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1/03/21 20:48:21
Name 데브레첸
Subject [일반] 대학원생으로서의 나, 현대판 사제로서의 나
몇 년 전 학부 시절, 한 전문 연구자의 트위터 계정에서 대학원생이 될 나에게 조언해줄 수 있냐는 질문글을 보게 되었다.
정확한 레토릭은 기억 안나지만, 그의 답변의 뉘앙스는 대충 이랬다.
"학자는 현대판 사제고, 학계는 현대판 수도원입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하세요"


몇년 후, 나는 어쩌다보니 대학원에 입학했다.
어쩌다가 그때 구절이 떠올랐다.
그리고 난 깨달았다.

아, 나는 진짜 수도원에 종사하는 사제같은 인생을 살 운명이구나.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지적 호기심이 굉장히 강했다.
어렸을 때부터 모범생처럼 행동했고, 교수되면 잘 되겠네 하는 소리를 어른들에게 굉장히 많이 들었다.
친구들 집을 돌아다니면 만화책이든 교양만화든 책부터 찾아다니던 부류의 책벌레였다.
지금도 한달에 책을 여러 권 읽는다.
코로나로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예전엔 심심하면 학교나 교육청 도서관을 찾아다녔다.  
쉬는 시간에도 툭하면 사회과학 쪽 통계와 연구자료를 찾아다닌다.
일때문에 쫓기면서 하는 게 아니면 오히려 이게 취미, 휴식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렇게 나는 연구/학문이라는 본업은 물론이고 취미도 학구적인 걸 많이 포함한다.
위에 언급한 독서와 자료찾기 이외에도,
클래식과 피아노, 자전거 타기, (대부분이 예술/독립영화인) 영화감상처럼 탐구하고 수련하는 취미가 많다.

그렇게 나는 본업도 취미도 모두 수련하는 사제에 수렴한다.  


이렇게 사제같은 성격을 지닌 나는 학벌, 소득, 자산, 명예, 좋은 배우자와 같은 세속적인 성공에 대해 초연하다.
위의 것들이 너무 없으면 행복에 마이너스겠지만, 크게 나쁘지 않은 수준만 되면 큰 상관은 없다. 진심이다.
내가 원하는 본업과 취미생활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면 된다.
내 취미가 돈 많이 깨지는 거였다면 세속적인 성공이 중요했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다.
생활수준이 일정 이상 되면 생활수준 향상이 행복도의 극적인 상승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 
이스털린의 역설의 전형적인 사례가 바로 나다.

그래서인지 나는 주식도 가상화폐도 투자하질 않는다.
자본금도 별로 없는데, 수익률 1% 2% 올리려고 혈안인 게 무슨 의미인가.
차라리 그시간에 공부해서 미래소득과 취업가능성을 높이는게 하는게 맞지.  

실제로 나는 사소한 일에도 행복을 느낀다.
가족의 집안일을 도와줘서 보람을 느낄 때,
편안하고 개운하게 일어날 때,
길거리에 지나가는 아기가 귀여울 때,  
괜찮은 영화나 게임의 엔딩을 볼 때,
검색하다가 우연히 내 관심분야의 재밌는 정보를 얻을 때,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를 먹으며 책을 읽을 때...

나한테 어마어마한 부귀영화는 필요하지 않다.
물론 있는 게 더 좋다. 하지만 없다고 크게 아쉬울 것도 없다.

물론 돈과 명예는 현실적으로 굉장히 중요하며, 그걸 중시하는 사람들을 뭐라 할 생각은 없다.
특히, 돈 문제는 빈곤층에게는 100% 절실하다.
위에서 말한 이스털린의 역설도 낮은 단계에서는 부가 늘어날수록 행복도가 높아짐을 인정하며,
항산이 없으면 항심도 없다는 맹자의 유명한 격언도 있지 않은가.

다행히 나는 그 레벨은 넘어섰다. 장학금 혜택을 제법 받는지라, 큰 돈 걱정은 안해도 된다. 오히려 소액의 용돈을 받으면서 다니고 있다.  
조교치곤 일이 적은 편이라, 당분간은 일 많아 힘들어질 일도 없다.
그렇게 학문에 열중하면 된다. 시간이 날 때 취미도 즐기면 더 좋고.



여기까지만 해도 나는 반박할 수 없는 수도원의 사제다.
하지만 중요한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친구, 연인, 동료, 부부, 부모-자식관계 등 인간관계다.
나느 그렇게 개인의 내적 성취를 넘어 외부적 관계까지 모든 게 사제스럽게 되었다.

나는 위에서 말한 파고드는걸 좋아하는 성격때문에 심하게 내성적이고, 사교성이 많이 떨어진다.
아싸 중에서도 심한 편이었다.  
헤어나 패션스타일 수준은 인터넷의 "패션고자 특"따위 글에 묘사될만한 레벨이었고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서로 욕도 박으면서 노는 진짜 친구는 없거나 있어도 한두명이다.  
대화도 내 관심분야만 신나서 줄줄 이야기하는 전형적인 너드였다.

그러다 재작년 봄 무렵, 이렇게 살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깊은 인간관계의 한 형태인 연애를 하고싶다는 욕망이 확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애를 하려면 기본적인 외양은 물론이고 마음가짐, 매력, 사회성 전반이 필요하다는 것도 곧 알게 되었다.
대학원 생활에 필수적인 자질이기도 하고.

결국 나는 스스로를 사제가 수양하듯 다 때려고쳐야 한다는 결론에 다달랐고,
가족과 지인, 친구들의 조언에 따라 인간성을 어마어마하게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7kg 정도의 다이어트.
코로나19 전까지 두어달 한 헬스.
공통의 공감대를 위한 영화라는 새로운 취미 탐색.
친구 조언 들어가면서 헤어스타일과 패션 탈바꾸기.
이상하지 않게 채팅하고 말하는 요령 익히기.
몇 안되는 지인들과 연락하고 약속 만들기.
여러 취미모임에 참여해서 사람 만나기.
여러 나쁜 습관 고치기.
가끔 진지하지 않게 살아보기. 
이런저런 맛집 방문하고 야외활동 좀 해보기. 
본업이 있는 대학원이라는 새 환경에서 인간관계 만드는 시도 해보기.

그리고 2년이 지났다.
과거 사진과 생활루틴을 보면 내가 저랬단 말야? 싶을정도로 나는 바뀌었다.
완벽하지 않고 고쳐야 할 게 몇 개 더 있지만, 꽤 눈부신 성과를 내놨다.
아직 연애는 못 해봤지만, 인간관계가 확실히 좀 생겼고 여러모로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했다.
확정은 아니지만 곧 미팅을 시켜주겠다는 이야기도 있다.

평범한 사람한텐 자연스레 따라다니는 사회성을 수련하듯 길러야 한다는 현실이 서러울 때도 있었다.
뭐 어쩌겠나. 내성적인 장점이 강한 것에 대한 밸런스 패치라고 생각하자.
그리고 단점을 수련하듯 극복해나가는 건 내 사제스러운 장점이기도 하고.

 


물론 여기 끝이 아니다.

인간관계는 (적어도 나에겐) 맺기도 어렵지만, 맺고 유지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 과정에서 나는 인간관계에 대한 환상이 다 깨질 것이다.
아니 아예 주변이든 책이든 논문이든 듣고 봐온 게 많아 깨질 환상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30대 이후로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급속도로 줄어든다는 팩트라던가,
호르몬 분비에 따른 연애의 생리적 평균수명은 2-3년에 불과하다는 팩트라던가,
첫연애는 미화가 될 뿐 따져보면 엉망진창이라는 속설이라던가,
자식들은 눈에 넣어도 안아프지만 동시에 부모 속썩일 때도 많다는 주변인으로서의 경험이라던가,   
교수의 대학원생을 향한 갑질이라는 사회문제라던가.


하지만 친구가 됐든, 연인이나 배우자가 됐든, 부모가 됐든, 자식이 됐든, 대학원이나 직장동료가 됐든, 교수가 됐든 간에
사람들과 원만하게 지내면서 생기는 기쁨은 대체하기 어렵다. 
그게 아니었으면 코로나시국에 외향적인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심리적 고통을 받지 않았겠지.
또 기쁨을 넘어 인간관계에서 나오는 보편적인 추억과 통찰력, 경험이라는 게 있기도 하고.
나는 그걸 모르다보니, 해당 부분을 다루는 문화 컨텐츠를 볼때마다 늘 위화감에 시달렸다.

나는 그런 기쁨, 추억, 통찰력과 경험을 갖고 싶다.  
지금은 없으니 노력해서라도 가질 생각이다.
그리고 인간관계의 기쁨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상대에게 노력하는 것.  
이게 내 현재 인간관계의 목표다.

급기야는 결혼과 출산도 가능하다면 하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한 가정 안에서 불편하더라도 서로서로 맞춰 살아가고, 인격체로서의 자녀를 키워나간다는 의미를 느껴보고 싶다.  
그게 어렵다면 좋은 상대를 만나도록 노력한다는 것도 목표가 되고.

물론 상대를 내 욕망을 해결할 도구로 여기는 건 자제해야겠지만,
도구처럼 여긴다면 위와 같은 기쁨은 얻을 수 없다.
스스로 서로에 맞춰나가려 충분히 노력할거라고 믿는다.




이렇게 나는 완전한 수도원의 사제가 되고 말았다.

어찌보면 고리타분한 판타지일지도 모른다.
듣기 좋기만 할 뿐 비현실적인 가치관일지도 모른다.
골방학자스러운 소리라는 빈정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취향이 이상하다보니 연애나 결혼 상대를 구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너무 고달픈 길이라 인생 때려치우고 싶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가톨릭의 사제는 몇 년간의 긴 수련을 거치면서 중간에 떨어지거나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대학원도 완전히 비슷하다.
박사 퀄 있는 대학들은 강제로 탈락시키기도 하고, 그게 아니어도 큰 스트레스를 받거나 금전 문제로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것이 내 인격의 본성이고,
대학원을 통해 학문을 닦아야 할 사람의 운명이라면, 나는 고난의 길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
어쩔 수 없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이 정도의 댓가는 치러야지.


그리고 인생을 너무 진지하게 살아가느냐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여기서 조언을 구했을 때 많이 들었던 이야기고. 
그렇다. 위에도 살짝 언급했지만, 나도 가끔은 가볍게 살아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진지하게 살든, 매사에 진지한 성격을 극복하든 어마어마한 수련이 필요하다는 건 부인할 수 없다. 
성격을 어떻게 만들든지 나는 현대판 사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내 인생의 성격은 그저 운명일 뿐이다.  

요즘같은 혼란의 시대를 헤쳐 나가려면,
굳이 학계에 있지 않더라도 사제와 같은 태도를 가져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다.
밑도끝도 없는 욕구와 현실과의 괴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테니, 정신건강에 더 유리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불안한 것 자체를 피할 순 없겠지만. 

그런 나는 유명한 라틴어 명구를 주문처럼 읊을 뿐이다. 
내 미래가 어찌될지 모르지만 우선은 열심히 살고싶기 때문이다.

Quaerendo, invenietis! (구하십시오. 그러면 찾을지니!)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This-Plus
21/03/21 21:33
수정 아이콘
스스로에 대한 고찰을 주로 많이 하던 분으로 기억하는데
점점 좋아지는 것 같아 보기 좋네요.
이리저리 살다 보면 연애도 자연스럽게 찾아올 겁니다!
데브레첸
21/03/21 23:00
수정 아이콘
칭찬 감사합니다! 좋은 뉴스가 담긴 글로 보답하고 싶네요.
AaronJudge99
21/03/21 21:50
수정 아이콘
오....이분 글 보니까
제가 너무 걍 생각없이 사는건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ㅠㅠ
그냥...아무 생각없이 수능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입장에서는 신기하기도 하고...어른이란게ㅜ이런건가? 싶어서 멋있기도 하고...그러네요
데브레첸
21/03/21 23:01
수정 아이콘
지금은 학점, 스펙, 금전, 인간관계가 잘 돌아간다는 전제 하에서 삶을 최대한 즐기십쇼. 나중에 고민할 때 되면 그때해도 늦지 않습니다.
느타리버섯
21/03/21 22:35
수정 아이콘
저도 뭐 다를 바는 없지만.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이 글에서 사고방식이나 흐름이 굉장히 일방적으로 글쓴이를 향해 있어요. 내향적 혹은 에고센트릭한거죠. 연애는 환경과 자신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얻어지는 객관적인 무언가가 아니라, 우연히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상호작용이거든요. 당연히 자신을 잘 가꾸는 건 중요하지만, 화살이 상대방을 향하지 않아서 연애를 할 수 없는 거에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골똘히 생각하는 것만큼 다른 누군가를 탐구하게 된다면 그때 연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거짓말쟁이
21/03/21 22:51
수정 아이콘
오..모쏠 상담 티비프로에서 전문가가 비슷한 조언을 하던데 통찰력이 있으시네요. 구체적으로 소개팅 같은 걸 하면 상대방이 금방 눈치챈다고 하더군요. '나랑' 연애를 하고 싶은게 아니라 연애를 하고싶어서 만나는 티가 너무 난다고..나 아니라 아무라도 괜찮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저러한 이유로 그 상담 대상자 분이 연애 해보고 싶어서 외모도 잘 꾸미고 마술이나 노래 같은 개인기까지 익혀왔는데 실패한 기억이 납니다.
데브레첸
21/03/21 23:04
수정 아이콘
두 분 모두 약한 부분 지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애하려면 일단 스스로 자신감이 있을만큼 가꿔야 하고, 타인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데 과거엔 둘 다 못해서 제가 그나마 잘 할 자기관리부터 시작했습니다.
타인에 대한 관심도 가지려 노력하긴 하는데, 지금 이 시국에 갖기가 쉽지가 않네요.
거짓말쟁이
21/03/21 23:08
수정 아이콘
지금처럼 노력하시면 이성과 접점이 많아지고 접점이 많아지면 관심가는 이성도 생기겠죠. 그 때 한 번쯤 떠올려 볼만한 조언이네요 느타리버섯님의 말씀...

화이팅입니다
깃털달린뱀
21/03/21 23:11
수정 아이콘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진로 쪽도 인간관계 쪽도. 저랑 너무 닮아있어서.
전 아직까지 애매하게 밍기적거리고 있는데 깨닫고 노력하는 실행력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귀찮은건 일단 미루고 보는 성격을 어떻게 해야하는데 말입니다.
여우별
21/03/21 23:24
수정 아이콘
맞아요.. 실행하는 게 중요한건데 많은 사람들이 늘 머릿 속으로 생각은 하지만 정작 그 생각을 실현시키는 사람들은 늘 실행하는 사람들만 하죠.. ㅜ
저도 배워야겠어요..
데브레첸
21/03/21 23:26
수정 아이콘
두 분 모두 과찬 감사합니다. 원하는 거 이루십쇼.
야통이
21/03/21 23:28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경험보다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었는데 생각과 경험이 적당하게 만나니 총체적(?)으로 많이 좋아지더군요. 화이팅하세요
데브레첸
21/03/21 23:29
수정 아이콘
조언 감사합니다.
패트와매트
21/03/21 23:48
수정 아이콘
원생동지로서 많이 공감합니다
데브레첸
21/03/22 11:5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21/03/22 00:11
수정 아이콘
멋지시네요 b
데브레첸
21/03/22 11:50
수정 아이콘
과찬 감사합니다.
야심탕
21/03/22 17:18
수정 아이콘
(수정됨) .
21/03/22 17:2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리플삭제가 안되어, 내용삭제합니다
야심탕
21/03/22 17:21
수정 아이콘
(수정됨) .
21/03/22 17:22
수정 아이콘
(수정됨) 리플삭제가 안되어, 내용삭제합니다
21/03/22 01:39
수정 아이콘
종교 쪽으로 활동하시면 좋은 자매가 다가올 꺼 같은데요.
종교 없으시면 진지하게 신을 알아가보시는 것도 좋을 꺼 같아요.
딱히 유흥 쪽에 재미를 못느끼시고 절대적 진리에 관심을 두실 꺼 같은데
그런 쪽으로 파고 드시면 인기는 없어도 마음 맞는 사람 한명은 나타날 꺼 같아요.
육체와 감성을 넘어서 영적 교류를 추구하는 것도.....
어떤 사람은 눈만 바라보고 있어도 여자가 다가온데잔아요.
아비니시오
21/03/22 03:40
수정 아이콘
음... 절대적 진리를 찾다 보면 종교에 전혀 공감이 안되지 않을까요?
21/03/22 09:41
수정 아이콘
중간다리 역활을 하는거죠. 종교는 일종의 헬스장 같은 곳 입니다.
헬스장가면 운동 좋아하는 사람이 모여 있듯이 종교집회에 가면 신을 찾거나 깨달음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고
나름 앞서서 고민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곳 입니다
물론 세속적인 사람도 많지만 신이나 부처에 대해서 고민한 사람들은 대부분 종교를 믿거나 거쳐가게 되어있죠.
우리나라에서는 신이 무엇이냐 할 때는 기독교가 깨달음이 뭘까 하는 쪽은 불교가 제일 일반적이죠.
예수나 부처나 인간으로써 궁극에 있는 사람이기에 그들에 대해서 알아보고 그 길을 걷는것도 인생의 목적이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진정으로 종교를 가지면 정체성이 생깁니다. 그 종교적 정체성으로 다른 누군가와 부부의 연도 맺을 수도 있죠.
세속적인 예술등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서 익히는 것 보다 종교의 궁극으로 가다보며누자연스럽게 사람이 따라올 수도 있다는겁니다.
종교모임가보세요. 대부분이 여자입니다. 그들이 왜 종교모임에 나오겠습니까?
그들이 왜 나오는지 무엇을 뭔하는지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하면 길이 보일지도 모릅니다.
한 가정을 이루는데 정체성은 참 중요합니다. 유대인들은 유대교를 통해서 국토를 잃고 2000년 가까운 떠돌이 생활에서도 대를 이어갔습니다.
그만큼 종교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적인 면은 때로는 물질 적인 것을 초월 합니다.
아비니시오
21/03/22 13:37
수정 아이콘
종교의 강력한 커뮤니티성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현대에 와서는 커뮤니티성이 주 목적이고, 진리 탐구는 그 목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해서 댓글 달았습니다! 진리는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찾아야겠지요!
데브레첸
21/03/22 11:51
수정 아이콘
교회 다니고 나름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작은 교회라 자매 만나기가 쉽진 않네요.
21/03/22 12:01
수정 아이콘
아 그렇군요. 이미 잘 하실 것 같지만
연애에 뜻을 두지 마시고 삶의 동반자를 찾는다는 마음으로 여자 소개 받으시면 잘 될꺼 같아요.
나이 먹고 보니 같은 종교 가지고 욕심 너무 부리지 않으면서 현명하게 삶을 살아가는 분들이 많더군요.
돈 많고 권력 얻는 것보다 일정 생활이 되면 그 다음부터는 마음 문제더군요.
그리고 대도시 사시면 코로나 끝나고 사교댄스 동호회도 추천드립니다. 거기서도 춤을 파시다보면 인연 나타날 수 있어요.
춤을 추다보면 말이 필요없는 단계가 옵니다. 그러면 참 마음이 평온해지죠.
데브레첸
21/03/22 13:42
수정 아이콘
흐흐.. 제가 원하는 연애가 딱 삶의 동반자, 친구의 연장선같은 관계인데 잘 됐네요.
아비니시오
21/03/22 03:48
수정 아이콘
사실 대학원생이라는 지위? 직업? 자체가 연애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죠.. ㅠㅠ
비슷한 나이대의 동기들은 이미 취업해서 돈을 벌고 있는데.. 대학원생은 자기 돈 안 까먹으면 다행인 상태.
박사학위를 받고 나면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대학원생들은 믿고 있지만, 대학원 잘 모르는 연애 상대들은 별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점도 있구요.
(물론 사귀는 사람은 잘들 사귀지만.. 자연스러운 만남 말고 소개팅같은데서 상대적으로 잘 되기가 쉽지않은 것 같아요.)
또 학위 받고 학계에 계속 남고자 한다면 해외로 포닥 나갔다 와야하니 애매해지고..
난이도가 높아서 연애가 쉽지 않은거지 우리에겐 문제가 없다구요! 흑흑
데브레첸
21/03/22 11:51
수정 아이콘
그래서 전 같은 대학원생이랑 만나려고 합니다. 흐흐.
서쪽으로가자
21/03/22 09:25
수정 아이콘
전직 대학원생으로 (응?) 공감이 가는 면이 있으면서도... 저는 취미는 그렇게 진지하진 않았던거 같네요 크.

자기관리도 하시고 준비도 되신거 같으니, 좋은 일이 생기실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아직 어리시니 (...) 저의 첫 소개팅/연애보다도 훨씬 빨리 준비(?) 시작하신것 같긴 하네요. 화이팅!
데브레첸
21/03/22 11:52
수정 아이콘
과찬 감사합니다!
조메론
21/03/22 15:40
수정 아이콘
묘하게 저랑 비슷한거 같아 글을 두번 정독했어요
저는 이렇게 글로 표현을 못하는데, 대단하십니다.

연애중인 데브레첸님 글을 읽을 날이 기다려지네요.
연애도 하나의 수련(?)이니까요

응원할게요!! ^^
데브레첸
21/03/22 16:06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1039 [일반] 남성은 사냥하고 여성은 아이 키웠다고? [77] 아난16086 21/03/23 16086 2
91038 [일반] [외교] 미국 외교일정 vs 중국 외교일정 (업데이트) [43] aurelius12464 21/03/23 12464 1
91037 [일반] 美 콜로라도 총기난사 경찰관 포함 10명 사망 [26] Rorschach10414 21/03/23 10414 1
91034 [일반] 금일 발생한 안드로이드 앱 실행 장애 해결 방법 (카카오톡 등) [33] Leeka16044 21/03/23 16044 10
91033 [일반] 영국에서 새로운 국방백서가 발표되었습니다. [8] elaborate9363 21/03/23 9363 1
91031 [일반] 흐드러지게 피어난 매화 [14] 及時雨8559 21/03/23 8559 13
91030 [일반] [외교] 중국, EU 의원 10명 제재한다고 밝혀 [61] aurelius14092 21/03/23 14092 8
91029 [일반] 코로나에의한 한일 입국체험기 (현지 상황 설명) 1편 [10] 마지막천사9696 21/03/22 9696 10
91028 [일반] [번역]66%짜리 J&J 백신대신 95%짜리 화이자 맞고 싶다고? [39] 나주꿀21060 21/03/22 21060 54
91027 [일반] [외교] 알라스카 미중회담을 통해 보는 중국의 세계관 [53] aurelius14004 21/03/22 14004 13
91026 [일반] [13] 10년전의 배낭여행 [8] emonade6390 21/03/22 6390 13
91025 [일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미국 임상 3상 시험 결과 공개 [99] 여왕의심복19199 21/03/22 19199 63
91024 [일반] 소의 방귀를 줄여 지구를 구하려면 '이것'이 필요하다 [39] 나주꿀12011 21/03/22 12011 2
91022 [일반] 2차 테러를 당했습니다. [58] Lovesick Girls18133 21/03/22 18133 49
91020 [일반] 누가 저스티스 리그를 죽였나 [68] roqur11950 21/03/22 11950 5
91019 [일반] 그럼에도 사랑하는 너에게. [12] 쉬군7558 21/03/22 7558 15
91018 [일반] [칼럼] 대만에서의 위기가 미국패권을 종식시킬 것인가? [34] aurelius14124 21/03/22 14124 12
91015 [일반] [팝송] 시아 새 앨범 "Music - Songs From and Inspired By the Motion Picture" [7] 김치찌개6983 21/03/22 6983 2
91014 [일반] [스포] 영화 미나리 보고 왔습니다. [14] 똥꾼7580 21/03/21 7580 5
91013 [일반] [13] 시간여행도 여행맞죠? [3] 나주꿀8844 21/03/21 8844 14
91012 [일반] [13] 전전전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는길에 인연을 주웠네. [9] onDemand9116 21/03/21 9116 22
91011 [일반] 대학원생으로서의 나, 현대판 사제로서의 나 [34] 데브레첸9335 21/03/21 9335 13
91009 [일반] [외교] 미일, 대만 긴급사태 시 협력 검토 중 [39] aurelius11847 21/03/21 11847 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