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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3/18 23:12:46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1860759903
Subject [일반] 다크 워터스 후기 - 스포 있음!

<다크 워터스>는 거대 기업 듀폰과 20년간 싸움을 계속해온 변호사 롭 빌럿의 실화를 기반으로 제작한 영화입니다. 이 실화는 듀폰이 지난 몇십 년 동안 무단으로 화학 폐기물을 투기해 온 것으로부터 시작해 유해 물질임을 알면서도 수십 년 동안이나 화학물질 PFOA를 사용해 온 것으로 확대 되었습니다.


영화가 이 실화를 다루는 방식은 담담합니다. 어쩌면 '스포트라이트' 제작진, '토드 헤인즈 감독'에서 감을 잡고 계셨던 분도 많겠지만, 뭔가 되게 극적이고 드라마틱할 것만 같은 포스터와는 달리 하나하나 찬찬히 이야기를 훑어보는 데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느낌이에요.


이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은 어떻게 한 사람이 묵묵하게 20년 동안 견뎌내는지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주변 사람들의 지지가 흔들리고 때때로 버티면서도 크게 휘청이는 시기가 존재하지만 어떻게 견뎌내는 지에 관한 영화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영화는 일종의 내부고발자 영화 같기도 합니다. 내부고발자가 어떻게 흔들리고 위협받는지 그렇지만 어떻게 견뎌내는지에 대한 영화라고 할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주변인들의 지지를 나타내는 부분이었겠지만 팀 로빈스의 일장 연설은 조금 뜬금없긴 했습니다만.)


영화의 흐름은, 어떻게 말하자면 이야기의 중심부로 어떻게 롭 빌롯이 끌려들어가나에 관련된 이야기일 수 도 있겠습니다. 영화 초반부 중심이 아니라 측면에 위치하다가 갈수록 화면의 중심으로 끌려오게 됩니다. 동시에 적막한 잿빛 화면의 조합도 인상적이었네요.


영화에서 위협은 실존하는지 아닌지 굉장히 애매모호하게 그려집니다.(끝까지 실제로 그랬다는 건 나오지 않죠) 영화의 흐름을 극적으로 만들 수 있는 이러한 얘기 대신 영화의 중심에 피해자들을 초대합니다. 실제 인물이든 혹은 영화 상에서 언급되는 사람이든 간에요. 그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고 묵직하게 전달함으로써 영화는 실화로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는 셈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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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rschach
20/03/18 23:43
수정 아이콘
팀 로빈스의 연설은, 팀 로빈스 본인이 스스로의 정의와 로펌리더라는 위치사이에서 쭉 균형을 잡아가다가 그 상황에서 참다참다 못해서 터진 느낌이라 전 괜찮더라고요. 애초에 그런 사람이 아니었으면 주인공이 거기까지 가지도 못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나저나 실화의 흐름 자체가 그래서 그럴 수 밖에 없었겠지만 스포트라이트 후반부에서 느꼈던 정적인 카타르시스 같은걸 느끼긴 힘들더군요. 물론 애초에 그런걸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답답함을 느끼는게 정상적 반응인 이야기이긴 하지만요.

중간에 엄기영 앵커 나와서 깜짝... 크크
aDayInTheLife
20/03/19 06:58
수정 아이콘
저도 깜짝 크크크
막 유별나게 튀는건 아닌데 갑자기 캐릭터의 세팅 없이 정의에 대해 논하는게 저는 좀 튀긴 하더라고요.

영화의 실화 자체가 그렇지만 아직 여기 있다.로 끝나기 때문에 아무래도 스포트라이트와는 방향성이 달라질 수 밖에 없더라규요.
Rorschach
20/03/19 08:50
수정 아이콘
참고로 마크 러팔로는 듀폰가문과 영화에서 벌써 두 번째 악연으로 엮인 배우입니다 크크

폭스 캐쳐가 첫 번째...
aDayInTheLife
20/03/19 08:51
수정 아이콘
창립자 가문과 창립한 회사 둘다 척을 진 배우 크크크크크
20/03/19 00:07
수정 아이콘
마크 러팔로 + 스포트라이트팀 조합이군요
믿고 봐야겠네요
aDayInTheLife
20/03/19 06:59
수정 아이콘
재밌게 보세요:)
양현종
20/03/19 11:09
수정 아이콘
어제 봤습니다. 스포트라이트는 괜찮았는데 다크워터스는 솔직히 약간 지루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스포트라이트는 진실을 은폐하는 외압과 맞서 싸운다는 느낌이었다면
다크워터스는 기나긴 싸움에서 주인공이 지치고 망가져가는 모습에 더 초점이 맞춰진 느낌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관객인 저 역시 지쳐가는 느낌이라 후반부는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aDayInTheLife
20/03/19 11:44
수정 아이콘
좀 지치고 아무래도 스포트라이트가 비교대상이면 아쉬울 수 밖에 없을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아직 있다가 들어가는 영화니까요. 지치시는것도 이해가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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