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수요 급전직하…예약 '반토막'·취소는 '곱절'

... 1위 업체인 하나투어의 일본 여행 신규 예약자 수는 이달 8일 이후 하루 평균 500명 선으로, 평소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모두투어도 이달 들어 18일까지 신규 예약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70% 줄었습니다. 일부 업체는 예약 감소는 물론이고 이미 예약한 일본 여행상품을 취소하는 고객들이 급증...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0746553



대일 불매 경향이 확산되는 모양새네요.
일본 여행객 감소가 눈에 띈다고 합니다.



유게에도 한번 등장했었는데, 국내 일본여행 대표 커뮤니티인 네일동이 무기한 휴면에 들어갔지요.


네이버 여행 카페 중 1위는 유랑으로 회원수 200만명이고, 2위가 회원수 130만명의 네일동입니다. 3위부터는 70만명 이하로 내려가니, 단일국가 대상으로는 압도적 영향력을 지닌 카페가 네일동이지요.

몇년 전부터 연 네댓 번 씩 여행가는 저도, 최종 목적지로든 경유로든 한번 이상은 일본을 들렀었는데 비행시간, 치안 및 교통 등 관광인프라 측면에서 꽤 매력적인 국가가 일본입니다.


그런데, 아베 정권이 대 놓고 우리에게 대가리가 깨지든지 도게자를 하라고 달려드는 현 시점에서는, 마냥 좋다고 헤헤거리기에는 난감한 상황이 되었네요.


일반인들이야 여행 안 갈사람은 안가고, 갈 사람은 가고, 어차피 크게 이해관계가 걸린 게 없으니 의사 결정하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회원수 130만명 짜리 카페지기가 불매운동에 대해 지지를 선언한데다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카페까지 잠정 휴면을 시킨다?

절대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텐데 대단한 용기입니다.


네일동 카페 공지글을 링크하니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첫댓글은 새치기 대댓글로 혼탁하니 스킵하시길요 흐흐.

https://cafe.naver.com/jpnstory/2801747





일본의 경제도발을, 일본총선에 따른 일시적 조치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만, 그렇게 잘 풀릴 것 같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타국과의 마찰을 초래할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3가지 요소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1) 대상국과의 국력 차이
2) 관계국들의 반응
3) 자국 및 대상국 내 정세



과거에 일본이 대한 도발을 자제했던 이유는, 주로 2), 3)에 있습니다.


양국의 최우방이자 대부라 할 수 있는 미국이, 대 소련, 대 중국 전선이 흐트러지는 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일 양국 간의 갈등이 군사경제적 공방으로까지 치닫지는 않도록 제어했죠.
또한 일본제국주의에 의한 침략 경험이 있는 주변국들 역시 일본의 선제적 조치를 경계했고요. 20년전에 한일 갈등이 발생했다면, 아무래도 중국은 반일(친한이 아닌)적 입장을 취했을 겁니다.

한국 내 반일 분위기는 공고했던데 비해, 일본 내에서는 평화한법 수호와 군사력 최소화, 타국에 대한 공세적 조치를 반대하는 기류가 강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


한일 경제갈등에 대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낮죠. 트럼프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관계국들에 직접적으로 압력을 가하는데 주로 관심이 있지, 세계의 정세를 조정하여 간접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 자국의 힘을 투사하는데는 관심이 적어 보입니다. 중국 역시 이제는 한국에 대한 직접적 견제를 시도하고 있고,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과의 관계 개선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일본 내에서는 평화헌법수호를 대표했던 사회당 세력이 몰락했고, 보통국가론 등 일본의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자는 기류가 확산되어 왔습니다. 현 입헌민주당 등 반자민당 세력에서 헌법개정을 반대하고 있지만, 10여년 전에 비해서도 그 힘은 대폭 약화된 상황입니다. 제국주의와 2차 대전의 부채의식을 느끼지 않는 세대가 점차 사회의 중추로 진출하고 있죠.


이에 비해 한국 내 반일 기류는 점차 희석되어가고 있습니다. 비이성적인 증오가 진정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반대방향으로의 비이성적 증오, 반-항일 분위기까지 감지되기 시작한 부분은 우려스러울 수 있습니다. 항일 독립운동가를 드러내놓고 조소하는 개인주의자들도 등장하고 있죠.


정치 쪽에서는, 제1 야당인 자한당이 공세의 촛점을 국내에 맞추고 있습니다. 자당이 정치적으로 이익을 얻으려면, 이번 사태가 현 정부의 대일 굴복이라는 형태로 끝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와중에 간과될 수 밖에 없는 소수 일제 피해 국민들의 염원, 삼권분립원칙은 원래부터 주요 고려 사항이 아닌 정당이다 보니, 이는 당연한 움직임일 겁니다.

아직 일본에 의한 경제 보복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현 시점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대세가 아니지만, 경제 전쟁이 장기화되고 악영향이 직접 드러나기 시작하면, 아마도 대외보다는 대내를 향한 공세가 힘을 얻을 걸로 예상합니다.



양국의 경제규모 차이(일본 GDP 5조 달러, 우리 GDP 1.6조 달러), 생산재 산업 쪽에서의 높은 대일 의존도를 감안하면, 칼자루는 일본, 정확히는 자민당이 쥐고 있다고 봐야 하죠.
인터넷에서는 자주 희화화되고 무시당하지만, 정치 공작에는 적수를 찾기 힘든 게 일본 자민당이고, 이러한 상황 쯤이야 이미 전부 계산에 넣고 있을 겁니다.



제 3국을 통한 분쟁 조정의 가능성이 십수년 전보다 낮아진 지금, 한일 양국이 타협점을 찾는 데 있어 양국의 국내 정치적 요인이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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