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정치의 새로운 공식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었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취임한지 꽤 시간이 지났습니다. 잘하고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은 나중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걱정스러운 부분도 보이네요.

1. 과유불급 메시지
취임 초기부터 이준석이 출연한 방송은 꽤 챙겨봤는데 언뜻 생각나는 프로만 10가지가 넘습니다. 주로 라디오에 많이 나오는데 김중배의 시선집중,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황보선의 출발새아침, 김어준 뉴스공장, 김현정 뉴스쇼, 최경영의 최강시사, 진중권도 같이 출연한 한판승부라는 프로그램까지..

다른 정치프로에서도 패널들이 거의 매일 간접적으로 이준석에 대해 언급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거의 매일 메시지가 쏟아져나오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개인 페이스북까지 운영 중이고 기사화도 자주 되고 있죠. 아무리 임기응변에 강한 달변가라 하더라도 메시지에 실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있을까요? 입에서 대형 실언이 터지는 순간 당뿐만 아니라 당내 대선주자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직설적, 논리적이고 이슈를 피하지 않는 당당한 모습으로 여기까지 왔겠지만 정치평론가가 아닌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당대표의 입장에서 좀 더 정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시절을 되돌아보면 이준석보다 메시지 수 자체는 적었지만 메시지의 방향성 자체는 확실하고 명료했죠. 송영길 대표도 메시지 관리에 조심하는 모습인데 페이스 맞춰갔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당대표경선 때 홍문표, 조경태 후보의 모습도 참고했음 하네요.

2. 관종 기질(?)
저의 뇌피셜이기 때문에 일단 물음표는 붙였습니다. 중국 대사를 만나서 뜬금없이 면전에서 홍콩 문제를 거론한다던가, 송영길 대표와 만나서 갑자기 재난지원금 100프로 지급이 합의된듯한 워딩을 띄운다던가, 윤석열과 치맥 회동을 갖는다던가 등의 만남이 신선해보이지만서도 본인이 주목받는 것에 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었는지 의심할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송영길 대표와의 재난지원금 만남 말고도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둘이 맞불토론할 것처럼 홍보해놓더니 막상 방송을 보면 앵커 주도하에 대담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더라고요. 치맥 회동도 보기에 신선해보일지 몰라도 어떤 유의미한 결과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결국 입당에 대한 서로의 의견차만 확인한 것을 대동소이라는 단어로 애써 의미부여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토론배틀로 대변인 뽑은 것과 나는국대다 시즌2라고 해서 정책 공모 받은 것도 좋은 시도로 평가받아 마땅하나 본인의 성과와 공로를 인정받기 위한 보여주기식으로 비칠 수도 있는 면이 있습니다.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뛰어야지 혹시라도 본인에게 돌아오는 관심을 즐기기 위해 이상의 것들을 기획한 면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부작용이 더 클 겁니다.

3.정부 비판보다 내부 비판을 더 하는 느낌
김경수 지사가 드루킹 사건으로 대법원 판결 났을 때 더 파고들고 비판할 부분이 있었는데 언론에 나오는 것들을 보면 윤석열 캠프에 국힘 당협위원장들이 들어간 것에 대한 경고성 페북메시지 글을 언급한 기사가 더 많더라고요.

4차 대유행과 방역을 지적해야 하는 시점에 뜬금없이 여가부와 더불어 통일부 폐지론을 들고 나온 것도 좀 엇박자였구요. 그 건은 권영세 의원 등 국힘 내부에서 반발 목소리가 나오면서 민망한 모양새도 되었죠.

그리고 현정부의 실정으로 가장 지목되는 것이 부동산 문제인데 3기 신도시 분양가나 유야무야되고 있는 LH 사태에 대한 언급 없이 공천시험 가지고 김재원 최고위원과 갈등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타깃에 헛발질을 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국민의당 합당 문제도 국민의당 협상 태도가 문제되고 있지만 거기 비판할 에너지 끌어쓰느라 정부의 실책을 지적할 시간을 놓치는 것 아닌가라는 마음도 들구요.

4.그래서 정리하자면..
요약해보자면 결국 많은 발언에서 리스크가 발생하니 방송 줄이고 만남 줄이라는 겁니다. 통일부 폐지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같은 거 뜬금포로 던지기보다는 당내협의도 좀 거치구요.

음모론이나 반농담조로 나오는 말이지만 벌써부터 차차기 대선을 노린다느니 대깨준들이 생기고 있다느니 하는데 약간의 하락세를 보인 최근 국힘 지지율을 보며 리스크가 큰 부분은 본인이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본인 신분이 유력 국회의원이나 대선주자가 아니라 대선을 앞둔 야당의 당대표 신분입니다. 따릉이 타고 방송 나가는 것도 좋지만 발광체가 아닌 반사체로서 국힘 대선주자들을 비추어주는 것이 본연의 역할입니다. 내년 정권교체가 제1목표임을 항상 명심하고 움직여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