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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5/16 19:00:27
Name 알테마
Subject [일반] 성씨 문화 및 여성의 결혼 후 남편 성씨 변경
최근 페미니즘에 관련해 여성이 결혼 후에 성씨를 바꾸는 문화가 거론되곤 합니다. 이 글에선 그러한 정치적/사상적인 요소는 배제하고 성씨 문화를 간략하게 서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는 김씨가 1069만명이고, 김씨를 필두로한 10대 성씨(김,이,박,최,정,강,조,윤,임)가 3100만명입니다. 성씨의 숫자가 그리 다양하지 않죠.

곰곰이 생각해보면 미국이나 유럽, 일본같은 나라의 운동선수나 연예인들을 접하다 보면 엄청나게 다양한 성씨를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를 알기위해선 성씨(性氏)의 기본개념부터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성씨를 단일 개념으로 받아들이지만, 과거엔 성(性)과 씨(氏)는 다른 개념이었습니다. 성은 혈족(종족) 개념으로 피가 이어진 모든 친족집단을 말합니다. 범위가 매우 넓은 개념이며, 반면 씨는 가문(씨족) 개념으로 범위가 좁습니다.

유명한 인물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고대 로마에 공화정의 퇴장을 가져온 카이사르란 인물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의 풀네임은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입니다. 이를 해석하면 율리우스 혈족의 카이사르 가문의 가이우스가 됩니다. 즉 율리우스가 성이고 카이사르가 씨죠.

서양은 기본적으로 가문 중심의 사회였습니다. 그들은 기존의 가문에서 독립해 새로 가문을 창설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 경우 자신의 가문을 칭할 새로운 씨를 정합니다.

여성의 성씨 변경 문화도 이러한 맥락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전근대 사회에서 결혼한 여성은 출가외인입니다. 서양의 경우엔 결혼한 남성의 가문에 합류하는 것이므로 남편의 성씨로 변경하게 됩니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중국은 가문 중심이 아닌 혈족 중심 체제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가문들이 각각 독립하는 것이 아닌, 공통 조상을 두고 그 밑으로 대규모 혈족 집단을 이루는 방식입니다. 이 문화를 한국과 베트남이 받아들였죠.

그래서 중국이나 한국, 베트남은 여성이 결혼해도 남편의 성씨를 따라가지 않습니다. 결혼한다고 자신의 조상 아래 내려온, 몸에 흐르는 피가 바뀌는 게 아니니까요.


ps) 여담으로 일제강점기 시절 창씨개명(創氏改名) 정책을 보면 이러한 문화적 인식 차이가 그대로 나타납니다. 일본의 눈에는 나라 안에 김씨가 수백만명 있는게 이상하게(?) 보인 모양입니다. 그래서 개명(改名:이름을 고침)과 동시에 창씨(創氏:가문을 만들어라)를 지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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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타임
21/05/16 19:08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도 굳이 따지면 oo김씨 무슨파 뭐 이런식으로 있지 않나요. 외국처럼 표기를 안할뿐인....?

김씨라도 oo김씨 xx김씨 다르고
oo김씨라도 파에 따라 다르고...
알테마
21/05/16 19:1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우리나라의 성씨는 400여개 정도 되고, 중국이 우리나라의 10배 정도, 일본은 10만개쯤 됩니다. 엄청나게 적죠.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총 성씨는 5500여개 정도되는데, 이는 기존 한국에 없던 비한자성씨인 귀화성씨를 포함한 수치입니다)
카미트리아
21/05/16 19:47
수정 아이콘
한국과 중국의 인구수를 생각하면
성씨가 10배 수준이면 중국대비 특별히 적어보이지는 않는데요..
아보카도피자
21/05/16 21:13
수정 아이콘
본문 보면 중국과 한국이 같은 혈족 중심으로 같은 맥락이죠. 오히려 그 중국이 4000개 밖에 안되는데 일본이 10만개라는게 좀 재밌네요
어바웃타임
21/05/16 20:23
수정 아이콘
본문에서 외국에서는 가문 만든다고 하셨는데

김해김씨 oo파와 xx파는

우리나라로 치면 그냥 김씨지만

외국기준으로는 다른 가문으로 봐야 하는게 아니냐는 뜻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되게 많이 늘어날것 같아요
알테마
21/05/16 22:02
수정 아이콘
그걸 다합쳐서 대한민국 정부수립 기준으로 300개가 안됐습니다. 귀화성씨를 다합쳐서 5500개 정도 되는데 4000개 이상이 비한자 성씨이며, 1000여개가 최근 중국 일본 등에서 귀화한 사람의 성씨를 등록한 경우입니다.

한국보다 성씨 종류가 적은 나라는 베트남 정도 밖에 없습니다. 이쪽이 세계사적으로 보면 특이한 경우죠.
어바웃타임
21/05/16 22:37
수정 아이콘
아래 댓글보면 본관 기준으로 15000개라네요
알테마
21/05/17 00:10
수정 아이콘
이런 통계는 정부가 발표하는 인구주택총조사를 보면 금방 확인할수 있는데, 한국 인구의 98%의 본관은 858개입니다.

현재 한국 전체의 본관은 3만 6천개가 넘지만 귀화자 및 외국성씨를 제외한 광복 기준 한국성씨는 숫자가 많지 않습니다.
21/05/17 18:45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 98퍼센트라는 것도 실제로는 다른 족보를 사오거나 아니면 20세기 초 근대전환기 때 성씨를 모두 붙이거나 아니면 도용/하사(?)받으면서 생겨난 것 아닌가 싶습니다만... 애초에 본관 따질 만한 양반 숫자가 전체의 1퍼센트가 안 되었을 테고, 그들의 이름이 원래 '가문/성씨가 없었던' 사람들에게도 다 붙은 셈이죠. 현 인구의 98%의 본관이 858개라는 건 큰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심지어 같은 본관 안에서도 무슨 파 무슨 파 하면서 계파가 더 갈라지죠. 그냥 서구하고 가문의 '이름'을 붙이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1/05/17 19:07
수정 아이콘
궁금해서 좀 더 찾아 봤는데, 한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본관까지 쳐서 '성씨'라고 해야 정확하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설명이 복잡하여 명확하게 이해는 잘 안됩니다만... '김씨', '조씨' 이렇게만 끝나는 게 아니라 '안동 김씨', '풍양 조씨'라고 해야 전통적인 개념의 정확한 '성씨'가 된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보면 딱히 서구나 일본에 비해 적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통계상 15,000개가 넘으니...).

http://encykorea.aks.ac.kr/Contents/SearchNavi?keyword=%EC%84%B1%EC%94%A8&ridx=0&tot=68
VictoryFood
21/05/16 22:21
수정 아이콘
2015년 기준으로 5인 이상 성씨는 534개. 본관 기준으로는 15,101개 라네요.
본관 기준으로 성씨로 하면 한국도 꽤 많이 지는군요.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1IN15SD
21/05/16 20:07
수정 아이콘
성(性)은 모계, 씨(氏)는 부계고 성과 씨를 모두 쓰는 방식이었다가 번거롭고 헷갈려서 더 주요했던 부계로 통합됐다고 알고 있었는데 아닌가요?
알테마
21/05/16 22:11
수정 아이콘
적어도 기록문명이 시작되고 나서, 우리가 알고있는 문명은 부성주의원칙을 벗어난 경우가 없습니다.

실질적인 모권사회는 실증된 바가 없어서, 그러한 가설은 입증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오렌지꽃
21/05/17 17:57
수정 아이콘
성은 女+生으로 여성의 몸에서 나왔다. 즉 혈연을 의미하는 것일뿐 모계 사회와 연관지을수는 없죠
21/05/17 18:19
수정 아이콘
성이 모계를 나타내지 모계 사회라고 한 게 아닌데 모계사회가 아니라고 하시네요. 씨라고 혈족이 아닌 건 아닌데 말이에요.
오렌지꽃
21/05/18 05:38
수정 아이콘
성이 모계를 나타내려면 모계사회여야 됩니다.. 윗분말대로 역사적으로 부성주의원칙을 벗어난적이 없구요.
21/05/18 12:15
수정 아이콘
씨가 아버지의 성을 의미하고 성이 어머니의 성을 의미하는 게 굳이 모계사회일 필요까지 있나요?
오렌지꽃
21/05/18 13:25
수정 아이콘
성이 아버지의 부족을 의미하고 씨가 아버지의 가문(현대의 성씨)을 의미하는 거죠. 여기에 어머니가 낄 자리가 없어요. 부족장(군주)가 신하에게 하사할때 성을 하사했지 씨를 하사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신라의 국성으로 꼽히는 박,석,김씨의 성은 모두 박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해가 가시나요?
21/05/18 13:41
수정 아이콘
지금 하시는 말씀의 근거가 되는 자료를 볼 수 있나요? 개인적으로 찾아봤는데 안 보여서요.
그리고 성과 씨가 분리되어 존재했다는 건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있었던 현상을 말하는 겁니다. 신라 건국은 꽤 이후의 일이고요.
오렌지꽃
21/05/18 15:0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느부분의 근거를 말씀하시는거죠. 성과 씨의 탄생은 주대로 소급하는데 주대에도 성은 이미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었습니다.
21/05/18 15:32
수정 아이콘
따로 찾아보니까 제가 틀렸네요
21/05/16 22:28
수정 아이콘
찾아보니 베트남도 약 100개정도의 성씨만 쓰고있다고하네요
유교문화권의 공통적인 현상인가봐요
깃털달린뱀
21/05/16 23:24
수정 아이콘
일본도 원랜 부부별성이었을거에요. 그게 메이지 유신 때 서구식 부부동성으로 바뀌고 평민들도 다 성을 가진 걸로.
우리나라에선 씨는 본관에만 남고 성이 surname이지만 일본은 반대로 씨를 전면에 내세워서 그게 지금의 묘지가 됐죠. 근본은 다르지만 결국 수렴진화 해서 의미는 없지만서도.
개인적으론 우리나라도 성 좀 갈아치울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와서 뭐 유교적 가치니 족보니 다 의미 없는 짓이죠. 대부분은 산거고.
술라 펠릭스
21/05/17 02:30
수정 아이콘
한국의 혈족중심주의가 잘 드러난 작품중에 하나가 한중록이지요.
오늘처럼만
21/05/17 13:12
수정 아이콘
저는 일본보면 (남자성이든 여자성이든) 결혼할 때 성 맞추는 것도 괜찮은것 같습니다.

'가족'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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