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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8/07 22:18:49
Name Nightwish
Subject [일반] 독일의 남녀 혼탕 사우나 체험기 4 (수정됨)
네, PGR의 연재물 중 하나인 그 시리즈가 돌아왔습니다. 시리즈
치고는 1편부터 4편까지 감독이 모두 다르긴 하지만... 미션 임파서블도 그런걸요!

때는 2015년, 피지알에 세 편의 독일 혼탕 사우나 후기가 올라옵니다. 당시 남고생활에 찌들어있었던 저에게 남녀 혼탕의 문화는 센세이션 그 자체였고 비스바덴(Wiesbaden) 네 글자는 저의 뇌 깊은 곳에 깊게 새겨졌습니다. 다만 그 이후로는 공부하느라 바빠서 까먹었습니다
그리고 3년의 시간이 지나 대학생이 되었고, 저는 고등학생때의 로망이자 꿈이었던 유럽한달 베낭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한달이 넘는 여행기간동안 몸은 피로에 녹초가 되고, 정신적으로도 슬슬 현자타임이 올때 쯤, 제 뇌 어딘가에선 피지알에서 본 한 문구가 떠올랐습니다

[프랑크푸르트로부터 기차타고 1시간 거리 비스바덴]

마침 유럽을 떠나는 비행기가 프랑크푸르트 출발이었기 때문에 출발 직전엔 프랑크푸르트 근처에 머물고 있었고, 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비스바덴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원래 안경을 끼는데 이날만큼은 렌즈를 끼고 온천으로 향했습니다(이거 의미없습니다. 들어가면 다들 안경끼고 있습니다)

온천은 1~3편과 마찬가지로 비스바덴의 카이저-프리드리히 온천입니다

1. 위치
비스바덴 도시 자체가 그리 큰 도시는 아니기 때문에 사실 어디든 걸어갈 수 있습니다. 저는 비스바덴에 머무는 동안 대중교통 없이 계속 걸어다녔습니다
온천은 비스바덴 중앙역(Hbf)으로부터 도보로 20~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합니다. 광장 등 시내 주변에 위치하니 구글맵 보면서 가면 길찾는건 쉽습니다

2. 입장
중세 유럽의 궁전처럼 생긴 웅장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온천으로 가는 방향의 화살표가 있습니다. 들어가면 개찰구가 있으며, 옆에서 팔찌를 하나 받아서 찍고 들어가면 됩니다. 요금은 100% 후불이며, 입장료도 나중에 냅니다.
팔찌를 받을 때 처음 왔냐고 물어보고, 처음 왔다고 하니 간단한 사용법을 알려주면서 큰 수건(비치용)있냐고 물어봅니다. 가져왔다고 하니 오케이 하면서 그냥 팔찌 줍니다. 수건 검사는 안했는데 어차피 안에 들어가면 사용해야하니 가져가거나, 대여합시다. 대여료는 4~5유로 정도 됩니다

3. 탈의
개찰구에 팔찌를 찍고 들어가면 이 순간부터 시간이 카운트가 됩니다. 가난한 대학생은 뽕을 뽑아야하니 신속하게 탈의를 하고 옷장에 옷을 넣는데 옆에서 우람한 아저씨 두 분께서 수건 하나 걸치신 상태로 저한테 다가오셨습니다. 쫄았는데 그냥 지나가시더군요
옷을 다 넣고 옷장 문을 닫으면 한국처럼 열쇠가 있는게 아니라 그냥 문고리에 아까 받은 팔찌를 대면 문이 잠깁니다. 다만 자기 옷장이 어디인지 기억해 두세요. 저는 한국처럼 번호 안보고 아무 옷장에 넣고 문닫았다가 나중에 옷꺼낼때 제 옷장 찾을때까지 주변 옷장에 하나하나 팔찌 다 대봤습니다(...)

4. 샤워
탈의실에서 왼쪽으로 가면 샤워실이 있습니다. 샤워실은 남녀 구분이며 그림보고 자기 성별에 맞게 가시면 됩니다. 안에는 정말 간단하게 샤워꼭지만 있으며 여기서 샤워하고 수건으로 물기 닦고 온천으로 이동하면 됩니다

5. 입욕
몸 담그시면 됩니다. 입욕 전에는 수건을 걸어 놓는 곳에 수건 걸어놓고 들어가면 되며 큰 냉탕 하나, 작은 온탕 하나, 반신욕탕 두개 , 족욕, 그리고 사우나실이 다입니다

6. 사우나
건식도 있고, 습식도 있습니다. 모두 들어갈 때 수건 지참하여 자기가 앉는 곳에 깔아야합니다
정각마다 건식사우나에서는 허브 증기를 쐬어줍니다. 피지알후기 3편에서 생각보다 안뜨겁다길래 그냥 큰 기대 안하고 들어갔는데 뜨거워 죽을 뻔했습니다. 냄새는 좋은데 온도가 너무너무 뜨거워요ㅠㅠ 아저씨가 증기 골고루 퍼지도록 부채질로 공기를 섞어주는데 저한테 공기가 올때마다 찜기안의 찐만두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한 할아버지는 대 자로 온몸으로 증기를 느끼시더군요..;; 대단했습니다

7. 휴식
한국 목욕탕처럼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수건 깔아야 하구요, 자세가 너무 편안해서 그대로 잘 뻔했습니다 아마 시간제가 아니라 한국처럼 입장료 내는 시스템이었다면 푹 쉬고 나왔을 것 같습니다

8. 수질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한달만에 물에 들어가는 거라 너무 좋았습니다

9. 한국과의 비교
혼탕이라는 점 빼고는 한국과 크게 다른 부분 없습니다. 가령 한 할아버지가 세상 시원한 표정을 짓고 계시길래 들어갔더니 엄청 뜨거운 열탕이었다던가, 냉탕에서 나오는 물줄기에 어깨를 대고 계시는 아저씨, 누워서 코를 고시며 주무시는 아저씨, 나는 사우나에 1분 있는거도 힘든데 몇십분을 거뜬히 앉아계시는 할아버지&할머니 부부, 그리고 냉탕에서 다들 수영하는 모습까지..!!(이건 만국 공통인가 봅니다 흐흐)

10. 피지알 최다 빈출 질문
[그런거 없습니다]
우선 다같이 공동으로 쓰는 공간이다 보니 화(?)가 안납니다. 또, 뚫어져라 보는 것도 예의가 아닌것 같았구요(천장보면서
무념무상) 주 이용객이 중년~노년층의 현지인이다 보니 그냥 저도 아무느낌없이 저혼자 몸담그며 생각하고 쉬었습니다
아, 기억나는게, 한 30대 독일 여성분 두 분이 들어오셨는데, 한 분의 등에는 쇠사슬이 그려져있고, 다른 한분에 등에는 한자가 적혀있는데 다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목숨 명 자가 적혀져있는거 보고 급하게 고개를 돌렸던 기억이 납니다


11. 계산
나올때는 거꾸로 나오시면 됩니다. 다시 탈의실로 돌아가서 자기 옷장 열고 옷입고 머리 말리고(드라이기 있습니다) 나오면 됩니다. 나올때 직원한테 팔찌 주면 요금이 나옵니다 요금은 한시간 단위로 끊기며, 8월까지는 싸고 9월부터는 비싸진다고 합니다
저는 1시간 50분 이용하고 10유로 나왔습니다

12. 마치며
저도 솔직히 들어가면서 1분정도는 환상을 가지고 들어갔는데, 들어가고 나서는 정말 아무 생각없이 푹 쉬다가 왔습니다. 다만 문화적인 부분에서는 생각보다 신선한 충격이기 때문에(ex. 사우나 안에서 도란도란 대화하시는 노부부)독일에 오신다면 한번쯤은 가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더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달아 주시면 답해드릴게요!

(모바일이라 오타 있을 수 있습니다. 지적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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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07 22:23
수정 아이콘
아...전 진짜 못해볼거 같아요....
라플비
18/08/07 22:24
수정 아이콘
등에 命... 덜덜덜
러블리맨
18/08/07 22:30
수정 아이콘
다 벗나요?
Nightwish
18/08/07 22:31
수정 아이콘
네 수영복이나 옷 착용 안됩니다
수건 두르는건 자유긴 한데 탕에 들어갈때는 다 벗습니다
러블리맨
18/08/07 22:34
수정 아이콘
와 일본보다 더 개방적이네요. 20대여성은 없나보군요.
Nightwish
18/08/07 22:35
수정 아이콘
제가 평일 낮에 가서..
Rorschach
18/08/07 22:56
수정 아이콘
라디오 스타 에서였던가 이번 월드컵 국대 선수가 그랬죠.
독일에서 수영복인가 속옷 입고 들어갔더니 그러시면 안된다고 해서 다 벗고 들어갔는데
러시아 가서 혼탕이 있어서 다 벗고 들어갔다니 그러시면 안된다고 해서 황급히 입었다고 크크크
pppppppppp
18/08/07 22:44
수정 아이콘
독일 친구가 있는데 진짜 하나의 문화여서 대부분 아무렇지 않게 자주 즐긴다고 그러더군요
18/08/07 23:07
수정 아이콘
쇠사슬에 목숨명이라.. 스려다가도 그거보면 힘을 잃겠네요.
아이지스
18/08/07 23:21
수정 아이콘
이 시리즈가 돌아왔군요
캠릿브지대핳생
18/08/07 23:31
수정 아이콘
예전에 독일에서 여친과 혼탕에 갔단 기억이 나네요.
사우나에 가서 수건 깔고 앉아야한다고 아주머니께서 알려주셨던거랑
습식이 정말 앞이 안보일 정도의 수증기가 가득한 그런..... 방이었어서 좀 오래 있었던 기억....

언젠가 한번 이렇게 글을 써봐야 겠다 했는데
이미 너무 잘 써주셔서 제가 쓸 내용은 없네요 크크크크
18/08/08 00:13
수정 아이콘
오..2010년에 일본 자전거 여행 하면서 북해도 니세코에서 경험했던 혼탕이 생각나는 글이군요.
니세코라고 겨울에 스키 타러 많이들 오는 동네인 정도로만 알았는데 일본 어디든 그렇듯 여름에도 많이 찾는 온천 동네였던가 봅니다. 길물으러 어떤 가게에 들러서 이런 저런 얘기 하다 보니 일단 목욕이나 좀 하고 자는게 어떻겠냐 하시면서 근처 호텔 온천 이용권을 주시더군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혼탕이고 그래봐야 할머니 할아버지 밖에 없는데 괜찮겠어??"
저야 뭐 아무래도 상관 없으니 온천이나 하자고 아무 기대 없이 들어 갔는데 역시 목욕탕에는(남탕여탕은 다르게 있고 노천탕이 혼탕) 할아버지들 밖에 없더군요..
그러고 당당하게 수건도 안두르고(일본 온천은 기본적으로 수건을 두르고 입욕은 안합니다) 들어갔더니 왠걸..젊은 커플이 가릴 곳만 가리고 있더군요. 오호...바로 수건 들고 와서 나도 똑같이 가리고 있는데 이번엔 서양 젊은 커플!. 아니. 할머니 할아버지만 온다며...라면서 기대하진 않았지만 는요기 제대로 한...목욕을 열심히 했었더랍니다.
그리고 다음에 들어 온 커플은 그래도 30대 정도??
거기가 그날만 그랬을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정말로 그런거 없고 화도 안나고 아무 생각 없구요. 낭중에 와이프랑 방에 딸린 노천탕에 가도 그냥 딱 그런 느낌. 아...물(그 물 아니구요) 좋구나 하는...느낌이 들어요. 낭중에 산속에 있는 혼탕에서 다 벗으신 할머니를 봐도 그냥 아무 느낌 없는...그런 경험이 있답니다.
akb는사랑입니다
18/08/08 18:32
수정 아이콘
아... 이런... 이제껏 북해도 후쿠오카 온천 좋다는 동네 다 가놓고서 혼탕은 불편하고 별 경험 없다길래 안 갔건만..
Brasileiro
18/08/08 05:21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3편 감독입니다. 크크
벌써 갔다온지 3년이 훌쩍 넘었네요. 또 가보고싶습니다. ㅠㅠ
파란토마토
18/08/08 09:20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1편 감독입니다 크크 2편인줄알고 2편으로 썼다가 수정했네요 크크...
저도 오랜만에 시리즈물 다시 검색해서 봤네요.
3년이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다시 기억하게 되니 저도 괜시리 뜻깊다는 생각이 드네요.크크크크
그녀석
18/08/08 09:24
수정 아이콘
작년에 다녀 왔습니다.
그땐 탈의실도 공용 이였습니다.
저땐 젊은 여여 커플이 있었는데
탕속에 있던 서양 할아버지의 조심스런 겉눈질이 기억나네요.
저도 또 가고 싶네요.
거품맨
18/08/08 11:39
수정 아이콘
목숨명 크크크크크
표절작곡가
18/08/08 15:26
수정 아이콘
안녕하세요~ 2편 감독입니다....

제 글은 지탄을 많이 받았어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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