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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4 13:31
(중요하지 않은 사족일 수도 있는데, [교계 전체가 사용하는 성경]은 좀...
개역개정이 제일 많이 사용되는 성경번역버전인 건 맞는데, 개역개정 안보는 교단이나 교회들도 꽤 있습니다. 저도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 이상 개역개정 안보고 표준새번역 보게 된 지 오래 됐고요. 물론 잘 아시겠지만, 본문에는 그게 표현이 안되어서...)
21/06/14 13:34
어릴때 교회에서 보던 성경은 말이 참 어려워서 보기 힘들었는데
군대 성당가서 받은 포켓 성경은 번역이 완전 다르더라구요. 술술 잘 읽히던게 번역의 차이가 이리 심한가 싶었습니다.
21/06/14 13:56
영어를 한문으로 번역한 다음에, 그걸 다시 현대 한국어 맞춤법에 맞춰 번역한 게 개역성경이라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16~19세기의 영어/라틴어/독일어/일본어 등등등 - (150년 전) 한문 - (100년 전) 한국어... 100년 전 아저씨들이 쓰던 말투를 [고어체의 장중한 맛]이라며 고수한 결과물이죠.
가톨릭쪽은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려고 노력한 편이라 읽기가 쉽습니다.
21/06/14 14:05
놀랍게도 신자수 기준으로 하면, 가장 최근의 인구통계에서 개신교 인구는 늘었으면 늘었지 줄지를 않았습니다. (오히려 역대최고를 찍었습니다) 통계청 인구센서스에서의 종교인구통계 조사가 1985년에 처음 시작됐고 10년 주기로 진행되었습니다. 그 중 개신교 인구비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1985년 16.1 1995년 19.4 2005년 18.2 2015년 19.7 2005년에 대폭 줄었길래 '아 이제 줄어드나보다 했는데, 2015년에 오히려 역대 최고를 찍어서 다들 '왜 안 줄고 오히려 늘었지?' '근데 왜 줄었다고 생각했지?' 등 여러가지 논의가 있었습니다.
21/06/14 14:37
- 일단 10년 주기니까 다음 회차는 2020년이 아니고 2025년이 될 겁니다. (즉, 2015년 결과가 최신 조사 결과입니다)
- 상세 이유에 대해서는 사실 이런저런 분석이 있었고 제가 간단히 댓글 썼던 적도 있는데요 https://cdn.pgr21.com/freedom/69523#2788873 이후로도 딱히 뚜렷하게 누구나 공감하는 '이거다' 싶은 결론이 나왔던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위 링크에서 [5번] 정도에 무게를 두는 편인데, 그 부분만 인용하겠습니다. ------------------------------------------------ [5.] 마지막으로 생각나는 가능성은... 2005년 개신교인 구성비가 감소했던 것은 기성 주류 개신교회의 모습에 회의를 느끼고 교회를 떠난 이들이 적지 않았던 것이 주된 원인일 것입니다. 그리고 몇 년 사이에, [신앙을 가지고 있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같은 얘기지만 어감은 조금 다를 수도 있는) [교회에 나가지는 않지만 신앙은 가지고 있는] 신앙형태에 대한 담론이 개신교계에서 일어났습니다. 기존 교회 문화에 대한 반성 내지는 저항 같은 거죠. 그래서 기존에 교회를 떠나서 자신을 개신교인으로 포지셔닝하지 않던 이들 중 이런 담론을 접하고 ['그래 교회는 가지 않지만 나는 그래도 개신교인'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한] 이들, 혹은 이런 담론을 접하면서 교회를 떠나고 개인적으로 신앙을 유지하던 이들 이러한 이들이 인구조사에서 자신의 종교성을 '개신교'로 선택한 것이 적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해석해보면, 교회현장에서는 자꾸 사람이 줄어든다고 아우성인데 인구조사에서는 반대로 사람이 늘어나버린 결과를 조금 더 이해해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다만 이걸로도 충분히 설명은 안된다고 생각하고요,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죠... 아직도 신기해하고 있으며, 2025년 결과가 몹시 궁금해집니다.
21/06/14 14:01
가톨릭성경: https://bible.cbck.or.kr/Knb/Gn/1
새번역성경: https://www.bskorea.or.kr/bible/korbibReadpage.php?version=SAENEW 개역개정성경: https://www.bskorea.or.kr/bible/korbibReadpage.php?version=GAE 말씀하신 어릴 때 보셨던 성경은 개역개정이나 개역한글이었을 거고요, 개신교쪽에서 가톨릭성경이랑 비슷한 느낌으로 번역된 건 새번역성경이라고 있습니다. 같은 부분을 비교해서 읽어봐도 재미가 있죠.
21/06/14 14:48
그런 간지넘치는 표현들이 있다보니 개역개정이 아직도 주류인거죠. (....)
솔직히 성경의 표현들이 한자어 섞여서 다양하게 표현된게 많아서, 부분부분 뜯어보면 진짜 간지나는 표현 많습니다.
21/06/14 13:40
어차피 찬송가공회랑 성서공회랑 한 조직이 아니니까, 개정하더라도 아마 따로 가겠지만
(개역판 개정이 완료되면 나중에 그 내용을 반영할 수도 있겠고요) 찬송가공회 자체도 잡음이 좀 있었어서 그만한 동력이 있을지 궁금하네요.
21/06/14 14:06
[큰 틀은 유지하고 읽기 조금 더 쉽게 바꾼다]는 인터뷰 내용으로 보면, 가독성이 크게 늘어날 거라는 기대는 안하시는 게 좋습니다. 가독성을 생각한다면 다른 역본을 보시는 게 더 나을 겁니다.
새번역성경: https://www.bskorea.or.kr/bible/korbibReadpage.php?version=SAENEW 공동번역성경: https://www.bskorea.or.kr/bible/korbibReadpage.php?version=COG
21/06/14 14:06
사실 교회와 상관없이 순수 일독이 목적이시라면, 이미 읽기편한 역본들이 존재합니다.
제일 유명한게 현대인의 성경이죠. 개역개정과 현대인의 성경의 중간쯤 되는게 표준새번역이고..
21/06/14 14:08
성경 특유의 경전읽는 화법은 여전히 적응이 안 됩니다. 영어 > 중국어 > 한국어 2단번역 때문 아닐까요? ㅠ.ㅠ
근데 경전체는 최대한 살리겠다고 하니 아쉽습니다.
21/06/14 14:13
2단번역은 문체의 문제보다는 번역의 정확성 문제와 더 관련이 있을 거고요,
말씀하신 '경전체'라는 게 옛날에 개역성경이 처음 번역될 때 옛날 한국어 중에서 중후한 느낌을 주는 어체가 사용된 건데, 그게 개신교 공동체 내에서 형성한 '종교적인 느낌'이 주는 그 어떤 분위기 때문에 계속 사용되는 거죠. (저는 근데 경전이란 게 꼭 가독성이 최우선 원칙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서, 그 '종교적인 느낌'을 중시하는 감각도 충분히 의미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역개정만 근본 취급하는 사람들이 문제일 뿐...)
21/06/14 14:17
분명 경전체로는 살릴 수 없는 맛깔나는 표현도 있을 텐데, 저걸로 통일해버려서 아쉬울 때가 있어요. (ex. 독사의 자식들아...)
스탠더드 문체가 되어버린 경전체를 바꿀 일은 없을 테니, 읽기 쉽고 확 와닿게 바꿔주었으면 좋겠습니다.
21/06/15 11:04
그건 좀 잘못알고 계시네요. 한글개역의 문체는 그 시절 번역한 사람들 어법에 맞춘 문제지, 중국어를 번역해서는 아닙니다.
당시 선교사들이 성경번역을 주도했고, 조선사람이 감수하는데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번역 자체는 히브리어, 헬라어를 직접 번역하고 영어성경, 라틴성경 참조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개역 성경은 이집트라고 하지 않고 애굽이라고 쓰고 있지요.(히브리어. 헬라어에서 바로 읽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개역한글판 성경에 한문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것은 그냥 그시절 자체가 한문문화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때 번역본을 베이스로 하고 고쳐서 쓰는 개역판 쪽은 지금 사람들에게 많이 딱딱할수 밖에요. 100년전 사람들이 쓰던 그것도 한문을 읽을 줄 아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어체들이니까요.
21/06/14 14:09
개역성경 -> 개역개정 정도 되는 변화가 아닐까 생각되긴 합니다 ;;;;
뭐, 원체 '고어체'를 선호하는 분들이 많다보니 큰 틀에서 변하진 않을것 같네요. 개역에서 개역개정나오면서 단어 좀 바꿨듯이, 어려운 단어들이 좀더 쉽게 써질것 같긴 합니다. 성경은 진짜 가끔은 영어본 보는게 더 이해가 쉬울때가 있다니까요 ;;;;;;
21/06/14 14:16
영어도 전통과 역사의 KJV파랑 읽기 좋은 NIV파가 나뉘죠 크크
근데 한국의 개역성경은 고어체라 읽기 어려운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원문 번역이라 하기도 힘든 게 문제죠 ㅠㅠ 애굽, 아구스됴, 디베료, 본도 이런 건 그냥 번역이라고 해줄 수도 없어요... 박련이 터키를 토루코로 번역했다고 그게 원어의 맛을 살린 번역이 아니듯 말이죠...
21/06/14 14:26
솔직히 애굽/바로는 이제 고유명사 취급 아닙니... (.....)
개역->개역개정 오면서 그래도 알기쉽게 바뀐 단어들 좀 있었던거 같은데 말이죠... 사실 개역개정은 읽다보면, 세계사 단어들과 너무 다르다보니 아예 다른 지구에서 일어난 일이 아닐까 싶을때가 있죠 (....) 어느정도는 용어통일하는게 맞다고 보긴 합니다.
21/06/14 14:24
이거 레알요....
어릴때 외운 구절들이 아직도 기억나는게 많은데, 당장 개역->개역개정 넘어오면서 바뀐 구절들도 있어서 가끔 적응 안됩니다. 크크크....
21/06/14 14:14
개신교의 개역개정은 킹 제임스 성경처럼 시대 착오적인 고어체가 특징인데 개정을 한다니 뭔가 모순적으로 느껴지네요 크크크.
킹 제임스 성경이 영어 전통문학 작품에 가까워졌듯이, 개역개정도 한국어 전통문학 작품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요. 아무래도 그러다보니 비종교인/평신도 입장에서는 직관적이지 않은 표현, K-구절도 많아진 문제가 있습니다만 (대표적으로 '보혜사'라던가, 욥기 8장 7절이라던가...), 아무래도 그런거 보다는 문법적으로 지나친 고어체나 비문을 다듬는 정도의 보수적인 작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장 K-성경스러운 입장이 개역개정이니 아무래도 그 컨셉은 계속 끌고 가야겠죠 크크.
21/06/14 14:16
개역개정을 바탕으로 바꿔봐야 개역한글에서 개역개정 바뀔 때랑 큰 변화가 없지 않을까 싶네요.
개역개정만 볼 땐 몰랐는데 우리말을 쓰는 교회를 다니게 되다보니 개역개정 넘나 어렵네요 크크 기존 성도들이야 큰 문제 없겠지만 좀 알기 쉽게 바뀌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은 읽어도 이게 한국말인가 싶을 때가 있죠.
21/06/14 14:20
이러다가는 라틴어로 성경을 읽고 독일어로 해석해서 설교하던 마틴루터 시절처럼
구어체로 된 성경을 읽고 현대인의 언어로 해석해서 설교하는 세상이 올까 두렵네요. 마음같아서는 그냥 현대인의 성경으로 가자 말하고 싶으나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할테니, 최소한 한자음차 단어(애굽, 바로 등)들만이라도 이번기회에 싹다 바꿨음 좋겠네요. 언제적 애굽이고 바로인지.. 평신도도 읽을 수 있는 성경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마틴루터가 말하고싶었던 참된 의미를 좀 알아줬음 좋겠네요. 뭐 그걸 알고 있었다면 지금의 기독교가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겠지만...
21/06/14 14:24
공궤(供饋), 훤화(喧譁) 이 두단어는 절대 안잊혀집니다 크크
한자 1급인데 모르는 한자가 나오는 진짜 고어적 표현... 지금 개역개정판도 옛날보단 읽기 편해진건데, 더 편해졌으면 하네요. 다만 광야에서 명령내리는 고풍스러운 분위기는 살렸으면..
21/06/15 10:22
먹일 궤(饋) 준특급
떠들썩할 화(嘩) 급수외 으악! 저 궤(饋)는 고전 한문에서도 가끔 어렵다고 돌아갈 귀(歸)로 대신 쓰기도 합니다. 여담으로, 훤화(喧嘩)는 의외로 일본어에서는 가끔씩 쓰이는 표현이더군요. 근데 성경은 중국어를 거친 거라 일본어 영향은 아닌 것 같고, 참 묘해요.
21/06/14 14:31
그래서 성경 읽어보겠다는 분 있으면 가톨릭 성경 추천합니다. 가톨릭은 지속적으로 맞춤법 개정해서 읽는데 지장이 하나도 없거든요-_-;
21/06/14 14:44
사실 공동번역쪽이 좀더 영어식 음독과 비슷하다고 알고있긴 합니다만...
학개 -> 하깨, 하박국 -> 하바꾹, 에스겔 -> 에제키엘, 마태 -> 마태오, 마가 -> 마르코 등등... 뭔가 적응하자면 적응하는데, 어색하다면 어색한 그런 느낌입니다. 크크크...
21/06/14 14:44
제가 한달전 쯤 다른 글에 달았던 댓글을 참고를 위해 다시 달아 봅니다.
신명기 23장 1절 개역한글: "신낭이 상한 자나 신을 베인 자는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개역개정: "고환이 상한 자나 음경이 잘린 자는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새번역: "고환이 터졌거나 음경이 잘린 사람은, 주님의 총회 회원이 되지 못합니다." 공동번역: "불알이 터진 사람이나 자지가 잘린 사람은 야훼의 대회에 참석하지 못한다."
21/06/14 14:50
사실 그 다음 구절이 더 대박인 구절이죠. (절 넘버링이 다른 걸 구분해서 쓸라니 너무 길어져서 그냥 대충 대응되는 구절들을 붙입니다)
신명기 23장 2절 개역한글: [사생자는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하리니] 십 대에 이르기까지도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개역개정: [사생자는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하리니] 십대까지라도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새번역: [사생아도 주님의 총회 회원이 되지 못하고,] 그 자손은 십 대에 이르기까지 주님의 총회 회원이 되지 못합니다. 공동번역: [사생아는 야훼의 대회에 참석하지 못한다.] 그 후손은 십 대에 이르기까지도 야훼의 대회에 참석하지 못한다. 가톨릭성경: [사생아는 주님의 회중에 들 수 없고,] 그의 십 대손까지도 주님의 회중에 들 수 없다. 엄청나게 차별적인 내용들입니다. 구약성경의 민낯이죠. (아니 사생아들이랑 그 자손들이 자기가 태어나는 과정에서 뭘 잘못했다고...?) 성경해석할 때 고려할 게 얼마나 많은지를 명백히 드러내주는데, 불행히도 [문자그대로 받아들이는] 뽕에 취한 이들이 너무 많아서 흑흑
21/06/14 14:59
아 그건 아니고요, 이게 역본마다 절 넘버링이 달라서 그렇다는 걸 설명하려다가 중간에 실수로 게시가 돼버렸던 건데,
왠지 그걸 더 길게 쓰다가 오히려 복잡해지는 것 같아서 뺐습니다. 그 사이에 보셨군요 흑흑 혼란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원래 하고싶었던 말은 수정해서 다시 넣었습니다 ㅠㅠ)
21/06/14 14:57
수정전엔 암모나이트(...)가 있었는데 조문 순서가 바뀐 것이었군요. 제가 인용한 조문도 공동번역은 다른 번역판과 달리 2절이었는데.
21/06/14 15:06
뭐.. 근데 솔직히 구약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교단은 없지 않나요?? 기껏해야 십일조랑 십계명 정도일텐데 말이죠..
문자그대로 해석하는 뽕은 신약이 더 많죠. 실제적으로 현대에 적용시키는건 신약이기도 하니까요. 오순절 뽕부터 시작해서 (....)
21/06/14 15:11
아 저는 퀴어인권 관심자다보니 가장 많이 접하는 게 소위 구약의 '반동성애' 구절들이라...
- 소돔과 고모라(사실 근데 이건 문자적으로나 의미적으로나 반동성애랑 아무 상관 없는 건데 왜 자꾸 소환되는지...) - 레위기 18장(너는 여자와 동침함 같이 남자와 동침하지 말라 이는 가증한 일이니라) '성경에 이렇게 써있는데 감히...!'를 외치면서 구약 구절들을 요로케 가져오는 경우가 제일 많습니다.
21/06/14 15:17
아, 퀴어 인권쪽이면 그렇죠. (....)
평상시 댓글들 쓰실때도 그쪽에 관심이 많아보이시긴 했습니다. 전 아직까지도 지극히 보수적인 교단에서 자라다보니, 퀴어인권 쪽은 아직도 결론을 못내리겠더라고요. 이게 아닌것 같긴한데 그렇다고 마냥 반대하는것도 아닌것 같은 혼란한 상황이라 ;;; 장로교 교단쪽에서야 차별금지법을 대놓고 반대하고, 교단 설교도 그쪽이긴 한데.. 저 개인의 신앙으론 그래서 아직도 답을 못찾았습니다. 결국 동성애가 죄인가? 라는 문제인건데... 참 어려운 문제네요. 혹시 추천해주실만한 책이나 설교같은게 있으시다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21/06/14 15:29
요즘은 책이 많이 나왔는데요,
- 예수, 성경, 동성애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2197317 : 미국장로교(PCUSA) 교단에서 20년에 걸친 연구/논의 끝에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등 성소수자 배제적인 입장에서 최종 선회했는데요, 그 논의 과정에서 검토된 것들을 포함해서 이 이슈와 관련된 다양한 논점들을 다룬 책입니다. - 동성애는 죄인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3626742 : 예장통합 교단에서 장기간 조직신학/이단연구 등에 기여해온 허호익 교수님이 쓰신 책인데,'아무리 봐도 성경이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반동성애하는 것 같지 않다'는 내용의 연구서적입니다. 근데 이거 출간하고 나서 무려 [출교]처리 되셨죠. 정통교단이란 것들이 이 논의를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방식으로 가로막고 있는지를 잘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 동성애와 기독교 신앙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37819949 : 그 유명한 월터윙크가 필진으로 참여한 책이고, 다양한 논제들을 비교적 평이하게 다루고 있스빈다. 그 외에도 무지개신학연구소 쪽 책들 찾아보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https://www.aladin.co.kr/search/wsearchresult.aspx?SearchTarget=Book&SearchWord=무지개신학연구소
21/06/14 15:45
PCUSA 쪽 입장이 정리된 책이 한국에 소개된 바가 있어서 언급하기는 했는데,
더 알아보면 훨씬 많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연합감리교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입장을 바꾸기로 했는데, 보수적인 그룹들의 반발도 끊이지 않아서 내부논의 끝에 보수적인 그룹들이 분리독립하기도 했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00104032800009 위키피디아 쪽에 북미/유럽 교파들이 이 이슈에서 어떤 입장들을 가지고 있는지 정리된 표가 있는데요 https://ko.wikipedia.org/wiki/동성애와_기독교#북미_및_유럽의_주요_교파별_입장_정리_표 대략 - 동성애자의 입교/세례 - 동성애자 성직자 - 성직자의 동성결혼 주례 가능 여부 - 동성결혼 허용 여부 등에 대한 각 교단의 입장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영어위키 쪽을 번역한 표이고, 아주 정확한 표는 아닌데 암튼 그냥 큰 그림 정도를 보실 수 있고요) 생각보다 많은 개신교단들이 전향적인 입장들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반동성애만이 개신교의 유일원칙인 것처럼 알려져 있죠.
21/06/14 15:49
유럽쪽이야 보수적이지 않은 이미지라서 어느정도는 그러려니 하는데, 북미쪽이 조금 의외네요.
근본주의 신학쪽으로는 한국보다도 더 심하다고 알고있었는데 (...) 대충 아니요 아니요 아니요 되어있는 미국 장로교회나, 미국복음장로교회 이쪽이 근본주의쪽인가 생각이 되네요. 일단 저도 좀더 책이랑 읽어보면서 입장을 찾아봐야 할것 같습니다. 자료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1/06/14 15:57
그리고 좀 다른 얘긴데, 저는 장기간의 고민/학습/기도의 과정을 거쳐서 '동성애는 죄가 아니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기는 했는데요, 꼭 그런 입장을 가져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편은 아니고 (저도 몇 년 전에는 PGR에서 동성애가 죄라고 생각한다고 한 적도 있고...) 사실 관심분야도 아닌데 그런 에너지를 들일 이유가 별로 없기도 하죠.
다만, 한국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논의들(차별금지법, 돟성결혼 등)은 '동성애가 죄인가' 하는 논점과는 좀 별개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신교 교리상 동성애를 죄로 취급한다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특정 종교 내부에서의 특징적 윤리관의 문제일 뿐인데, 그 문제를 국가 법률(차별금지법, 동성결혼 등)을 정하는 문제에 그대로 대입하려고 하는 건 범주의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개신교계의 차별금지법, 동성결혼 반대 목소리의 최대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개신교 내부에서 통용되는 윤리관에 있어서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것] 또는 [다른 종교를 믿는 것]은 (어쩌면) [동성애보다도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그렇다고 국가 법률을 정하는 문제에 있어서 이런 윤리관을 사회에 확장 적용하려고 그러지는 않잖아요. (드물게 그런 인간들도 있기는 하지만) 그런데 차별금지법 문제에 있어서만은 개신교 내부적 윤리관에 따라 동성애가 죄이기 때문에 국가 법률에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는 것을 반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개신교 내부에 팽배합니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범주의 오류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물론 디테일한 논점들을 따져보면 다양한 논점들이 있지만 대체로 개신교 측의 억지라서 손쉽게 파훼될 뿐이고, 큰 틀에서 보면 이렇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오류가 나타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암튼 결론적으로 [차별금지법이나 동성결혼 등과 관련된 갈등은 개신교 내부적으로 동성애를 죄로 보느냐 아니냐와는 무관하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개신교국가에 가까운 미국은 진작 동성결혼이 통과되는 등의 변화가 있었죠. 교계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논점을 왜곡해둬서 교인분들이 '죄냐 아니냐'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데(저도 그랬고) 다른 관점에서 보면 아예 범주가 다른 문제라는 부분도 생각해봄직합니다.
21/06/14 17:28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제가 고민하고자 하는건, 제가 이 문제에 대해서 '저의 신앙에서 비롯된 대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건 교계의 입장과는 상관없고요. 지금 저희 교회에서는 차별금지법 반대 서명하고 목사님도 나서서 그에 대한 설교를 하고 그러시는데, 그런 이야기들 속에서 제 신앙에 대한 대답이 필요하니까요. 지금은 진짜로 제가 이 사안에 대해서 판단하기에는 가지고 있는 정보와 메세지가 너무 적습니다. 그래서 좀 추천받아서 알고싶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교회의 메세지 속에서 저의 신앙에 대한 답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제 자식에게도 설명해줘야 할 대답이 필요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저는 쿠마님과는 반대로 사회적인 메세지와 논점에 대해서 오히려 관심이 없다고 봐야겠네요. 제가 교단과 목사님을 바꿀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 그래서 범주가 다른 얘기라는 점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21/06/15 08:18
한국의 세속사회에서 혼전 성관계에 대한 인식은 이제는 제법 관용적으로 변했는데, 그게 지금 현실 기독교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죠. 신자들 중 분명히 기독교적 윤리로는 이거 안 좋은 거 아는데 세상에선 다들 하니까 나도 뭐... 이런 생각이 적지 않습니다. 원칙적으로는 기독교 윤리가 세속 윤리와는 별도로 존재한다는 거 다들 아는데, 현실적으로는 영향을 받습니다. 동성애는 세속 윤리에서 지금 격동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동성애에 대한 세속 윤리와 기독교 윤리가 일치할 수 있게 개입하려는 움직임 그 자체를 비난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저는 기독교계의 반동성애를 위한 정치적 개입이 오히려 세속 윤리에 개입하려다 보니 비기독교적 근거를 끌고 오는 것을 경계하긴 합니다. 예를 들면, 동성애자가 에이즈를 유발하니 안 된다고 하면 사실유무 차치하고 그건 게이만 안 되고 레즈비언은 된다는 거잖아요? 그냥 담백하게 성경에 죄라고 하니까 죄라고 하면 되지 그것만으로 설득 안 되는 사람들까지 어떻게든 끌어들여보겠다고 무리수 던지지는 말자고요...
21/06/15 09:17
(아 저는 일단 혼전성관계가 신앙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긴 한데)
세속의 윤리관이 변화함에 따라 종교 내부적 윤리관이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문제입니다. 개신교도 여러가지 문제(ex. 성차별)에 있어서 세속의 윤리관이 변화함에 따라 더 이상 기존의 고루한 윤리관들을 고집하지는 못하는 상황들이 발생합니다. (ex. 여성장로/여성목사) 문제는, 그게 어디까지나 '특정 종교 내부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개신교가 내부적 윤리관의 변화가 두렵다는 이유로 세속의 윤리관이 성차별을 해소하는 방향(즉, 여성도 남성과 동일한 직위를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개입한다면 그걸 이해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건 그냥 비난거리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법제에 관한 부분은 더욱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어 세속에서 혼전 성관계에 대한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교회 내에서도 혼전 성관계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는 게 [위기로 느껴질 경우], '혼전 성관계보다 혼후 성관계(또는 혼전순결)가 더 바람직하다'는 캠페인 정도를 하는 선을 넘어서 [혼전 성관계에 대한 법률제도에 개입하고자 한다면(혼전 성관계를 법률적으로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등) 그건 비난거리인 거죠] 교계 내부에서 혼전 성관계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는 게 위기로 느껴지면 - 교계 내부의 윤리관 교육을 통해서 혼전순결 윤리관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 - 신학적 연구를 통해, 혼전 성관계/혼전순결 관련 부분을 재고찰 - 교회 내 혼전 성관계 유입을 받아들임 - 사회적으로 혼전순결을 권장함 등을 하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는 거죠. 물론 혼전 성관계 부분에서는 이 정도 선이 지켜지고 있는데, 동성애 이슈에서도 그 정도 선은 지켜야 할 거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세속의 윤리관 변화에 따라 교회 내 동성애 유입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그것도 개념적으로 말이 안되는 게, - [교인들이 동성애자로 변화하는 것을 우려: 불가능](충분히 성장한 성인의 성적지향 변화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과학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적지향이 바뀔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건, 대체로 개신교 쪽에서 거짓말하는 거죠) - [동성애자들이 교회 교인이 되는 것을 우려: 어불성설](아니 신앙을 가지겠다는 우려하면 되나요)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성소수자들이 교회 내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맨날 반동성애 어쩌고 하니까 티를 안 낼 뿐이죠. 이런 부분들에 대한 목회적 고민을 해야 할 시대인데, 맨날 되도않는 차별금지법/동성결혼 반대만 주구장창 외치고 있으니, 무언가 드라마틱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21/06/15 10:43
이게 저도 설명하기가 쉽진 않습니다만...
혼전순결에 대해서는 이미 교계에서 세속에 손 놓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여전히 세속사회에서도 혼전순결이 바람직하다고는 생각할지언정(이것도 부인하는 견해가 있지만 일단 논외) 혼전성관계가 비도덕적이라고 여기지는 않는 것이 대세고, 교계에서도 이를 어떻게 바꿔볼 수는 없다고 치부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동성애에 대해서는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성애를 배제해야 한다고 여기는 의견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의견이 약해지는 것은 맞습니다만 아직 세속에서 동성애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다고 볼 수는 없는 정도입니다. 그래서, 교계에서 세속의 동성애 반대자들의 지지까지 힘입어서 반동성애 운동을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21/06/15 10:56
계층방정 님// 저도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동성애자들을 상대적으로 만만하게 봐서 그런 건데, 그런 게 바르다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결국 그런 다른 태도까지도 차별적인 거죠.
21/06/14 15:38
그냥 그땐 그랬지 수준입니다.
물론 쿠마님이 위에서 적으신것처럼, 필요하면 문자적인 해석을 하긴 합니다만 (.....) 구약의 율법은 대부분 폐해졌다고 보고, (그래서 구약입니다. 옛날 약속. 신약은 새로운 약속이고요) 행위보다 믿음이 더 중요한 신앙으로 넘어가다 보니 구약의 율법을 크게 중요하게 다루지 않죠. 좀더 신학적으로 들어가면, 그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저 율법이 어떤 의미에서 나온거고, 그 율법 이면의 하나님의 의도가 뭔지 이런식으로 설교하기도 하죠..
21/06/14 15:40
'어떻게 해석해야 한다'고 제가 정할 수는 없고, 여러 가지 견해들이 있을 수 있겠죠. 제가 해석하는 바를 말씀드리면,
- 구약에서 저런 식으로 뭔가를 금지하고 배제하는 구절들이 대체로 '정상적인 가족 형태'라든가 '이스라엘 민족의 순수성' 등을 보장하기 위한 구절들이 많은데요, 가족이 형성되고 사람이 태어나는 과정에서 (일단 당대의 기준으로) 부적절한 과정을 거치지 않도록 하는 장치였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사생아'는 이를테면 근친상간이나 성매매 등을 통해서 태어난 아이를 의미한다고 해석되는 것 같고요, - 이걸 문자 그대로 해석해버리면 '사생아는 10대까지도 교회에서 받아들이지 말라'고 해석해버릴 수 있는데, 현대의 기준에서 말도 안되는 해석이죠. - 굳이 선한 취지를 해석해내자면 [아이가 그런 식의 과정을 통해서 태어나게 하지 말라]는 정도의 취지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고요. - 그런데요, 저는 그냥 '아 구약이 얼마나 차별적이고 배제적인가'를 깨닫는 게 가장 큰 교훈거리라고 생각하는 편이긴 합니다.
21/06/14 21:20
그 부분도 여러가지 입장이 있을 수 있는데,
솔직히 말해서 '성경에 써있는 모든 내용이 현대적 기준으로 봐도 완전무결하다'고 주장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그 어려운 걸 또 해내는 양반들도 있지만서도) (a) 현대적 기준에서 봤을 때 이상해보이는 내용들이 그 당시로서는 왜 그렇게 작성됐는지를 따져보는 접근이 가능하고 (즉, '그 때는 그게 최선이었다' 관점) (b) 한편 어쨌든 성경 자체도 시대적 한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접근(즉, 차별적으로 보이는 부분은 그냥 차별적이라고 인정해야 한다는 접근)도 가능하겠습니다. 저는 양쪽 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b) 일단 성경에서 보이는 웬갖 차별들(여성차별/장애인차별/소수자차별)을 전부 변호해내는 건 무리라고 생각하는 편이고, (a)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대에 성경이 추구/구현하고자 했던 사랑과 평등의 가치들은 발굴해낼 수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최선'은 아니었어도 '나름의 노력/기여는 있었다' 정도...?) 어떤 구절에서는 (a), (b)를 모두 읽어낼 수 있을텐데, 모든 구절에서 그럴 수는 없을 거고요, 어떤 구절에서는 (a)만 읽어내고 어떤 구절에서는 (b)만 읽어내고 또 어떤 구절에서는 특별한 걸 못 읽어낼 수도 있겠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갈리는 부분들도 많을 거고) --------------------------- 위의 구절에 대해서, 굳이 시도하자면 (a)(즉, '그 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야')를 읽어낼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냥 그보다는 (b)(즉, '성경에 써있는 내용이라고 전부 무결할 수는 없으니 가려가면서 읽어야 해')를 읽어내는 게 현대적 관점에서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b)를 인정해야만 오히려 성경을 더 정확하고 풍부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 위에서 말한 '교훈'은 (b)를 말한 겁니다.
21/06/14 17:51
애초에 그 당시 문화와 관습을 지금생활에 끼워맞추는것 자체가 오류입니다.
천부인권, 평등, 자유 같은 현재의 대명제도 고대시대로 가져가면 전혀 맞지 않는 옷입니다. 저 시절은 개인과 집단의 생존과 지속성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죠. 개인적으로는 저런 고대의 법식과 문화가 들어간 내용은 아예 빼는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십일조나 십계명 같은 것도 현대와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
21/06/14 15:01
개역개정은 댓글타래의 성토대로, 가독성이 좀 그렇고;;;
근데 또 공동번역은 의역이 좀 많은 편이라는 특징이 있어서, '원문 그대로의 번역'하곤 좀 거리가 있긴 합니다. 가톨릭이나 새번역쪽만 해도 공동번역만큼 의역이 많진 않은 편이라.
21/06/14 15:12
결국 성경 원문의 문장구조에 충실한 번역이란것도 있는데, 개역개정이 보수적인 접근이라서 원문 문장구조를 거의 쫓아가긴 하죠 (...)
가독성을 살리다보면 의역이 심해질수밖에 없기도 하고요.. 번역이란게 그래서 참 어렵긴 합니다. 의미를 중시하느냐, 원문의 형식을 중시하느냐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서요..
21/06/14 16:38
새번역이나 현대인의 성경은 개인적으로 읽을 땐 참 괜찮다가도... 시편이나 아가, 예레미야애가를 읽을 때면 약간 아쉽습니다. 거의 일률적으로 '~입니다' 형으로 끝나는 문장들이 많아서 시적인 운율이 잘 느껴지지 않는달까요.
오히려 개역한글, 개역개정은 ~여 ~라 ~도다 ~나이다 등의 어미를 잘 활용해서 약간 멋스럽다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개정소식을 들으니, 22개 알파벳이 첫글자로 들어가게 8절씩 한 구를 이뤄 176절에 달하는, 시편 119편의 번역이 기대됩니다.
21/06/14 17:50
좋은 댓글들 잘 읽었습니다~
이런 글들을 감상하다보면 군생활 때 당직근무간 주변 사람들 붙잡고 새벽까지 성서 강의하시던 소령님이 생각 납니다.. 성서 토의를 표방하셨지만, 결국 넌 공부가 덜 됐다. 나랑 같이 성경공부하자로 결론 나던 분.. 성서는 한 글자도 틀리지 않으니 그대로 읽고 삶에 실천해야 한다던 분.. 주변 분들껜 독실하신 분으로 알려져 있지만, 저는 정말 이상한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1/06/14 19:58
사실 개역개정판 도입때도 반대하는 교회 참 많았었어서
이번에도 어떤 진통이 있을지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부분입니다. 사실 표준새번역(현재 새번역)이 학문적으로 보면 참 번역 잘했다고 생각이 드는데 역으로 그 점이 기존 교단들의 반대를 많이 가져왔다는 걸 보면 이게 또 쉬운 부분이 아니라서... 여튼 성서공회 쪽에서 좋은 작업 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21/06/14 21:02
교회덕후로서 너무너무나 즐겁습니다 캬캬
이런저런 덕질 많이 해봤지만, 세상에서 교회덕질이 제일 재밌어요. 늘 새롭고 짜릿해요. 교회덕질이 최고. (대충 정우성 짤)
21/06/14 21:31
- 덕질 소스가 너무나도 방대하고 접근성이 좋아서, 평생을 소비해도 마르지 않음
- 사람들이 대충 어디서 들어본 내용이라 아무데서나 아무 얘기나 끼어들 수 있음 - 심지어 사회 현안들과의 관계성도 높음 한 번 취미가 되면 무적의 덕질입니다. 저야 교인의 입장에서 덕질하는 거지만, 교인이 아닌데도 덕질하는 사람들도 왕왕 있는데, 다 이유가 있습니다.
21/06/14 21:33
저도 일단 교인이지만...그렇게는 못하겠던데...대충 이런 내용이였지라는 대략적인 틀만 모태신앙으로 다니다보니 알긴 하지만...
21/06/14 21:49
이게 신앙심의 영역이랑 덕질의 영역이랑 전혀 다른 거라... 농반 진반이지만 신앙심 아니고 덕심으로 하는 거라 그렇습니다. 그냥 재밌어요.
- 예를들어, 소강석 목사를 진심으로 싫어하는 입장이지만 올해 예장합동 총회장에 소강석 목사가 참여하게 된 게 또 너무 투명해서 너무 재밌기도 한 이 기분은(이런 류의 소식들에 대한 관심까지도) 신앙심이랑 그다지 관련 없는 그저 덕질의 영역이죠. 왜 재밌는 게 없습니다. 그냥 재밌어요. - 예전에 지인들이랑 달란트시장의 역사에 대해서 (그냥 재미로) 조사해본 일이 있었는데, 조사를 시작하면서는 멤버들 대부분이 80년대 중후반이 시작일 거라고 예상했고요. 조사하다보니 가톨릭 쪽에도 달란트 시장과 비슷한 형태로 '은총시장'이란 게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아 가톨릭에서 벤치마킹 해갔나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사하다보니 모두의 예상을 깨고 무려 1980년도에 가톨릭 어디 성당에서 '은총의 시장'이란 게 열린 기록이 있어서 '헉 그럼 가톨릭 쪽이 원조인가보다' 하게 됐는데, 더 찾다보니 개신교 어디 교회에서도 같은 해(1980년도)에 달란트 시장 같은 게 열린 정황이 포착되어서 아주 흥미진진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게 왜 재밌는지는 몰라도, 그냥 재밌어요. 지난 수년 사이에 가장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한 줄 요약: 그냥 재밌어요.
21/06/15 07:34
저도 직장이 되기전까진 교회덕질을하긴했었는데 크크크.
전직장이라 지금은 코로나핑계로 잘 가지도않고. 방송이라도볼까하는데 기숙사방동생이 찬양인도하는거보고 끄고 크크크.
21/06/15 08:24
개역개정 개정과는 별도로 예전에 다음 세대에 초점을 맞춘 '새한글 성경전서' 사업도 하던데, 개역개정 성경을 대체하는 용도가 아니긴 하지만 이것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21/06/15 15:59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대인의 성경을 읽으면 되고, 경전으로서의 가치는 개역개정이 훨씬 위엄 있어 보이는 게 사실.
시편 8편 1절을 예로 들면, (개역개정)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현대인의 성경) 여호와 우리 하나님이시여, 온 땅에 주의 이름이 어찌 그리 위엄이 있습니까 딱 봐도 느낌이 다르죠. 개역개정은 운율이 있고 시적인 반면, 현대인의 성경은 사실 전달에 충실하다보니 뭔가 무미건조한 느낌. "아름다운지요"와 "위엄이 있습니까"는 번역가 황석희와 박지훈의 차이 만큼이나 차이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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