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이번주 일요일인 7월 5일에 도쿄 도지사 선거가 있습니다.
올림픽 성화봉송 일정을 고려해서 일정을 앞당겼다는데 지금은 뭐, 무의미한 짓이 됐군요.
신종코로나 감염자가 최근 5~60명씩 꾸준히 나오고 오늘은 아예 100명을 뚫어 버린 상태에서 선거를 벌이게 됐으니(한국 총선도 코로나 정국에서 열렸지만 그때는 감염자가 확 줄어들었을 때였으니) 투표율이 어떻게 나올지...
하여튼 이번 선거에는 총 22명의 후보가 입후보했습니다.
공약 등의 내용은 각 후보 본인의 홈페이지와 政治山(https://seijiyama.jp/)라는 사이트를 참고했습니다.
1. 야마모토 타로(https://taro-yamamoto.tokyo/)
배우 출신의 정치가로, 레이와 신센구미라는 정당을 이끌고 있습니다. 배우 출신에 참의원 당선 경력도 있고 연설력도 좋아서, 나름 촉망받는 정치 기대주인 것 같습니다. 원전 반대, 소수자 인권 보호 등 전체적으로 좌파에 가까운 사상을 갖고 있는 인물입니다.
이번 도지사 선거에서 들고 나온 가장 주목할 만한 정책은 "올림픽 그거 때려치고 그 돈으로 코로나로 힘든 도민들이나 돕자"인 것 같습니다. 신종코로나 대책으로는 검사, 격리, 입원시설 확충이라는 정석적인 대책을 내걸고 있습니다.
2. 코이케 유리코(https://www.yuriko.or.jp/)
혀녀역 도지사입니다. 도민 퍼스트회라는 정당을 이끌고 있지만 이번 선거에는 무소속으로 나옵니다. 선거 후에 복당할 거라고...
현역답게 딱히 확 튀는 정책은 별로 안 보입니다. 코로나 제2파에 대비하고 초고속(爆速) 디지털화로 도쿄의 경제를 새로운 성장으로 올리겠다는
군요. 전체적으로 디지털, IT를 미는 것 같습니다. 영어 좋아하는 도지사답게 '그레이터 도쿄' 구상을 추진하겠답니다.
3. 나나미 히로코(https://nanami-hiroko.net/)
행복실현당이라는 정당에서 나온 후보입니다. 이 정당은 행복의 과학이라는 사이비틱한...아니 사이비 그 자체인 종교에서 운영하는 정당인데요, 교주가 영혼이랑 대화를 할 수 있는데 '박정희가 박근혜한테 중국 말고 일본이랑 친하게 지내라더라' 어쩌고 하는 그런 종교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외출 자제 등등 하는 거 다 소용없으니 그런 거 하지 말고 지정감염병에서 해제하겠다, 코로나로 인한 피해배상을 중국에 청구하겠다, 중국에 의존하는 경제에서 탈피하자...등등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4. 우츠노미야 켄지(http://utsunomiyakenji.com/)
변호사 출신으로, 대출업체의 대출금리 낮추기 운동에서 적극적으로 활약, 일본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낸 사람입니다. 이미 도지사 선거에 두 번 도전해서 두 번 다 2등으로 낙선한 경험이 있는 콩라인입니다. 무소속이지만 일본공산당, 입헌민주당, 사민당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지지하는 정당에서 볼 수 있듯이 왼쪽에 있는 사람입니다.
신종코로나에 대해서는 검사확대와 시설확충 등 상식적인 주장을 펴고 있고, 도립병원 법인화에 반대, 카지노 유치 반대를 내세우고 있으며 그 외의 정책은 뭐, 중도좌파 수준의 흔한 공약입니다. 음..노잼이네요
5. 사쿠라이 마코토(https://japan-first.net/)
일본제일당의 당수...이지만 우리나라에는 재특회(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를 이끄는 극우꼴통으로 알려진 그 사람입니다. 도민세, 고정자산세, 도지사 급여 0이라는 빨갱이스러운 주장과 더불어, 외국인 생활보호 즉각 철폐, 파칭코 규제 같은 그다운 정책을 내걸고 있습니다.
6. 코미야마 히로시(https://komiyamahiroshi.jimdofree.com/)
스마일주의를 제창하고 스마일당을 이끌던, 일본 정치계의 괴짜 맥 아카사카의 비서 출신입니다.
길거리에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버리면 10만엔을 벌금으로 때리겠다는 주장이 눈에 띄네요. 덤으로 매월 8일을 스마일 데이, 매월 22일을 피스 데이로 제정해서, 잔업 업는 날로 만들고, "피스!"라는 구호로 건배를 하도록 하겠답니다.
7. 오노 타이스케(https://ono-taisuke.info/)
쿠마모토현 부지사 출신으로 무소속이지만 일본유신회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쿠마모토현 부지사 시절에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지역 캐릭터 '쿠마몽'의 저작권을 현에서 구입해서, 현의 허가만 받으면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정책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딱히 눈에 띄는 공약은 없고, 인터뷰에 따르면 안전한 올림픽 개최를 위해 IOC와 의논해서 올림픽을 2024년으로 미루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데 글쎄요...
8. 타케모토 히데유키(https://www.hideyukitakemoto.com/)
아사히 신문 사원 출신이라고 합니다. 소비세 폐지 등을 주장하고 있는데...홈페이지에 들어가자마자 상단에 대문짝만하게 써 있는 "일본은 미국에게 정보 지배당하고 있다"라는 음모론삘 물씬 나는 주장이 눈에 띕니다.요코타 미군기지 반환도 주장하는 걸로 봐서 반미주의자 같네요.
9. 니시모토 마코토(https://twitter.com/makoto__9999)
공식사이트로 트위터를 적어넣고 그나마 인스타가 메인이라는 것 같습니다. 정당은 "슈퍼 크레이지군". 일단은 가수라고 합니다만...그냥 양아치 같아요. 인스타 계정 9번 정지 먹은 것, 무슨 클럽에서 개최된 헤이세이 최후의 껄떡남 컨테스트에서 수상한 것이 자랑거리고, 애인 (일본에서 애인은 불륜 상대를 뜻합니다) 모집중이랍니다. 공약은...풍속점 규제 완화.
10. 세키구치 야스히로(홈페이지 없음)
항공자위대 출신의 건물 관리업자...라고 합니다. 이미 도지사 선거에 3번 도전했고, 에도가와 구청장, 참의원 선거에도 도전했지만 낙선한 것 같네요...돈이 많은 것 같습니다. '코로나 별 거 아닌데 괜히 오버한다' '담배 피는 사람 작작 좀 갈구자' 등의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11. 오시코시 세이이치(http://liferelax.blog.fc2.com/)
NPO 대표라고 합니다만...블로그 상단에 있는 "공안경찰, 경찰관련, 공권력, 컬트종교단체 등에 의한 비밀경찰, 조직집단감시, 공모죄, 테크놀로지에 의한 인체실험, 자국민학대의 사실을 파해치고, 모즌 피해자를 구제하는 싸움!'이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이런 소리 하는 사람 서울역에서 본 적 있는데...
13. 타치바나 타카시(https://www.nhkkara.jp/)
'호리에몽 신당' 소속으로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 추천을 받은 후보(2)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 당수로, 이번 선거에는 역시 자신이 설립한 '호리에몬 신당' 소속으로 나왔습니다. 일본은 이중당적이 불법이 아니라 이런 짓이 가능합니다. 호리에몽은 전 라이브도어 사장이었다가 분식회계로 걸려들어서 몰락했다가 관종으로 되살아난 '호리에 타카후미'라는 사람의 애칭입니다. '호리에몽 신당'은 말 그대로 그에 대한 지지를 내세우는 전당인데...본인은 난 그런 거 관심없다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그러건말건 이 당에서 나온 후보들은 포스터에 호리에몽의 얼굴을 대문짝만하게 내걸고 있습니다...뭐 이런 놈들이 다 있나 싶지만, 사실 우리도 친반연대 같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지지하고 드는 정당이 있었으니 그러려니 합시다.
동일 정당 후보들과 공약은 동일하나, 추가적으로 역시 그답게 "NHK를 때려잡겠다"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14. 사이토 켄이치로(https://twitter.com/aqua_saito)
'호리에몽 신당' 소속으로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 추천을 받은 후보(3)
자영업을 하다가 정치에 꿈을 품고 상경해서 호리에 타카후미의 비서로 일했던 사람이라는군요.
이상의 세 후보는 공약이 동일한데...
만원전철 요금 인상, 현금 사용 금지령, 에도성 재건, 아다치구를 '일본의 브루클린으로 만들겠다', 도쿄 올림픽은 원격 경기로 하자, 대마 합법화,스폰서(그러니까 나이많은 남자가 여자에게 돈 대주는...) 응원, 영어 공용어화, 도쿄 전부 민영화 등등 주옥같은 공약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뭐, 올림픽은 중지하자, 일본을 세계의 중심으로 만들겠다, 왜냐면 나는 한다면 하는 남자니까 등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상당히...세상 그 무엇보다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16. 사와 시온(https://note.com/sionic4029)
온라인게임 업계에서 오래 일한 경험을 가진 소설가라고 합니다. 공약은...음 눈에 띄는 게 없군요.
과거 20년 동안 사실 조사를 해 본 결과, 최근 5명의 역대 도쿄 도지사가 방송인 아니면 작가 출신이라는 국가적 기밀과 조우하고 소설가가 되기로 결의했다고 합니다(...)
17. 이치카와 히로시(https://twitter.com/DNPSO1mT1H02zSj)
서민과 동물의 모임이라는 정당에서 나온 사람입니다. 정당명 그대로 동물학대를 방지하고 애니멀 폴리스를 설치하고 낭비를 줄여 서민에게 분배하겠다는 정책을 들고 나왔습니다.
본업은 디스코 이벤트 프로듀서라고.
18. 이시이 히토시(https://hi0815.com/)
금융권에서 일해 온 저널리스트라고 합니다. 딱히 눈에 띄는 공약은 없고...코로나바이러스 치료약과 예방약을 발명했다고 합니다. 요소를 원료로 만든 약이라네요. 흠, 그게 사실이라면 좀 무섭군요.
22. 나이토 히사오(https://twitter.com/NaitoHisao)
육상자위대 출신의 전직 파견사원이라고 합니다. 이번이 두 번째 도전이네요. 딱히 특별한 공약은 안 보이고...수도, 전기, 가스, 철도 등의 공영화와, 인구 분산을 위해 기업을 지방에 유치하겠다는 게(당신 도쿄도지사 후보잖아) 그나마 눈에 띄네요.
한국은 총선의 연장 혹은 대권으로 가는 커리어 쌓기의 느낌이 강하다면 일본은 자민당 장기독재로 인한 피로감과 그로인한 반정치
그리고 한국보다 발달한 풀뿌리 민주주의 덕분에 중앙정치와 궤가 좀 다릅니다.
코이케 현 도쿄도 지사는 자민당 출신에 자민당의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고
반대로 우츠노미야 겐지 후보는 지금 3번째 도전인가 그럴텐데 당적만 없지 누가봐도 사민 공산계열 후보인데다가
지명도도 꽤나 높아서 자당후보를 내면 표갈라먹기 밖에 안되기 떄문에 인지도 있는 거물이 나왔을때 지지 라는 입장을 내죠
한국에서는 원희룡 지사 정도나 해당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