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정치글을 머리 아파서 잘 안 읽습니다만..
이글은 가장 최근 이야기가 20년은 지난 일이고 그냥 평범한 개인이 겪은
정치에 관련된 추억담이라고 생각하시고 편하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1980년생이고 정치?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억은 아마도 1987년일거 같습니다.
8살 꼬맹이가 정치에 대해서 아는건 당연히 없었고
당시 13대 대선이 있었는데 그때쯤 후보들은 자신의 출마번호를 이용한 손모양이
유행이었어요. 그때 아버지가 그걸 이용한 콩트(?)같은걸 보여주셨던게
그 어렸을때도 기억이 나네요.. 사실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나는데
그걸 다보여주시고 아버지가 하셨던 경고 때문에 3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아버지가 그러셨어요
"절대로 밖에서 이거 하지 마라" 그랬던 시절이었던거 같습니다.
1988년에 대학교 근처로 이사를 갔습니다. 흐릿하긴 한데 최루탄 냄새, 전경들의 버스같은건 기억이 나네요..
김영삼 대통령 시절은 대통령이 재밌었던(?) 사람이었다고 기억이 나네요..
그전에는 당연히 없었고 그 이후로도 보기 힘든 사람이었던거 같습니다.
당시 무협지에 푹 빠져있었는데 당시 정치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무협지도 있었죠..
그런데 책대여점에 더이상 읽을 무협지가 없을 정도로 읽어댔는데도 이상하게 그 책은 손이 안가더라구요..
왠지 모르게 정치가 싫었던 걸까요? 아니면 무협지란 판타지가 현실이 끼어들었던게 싫었던 걸까요?
보통 김영삼 대통령 시절은 IMF이야기를 하는데 그 시절치곤 다행히도 아버지는 실직을 하지 않으셨고
원래도 가난했지만 더 가난해지진 않았던거 같습니다.
다만 전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고 싶었는데 어머니가 '미안하다'란 말에 포기할수 밖에 없었죠..
지금 기준으로 보면 서성한 정도는 원하는 전공을 들어갈수 있었던 성적으로 지방 국립대를
선택한다는게 말이 안되지만 그 시절은 그랬던 거 같습니다.
그때 담임 선생님도 그래도 장학금은 받을수 있을거다라고 하셨는데...나중에 보니 가까스로 합격했습니다.. 크크
그래서 동기중에 재수를 한 친구들이 유달시리 설대를 많이 가더군요;;
1999년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세상 아무것도 모르면서 머리좀 굵어졌다고 정치에 관심을 가졌던거 같습니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저의 인상은.. 이렇게 말하면 싫어하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꼰대'입니다.
아마 지금은 당연히 없어졌겠지만 대학에 입학하니 무려 '교육부 장관' 이름으로 학부모에 보내는 편지같은게
왔습니다.
거칠게 요약하면 "학생들은 학업에 열중하고 괜히 학생운동같은거 한다고 깝치지 마라"라는 거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 학교 풍물패가 사실은 데모하는 놈들이니 속지 마라라는 구절은 기억이 나네요..
당시 뭣도 모르면서 반감이 드는 내용이었고 당시 교육부 장관이라는 분의 과거 전력을 알고 난 뒤에는
더 어이가 없었죠.. 물론 당시 상황이 IMF극복을 위해서 노력해야 되는 시기이고 조금 뒤에 알게되지만
당시 학생운동권이라는 양반들이 원체 그랬기 때문에 아주 살짝 이해는 되지만 아닌건 아닌거죠..
사실 그거만큼이나 '꼰대'라는 이미지를 더해준건 당시 아이돌들의 염색을 규제하는거였습니다.
아마 그 시절 아이돌을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다들 기억을 하실거고 젊은 분들이라면 2천년대에 그런일이
있었어?라고 생각하실만한 일이죠..
제가 입학했을때 제가 다니던 학교는 PD계열이 총학생회였습니다. 거기분들이랑도 어느정도 알고는 지냈는데
누나들이 담배를 참 잘피운다라는거 말고는 좀 이미지가 희미한 양반들이었던 거 같습니다.
그분들이 이른바 PD계열이란것도 한참 후에나 알게됐습니다.. 크크
사실 저보다 연배가 어린분들이나 저랑 같은 연배라도 수도권에 있으셨던분들은 이해를 못하실수도 있는데
당시 제가 살던 곳에서 설사 그게 대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여성이 남들이 보는 앞에서 담배를 피운다는건
굉장히 희귀한 일이었거든요..
하지만 제가 있었던 학과, 단대는 NL계열이었고 전 그분들과 꽤 친했고 2학년때는 가장 친한 친구와
과학생회장(친구), 부학생회장(저)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분들의 정치적 신념이 뭔지는 그때도 지금도 모르겠고 모든건 "조국통일 반미"였던거같습니다.
저는 그분들이랑 꽤 가까웠고 제 가장 친구는 더 가까웠습니다. 저는 그분들이랑 학교에서만 친하게 지냈다면
그 친구는 그 분들과 거리로 나갔거든요...
그렇게 아는 분들중 나중 한총련 의장이 되는 분도 있었죠..
그분들은 대체로 좋은 분들이었다만 북한에 대한 지나친 호감은 뭣도 모르는 당시에도 그건 좀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은 했었습니다. 그 당시 느끼기로는 북한의 지도층에 대해선 애써 무시를 하고 한민족이라는데만 포커싱을
두는거 같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주사파'이런것과는 확연히 다르다만 현실인식을 못하는 민족주의자정도였던거
같습니다.
하지만 반미에 대해선 당시의 저에겐 그리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효선이, 미선이 사건이 일어난지 얼마 안됐었고
당시 미국에 대한 반감은 시대적인(?) 거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전 2001년 초에 군대를 가면서 이 시절까지의 정치 추억(?)은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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