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3/31 14:26:52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외교] 미국은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버릴 것인가? (수정됨)

Japan Times에 재미있는 칼럼이 올라왔습니다. 칼럼의 기고자는 현 일본 스가 총리의 외교안보특보 미야케 쿠니입니다. 그는 미국이 대만에 대한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고, 또 대만의 "정상화"가 머지 않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쓴 칼럼을 신속히 번역해서 공유해봅니다. 

================================

또 시작이다. 교도통신과 시사통신이 또 오해할만한 기사를 실었다. 이 두 매체는 지난 3월 23일 신임 인도태평양 사령관 존 아퀼리노(John C. Aquilino)에 대한 인사청문회 관련해서 이렇게 보도했다. 그가 일본에게 중국과 북한에 맞서 군사력을 증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말이다. 

다음날 일본매체들은 관방장관 가토 가쓰노부에게 미국이 이러한 요청을 곧 예정되어 있는 미일정상회의의 의제로 담고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가토는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의 국방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필자는 사실 놀랐다. 왜냐하면 인사청문회를 전부 지켜본 결과 그와 같은 요청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기 떄문이다. 아퀼리노가 말한 것은 다음과 같았다. "나는 일본과의 상호운용성과 협력 등의 관계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 일본과의 관계는 지역에서의 억제를 시행하는 데 강력한 코너스톤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청문회에는 활용되지 않았지만, 위원회에 제출된 Advanc Policy Questions라는 문서에서 아퀼리노는 다음과 같이 썼다. "일본은 상호운용 가능한 미사일방어능력, 제공권 유지 능력 및 해양안보 그리고 ISR(정보, 감시, 방첩) 능력에 계속 투자해야 한다." 그는 이어 "일본의 방위력은 핵심적"이라고 썼고 또 "미일 양국간의 협력은 양국의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며, 자신이 임명될 경우 일본과 감지 센서와 초음속미사일에 대한 방어능력을 강화하는 데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아퀼리노의 서면답변은 일본을 상대로 무언가를 요구했다고 보기 힘들다. 하지만 필자의 의도는 일본 국내 미디어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려고 하는 게 아니다. 사실 이러한 종류의 보도는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일어난다. 한국도 그렇고 인도 또한 그렇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이렇게 보도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미군의 강력한 군사태세가 필요하다. 나는 제재만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인도의 힌두스탄 타임즈는 다음과 같이 보도 했다. 

"중국과 인도간의 불신은 사상 최고조에 이르렀다. LAC를 둘러싼 소규모 전투에 더해 인도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대해 깊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사실 상기와 같은 보도는 나쁘지 않다. 페이크 뉴스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2시간에 달했던 인사청문회 전체 세션을 지켜본 결과, 필자는 이러한 쟁점들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퀼리노의 청문회 관련 다른 매체는 대만에 포커스를 맞췄다. 더힐(The Hill)의 경우 헤드라인을 다음과 같이 잡았다. "최고 사령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은 생각보다 더 가까이 다가왔다."

사실 아퀼리노가 청문회에서 했던 실제로 했던 말은 더욱 우려스럽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군이 품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우려는 대만에 대한 무력침공이다. 이에 맞서기 위해 서태평양에 군을 전진배치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 군만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이 언제 대만을 침공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답했다. "데이비드슨 사령관은 6년 이내라고 말한 것을 알고 있다. 사실 중국이 침공할 가능성은 오늘부터 2045년 중 어느 날짜도 될 수 있다. 다만 내 생각에는 우리 대부분이 예상한 것보다 더 빠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우리의 억지력을 확보해야 하며 이는 단기간에 긴급하게 실행해야 한다."

아퀼리노의 답변이 이론적 영역이 아니라 현실적 고민이라면 일본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의 답변은 두 가지의 근본적인 질문을 안겨준다. (1) 대만 관련해서 중국을 어떻게 억제할 것인가? (2) 만약 억제가 실패한다면 일본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지난 9월 미국외교협회의장 리차드 하스(Richard Haas)는 포린어페어스에서 대만을 향한 미국의 지지는 "분명해야(unambiguous)"한다고 썼다. 이와 유사하게 로버트 게이츠(Robert Gates) 전 국방장관은 최근 "대만 관련해서 우리가 오랜 시간 동안 유지해왔던 전략적 모호성을 이제 재고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HR 맥마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상원 청문회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 관련 "전략적 모호성" 전략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아퀼리노 인도태평양 사령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당연 이와 같은 정책변화의 편익과 리스크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그의 답변은 모호했다. 그는 "미국은 3개의 공동성명 (미중 국교정상화 관련 3개의 공동성명을 의미)과, 대만관계법 (대만에 대한 미국의 수호의지를 천명하는 법), 그리고 6개의 보장과 관련된 의무를 성실히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대만이 충분한 자위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라고 답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공식적 입장 천명 직후 노선의 변경 또한 시사했다. "만약 내가 임명된다면 국방장관과 함께 대만을 계속 지원하고, 대만해협과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대만 관련 정책을 변경할 경우 따라올 수 있는 편익과 리스크를 논의할 것이다"

필자가 생각했을 때 이 부분이야말로 청문회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이다. 이에 대한 논의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정책검토를 완료할 때까지 지속될 것이다. 이는 동시에 일본 또한 대만 유사사태 시 어떤 옵션이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다. 그리고 그 시기는 생각보다 일찍 올 수 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담배상품권
21/03/31 15:00
수정 아이콘
억제 실패하면 전면침공을 단행했다는 소린데, 그 상황에서 선택지가 있나요?
aurelius
21/03/31 15:07
수정 아이콘
억제에 실패했다는 건 미국이 대만을 포기해버리는, 전면전까지 안가고 치킨게임에서 미국이 먼저 런 하는 시나리오일 수도 있지요. 물론 중국이 침공을 개시해서 일본이 미국과 함께 군사력을 투사해야 하는 상황도 가정해볼 수 있습니다.
담배상품권
21/03/31 15:43
수정 아이콘
미국이 대만을 포기하고 센가쿠-오키나와, 한반도가 최전선(뭐 한반도는 언제나 최전선이지만)이 되는 시나리오로군요
21/03/31 15:15
수정 아이콘
중국의 대만침공을 생각보다 더 가능성있는 시나리오로 보고 준비하는듯 하네요.
CapitalismHO
21/03/31 15:16
수정 아이콘
요즘보면 동아시아의 화약고는 한반도가 아니라 대만 같네요. 중국이 다른건 어련히 수그려도 하나의 중국만은 목숨처럼 다뤄온지라 진짜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군
21/03/31 15:33
수정 아이콘
한반도는 중국입장에서 단점이 많습니다.

1. 다들 너무 세다. 여기에서 패배하면 중국의 존망이 위험할 수준이다.

2. 모종의 방법(최악의 경우 한국+미국 연합국과 전쟁을 불사해야 한다!!)으로 한국을 완전하게 중국에 복속시켰다고 치면, 그럼 북한은? 북한은 당연히 남한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것이고 제수없으면 죽 쒀서 개준 꼴이 된다. 그게 싫으면 북한과 한판 떠야 한다. 참고로 북한 성격 생각하면 높은 확률로 핵전쟁이다.

3. 그 모든 것을 다 극복하고 한반도를 다 먹었다!! 이제 일본에 포위된다 -_-;;;;

대만은 대만만 먹으면 남중국해 진출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한반도에 비해서 이득이 비할 바가 아니죠. 한반도를 먹어봐야 끽해야 동해인데 동해와 남중국해는 그 전략적 중요도가 비교가 안됩니다.
CapitalismHO
21/03/31 16:24
수정 아이콘
음...전쟁의 촉발지로써 한반도를 언급한거지, 영토점령 측면에서 얘기한건 아닙니다. 대만이야 역사적 맥락이 있으니 점령이 가능하겠지만 한반도 먹는건 그냥 침락전쟁이라 불가불한 얘기죠. 설혹 한반도에 영토를 점령한다고 해도 라선쪽으로 동해가는 루트이상의 땅은 중국에게 별 이득이 없고요.
답이머얌
21/03/31 17:20
수정 아이콘
사드 한한령처럼 정도가 심해지면 국지적 무력도발을 병행해서 한국을 중립적인 위치로 끌어내리는게 최선의 수지요.

근데 미군기지가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 불가할 겁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확률은 1. 김정은이 미치거나 북한이 이판사판인 경우로 몰렸을 때 2. 중국이 미국에게 동북아시아에서는 압도적인 강세를 보일 때 3. 미국이 스스로 포기하거나 그에 준하는 모호성을 보일 때 또는 상대의 오판을 위한 페이크일 때라고 봅니다.
21/03/31 15:30
수정 아이콘
가정이 아닌 선택의 영역이라는게 실감나네요
아이군
21/03/31 15:37
수정 아이콘
바이든이 생각하는 주전장은 대만+남중국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가 이 싸움은 바이든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거죠.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질수록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미국 아래로 기어들어가고 싶어할 겁니다.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이 제2의 일본 한국이 되는 거죠. 그게 싫으면 중국은 동남아시아에 공산주의 혁명이라도 일으켜야 되는데... 음... 막상 공산주의 혁명한 베트남도 미국이랑 쎄쎄쎄하는 판이니...
유자농원
21/03/31 18:32
수정 아이콘
미국이 중국에게 전쟁생각말라는 액션을 계속 주네요 미국도 할생각 없어보이고
21/03/31 19:45
수정 아이콘
말과 행동은 다른거라봐서 실제로 행위가 동반되지 않는 말은 의미가 없다 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1154 [일반] 3월에 찍은 사진들 [5] 及時雨11192 21/03/31 11192 4
91153 [일반] 와이프가 애 데리고 친정에 가서 외로운 혼밥하는 외노자 [64] 라덱16342 21/03/31 16342 32
91152 [일반] 인생은 실전 먼저 대인 강제청구 [20] Lovesick Girls15123 21/03/31 15123 36
91151 [일반] 무엇이 차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41] 티타늄10696 21/03/31 10696 5
91149 [일반] 웹툰 하나 추천합니다. [10] emonade10494 21/03/31 10494 0
91147 [일반] [역사] 일본 외교관 하야시 다다스, 영일동맹의 주역 [7] aurelius9291 21/01/05 9291 4
91146 [일반] [외교] 미국은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을 버릴 것인가? [12] aurelius11186 21/03/31 11186 7
91144 [일반] 진짜 나이 들수록 몸이 고장 나는군요 [72] CastorPollux14347 21/03/31 14347 14
91143 [일반] 왜 유독 AZ만 혈전 논란이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40] elaborate13397 21/03/31 13397 21
91142 [일반] [연예] 2020 Big Hit SM YG JYP 재무제표 (feat.계열사) [15] Lobelia8553 21/03/31 8553 2
91140 [일반] 이런저런 이야기. [4] 공기청정기7749 21/03/30 7749 4
91139 [일반] 미셸 푸코? 진자 만든 아저씨 아니었어? 성범죄자라고? [50] 나주꿀17171 21/03/30 17171 0
91137 [일반] 김상호 대구대 총장 신입생 모집 미달로 직위 해제 [46] SAS Tony Parker 14149 21/03/30 14149 0
91136 [일반] 애플케어 플러스가 10% 할인 적용됩니다. [11] Leeka9315 21/03/30 9315 0
91135 [일반] 내 집 옆에 장애인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이유 [192] AKbizs21199 21/03/30 21199 13
91134 [일반] [칼럼] 유럽은 대만에서 맡을 역할이 있다 [58] aurelius12774 21/03/30 12774 7
91133 [일반] 코로나 시대. VVIP로 버티고 있는 백화점들 [30] Leeka15059 21/03/30 15059 1
91132 [일반] [공지] 서버정상 상태입니다. [19] 당근병아리8383 21/03/30 8383 23
91131 [일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캐나다 55세 미만 사용중단 관련 정보 [36] 여왕의심복15017 21/03/30 15017 19
91130 [일반] 미래학과 아전인수 [6] 양말발효학석사7627 21/03/30 7627 0
91128 [일반] 교회는 어떻게 돌아가는가: 부활절 [46] SAS Tony Parker 10770 21/03/30 10770 2
91127 [일반] [NBA] 슈퍼팀 이야기 [55] 라울리스타11538 21/03/30 11538 11
91126 [일반] 필리핀 전투기·군함 남중국해 급파…"중국 선박 감시" [38] 아롱이다롱이15891 21/03/29 15891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