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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5 00:53
지적인 호기심과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일단 먹고살기 위한 기술을 익히는 관점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남는 시간에 본인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독학을 하다 보니 남들이 이해하기 힘든 쪽으로 빠지는 게 아닌가 싶으요. 저기 강봉수 박사님은 원래 고등학생 때 물리학 전공을 하고 싶어했지만 출세하기 쉬운 법대를 가라는 선생님의 권유로 법을 전공한 경우라고 합니다. 그 유명한 페르마의 직업도 변호사였지 않읍니까?
21/04/25 01:31
그러고보니 유명한 가야금 예술가 고 황병기 선생도 설법 출신이라죠. 자기 꿈과 무관하게 좋은 대학, 좋은 학과에 진학한 능력자들이 많았던 듯..
21/04/25 01:33
그 내용의 진위여부를 떠나 매우 심오한 학문들이죠. 유학은 검증된 책이나 강의가 존재하지만 역술은 백가쟁명이라 참된(?) 스승을 운좋게 만나야된다는 난점이 있다네요.
21/04/25 01:20
약간 딴소리지만, 경기도지사가 법원재판받고 심란할때 옆에서 사주풀이해주고 격려해주신분이 산하 문화재단 대표로 간건 꽤 유명한일화죠.. 고위를 막론하고 점복술/명리학 흥미가지는건 똑같은가 봅니다 ^^
21/04/25 01:36
그 분이 언제부터인가 머리 염색을 안하게 된 것이 역술인의 조언 때문이라는 썰이 있죠. 사주팔자에서 자신을 보호해주는 오행을 '용신'이라고 하는데, 이 지사의 용신은 '금'이고, 금의 상징이 백색이기 때문이죠.
21/04/25 01:40
아마 같은 분일것같은데... 그 역술인분 대표로 가시고 나서 인계동에 있는 재단 사옥이 터가 안좋다고 풍수지리 봐서 저 멀리 있는 곳으로 이사간것도 유명합니다
21/04/25 08:02
청와대 터가 안 좋다는 소문이 턱밑까지 올라와서 그김에 광화문 공약 내고는 들어가 사는 사람은 편했는지 어쩌다가 말아버렸는데 설혹..
21/04/25 01:44
영화 '더킹'에서도 나왔었지만 출세 동아줄을 잡으려면 어느 순간엔 정말 찍어야만 하는 순간이 오죠.
시험문제라면 결코 찍을 일이 없는 천재들도 어느 줄이 황금 동아줄인지 썩은 동아줄인지 그 50% 확률을 알 수가 없으니까 점쟁이한테 찾아갑니다. 정치인들이 법조인 출신이 많아서 그렇지 법조인 뿐만 아니라 다른 직업군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21/04/25 07:34
이 글은 '역술인을 찾아가는 법조인'에 대해 쓴 글이 아니라 '직접 역술을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법조인'을 다룬 글이죠. 직접 사주팔자와 주역을 공부하는 구성원이 대규모로 존재하는 직업군은 흔치 않을 겁니다.
21/04/25 07:40
법조인이 역술이나 종교에 손을대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나의 이론에 대해 최종적인 판정을 하는게 사람인 탓이 아닐까 합니다. 공대생이라면 결과가 잘못 나왔으면 내 이론이 틀렸거나 실험변수통제가 잘못됐나보다 하면서 더 학문을 파고드는데, 법조인은 어느순간 나는 틀리지 않았는데 판사가 이해를 못한다면서 법조계 자체를 불신하는 주화입마에 빠지는 순간들이 오고, 그럼 갑자기 사주나 종교에 빠져서 법학이론은 제껴버리시는 분들이 종종 나오더라구요. 이미 나의 법학이론은 완벽하니 재판장만 목의 기운이나 수의 기운을 가진 사람한테 재판을 받으면 된다는 식으로...
21/04/25 11:03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다만, 맨 위에 언급한 진혜원 검사나 맨 아래에 등장하는 (아예 법조인이 되지 못한) 행정법 강사를 제외하고는 대한민국 법조계를 움직이는 위치에 계시던 분이라 크크
21/04/25 07:41
예전 법조인들이 한자를 많이 알았다는 단순한 사실도 이 사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요즘 새로 배출되는 법조인들은 한자를 모르고, 아마도 주역 같은 건 공부하기 어려울 겁니다.
21/04/25 11:10
그렇겠네요. 얼마전 변호사시험에 순한글법전을 나눠준다는 뉴스를 보고 벙쪘던 기억이 나네요. 법률과목이 있는 다른 시험 ㅡ 행시, 법원행시, 변리사시험, 법무사시험 등은 죄다 원본(?) 그대로 수록된 법전을 나눠주는데 법전을 가장 많이 찾아보게 될 예비법조인들이 재편집된 법전으로 시험을 치르다니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21/04/25 10:58
점 보러 많이 오는 직업 중에 정치인, 사업가, 그리고 조폭이 있다고 하더군요.
다들 칼날 위에서 사는 사람들이죠. 거꾸로 법관들은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꼬이는 사례들을 하도 많이 보다보니, 명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아닐까 싶네요.
21/04/25 11:18
정말 그렇겠군요. 타인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판단을 내려야 하는 분들이니 부담감이 장난이 아닐 듯(물론 어느 순간 자동화된 기계처럼 무감각해질 수도 있겠지만)..
21/04/26 01:31
그런 것도 있겠지만, 본인의 승진 한번 한번이 너무 중요한 조직 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올해 승진할지 옷벗고 나갈지가 운에 의해 극적으로 결정되는 걸 반복적으로 보고 겪으면서 사주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더군요.
21/04/25 12:28
저는 엔지니어 인데 사주명리학을 공부했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척척 들어 맞지는 않지만, 말도 안되는 것이라고 해버리기에는 그 안에 나름 논리가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게다가 주기의 설명 부분은 제가 전공으로 하고 있는 진동학의 주기 부분 설명하는 것과 비슷한 부분도 많아 이해와 적용도 잘 했습니다.
한가지 아수운 것이 있다면 제도권 학문이 아니라 정통의 이론이 없고 주변의 점술학 같은 것이 많이 끼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주로 개인 연구가들에 의해 연구가 진행이 되고 있어 학회같은 것을 하질 못해 내용이 바다로 가기도 산으로 가기도 하는데, 언제가 이것이 무당, 점 뭐 이런 것과 좀 떨어져 좀더 조직적으로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여기서 얻을 수 있는 부분을 잘 얻어 이용을 하면 써먹을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 좀 아쉽, 많은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제대로 써먹을 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으로 개인의 사주를 보는 것도 관심이 있지만 그것 말고 다른 것도 관심이 많습니다. 개인의 사주를 보는 것은 많은 application 중 하나라고 하겠고, 그것이 인간 생활과 아주 가까이 있으니 사람들이 거의 모두 거기에만 관심이 있다고 봅니다.
21/04/25 13:01
개인이 심심풀이로 하는 정도면 몰라도 공적영역으로 끌고가면 안되죠. 혈액형 성격설 같은걸 학회에서 연구하자는소리랑 다를게 없는데요.
21/04/26 07:42
예를들어 심리학회와 같은 기존의 학회에 넣자는 것이 아니고 이 공부를 하는 사람들 끼리 모여서 하는 것이죠.
그리고 확실히 이것이 효용이 있다고 생각 될 때 까지는 공적인 영역으로 (공적인 영역의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지만) 무리하게 끌고 가진 않겠죠.
21/04/25 13:28
사실 사주명리학은 음양오행론을 베이스로 인간을 포함한 만물이 부여받은 천명(즉 거시적인 운명의 흐름)을 파악하고자 하는 학문인데, 특정 이벤트(결혼, 합격, 당선 등)의 발생여부를 점치는 점술로 변질되어버렸죠. 게다가 형충합파해, 신살 등과 같이 음양오행과 무관한 서양점성술이나 무속에서 차용한 개념들이 뒤섞이면서 체계가 삐거덕거리는 면이 많은 듯 해요.
21/04/26 07:38
그래서 이런 것들에 대한 연구가 개인 연구가 들로는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런데 모여서 집중적으로 연구하시는 분들이 좀 계신데 그런 분위면 조만간 음지에서 양지로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1/04/26 18:36
형충파해합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고, 이것이 점성술에서 유래되었다면 점성술을 별도로 공부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어서 한 이야기입니다.
참고 - https://m.blog.naver.com/dalbat1/220451940378
21/04/25 13:43
별자리점이나 무슨 띠 별 운세 , 쫌 현대적인? 타로카드 혈액형성격설과 다른게 뭔지 모르겠네요
그냥 자기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심리를 뭔가 과학적으로 보이는것에 판단을 넘김으로써 안도를 찾으려는거 아닌가 싶은데....
21/04/27 04:13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이 공무원하다가 점쟁이가 土에 관한 사업을 하면 좋을거라고 해서 한보건설 창업하고 은마아파트 짓고 대박쳤다가, 후에 점쟁이가 이제는 金에 관한 사업을 하면 될거라고 해서 한보철강 했다가 IMF에 후두려 맞았죠. 흐흐흐 정말 영화같은 삶.
21/04/26 08:47
채용할 때도 면접에 관상 보는 사람 데려오던 시절도 있었죠. 이병철 시절에나 그런 줄 알았는데 심지어 10년 전까지만 해도 삼성(...)에서도 그런 걸 설파하는 분이 있더군요. 종교 있으면 영업직, 비종교인은 재무회계 돈관리, 그리고 혈액형별로... 그걸 면접관들한테 교육(??)하고 들어간다던데 뜨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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