한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국과의 패권경쟁에서 패배한 독일, 미국에게 패배한 소련. 1929년의 세계대공황, 2008년의 전세계금융위기. 부상하는 신흥 패권국으로서 당시의 미국, 오늘날의 중국. 전쟁배상책임으로 망가진 독일의 국가경제, 급속한 자유주의화로 인해 피폐해진 러시아의 경제. 그리고 이 경제적 위기상황 속에서 강화되어 온 국내의 배타적 민족주의 경향 등등 여러가지가 유사한 상황과 조건이기는 합니다만,

결정적으로 러시아의 경우 NATO의 지속적인 동진과 팽창 속에서 그에 대한 방어적 대응의 성격을 갖는다는 점,(그렇다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정당하다거나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성향으로 주변국들의 안보불안이 유발되었다는 점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나치처럼 훨씬 더 확장적인 군사적 팽창을 정당화할만한 이데올로기적 동기나 내부 동원의 기제가 미약하다는 점에서 조금은 과한 해석 같습니다.
22/02/2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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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네, 저도 이게 완전히 같은 1대1 비유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푸틴이 소련을 떠올리면서 정당성을 주장한다면, 도대체 서방은 이에 대항해서 어떤 기억을 떠올리고 그 복기법으로 다음 수를 둘지 같이 고민을 해보자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와 저는 정말 요약을 못하고 주저리주저리 썰을 푸는 나쁜 버릇이 있는데, 쉽고 간결하게 비교대조를 해주셔서 또 감사합니다. 확실히 푸틴은 히틀러가 아니긴 합니다. 그래서 또한 제 글이 던지고자 하는 질문인 '이게 유화정책이 맞는가?'라는 질문을 세상에 던져주고 있다고 봐요. 정말 우크라이나 다음에 발트 3국 다음에 폴란드가 될 것인가? 정말로 단호한 행동이 없으면 세계를 불태울 불장난인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서구는 이렇게 말할 필요가 있기는 하죠. 아니면 진짜 할말 없거든요.
위대함과 환상사이
22/02/2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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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1,2차 세계대전 당시의 서구국가들과 독일의 경우 전세계의 식민지를 놓고 서로 경쟁하고 대립하는 관계이고, 심지어 서구열강들 사이에서도 끝없는 식민지쟁탈전 속에서 날카로운 군사적 대립과 총력전도 마다하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지금 서구국가들과 러시아가 그런 식의 사활적 이해관계의 대립과 차이가 존재하나요?

그렇다고 냉전기처럼 이념적 대립으로 인해 서구 노동계급과 공산당에 의해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이 공산화될 위험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요. 즉 서구 유럽의 러시아화가 우려되는 상황도 아니고요.

제가 보기에는 나토의 팽창주의에 대한 러시아의 반발과 복수, 우크라이나 내부의 극우 민족주의의 발흥과 러시아에 대한 안보불안 고조, 다자간 집단안보체제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유럽국가들의 무능력의 요인이 모두 결합되어 나온 결과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물론 저도 잘 모르는 게 많아서 확신은 없지만요.
VictoryFood
22/02/2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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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올림픽 때 한복을 보고 분개하는 한국인들에게 이번 우크라이나는 또 다르게 다가옵니다.
중국은 현재 자신들의 영토안의 민족은 모두 자기 역사라고 하지만 이게 언제 현재 우리 영토안의 민족의 땅은 우리 땅이라고 할지 모르죠.
실제로 많은 나라의 세계사 책에 근대 이전 한반도는 중국의 지방정권이라고 나와있기도 하구요.
ioi(아이오아이)
22/02/24 17:28
수정 아이콘
당장 우리나라도 북한을 우리 민족의 땅이며, 우리 영토라고 인식하는 판이라서,

중요한 건 명분이 아니라 힘이겠죠.
22/02/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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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네, 언젠가 중화제국주의가 어느날 TV 앞에 사람을 모아놓고서는 '사실 대한민국은 국가가 아닙니다'라고 훈시를 하는 그런 시나리오도 이번 사태로 인해서 상상이 가능해졌지요. 참 아이러니한 현실입니다. 국제 자본주의가 벌어다준 돈으로 내실을 다진다는게 고작 국뽕을 국민들에게 보급하고 세계화를 부술 분쟁의 기반이 된다는게 지금 21세기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모순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동유럽과 동북아의 지정학은 많이 다르다고 저는 믿고싶습니다 (적어도 지금은요). 다 포기하고 미대륙에 처박혀서 놀고 싶다는 미국의 희망사항이 바깥에서 튀인 불꽃 때문에 자꾸 무기를 들고 달려오는 것으로 바뀌었는데, 저같은 평범한 사람도 아는 사실인, 동유럽은 몰라도 동북아는 미국의 중요거점 이라는 걸 정책입안자들이 모를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22/02/2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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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트럼프는 시진핑이 [ 한국이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Korea actually used to be a part of China)] 라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었죠.

https://news.kbs.co.kr/mobile/news/view.do?ncd=3466829
22/02/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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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시나리오가 펼쳐지고 있네요.
일단 전면전 수준의 침공이 시작되었는데..예상되는 시나리오는

1. 우크라이나는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힘못쓰고 점령(항복)당한다.
1-1. 점령후 드네프르강 동안 합병 및 철군 ->전면전까지 벌인 마당에 여기서 멈출 확률은 낮음
1-2. 현 우크라이나 정부를 괴뢰정부로 교체하여 위성국화 시킨 후 철군 -> 현실적입니다.
1-3. 우크라이나 점령후 전역 합병->아무리 러시아라도 이건 소화가 어려울거 같은데 모르겠습니다.

2.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물자(무기)지원을 받아 방어 성공 및 전선이 교착화 되어 러시아가 늪에 빠진다.
-이건 미국의 판단이 중요한데...미국입장에선 아무리 반전여론이 높다해도 무작정 우크라이나를
버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전투병 파병은 힘들더라도.. 비공식적인 무기지원이라도 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러시아가 군사강국이긴 하지만 침략전쟁을 장기간 수행할 정도로 체력이 좋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with 고강도 제재)
22/02/2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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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가 벌어진다고 해도 미국이 마냥 손을 놓고 있기는 힘들텐데...
피아칼라이
22/02/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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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에서 바로 합병이 아니라 도네츠크-루간스크 인민공화국(물론 괴뢰국가)을 세운 후 괴뢰국가가 러시아 연방으로 흡수되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크림반도 먹었듯이요. 미국이랑 EU는 개입할 능력도, 생각도 없어보이구요.
여기서 다음 단계로 1-2를 진행할 수도 있겠죠. 전쟁 패배를 빌미삼아 친러세력이 현 우크라이나 정권을 몰아내고 집권한 뒤 똑같이 러시아가 꿀꺽.
22/02/2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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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비승인국들이 러시아에 귀부하는 형태를 택하고, 나머지 우크라이나 서부 및 중부는 눈치껏, 기회가 되는데로 무력화시키고 병탄할 것 같습니다. 특히 리비우를 중심으로 하는 우크라이나 서부는 유로마이단의 기반일 정도로 나머지와 이질적이라 (폴란드의 지배가 길었던 동방 가톨릭 문화권) 오죽하면 푸틴이 대놓고 '폴란드야 리비우는 개평으로 가져가지 않겠냐?'라고 너스레를 했을 정도니까요.

아마 괴뢰가 될지언정 우크라이나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정부가 러시아의 의중에 따라서 남긴 남을 것 같습니다.
12년째도피중
22/02/2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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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앞의 역사에서 무리하게 ‘정답’을 도출해내려는 행동을 정말로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 유게 등에서 소비되는 역사물들은 ‘~~했어야 했는데 안일해서 망함.’ ‘결론은 안일했던 ~~은 멍청이’라는 누가 범인이냐를 찾는 이야기에 불과한 경우가 많아 걱정입니다. 소위 국사라는 과목이 그런 걸 유도해온 감이 없지 않지만 말이죠.
지난 게임들을 분석하고 복기하는 작업과 지난 역사를 탐구하는 작업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누가 범인인가’를 찾아내기 위한 노력들은 발전하고 개선하기 위한 분석들에 비해 무의미한 경우들이 많거든요. 피해자와 가해자, 강자와 약자, 선과 악. 이런 이분법으로 역사를 대하는 자세가 좌우진영 안가리고 무차별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에서 썩 유쾌하지 못한 데자뷰를 느낍니다.
22/02/2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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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렇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체임벌린이 큰 오판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그 사람이 왜 오판을 했냐면 진짜 수에즈 위기에서 중요한 작당질을 해놓고서는 그 피 같은 타이밍에 진통제에 취해서 골골거리면서 오판을 보여준 앤서니 이든과 달리 그냥 그 사람에게 당시 주어진 자료나 국제정세가 그런 오판을 부추키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무슨 다른 증거가 넘쳐나는데 혼자 강짜를 부린 암군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옳으신 말씀입니다. '범인 찾았으니 끝났다'가 아니라 '범인을 찾아봤는데, 이거 쉽지 않더라'가 오히려 더 깊이 알아본 결과죠. 모르면 알아와야합니다. 그리고 우리만 복기합니까? 러시아도 복기하고 서방도 복기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저들의 복기를 복기해야합니다. (그 와중에 그게 '우틀않'인지 아닌지 또 한번 생각해봐야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페스티
22/02/2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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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22/02/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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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좀 급하게 준비하다보니 미흡한 점도 많은데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인트
22/02/2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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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근데... 아... 정말 어지간해서 국제정세알못 공부알못 정치알못 아무튼 모르는거투성이 멍청이라 어지간해서 말 안하려고 했는데...
뭐 그래 이유가 있고 납득이 되고 나토가 턱밑이고 명분이 있고 어쩌고 다 그렇다고 쳐도 1994년도 아니고 2022년에 다짜고짜 전쟁 전면전이라니요... 아니 전쟁이라니요! ㅠㅠㅠㅠ 아내랑 둘 다 이야기하면서도 똑같은 생각이고 너무 심란합니다 진짜 아무리 그래도 전쟁이라니요 사람들이 얼마나 다치고 죽어나가고 이런거 생각만 해도 하... ㅠㅠ
22/02/2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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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과 관점은 항상 중요한 것이지요! 후우, 그래도 도대체 무슨 관점이 말씀하신대로 지금 이런 태평성대에 전쟁을 일으켰나도 저도 궁금해졌습니다. 정말로 우크라이나 분들에게 큰 일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영문도 모르고 동방에서 끌려왔다는 러시아 군인 개인들에게도요. 정치라는 문제, 외교라는 문제가 정말 역사 속의 일이 아님을 새삼스럽게 세상에 알려주었습니다.
22/02/2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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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도 푸틴도 영생할 수는 없다는 점은 어떻게 작용할런지요
22/02/2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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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이게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물이라서 500년 2000년 사는 존재들의 합의로 정치가 되는 세계관이라면 개인적인 친분이나 성향으로 모든 것을 예측하고 논해볼 수 있겠지요.

트럼프가 그랬듯이,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할 수 있지만, 일단 권력을 쥔 자들의 도덕성보다 더 중요한 것들은 그들의 마음과 인식이 그들로 하여금 무엇을 하게 만드나를 추론해보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어떤 관점에서는 그들이 영생하지 못한다는 점은 오히려 단점일 수도 있지요. 그들의 유산 뒤에 또 새로운 사람이 와서 새로운 관점으로 또 새로운 첫 수를 착수할테니까요.
앙겔루스 노부스
22/02/2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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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나름대로 역사를 공부한 입장에서 제가 제일 달갑잖게 생각하는 말이 역사는 반복된다 입니다. 그 반대로서 저는 인간은 같은 강물에 발을 두번 담글 수 없다, 라는 말을 좋아하죠. 뭐 지구 내에서 물질순환이 이뤄지는 이상 물리학적으론 틀린 말이 될수도 있겠지만, 이미 이과한테 털린 문과의 HP는 제로니까 이 정도는 봐달라고 떼써봐도 되지 않나 싶고...

그런 의미에서 저는 마르크스의 저 말도 급진적으로 해석해서, 사실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 라고 받아들여요. 과거의 일을 떠올리게 하지만, 애초에 그러한 과거의 기억이 있는것에서부터가 과거의 답습이 되지 않게 하는 면이 있고... 실제로 나폴레옹 3세의 보나파르티즘은 코메디로 끝났다는 점도 있지만, 영국의 타도가 필생의 목표중 하나였던 1세의 보나파르티즘에, 영국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식으로 군 3세의 그게 아무리 우긴다 헌덜 어찌 보나파르티즘이겠습니까.

지금의 상황이 뮌헨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많은건 맞습니다만, 이건 마치 인간이 자연속에서 사람 얼굴과 비슷한 모양을 잘 찾아내는 것과 마찬가지의 일이라고 봅니다. 사람같은 돌은 돌이지 사람이 아닌데 말이죠. 핵도 있고 그때의 독일 미국 국력비와는 비교도 안되는 로시아 미국의 국력차이도 있고 남의 나라를 사정에 따라서는 지배할 수 있다는 원칙은 그 시기에는 통했지만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는 점도 있고 히틀러 독일에서 반정부 시위같은건 상상도 할 수 없지만, 적어도 현재의 로시아에선 반정부 시위도 반정부 정치활동하는 세력도 있고 등등...

같은 것을 같게 다른 것을 다르게 대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지만, 아무래도 그러기는 쉽지 않은거 같습니다. 이 글의 주 목적이 지금 이 사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둘러싼 역사적 상황에 대한 인식을 다루는 것이기에, 뭐가 같고 뭐가 다르냐, 라는 것을 세세하게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여서 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결국 사태에 대한 보다 바람직한 이해를 위해서라면 역시 사태에 대한 과도한 극화는 지양하는게 좋다고 저는 생각해요. 역사가 수많은 순기능이 있지만, 제가 보기에 가장 큰 역기능이라고 한다면 사태를 극적으로 이해하게 만드는데 정말 너무나도 유용한 도구라는 점 아닌가, 그래 생각합니다.

물론 저 자신, 극적인 세계 이해를 정말 좋아하고, 그래서 역사공부를 했었고, 그런 이야기들을 찾아내어 향유하며 즐기곤 합니다만(어떤 의미에선 제 댓글의 2문단에서 살짝 드러나듯이), 그러한 면은 부분을 떼어내서 재밋거리 삼는 것일 뿐 그게 진짜 사태의 의미도 아니고 나는 충분히 거리를 두고 있다, 라고 자처하려 합니다. 실제로 그러고 있는지는 저 자신부터 반성을 해야할 면은 있겠지만요...
22/02/2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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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정말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이게 기계적으로 반복된다는 의미로 말하고자 했던 것은 아닙니다. 니체의 별로 이과적이지 못한 영원회귀라면 몰라도 마르크스의 변증법은 고대 노예, 중세 농노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뻑뻑한 국물맛이 일품이 아니겠습니까?

보나파트리즘 1.0이 못내 아쉬웠던 사람들이 있어서 보나파르티즘 2.0이 나왔듯이, 모든 현상은 결국 방구석 역덕/밀덕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대부분의 사람들이 '과거를 충분히 잘 알고 있기에' 변주되서 나타난다라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푸틴이 1시간이나 연설을 하면서, 그 사안에 대해서 무지하지도 않은 당사자가 그리도 소련을 길게 논하는 것을 보고 말씀하신 '과도한 극화'를 보여준 것이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들어서 한번 적어본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푸틴이 아닌, 서방이나 서방과 밀접한 한국은 어떻게 '극화'할까 싶어서요. 막상 뒤늦게 확인해본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문은 뮌헨이나 유화정책에 대한 운운이 없어서 제가 좀 머쓱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러시아가 이곳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는 문제의식은, 그리고 그리고 바이든이 강조한 '필요하지 않고 정당하지 않은 러시아의 행위'에 대한 생각은 어느 정도는 다들 체임벌린이 종이를 펄럭이는 모습을 그리고 있지 않나 그리 한번 궁예짓을 해보겠습니다 히히.
22/02/25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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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정도 규모의 전쟁 또는 분쟁은 약간 운명론적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중동전쟁 모두 그 상황까지 이르러서는
어느 한 개인이나 집단, 국가의 힘으로 되돌릴 수 없는 정해진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비극이나 코메디라고 표현하는 것도 너무 가혹하죠.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죽어가는데...
22/02/2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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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는 파면 팔 수록 인성이 괴담만 나오는 괴팍한 양반이었다지요. 돈도 똑바로 못 벌고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집에 얹혀살면서, 엥겔스의 아내가 죽은 날에 '참 안 됬네. 그런데 돈이 떨어져서 그런데 돈 좀 더 보내주겠나?'라고 편지를 보내서, 그 착한 엥겔스가 분노에 폭발한 답장을 보낸 일화가 있을 정도니까요.

저도 꽤나 운명론을 좋아합니다. 운명 자체를 긍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살아있는 우리가 과거의 일에 영향을 받았다면, 결국 현대인에게 남은 선택지란 별로 없는 것이고, 그렇게 시간의 사슬을 따라올라가보면 그냥 인류의 역사가 두손두발 묶인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는 결국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시키지요.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 발버둥치다가 과거로부터 쏘아져 지나가는 폭력에게 치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하지만 그래도 더 잘못하는 사람은 있을 것이고, 그런 잘못을 피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도 있을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22/02/2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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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씀입니다.
저는 반포기 상태라 좀 부끄럽습니다.
메가트롤
22/02/25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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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22/02/2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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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aDayInTheLife
22/02/25 18:08
수정 아이콘
그런거 같아요. 국제 사회에선 결국 힘의 논리, 국력의 크기가 정하는 부분이 없잖아 있고 그건 때때로(실은 자주) 편의에 의해 정해지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해요. 아프리카서 벌어지는 부족간의 전쟁이나, 동유럽을 둘러싼 여러 국가의 갈등이나..
생각해보면 인간의 역사에서 전쟁이 없던 시기를 찾는게 더 빠른 것 처럼, 균형을 통해 뭔가 지켜보려는게 의미 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비관론도 드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가 세계 곳곳에 퍼지길 바랍니다.
22/02/25 18:43
수정 아이콘
UN 역시 좀 거칠게 보자면 힘의 합의를 그나마 신사적으로 바꾸는 곳이고, 근본적으로 국제질서란 중재자가 없는 무권위상태가 맞음을 증명해주는 사건이 결국 우리의 시대에 추가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핵과 함께 결국 100년의 긴 평화를 만드는 것에 성공했고, 그걸 무너트리는 것에는 동등하게 긴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세계화와 자본주의는 평화가 풍요라는 것을 그런 인류에게 알려줬습니다. 비록 저도 상당히 비판적으로 양대체제를 보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이런 무식한 사건에게 자리를 내주기에는 충분히 가치 있는 인류의 발명이라고 봅니다.
aDayInTheLife
22/02/25 18:51
수정 아이콘
100년, 이라고는 하지만, 큰 전쟁을 따졌을때 얘기가 아닐까 싶어요. 걸프전, 베트남전, 남오세티냐 전쟁 등등등 결국은 보도가 되냐, 관심을 가지냐의 문제라고 생각이 들긴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태로운 평화일지라도 명백한 전쟁보다는 훨씬 낫다는 데는 저희가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러시아가 만약 평지에 거리도 가까운 위치가 아니었다면, 그래서 어느 정도의 희생이 강요된다면 국민들이 동의할까?란 생각이 들어요. 자본주의가 퍼지면서 생긴 장점 중 하나는 저 위에 어떤 분이 쓰셨듯, 전쟁도 계산의 영역이 된거라고 생각해요. 나에게 손해가 된다면, 전쟁에 동의할지, 그리고 푸틴은 그 제재와 비난들을 뚫고 원하는 바를 이룰지 개인적으로는 회의적이었으면... 하고 사태를 바라보게 되네요.
-안군-
22/02/26 18:05
수정 아이콘
유게 농담에 가깝긴 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와 함께 주식가격, 코인가격이 급락하는걸 보면서 "푸틴아 너 국장 숏하니?" 등의 반응을 보이는 걸 보니 등골이 오싹하더라고요. 사람의.목숨보다 내 통장에 돈이 늘어나느냐 줄어드느냐에 더 민감한게 현실입니다. 우크라이나가 결사항전을 불사하면 "야야 니네 그러지 말고, 적당히 타협하고 끝내주면 안되겠니? 나 비트코인 5천에 물려있단 말이야~ ㅠㅠ" 라고 말하겠죠.
뭐... 맘같아서는 어차피 이생망인데 이참에 세계 3차대전 발발해서 싹 다 망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저같은 니힐리스트도 있긴 합니다만;;;
22/02/26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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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서 그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논합니다. 그가 살던 스코틀랜드로부터 지구 건너편에 떨어져 있는 중국에 대지진이 일어났다면,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자신들과 너무나도 떨어져있는 이들에 대해서 확실한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자신의 손가락이 아플 수 있다는 사실보다 그 사람들이 아플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 할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그 지진이 자신이 투자해놓은 중국의 재산을 파괴한다면 그제서야 '마치 자신이 다친 것처럼 아파 할' 것이라고 보았지요.

이 이야기를 그 사람이 했던 이유는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비관론을 설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감'이라는 것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복잡한 세상에서 사람들의 '감정'이 어디로 가는지를 다루고자 논증한 것이었습니다. 이 또한 세계화와 자본주의의 위엄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애덤 스미스가 기대했듯이, 이제 세상은 지구건너편에 일어나는 일로 충분히 아픈 세상이 되었습니다. (비꼬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이것이야 말로 평화를 유지하는 최고의 최신 기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안군-
22/02/2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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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관점이네요. 말씀하신것처럼 글로벌라이징 된 경제체제가 오히려 평화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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