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6/11 01:59:00
Name 비후간휴
Subject [일반] 진격의 거인 기억에 남는 대사 (수정됨)
내가 보아왔던 놈들은... 다 그랬어....그 대상은 술이나... 여자.....신이기도 했지...일족... 왕... 꿈... 자식... 힘... 다들 뭔가에 취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었던 거야... 모두... 무언가의 노예였어....그 녀석조차도..너, 넌 뭐지? 영웅이냐?






진격의 거인이란 만화를 보는데 저 대사가 참 인상적이네요

어릴때 학교에서 꿈찾기 그런 수업이 있었어요.
뭔가 제대로 하지는 않았고 기억에 남는건 인생의 목표를 잘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내용이었는데
그래 뭐 당연한 소리네 좋은 말이야 근데 머리로는 잘 알겠는데 당시엔 별로 와닿지 않더군요
당장 성적이 좋아야 하는데 공부는 하기 싫네 뭐 그런 생각만 했죠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진로와 적성 삶의 목표 이런것의 중요성이 느껴지네요
딱히 무언가에 빠져 있지 않고 즐거움은 점점 무뎌가고
미래에 대한 불안, 경제난, 열등감, 피로, 노화 등 어려움은 잔뜩 커지네요
삶의 의미가 별로 없으니 내가 너무 오래 살았나 갈때가 되었나 싶기도 하고

저 위의 대사처럼 무언가에 취해야 되는걸까요 다들 무언가에 빠져 살고 있는. 옳고 그름이 아닌 선택들
사는게 뭐 대단하냐 싶다가도 삶에 냉소적이면 굳이 왜 사냐싶은
생존의 치열함이 있는 생물이 살아남고 아니면 도태되는게 당연한거겠죠.
하지만 동물의 삶은 너무 처절해 보입니다 그걸 인식하는 인간 더 별로. 식물은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신님 저한테 왜 그러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1/06/11 03:28
수정 아이콘
비몽사몽 와중에 공감이 가네요. 빈란드사가 초반부의 진주인공 격인 아셰라드의 대사 중에도 비슷한 게 있었죠. 사람은 모두 무언가의 노예라는.. 그래서 건물주나 거기에 준하는 지위를 차지해 생의 주도권을 얻고자 실시간으로 거듭 투쟁합니다.

허나 이제는 인간의 노력을 비웃듯 수많은 전통적 가치관, 질서, 규범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고, 누군가는 그걸 보며 야속하게 환호하는 부조리한 현실에 지쳐만 갑니다. 기나긴 수험생활도 군생활도 대학생활도 직장생활도. 분명 제겐 피말리는 족쇄였는데 그들에겐 하찮고 가벼운 것이었나 봅니다.

사회는 우연찮게 타고난 최상위 유전자를 기반으로 권세를 획득한 일부의 용들이 쥐락펴락합니다. 용이 아니라도 어쩌다가 다른 일부는 성역에 들었고 또 들겠지만 그게 저의 얘긴 아닌 듯합니다. 나름의 부질없는 쳇바퀴는 굴려 보려는데 끝은 안 보입니다. 구명줄이 될 수도 있는 신기술의 발달은 빠른 듯하면서 얄밉게도 결국 느리구요. 알파고님 젠장!

불과 수년 만에 이같은 무기력감에 휩싸일 줄은 몰랐습니다. 지금의 정체성을 거부하고 싶을 정도로요. 이런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엘리트가 아닌 저같이 대중에 해당하는 상당수의 사람들에게는 설파해도 잘 이해를 못 할 듯하여 더욱 갑갑하지요.
마치, 저와 그들의 모습이 빈란드사가에서 묘사되는 [미련한] 바이킹같아요. 하루를 잊기 위한 매일의 원수같은 술과 본능이 시키는 폭력에 물들어, 있지도 않은 무지개 저편의 발할라를 꿈꾸는.. 좀 과장해서 이미 역사의 뒤안길에 서있는 듯이 묘사된 그들의 모습. 이미 우리도 역사적인 다음 장이 코앞인데

하지만 그런 좌절 속에 낙원의 땅, 빈란드를 약속하는 선도자들이 과연 신용할 만한 부류인지는 도통 모르겠군요. 이 땅에 충분한 자원과 천운, 무엇보다 선도자들에게 능력에 기반한 계획과 진정성이 있다면 좋으련만..
빈란드사가를 안 보신 분들께는 죄송해지네요. 그래도 강추 드리는 작품입니다.
후마니무스
21/06/11 05:42
수정 아이콘
갈애는 생존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죠.

그 갈애는 느낌으로 비롯되는데
우리는 느낌에서 오는 행복감과 쾌락을 버리지 못합니다.

당연한거고 자연스러운 일을 갖고 불행을 찾으려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수낮바다
21/06/11 09:03
수정 아이콘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이야!!"
라는 대사도 있었지요. (왜 그리 지옥 같은 바깥 세계를 궁금해 했냐는 아르민의 질문에 대해 에렌이 이 답을 하며 각성하죠)

어떤 행동을 위해선 의미를 많이 부여해야 할 때도 있지만, 그냥 단순히 태어났기 때문이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충분할 때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무언가에 미쳐서 하는 행동도, 그렇지 않은 행동도 다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꼭 무언가에 미쳐야만 좋은 성과가 나오는 것도 아닐 겁니다.

화팅입니다
차단하려고 가입함
21/06/11 09:0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래된 질문이죠.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개인적으론 전기톱맨이 이에 대한 질문을 정말 잘 던진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에 관해 글도 하나 써보려고 생각중입니다.

전기톱맨의 작품 구성을 살펴보면, 덴지의 상태에 따라 덴지가 유기견-애완견-인간이 돼가는 작품이라고 보거든요. 그저 맛있는거 먹고 편하게 자는게 소원이었던 유기견이었던 덴지가 마키마에게 거둬져 애완견의 상태를 거쳐 비로소 한명의 사람이 돼가는 과정. 그 과정에서 인간은 무엇(어떤 욕망)으로 사는가에 대해 화두를 정말 잘 던진 작품이어서 인상이 깊게 남았네요.
Karoliner
21/06/11 09: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하지만 제 최애는 된장국이 되어버렸구연...
21/06/11 09:34
수정 아이콘
저는 좀 늦게 야간대를 들어갔더니 회사생활에서
온 현타가 좀 없어졌네요 공부라도 해야 시간이 가요
내맘대로만듦
21/06/11 09:52
수정 아이콘
차라리 무언가에 미쳐서 사는 사람들이 부럽네요. 하루하루 의미가 없어요. 그냥 죽지못해 사는 쳇바퀴인생..

지금 가장 큰 목표는 딱 일년만쉬어보기네요. 주말도 월요일 출근이 걱정돼서 맘껏 쉬지못하는 ㅠ.ㅜ
단비아빠
21/06/11 10:19
수정 아이콘
음 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소울을 한번 봐보세요.
비후간휴
21/06/11 11:03
수정 아이콘
댓글 덕분에 새로운 거 많이 알게 되네요 인생에서 새로운 자극이 정말 중요한듯
AaronJudge99
21/06/11 11:30
수정 아이콘
저는...잘 모르겠네요
아직 인생에서 해보지 못한것 못 이룬것이 너무나도 많아서 그런가...
21/06/11 11:38
수정 아이콘
평범한 캐치볼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장면도 있었으니 반드시 목표를 세우고 열정을 가져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거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 또한 충만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린언니
21/06/12 12:43
수정 아이콘
어렸을때부터 간절히 바라던 목표가 이루어 졌는데 너무나 허무하더라구요.
목표의 다음과 그 다음과 그 다음은??
어렸을때 소소하게 뭘해도 재미있었던 때가 그립습니다.
요새는 작은 행복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1954 [일반] 故 Julia님의 뜻을 기리고자, 클린어벤져스 및 국경없는의사회에 기부를 진행하였습니다 [184] jjohny=쿠마24986 21/06/04 24986 147
92057 [일반] 진격의 거인 기억에 남는 대사 [12] 비후간휴15171 21/06/11 15171 4
92056 [일반] 맥북 프로 13인치 6개월 & 갤럭시 탭 S7 1달 사용기. [43] aDayInTheLife14128 21/06/10 14128 3
92055 [일반] 한일월드컵의 전설을 삶으로 기억하는 분들이 부럽습니다. [131] 데브레첸15684 21/06/10 15684 2
92054 [일반] 영화유튜버는 게임 유튜버의 꿈을 꾸는 가 [33] ioi(아이오아이)14472 21/06/10 14472 3
92053 [일반] 더 이상 새로운 연애를 못 할 것 같아요.. [46] 너무춰15817 21/06/10 15817 3
92052 [일반] 중세에서 전쟁을 해봅시다. [66] Farce18636 21/06/10 18636 61
92051 [일반] 코로나 백신으로 욕먹는 사람이야기---3편 [14] 불꽃매딕11593 21/06/10 11593 12
92050 [일반] 일본 스가총리가 일일접종 100만 달성을 자랑했습니다(대환장) [73] 여기18510 21/06/10 18510 5
92047 [일반] [14] 나의 PGR21 첫 글 [8] 만월8695 21/06/10 8695 7
92044 [일반] [보건] 접종자 천만명 돌파, 미 국무부 여행권고 한국 레벨1로 하향 [42] 어강됴리16918 21/06/10 16918 5
92043 [일반] (데이터주의)어제 유게에 올라왔던 넥슨 특허는 확률조작 관련 특허가 아닙니다(부제: 특허 관련 기사 보는 법) [63] jjohny=쿠마21208 21/06/10 21208 44
92042 [일반] 정부 "모든 초고속인터넷 최저속도 50% 보장하라" [110] Leeka17580 21/06/10 17580 3
92041 [일반] 얀센접종 병원에서 일정 바꿔 달라고 전화 많이 오는 이유 (feat젠가) [67] 여기18384 21/06/10 18384 15
92040 [일반] 얀센 포함 이번 백신 맞으신분들께 추천하는 앱 [47] 잠재적가해자17633 21/06/10 17633 4
92039 [일반] 재벌의 묘를 세 번 털었던 간 큰 남자 이야기 [16] 나주꿀13866 21/06/10 13866 4
92037 [일반] 인간의 직립보행에 대한 몇 가지 가설들... [18] 우주전쟁12526 21/06/10 12526 4
92036 [일반] [역사] 최초의 마스크는 동물 방광 / 마스크의 역사 [6] Its_all_light20091 21/06/10 20091 6
92035 [일반] 얀센접종 후기 시간체크[9시10분 접종 / 5시 상황] [184] 에이핑크18404 21/06/10 18404 5
92032 [일반] 듣다보면 빡이 절로 올라오는 돌아가신 여군 중사 수사 이야기 [17] 키토16984 21/06/09 16984 4
92030 [일반] '암살자들' 예술영화 불인정 및 영화지원사업 수혜자 성비 5:5 맞추겠다는 영진위 [58] 판을흔들어라12282 21/06/09 12282 7
92029 [일반] [책이야기] '사피엔스'에서 흥미로운 대목들-(1) [12] 라울리스타10241 21/06/09 10241 5
92028 [일반] 번역)미국으로 밀수품이 들어가는 4가지 방법 [18] 나주꿀13485 21/06/09 13485 1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