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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 22:26
다른 이야기긴 한데. 표백이라는 소설의 캐치프라이즈랄까 아무튼 그 부분이 상당히 인상 깊더군요.
[이제 나는 세상이 아주 흰색이라고 생각해. 너무너무 완벽해서 내가 더 보탤 것이 없는 흰색. 어떤 아이디어를 내더라도 이미 그보다 더 위대한 사상이 전에 나온 적이 있고, 어떤 문제점을 지적해도 그에 대한 답이 이미 있는, 그런 끝없이 흰 그림이야. 그런 세상에서 큰 틀의 획기적인 진보는 더 이상 없어.] 더 이상 남들보다 앞선 사상을 가지기 어려우니, 남들 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머저리로 끌어내리는 방법밖에는 없어진 게 아닌가 싶어요.
20/12/13 02:38
10년 전과만 비교해도 천지개벽할 수준으로 바뀌었는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걸 모르죠. 그걸 깨닫고 표백된 세상에 작은 얼룩이라도 남길 수 있는 소수의 사람들이 있는 거고요.
20/12/12 22:31
저는 이런 글에 동의를 못하겠더군요
옛날이 좋았지, 나 때는 말이야, 요즘 애들은..의 다른 변주 일 뿐이죠.. 빨갱이 수꼴 같은 말이 신조어 라도 되나
20/12/12 22:34
근데 커뮤니티는 정말 일부분.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이라 실제 생활과 괴리가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하루 살기 바쁘죠. 대부분 사람들은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잘 모릅니다. 너무 감정이입 할 필요 없다고 봐요. 그리고 정치권은 변함없이 그랬기 때문에 이질감도 안 느껴집니다.
20/12/12 22:42
표현의 자유가 점점 적어져서 그런 것도 있을겁니다.
힘주어 역설하다가 잡혀가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으니까요. 일례로, 이번에 5.18 왜곡 금지법이 통과되었는데 앞으로 [5.18은 XX이다(고소방지)]라는 식의 주장은 보이지 않게 되겠지만 대신 교묘한 조롱은 더 늘어날겁니다. 토론의 장이 막혀버렸으니, 조롱이 늘어나는거죠. 풍선효과처럼
20/12/12 22:53
이젠 다들 세력 싸움을 잘 해요. 예전처럼 단순한 빠와 까가 아니라 복잡한 정치기동에 능합니다..
대놓고 비난할 상황을 만들기 위해 커뮤니티를 하니까요. 일단 내가 싫은 사람을 그 위치에 올려 놓기만 하면 성공이죠. 그래서 더 피곤합니다. 서로 이미지를 탈색해서 실제 사람이 아니라 허수아비 가지고 싸우니까요. 그냥 그 사람이 51만큼 좋으면 어 좋은갑다 하는거고 49만큼 좋으면 그다지 좋은건 아닌건데 과거에 꼬투리 잡을 건수 하나 가지고 와서 이래도 이게 잘못이 아니냐하고 그럼 반대쪽은 또 좋은 건수 하나 들고 와서 이래도 좋은 사람 아니냐로 무한루프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PUM님 글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또 시작이구나.
20/12/13 01:21
장강명의 조롱은 장이 막혔기 때문이 아니죠, 장이 열렸고, 기업가와 소비자가 만나는 장이 아니라, 장사치가 얼마까지 알아보셨어요? 하는 장이 열린걸 의미하죠.
풍선효과와는 하등 관련이 없습니다.
20/12/13 09:12
비유를 제대로 못해서 미안요.
SNS등으로 토론의 장이 막힌게 아니라 오히려 기회와 여건은 더 늘어난 의미라는 뜻이지요. 펌님은 토론의 장이 막혀서 풍선효과로 조롱이 늘어났다고 보았지만 제 의견은 장이 막힌게 아니라 용팔이가 너무 늘어서(악화가 양화를 구축해서) 조롱이 늘었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래서 풍선효과와는 관련이 없다고 한것입니다.
20/12/13 09:51
그럴수도 있겠네요.
조롱분위기가 토론분위기를 쫓아낸다는 말씀이시네요. 거기에도 물론 동의합니다. 제 주장은 자유롭게 주장하려 하는 자들의 입을 억지로 막을수록 조롱으로 표현하게 된다는것 입니다. 사회현상은 다각도로 분석해볼 수 있겠죠.
20/12/12 22:48
조 교수님의 트위터 한마디 한마디는 수위낮은 조롱으로도 현 시국을 모조리 꿰뚫고 계셨는데
진중권이나 서민교수같은 사람들은 좀 쌈마이나긴 하죠 적중률도 좀 떨어지고.
20/12/12 22:52
글쎄요.. 대부분의 글을 모바일로 읽고 쓰다보니 저렇게 되는건 당연한거겠지요.
모바일에선 긴 글은 입력하기가 너무 힘들죠... 읽는 것 역시... 솔직히 3~4줄 넘어가는 글만 해도 읽기 버겁습니다. 이게 평소 이북같은거 읽으신다면 이북에서 설정해놓은 행간이나 글자크기하고 현재 보시는 사이트의 폰트 설정을 비교해보시면 쉽게 이해가 가실듯... 글자가 많아지면 너무 읽기 힘듭니다. 행간도 너무 좁아요... 여러줄에 걸쳐진 글을 읽을때는 행간이 정말 중요합니다. PGR21도 마찬가지인데... 모바일 가독성이 별로 안좋습니다. 글자 크기는 그래도 그냥저냥인데 너무 오밀조밀 모여있죠... PGR21은 하물며 긴 문장 긴 호흡으로 글 쓰시는 분이 많아서 너무 읽기 힘들어요... 그냥 간단하게 내 생각 표현하고 가급적 짧은 문장 읽고 사이다 만끽하고 싶은게 인간 본성이겠죠. 하여튼 저는 딱히 인간이 바뀌었다기보단... 모바일 기기 특성이라고 봅니다.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확 달라진거죠. 대개 수많은 사회적 변화들이 2014년즈음을 시작으로 하는데... 2014년이 폭발적으로 스마트폰이 보급되던 시기입니다. 단지 댓글이 문제다 인터넷이 문제다라고 하기엔.. 그 전에도 인터넷 보급율은 엄청 높았어요... 수많은 오래된 커뮤니티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변화가 오고 있는데.. 사람들이 바뀌었다고 하기엔.. 다 옛날 그 사람들인걸요...
20/12/12 22:58
조롱이 호응을 받는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 비슷하겠지만, 요즘 시대에는 장문의 논리적인 전개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건 동의합니다.
너무 많은 정보로 인해 정보 취사가 어려워지다보니 아예 습득이 어려운 정보는 포기하는 경향이 커진거 같아요.
20/12/12 23:03
전쟁에서는 공격하는 쪽이 3배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정치에서는 공격하는 쪽이 단 1만큼의 허점만 보이면 가능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20/12/12 23:21
개인적으로 PGR이 표현의 자유를 많이 제약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게 뭐 국가의 제한과는 달라서 옳다 그르다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대신에 회원들의 비꼬기 실력은 일취월장 시키는 부작용은 있네요.
근데 개인적으로 그런 비아냥이 직접적인 욕설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서 뭐 그러려니 합니다. 다만 선동적인 글이나 댓글 쓰는 분들에 대해서는 좀 고민이 필요해 보이긴 합니다.
20/12/12 23:27
대놓고 욕지거리 하고 싶으면 디시 가면 되고 비꼬기 좋아하면 피지알에 있으면 되고... 그런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중요하죠. 그게 국가적 차원의 제한이랑은 다른 거겠죠. 뭐 저는 피지알 내에서도 선택권이 보장돼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요. 그래서 선동적인 글쓰기나 댓글 제한해야 한다고는 전혀 생각지 않습니다. 다들 각자가 알아서 피드백하는 거죠. 저는 그게 좋다고 봅니다.
20/12/12 23:29
게시판별로 어느정도 제한의 차이가 있으니까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긴 하죠. 선동적인 글쓰기나 댓글의 제한을 이야기 한 건 아니고 글에 대한 책임이 좀 더 필요하긴 한데 뭐 그건 그렇다는 당위론이고 실제로 적용은 어렵죠.
20/12/12 23:31
네 저도 책임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건 말씀하신 것처럼 규범적인 차원의 이야기일 뿐이고, 글쓴이가 그런 책임 신경 안 쓴다고 한다면 그 또한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자유란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유가 용인되는 사안에 있어 책임이란, 타인의 반응일 뿐이죠. 언행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가 들어오는 사안에는 엄밀히 말해서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20/12/12 23:33
장강명씨가 쓰신 소설 '댓글부대'도 정말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을법한 느낌의 리얼함이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신 것 같더라고요.
20/12/12 23:35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지만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올려주신 글 읽다보니 공감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미국이며 중국이며 자극적인 언행을 일삼는 지도자가 탄생한 배경이었을수도 있겠네요.
20/12/13 01:08
인간이 소셜미디어라는 괴악한 것을 만들어서 세상이 이상해졌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만약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가 없었으면 오늘같은 일들이 안일어났을까요? 마치 만약 히틀러가 없었다면 세계2차대전이 안일어났을까요? 라는 질문과 비슷한 질문 같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이 대체되어서 등장하지 않았을까 라고 하시는 분도 있고, 히틀러였기에 일어났다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히틀러는 뭐 여러 이야기가 있겠지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는 장담컨데 다른 대체되는 프로그램이 생겨났을 것입니다. 인간은 대부분 사회적으로 교류하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는 인간의 그 사회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함과 인터넷 기술의 발전이 결합된 것이죠.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도로'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세대는 전세대와 달라보이고 미래세대는 우리세대와 달라보이지만 사실 우리는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매세대 살아가고 있는 것 뿐 아닐까 합니다.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라고 기원전 1700년대에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죠. 조롱, 책임회피, 막말, 이합진산 이런 것들이 소셜미디어 전에는 없었을까요? 인간이 문제인데 자꾸 엄하게 도로를 탓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탓하고, 네이트 댓글을 탓하고, pgr을 탓하고..
20/12/13 02:32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고 밈으로 사고를 의탁하는 인간들이 너무 많습니다.
저는 그래서 별다른 근거와 논리 없이 "중국몽" "응~ 180석" "공산화" "토착왜구" "적페" 같은 단어들 보이면 읽기를 포기합니다.
20/12/13 02:37
요즘 젊은 활동가만 그런가요. 제가 대학생일 때도 운동권 선두에는 늘 짧게 조롱하는 ‘사이다’ 발언 잘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요 뭘. 그 반동으로 나온 비운동권 쪽에서도 ‘사이다’ 잘하는 사람이 나와서 총학 먹었고요. 내용엔 대체로 공감하나 과연 최근에만 그랬던 것인가 이견이 있습니다.
20/12/13 03:46
진영논리가 심해져서 그런게 아닌것 싶습니다. 우리편은 어차피 찬성하고 상대편은 어차피 반대하니 더 이상 힘들게 설득이 필요없는 시대가 온거죠. 속시원한 조롱 한마디로 인기를 끌면 그걸로 충분한거죠.
20/12/13 03:51
옛날부터 있던 인터넷의 특성이지만
점점 사용자가 늘어났다고 봅니다 저초딩시절에 하면 거의 버디버디 카페 수준이지만 이제 카페회원수도 천지차이고 sns, 커뮤니티,대규모 서비스들이 엄청나죠
20/12/13 10:43
이런 시절도 있고 저런 시절도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트랜드는 항상 바뀌니까요 짧은 조롱과 비꼼이 결코 건전하지는 않지만 현 시대의 헤게모니가 된 까닭은 길고 논리적인 글에 대한 대중들의 피로감 때문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어떤 사람들은 논리적인 글을 선호하고 긴 글을 읽는 데에 아무 문제가 없고 긴 글을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짧은 토막글만 읽는 데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과한 것은 항상 피로감을 낳게 마련입니다 긴 글들이 범람하면 짧은 글 쪽으로 대중의 선호가 이동할 것이고 토막글들만 있으면 긴 글을 원하는 쪽으로 대중들의 요구가 이동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바와 남들이 원하는 바가 항상 같지 않으며 내 성향이 트랜드가 되는 날이 또 오겠지 하며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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