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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7/11 20:34:25
Name 데브레첸
Subject [일반] 과거와 현재의 국뽕 - 민족적 국뽕과 성취적 국뽕 (수정됨)
요즘 국뽕 유튜브가 인기라지요.
자극적이고 라노벨 제목스러운 썸네일에 내용은 한국이 잘 나온 신문기사 복붙...
물론 철 지난 유행어로 말하자면 병뭐시기 tv 급이라 우려하는 분들이 많고, 저도 나쁘게 봅니다.

하지만 과거라고 해서 국뽕이 없지는 않았고, 수준 이하의 국뽕질도 상당했을 겁니다.
적어도 현재는 환단고기처럼 명백한 날조 국뽕은 잘 하지 않죠.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이라 눈에 잘 안 보였을 뿐입니다.

다만 이런 컨텐츠들을 보면서, 한국 국뽕의 양상이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은 듭니다.
제 어렸을 때의 국뽕과는 강조되고, 대중에서 언급되는 방식이 달라졌거든요.
간단히 요약해서, 
2010년대 초반까지의 국뽕은 민족적 정체성에 대한 추상적 강조가 강했다면,
2010년대 중반 이후의 국뽕은 구체적인 국가적 성과에 대한 강조가 강하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전자의 국뽕을 민족적 국뽕, 후자의 국뽕을 성취적 국뽕이라고 일단 해 봅시다. 

과거의 민족적 국뽕이 주로 언급하는 컨텐츠에는 

- 사계절이 확실한 위대한 나라 한국
- 단일민족의 나라, 한국
- 반만년 역사를 가진 나라 한국 (더 심해지면 명백한 날조인 환단고기/환국도 언급되죠)
- 오오 광개토대왕 오오 세종대왕 오오 이순신 오오 유관순 등 위대한 한국인들!
- 세계에서 제일 위대한 문자, 한글을 가진 나라 한국
- 세계에서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일군 몇 안 되는 나라 한국
- 한일월드컵 4강 진출!을 이뤄낸 한국 
- 오 김치! 오 비빔밥! 오 불고기! 같은 몇몇 상징적 음식에 대한 강조 
- 오오 김연아! 오오 싸이! 그 외 각종 두 유 노 드립
-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이 있습니다. 
보다시피 한국 민족의 정체성을 이루는 환경/역사/위인/문화 등에 대한 추상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좀 추상적이기에, 따져보면 단일민족이라던가 반만년 역사라던가 김치의 위대함이라던가 과장된 사안들이 많고,
현재 시점에서는 반박될 내용이 많습니다.  
이뤄낸 성취에 대한 내용도 좀 있지만, 상징적이고 타이틀같은 느낌이 드는 게 대부분이지요.  



반면 현재의 성취적 국뽕에서 주로 언급되는 컨텐츠에는 

- 세계적인 민주화 후퇴, 권위주의화 속에서 홀로 촛불 혁명을 이뤄낸 한국 (좀 철지난 국뽕이긴 합니다만)
- 전산화가 잘 되어 행정이 매우 편리한 나라 한국(보통 일본, 유럽이 대조사례로 많이 나옵니다)
- 인종차별/EU 문제 등으로 민낯을 드러낸 서구권 선진국들. 이와 대조되는 한국. 
- 코로나19 난리에 비교적 잘 대응하고, 타국의 모범이 된 한국.
- 일본의 어리석은 수출규제 정책에 대한 한국의 성공한 대응. 제 발등을 찍은 일본 (양산형 국뽕유튜브의 결정타가 바로 이 사안이었죠) 
- 서구 선진국에 비해 (아직까지는) 계층이동이 잘 되는 한국. (북유럽은 보통 극심한 자산격차로 욕을 먹습니다)
- (순위가 높을수록 좋은 통계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한 한국.
- 외국인들이 좋아한다는 한국식 치킨/닭도리탕/감자탕/제육볶음 등 

등과 같은, 구체적인 국가적 성과나 삶의 편리함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 
민족적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는 오히려 줄었고, 그나마 있는 이야기도 더 구체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음식을 예로 들자면, 하도 울궈먹은 김치 불고기 비빔밥을 넘어 한국식 치킨/닭도리탕/감자탕/제육볶음 등 다양하게 언급하고 있지요.

재미있는 건, 성취적 국뽕에 취한 사람도 민족적 국뽕을 다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 같다는 겁니다. 
사계절이 풍부한 위대한 한국 드립은 이제 극심한 연교차+미세먼지로 조롱거리 다 됐죠. 성취적 국뽕자들도 이건 조롱할 것 같습니다. 
통일을 반대하는 사람은 과거보다 많아졌고, 찬성하는 사람도 더 이상 무조건적 찬성은 하지 않죠.


2010년대 중반부터 국뽕의 양상이 바뀐 덴 헬조선론이 박근혜 탄핵 이후 몰락하고, 한국의 높아진 삶의 수준이나 지위 상승을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한 게 아닐까 싶은데... 이런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현재 국뽕도 과장과 왜곡을 많이 해서 눈꼴사나운데, 헬조선론이 유행하던 시절보다는 약간이나마 더 현실에 가까워진 인식인 것 같아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옛날 국뽕보다는 그나마 더 구체적이고 삶에 더 와닿는 이야기라 논의 수준 자체는 약간이나마 올라간 것 같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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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즈레미디
20/07/11 21:16
수정 아이콘
국뽕 방송 보다보면 걸핏하면 힌국의 사례를 보며 감탄하고 뉘우치고 깨닿는다는데 우리가 외국 사례보고 뉘우치고 깨닿나요?

북한에 수령님 찬양이란 것과 비슷한 것이라 봅니다. 보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너불거리는거죠.
20/07/12 09:09
수정 아이콘
(수정됨) 방역은 잘 했죠


외신이 연신 자국의 대응과 수준을 비교 하고 커뮤니티 에서 대한민국의 방역 사례를 퍼 날랐죠


되려 이런 국위 선양을 폄훼 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분 들이 애써 외면 하고 너불 거리는 분들이 많이 존재 하죠


그런 분들을 보면 친일파들이나 반일이 불편 하신 분들이 안 보고 싶은거 귀 막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 봅니다.
그 닉네임
20/07/11 21:52
수정 아이콘
국까 채널은 없나요? 일단 군대관련으로 열 편은 뽑을 수 있을거같은데
그랜즈레미디
20/07/11 22:51
수정 아이콘
노딱땜에 돈 안되서 안하죠.

그래도 좀 생기면 좋겠네요.
훈수둘팔자
20/07/11 21:52
수정 아이콘
세계가 경악한 한국의 xxx!
한국 따라하지 않으면 큰일난다는 xx!
일본과 중국이 공포에 떠는 한국의 최종병기 xx!

이젠 제목 패턴도 외울거같아요
aurelius
20/07/11 21:58
수정 아이콘
일본서점에 가면 정확히 똑같은 제목의 책들이 베스트셀러 코너에 있지요 크크. 서로 너무 닮은 한국과 일본 (...)
훈수둘팔자
20/07/11 22:03
수정 아이콘
일본 유튜브 세계를 자세히는 모르지만 한국 서점계는 유툽 수준으로 국뽕컨텐츠 넘치지는 않는다고 가정하면
한국은 유튜브, 일본은 책 매체에서 국뽕 컨텐츠가 범람하는 격이니
여기서도 차이가 좀 보이는군요 크크
유소필위
20/07/11 21:56
수정 아이콘
헬조선론이 사라진지는 모르겠네요
데브레첸
20/07/11 22:00
수정 아이콘
15-16년도보다는 확실히 줄었다고 봅니다.
-안군-
20/07/11 23:09
수정 아이콘
적어도 넷상에서는 많이 없어진 편이죠. 헬조선의 전제는 우리나라가 외국보다 살기 힘들다니까..
그러니까, 이게 우리나라가 살기 좋아졌다기 보다, 선진국들의 현실이 생각보다 엉망진창이더라...가 더 클겁니다.
근데, 좀 심했던 경우는 있어요. 피지알에서도 본건데, 미얀마 로힝야족 탄압 뉴스에 "그래도 우리나라보단 낫겠지"란 댓글이 있었죠;;
AeonBlast
20/07/11 23:44
수정 아이콘
이제 K-시대 아닙니까 크크
20/07/12 10:24
수정 아이콘
헬조선 > 탈조선으로 테크를 타야되는데 코로나로 외국이 더 헬이라서 선녀가 돼버렸어요 크크크
20/07/11 21:59
수정 아이콘
요즘 피지알 분위기에 이런 글 올리시면 제 아무리 팩트라도 좋은 소리 못 듣습니다


대한민국이 망하고 정부가 망한 글만 올리시면 좋은 반응 보시겠죠
데브레첸
20/07/11 22:00
수정 아이콘
국가가 잘 돌아간다고 한 적 없습니다. 현실 이전에 국가에 도취한 국뽕 분위기를 기술했을 뿐.
20/07/11 22:38
수정 아이콘
그대 당시에는 자랑할게 딱히 없었으니 추상적인거에 매달린거고....멕시코가 추악 그 자체인 아스텍 따위에 민족적 정통성을 두는것처럼요.어떻게보면 이제야 국뽕다운 국뽕하는거지 그 전에 하던건 그냥 자격지심쩌는 국가가 정체성 유지하려고 집단세뇌치는거에 가까웠죠. 신토불이라든가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라든가 전세계에서 아이큐가 세계 2위라든가 뭐 등등 구체적인건 하나도 없고 그냥 민족적 자부심만 우짜든지 일으키려고 하던 것들요. 사실 냉정히봐서 동아시아권 국가들은 뻘짓만 안하면 어느정도선까지는 쉽게 경제성장하고 성공하는 편이고 한국인이 그 성장을 몇 십년정도 당긴건 미국빨이 크고요. 동남아에서 한국 성장보고 졸부들이라고 씹는다는데, 한때 필리핀만도 못하던 국가가 지금 선진국 올라왔다고 동남아 개무시하는거 보면 참 그렇습니다. 솔직히 훈민정음정도 빼면 조선사 500년보다 남한50년이 이루어낸게 훨 많다고 봐요.
Horde is nothing
20/07/11 22:56
수정 아이콘
다른나라도 국뽕좋아 하는대
우리나라는 세계,OECD 통계 에서 가장 애 안낳고 가장많이 일하고 가장많이 자살하다보니 좀더 좋아 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오래된낚시터
20/07/11 23:42
수정 아이콘
좀 따지면 자국뽕 없는 나라가 없긴 한데
유튜브 보면 좀 한심하긴 하죠...
Jedi Woon
20/07/12 07:08
수정 아이콘
국뽕이야말로 국가가 허락한 합법적인 마약이라고 봅니다 크크
지금 서유럽 국가들이 겪는 문제를 아마 10년 뒤에 한국에서도 겪을 일이고, 30년 뒤엔 경제성장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 한국 실망이다, K 드림 깨졌다 이런 얘기 하겠죠.
그리고 그 때면 한국도 지금의 일본처럼 '한국 대단해' 이런 프로그램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크레토스
20/07/12 12:59
수정 아이콘
역갤 최대 아웃풋: 국뽕이라는 단어..
사실 진짜 유래나 실제 거기서 쓰이던 용례나 매우 부정적이 단어인데 지금은 언론 기사에서도 언급될 정도이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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