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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6/21 09:44:28
Name Dukefleed
File #1 4AEC78E0_06E9_4BEB_BB5E_B3BB7BF19678.jpeg (2.79 MB), Download : 80
Subject [일반] 무지개 다리 넘어 너 나를 반기지 마라.


동물병원에서 나온뒤

아기 고양이용 사료도 받고 안약도 샀습니다. 패드도 몇개 받았습니다. 집사간택 축하까지 받은뒤 지인들에게 ‘마리 앙투아네트 조제프 잔 도트리슈로렌’라는 이름을 추천받고 역시 애완동물의 이름은 풀네임이 제 맛이라며 딱히 간택따윈 바라지 않는다며 손사래쳤습니다.

고양이 모래도 미리 사고, 먼지 쌓여 낡은 캐리어와 화장실도 박박 닦아 햇볕에 말려두었습니다. 간식과 장난감도 고르고 집을 어떻게 더 깨끗하게 살며 키워야 할까 고민했습니다만 딱히 간택을 원한건 아니었기에 여기저기 분양을 알아봤습니다만 분양하긴 힘들꺼같았습니다.

바깥에 일이 있어서 자고 있는 녀석 - 아니 마리가 너무 예뻐서 사진하나 찍고 나갔습니다. 근데, 돌아와보니 설사와 구토를 한채 쓰러져 있더군요. 인터넷에서 본 동물 CPR하던 것을 참조해서 계속 해봤습니다. 밤이라 동물병원도 다 닫혀있고...

그래. 내가 집사할께. 니가 길에서 날 간택했잖아. 같이 살자. 너의 간택 받을께. 간식 미리 살껄. 장난감도 하나 살껄. 그냥 모든 일을 제껴두고 너랑만 있을께.

나 너 좋아해. 같이 살자. 집사하겠다구.

사람이 죽어 하늘나라로 가기전에 무지개 다리가 있고 거기서 너희들이 제일 먼저 기다리고 있다며. 못난 나같은 집사말고 다른 사람을 쫓아가라. 사흘같이 있던 나 말고 차라리 놓쳤던 어미를 찾아 쫓아가렴.

대신 내가 지어준 이름하나 기억해다오.
다른 녀석들과는 다른 스페셜한 풀네임이니까.

by Lunatic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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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21 09:53
수정 아이콘
아이고 안타깝네요
18/06/21 09:58
수정 아이콘
그동안 길에서 너무 방치되어있었나 봅니다.
아 슬프다.
18/06/21 10:19
수정 아이콘
더럽고 딱딱한 길바닥이 아니라 포근한 곳에서 편안하게 갔을거에요. 자책하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
롯데자이언츠
18/06/21 10:24
수정 아이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ThisisZero
18/06/21 10:29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 호강하고 갔으니 잠시나마 행복했을겁니다.
우리 가족도 작년에 비슷한 경험을 해서 그런지 저도 먹먹해지네요. 힘내세요.
李昇玗
18/06/21 10:30
수정 아이콘
아 안타깝네요..
좋은 곳으로 갔을거에요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사악군
18/06/21 10:40
수정 아이콘
내 손안에서 발작하는 생명.
뻣뻣해지고 부르르 떠는 네 다리.
뒤집어진 눈, 늘어진 혀.
'미니야 왜그래! 정신차려 엉엉'
귓가에서 들리는 동생의 울음소리가 어쩐지 멀다.

손바닥에 느껴지는 미친듯한 맥동.

가슴께에서부터 몸밑으로.
동체에서 몸끝으로.
누르고, 꼭 쥐고, 쓸어내린다.

너는 언제나 너무 작고 갸냘팠기에,
너를 이렇게 강하게 움켜 잡은 적 없었다.

굳어버린 네 다리가 전에 없이 고집을 부린다.
아니야. 오늘은 아니야.
지금 이렇게는, 아니야.



예전에 저희 집 강아지 발작했던 일이 생각나네요..
좋은 곳에 갔을 겁니다..
18/06/21 10:49
수정 아이콘
가여운 어린 생명이 편한 곳에서 쉬기를 기원합니다.
마음이 따뜻하신 분이시네요. 고맙습니다.
타임머신
18/06/21 11:07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 고양이가 좋은 곳 갔기를 바랍니다.
화잇밀크러버
18/06/21 11:10
수정 아이콘
좋은 일하셨습니다.
티모대위
18/06/21 11:19
수정 아이콘
그래도 잠시간 정말 행복했을 겁니다.
편히 쉬길..
루트에리노
18/06/21 11:21
수정 아이콘
저런...좋은 곳으로 갔기를
현직백수
18/06/21 11:22
수정 아이콘
아....행복하렴.......
날아가고 싶어.
18/06/21 11:23
수정 아이콘
아이가 아프지 않은곳에서 열심히 우다다도 하고, 뛰어다닐겁니다.
힘내세요!
Semifreddo
18/06/21 11:33
수정 아이콘
아이고 ㅠㅠ 맘이 아프네요. 그래도 아기고양이는 마지막에 돌봐주었던 글쓴분에게 고마워할 거예요!
유지애
18/06/21 11:34
수정 아이콘
아...... 좋은 곳으로 날아가렴....ㅜㅜ
무민지애
18/06/21 11:46
수정 아이콘
아쉽네요. 그래도 마지막에 편안하게 갔을 겁니다. 다행이네요
vanillabean
18/06/21 11:54
수정 아이콘
저도 길에서 데리고 와서 키우려던 고양이 보내본 적 있어요. 짧은 순간이었는데도 상실감이 굉장히 컸어요. 가기 전에 옆에 있어주신 것만으로도 어린 생명에게 위로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18/06/21 13:00
수정 아이콘
아이고.. ㅠㅠㅠㅠㅠ
코메다
18/06/21 13:58
수정 아이콘
저 아이에겐 평생의 마지막을 함께 지내준 유일한 존재로 기억될 것입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ㅠㅠ
홍승식
18/06/21 14:12
수정 아이콘
마지막 가는 생명에게 따뜻한 온정이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8/06/21 15:58
수정 아이콘
ㅠㅠㅠㅠ 냐옹이 좋은 곳으로 가렴 ㅠㅠㅠㅠ
길나비
18/06/21 16:35
수정 아이콘
고양이별에 가서 행복해라.. 사랑받을 자격이 있던 예쁜 아가냥아.. 편하게 쉬렴
-안군-
18/06/21 16:49
수정 아이콘
마리야 얼마나 아팠니.. ㅠㅠ 좋은 곳에서 편안하길...
18/06/21 17:21
수정 아이콘
사진 보고 글을 보고 사진을 다시 보니 짠하네요 ㅠㅠ
로그아웃
18/06/21 18:30
수정 아이콘
사진이 참 좋은데 ㅠㅠ 아구구 ㅠㅠ
그래도 집사님 덕에 마리가 따뜻한 볕 받으며 눈꼽 없이 맑은 눈으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을거예요. 마리 잘 보내주시고 기운 내세요!
한스란다
18/06/21 23:26
수정 아이콘
헤어짐이 너무 힘들어서 애완동물을 못키워요 감정이 좀 많이 오래가더라구요..
마리야 하늘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길
호야만세
18/06/21 23:26
수정 아이콘
덕분에 마리의 마지막 기억은 따뜻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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