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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1/28 01:06
원문 링크를 걸지 않았네요!!
http://www.rogerfarmer.com/rogerfarmerblog/2017/11/5/macroeconomics-religion-or-science 이 글입니다.
17/11/28 01:14
음... 뭔가 되게 복잡...한데;;;
제가 이 글을 읽고 이해한 바를 말하자면, "경제학 이론(방정식)은 변인 통제를 할 수 없으므로, 과학적 증명이 불가능하다."가 요점인건가요???;; 뭐, 그러니까, 어차피 변인 통제를 통한 증명이 불가능 하다면, 경제 현상(?)들을 바탕으로 방정식을 유추해야 하는데, 이게 정답인지 아닌지 증명하는 건 또 불가능 하니까, 다른 이론이 나올 수도 있는거고.... 저도 경제학쪽은 문외한이라 뭐라 잘 말은 못하겠지만, 현대의 경제체제가 갖춰진지가 그리 오래 된 것도 아니고, 통계가 충분하지도 않을테니, 거시경제를 설명할 수 있는 완벽한 수식을 유추해 내려면 엄청난 시간이 더 필요할듯... 그러니까... 알파고님 충성충성충성!!
17/11/28 01:21
예 대충 그런 이야기입니다. 과학은 관찰 가능한 현상만을 대상으로 하니 과학적 증명이 (당연히) 가능하고, 예술이나 종교는 애초에 과학적 증명같은 것을 굳이 필요로 하지 않죠. 경제학은 관찰 가능한 현상을 이론 적용을 통해 제어하려고 하지만, 경제 현상의 기저에는 관찰 불가능한 변수들이 많이 때문에, 경제학 이론을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증명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고, 그래서 아햏햏하다라는 것이 요지입니다.
17/11/28 01:58
그...음...저는 아무래도 전공이 이쪽 계열이다 보니, 오르비프님보다는 조금 더 우호적으로 말하는 편인데요.
이 칼럼에서 나온 것처럼 경제학이나 경영학은 고정된 학문이 아닙니다. 파머의 말처럼 구조방정식 모형을 통한 연구에 이러한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에요. 본문에서 언급되었다시피 드물지만 미국과 영국에서 같은 현상을 놓고 다른 정책을 채택하는 경우도 나오고요. 그런데, 이는 구조방정식 모형을 쓰는 방법론에 요러한 약점이 있다는 이야기지 경제학 자체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학문이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그냥, 이 방법론을 써서는 과학적 증명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형태의 분석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경제학 변수는 관찰 자체를 할 수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거든요. 이런 방법론은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겁니다. 또 2008년 논문 이래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여러 학자들의 다양한 시도가 있었고요. 어찌되었건 경제학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 저는 파머가 이 글을 쓴 의도는 '경제학에는 우리 경제학자들이 간과한 종교적인 측면이 있으니 이를 파악하고 대처하여 더 과학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자.'라고 보았습니다. 본문의 마지막 줄에서 실제로 그러한 행동을 촉구하고요.
17/11/28 01:45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
Orbef님은 제가 독박 썼다고 하셨지만 사실과 다릅니다. 정말 부지런히, 엄청난 일을 하셨어요!
17/11/28 01:49
예전에 학부 수업시간에 들었던 이야기랑 비슷하네요. 꼭 경제학이 아니더라도 정치경제사회 계열의 대부분의 학문에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이들은 태생 자체가 결국 과학보다는 인문학이고, 과학적 방법론을 일부 도입했을 따름이지 과학의 논리가 온전히 적용될수가 없죠.
법학도 포함해서 이쪽 계통 학문을 전공하면서 토론 하다보면 종종 이론에 대해 원시적으로 불가능한(말 그대로 과학 실험실에서나 가능한) 엄밀성을 요구하는 분들이 나오죠. 본인들은 그 특정 견해를 반박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곰곰히 따져보면 그 견해가 아니라 그 학문 자체를 반박하는 주장이나 다름이 없어서 학문 외적으로는 의미 있을지 몰라도 학문 내적으로는 의미가 없는 반박입니다.
17/11/28 01:52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사실 곰곰히 따져보면 그 견해가 아니라 그 학문 자체를 반박하는 주장이나 다름이 없어서 학문 외적으로는 의미 있을지 몰라도 학문 내적으로는 의미가 없는 반박입니다.] 이거 중요한 말씀으로 보입니다. 엄밀한 과학이 아니라고 해서 경제학을 폐기하자고 주장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주어진 조건에서 그나마 잘 할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겠지요.
17/11/28 02:03
경제학 및 경영학 이론 자체는 사변적이라 하더라도 방법론만큼은 가능하면 최대한 과학적인 방법론을 채택하려는 노력이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17/11/28 20:09
끄아앙...말을 잘못한 듯해요. 이론=사변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혹여 어떤 이론에 사변전인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방법론이던 뭐가 되었던 최대한 과학적인 방식으로 연구를 하려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미시 경제학은 걍 수학같아요. 경제학 자체가 그렇지만요 :))
17/11/28 20:22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근데 저는 미시이론 전공입니다만 제가 연구할 때 쓰는 수학은 정말 간단한 것만 해요. 기껏해야 학부 실해석 수준만 사용해서 어디가서 수학 좀 한다고 말도 못꺼냅니다 ㅠㅠ
17/11/28 01:54
종교도 과학도 아니고 경제학은 그냥 윤리학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숫자 들어간다고 다 과학이면 신학교의 교회성장학도 과학이겠죠. 여긴 숫자의 변동이 일정한 인과관계로 예시되니.
17/11/28 01:56
사실 교회성장학은 과학의 대상이라고 볼 수도 있지 싶습니다. 그건 교회가 설파하는 신념이 옳으냐 그르냐와는 별개의, 그야말로 자연현상이니까요.
17/11/28 02:21
글쎄요... 이것도 철학자들한테 물어보면 열 시간씩 뭔가 나올 것 같긴 한데, 제 수준에서의 자연/물질계/자연현상/관측 가능함은 서로 연결된 개념들입니다.
물질계 혹은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들은 물리적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 물리적 상호작용을 관찰하고 이론화한 것이 물리학 및 그 상위 과학들이다 / 물리적 상호작용이 아닌 현상들이라고 불리우는 것들은 i) 실제로는 물리 현상인데 아직 이해하지 못했던지 (예를 들어 2천년 전의 무지개, 1천년 전의 바이러스), ii) 그냥 착각 혹은 상상이다 (귀신, 카르마, 도르마무) / 우리가 사물을 인식하는 것 또한 물리적 상호작용의 결과이므로, 우리 자연계와 물리적으로 상호작용하지 않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인식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존재는 어차피 우리와 상호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에게 없는 거나 마찬가지고, 따라서 고민할 이유가 없다. 대충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사고하게 되면 멀티버스 이론등의 검증 불가능한 물리학 이론들도 형이상학으로 취급해야 하는데, 뭐 제가 우주물리학자가 아니니까 큰 고민거리는 아닙니다 :)
17/11/28 02:27
자연계와 물질계가 다른 개념이었군요. 부끄럽지만 처음 알았습니다. 물리학에 상위 과학이 있다는 사실도요. 사실 저는 자연 현상은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과는 아예 별개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역시나 부끄럽습니다. 상세한 설명 감사해요.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몰랐던 단어를 여럿 알아낸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D
17/11/28 02:36
아 저도 미천한 공돌이라서 과학 철학쪽에 대한 이해는 얕습니다. 자연계와 물질계는 실제로는 저는 동일한 개념으로 사용합니다. 다만 유물론자들은 physicalist, 자연주의자들은 naturalist 으로 구분하며, 유물론자들은 물질계 이외의 세계를 인정하지 않지만 scientific naturalist 들은 자연계 이외의 세계가 존재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다만 과학의 대상이 아닐 뿐이죠. 그런 의미에서 약간은 다른데, 어차피 도르마무를 과학의 대상으로 놓지않는다는 면에서는 동일하며, 따라서 우리같은 일반인들은 양자를 구별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 입장은 naturalist 에 가깝고, 우리가 인식할 수 없는 존재가 있던지 말던지 아무 관심이 없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물리학의 상위 과학이란 물리학보다 더 수준이 높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스개지만 뼈있는 농담으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어요. (생물학자:) 심리학은 응용 생물학이다 - (화학자:) 생물학은 응용 화학이다 - (물리학자:) 화학은 응용 물리학이다 - (수학자 왈) 너희들 거기서 뭐하니? 있는 줄도 몰랐네! 그런 의미에서 상위 과학은 하위 과학을 기반으로 하고, 상당한 수준에서는 환원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수소 원자가 쿼크의 단순한 집합체가 아니고 물분자가 수소2산소1 의 단순한 뭉치가 아니기 때문에, 상위 과학을 너무 공격적으로 하위 과학으로 환원하려는 시도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자연 과학으로 다루기는 힘들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의식이 자연현상임을 받아들인다면,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도 자연 현상의 일부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 정도가 제가 가진 생각이겠네요.
17/11/28 02:49
정말 흥미롭네요. 아, 있는 줄도 모르셨겠지만, 저희 재무학에서도 통계학 > 경제학 > 경영학인데 우리 재무는 경제학에 가깝다. 그러니 경제학 > 재무학 > 여타 경영학이다 정도로 얘기합니다 :))
인간의 의식이 자연현상이라는 말씀은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제가 자연적 vs 인위적이라는 프레임을 너무 의식하면서 살았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약간 벗어난 질문이지만, naturalist는 물리적이지 않은 상호 작용도 있다고 믿나요? 가령 신과의 교감, 우주적 교감 같은 현상을요. 아니면 이건 그냥 특정한 화학작용을 착각하는 건가요?
17/11/28 03:01
대부분의 naturalist 는 해당 현상을 착각이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뭐 절대로 착각이라는 것은 아니고, 집의 커튼이 갑자기 움직인다면, 일단 창문이 열려있는지, 근처 환기구에서 역류가 있었는지 등등부터 확인해보고 그 모든 가능성이 없을 때 비로소 귀신을 의심해보는 것이 상식적이죠. 신이나 우주적 존재와의 교감이라고 불리우는 현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입장입니다.
다만, "물질계와 상호작용하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물리 현상인 것이고, 따라서 신과 인간의 상호작용은 과학적으로 공부할 여지가 있다. 변인 통제하고 실험을 해 봅시다" 라는 유신론적 과학자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기도의 힘 등을 변인 통제하고 측정해본 실험이 있어요. 결과는 기도의 힘은 기도를 받은 A 그룹과 기도를 받지 않은 B 그룹 간에 유의미한 차이를 불러일어키지 못했는데, 그 분들이 원했던 결과는 아니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잘 설계한 실험이었다고 생각하고, 원하지 않은 결과인데도 정직하게 발표한 그 분들을 높이 평가합니다. 아 그리고 제 형님이 경제학 전공자라서, 어느 정도 줏어들은 것이 있는지라 말씀하신 hierarchy 를 알고 있습니다 하하하. 근데 뭐 좀 자세히 물어볼라치면 맨날 '나도 몰러. 아마 남들도 모를 걸?' 이라는 대답밖에 안 해주더라고요.
17/11/28 17:50
경제학이 역사도 아직 짧은 편이고 학파가 그렇게 강력하게 형성되지도 않아서 사실 경제학의 hierarchy를 제대로 알고 계신 분이 별로 없을거 같습니다. 저만 해도(제가 바보지만) 노벨상 수상자들 중 연구성과가 뭔지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는 사람이 진짜 손으로 꼽을 정도니까요...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ㅠㅠ
17/11/28 03:08
과학 얘기는 정말 재밌어요. 쥐뿔도 모르는 비전공자 입장에서 보기에는요. 말씀 고맙습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D
여담으로 형님께서 되게 훌륭하신 분 같습니다. 퍽 공감 가는 말씀을 하셨네요 크크. 암튼, 저는 요번에 논문 내용 요약하면서 제가 얼마나 얄팍하게 알고 있었는지 새삼 깨달았어요.
17/11/28 13:20
사실 그 드립의 앞에 경제학은 응용심리학이다, 가 붙긴 허는디, 경제학을 논하는 글에서 그걸 쓰면 좀 김새긴 허겠네유^^
두 분 좌담에서도 참 많이 배워갑니다
17/11/28 07:06
identification problem 에 대해 조금 이야기를 붙이자면:
수학에서 x+y=1과 같이 "해가 무수히 많은 상황"을 identify(식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x=1, y=0이나 x=0, y=1이나 관찰자의 입장에선 동일하죠.(observationally equivalent) 결국 간단히 말하자면, 알고싶은 변수의 갯수만큼 방정식을 가지고 있어야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에 식별 문제가 일어납니다. 통계적으로 보았을 땐 "방정식의 갯수"에 해당되는 개념이 "실험을 통해서 통제할 수 있는 변인의 갯수"인데요... 수요 곡선을 추정하고 싶으면 공급이 변화해야하고 공급 곡선을 추정하고 싶으면 수요가 변화해야하는 것처럼, 수요와 공급을 따로 추정하고 싶으면 최소 2개의 독립적인 변인 통제가 필요합니다. structural model은 우리가 알고싶어하는 공식이고, reduced form은 우리가 문제 풀이에 사용할 수 있는 방정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경제학에선 변인 통제는 직접적으로 불가능하지만, 간접적인 변인통제로 이것을 극복할 수는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급 곡선을 직접 바꾸지는 못하지만, 원유가격 같이 수요곡선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공급곡선에는 영향을 준다고 가정할 수 있는 변수를 포함해서 이것으로 방정식 하나를 세울 수 있습니다. 비슷한 원리로 공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 (예를 들면, 경쟁 상품의 가격) 포함하면 또 하나의 방정식을 세울 수 있으니, 이렇게 방정식 두개로 식별이 가능해집니다. 그러나 문제는 거시경제학에서는 저런 변수를 찾기조차 어려워집니다. 미시경제학은 하나의 시장을 분석하니까, 다른 시장에서 변수를 빌려오면 되는데 거시경제학은 그냥 모든 경제 변수를 다 설명하고 싶거든요.
17/11/28 07:23
오, 재미있는 댓글 감사합니다. 사실 Lasid 님은 공급 곡선의 reduced form 에 들어가는 W 변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하셨는데, 제가 도통 이해를 못 해서 뺐거든요. 꺄르르뭥미님 댓글을 통해서 간접적이나마 해당 내용을 다루게 되어서 다행입니다.
17/11/28 17:42
보통 IV(Instrument Variables), 도구변수라고 불리는 대중화된 변인통제 방식입니다. 다만 저렇게 예쁘게 찾아낼 수 있는 도구변수가 너무 없어서 학자들이 고생하죠. 대부분 reduced form 전공하시는 분들이 자기들 분석 결과 잘나오게 하려고 IV 찾는게 대부분의 연구업무라고 보시면 편합니다.
17/11/28 07:48
증명도 반박도 어렵다 고로 아무 가치가 없다 <- 이런 이야기는 흔히 형이상학적인 학문이나 종교, 혹은 오로지 지적 우월감을 뽐내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명제등을 비판할 때 쓰는 말인데, 경제학은 현실 세계의 경제 순환을 제어하기 위한 이론 체계이고, 이것이 부분적으로라도 가능하면, 당연히 절대적으로 필요한 학문이지 싶습니다. 원글은 절대로 경제학 쓸모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저자부터가 경제학자에요), 경제학이 가진 이런 저런 이슈에 대한 환기를 목적으로 하는 것 뿐이죠.
17/11/28 08:15
잘 배우고갑니다.
orBef 님과 TheLasid님의 공동 프로젝트 덕분인지 여기 들렀을때마다 뭔가 더 풍성해진 느낌을 받습니다.
17/11/28 08:27
우리가 잘 아는 과학이라고 본문의 문제에서 자유로운건 아닙니다. 근본적인 문제제기로는, 과학이 각각의 실험적인 사실을 통해 발전아는게 아니라는 토마스 쿤의 주장이 있을것이고, 실제적으로는 일반적인 의미로 실험이 안되는 우주론같은게 과학 내부에서도 실재한다는 것이죠. 쿤의 이론은 많이들 아시겠지만, 제가 하는 양자물리의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특정 실험적인 현상이 잘 알려진 방정식들(슈뢰딩거 방정식이나 양자장론의 방정식들)을 따르지 않을 경우, 대부분의 사람이 하는 일은 방정식을 수정하는것이 아니라, 우리가 통제가 안되는 외부효과를 놓쳤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또는 본문과 대비되어 미시경제학을 보더라도 작은 지역을 뚝 때어놓고 봤을때 최적시장이 아닌 경우, 그걸 설명하는데 보통 외부적인 효과를 가져오지 미시적인 경제학법칙이 틀렸하고 하지는 않죠.
두번째로 실험 불가능학 과학 이론의 예로는 우주론이 생각납니다. 여러가지 초기우주의 흔적을 찾으려는 실험들이 있지만, 그것이 확정해주는것은 이미 있는 이론의 변수들이지 새로운 이론이 아니거든요. 이런 면은 거시경제와 무척이나 비슷한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17/11/28 08:32
전자쪽은 과학자들이 '주류 이론' 을 수호하려는 경향을 강하게 보인다는 지적이고, 후자쪽은 그야말로 실험 과학의 정의에 들어맞지 않는 과학 분야들이 있다는 말씀이시지요? 말씀에 둘 다 동의합니다. 다만 전자 관련해서는, 과학의 강점은 과학적 방법론에 있는 것이지 과학자들이 특별히 더 똑똑하거나 가치중립적인 사람이어서가 아니니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후자는, 난감하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17/11/28 09:20
경제학 부분은 아직 읽지 않았지만, 다윈이 저런 이유로 진화론을 발표하지 않았었다는게 사실인가요?
다윈이 자기 이론의 약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는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재미있네요. 멘델이 생각보다 되게 최근 사람인것도 놀랍고..
17/11/28 09:24
지금 생각해보면 다윈급의 천재라면 그 정도 생각은 당연히 했을 것 같기는 하네요
뭔가 사회/종교적인 부담감때문에 발표를 망설였던거라고 생각해왔는데 자기 이론의 약점을 해결하고자 오랜 세월 노력하다가 답이 안나오자 어쩔 수 없이 일생의 역작을 발표했다고 보는게 좀 더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17/11/28 10:49
과거는 잘 설명하지만 미래를 잘 예측하는 못하는 특성을 가지고
경제학과 친구에게 차라리 역사학과가 전문적이지 안냐고 놀렸는데 이제 종교아니냐고 놀려봐야겠군요!
17/11/28 11:18
물리학이 친숙해서 그렇지 과학에도 실험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죠. 고생물학의 실험은 거의 불가능하고요 우주물리학도 이론과 실험의 격차가 어마어마하죠. 경제학은 실험이라는 측면만 놓고 봤을때는 고생물학보다는 더 실험하기에 좋지 않나요?
17/11/28 11:32
좋은 글 감사합니다. 경제학 수업에서 이와 비슷한 논변을 접하고 경제학 전공을 심각하게 고민했었는데 이제 무슨말인지도 가늠이 잘 크크
17/11/28 20:18
어...음...그냥 교양이 필요하시다면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나 '경제학 콘서트' 정도로 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17/11/28 12:21
멘델이 유전법칙을 발표한건 1866년이긴 하지만 뭐 거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죠.
학계가 그 가치를 재발견하고 인정하게 된건 20세기 들어서...
17/11/28 12:40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다만, ‘검증 가능한 가설 수립’ – ‘실험을 통한 실제 검증’ – ‘이론 개선’ 이라는 과학적 방법론은 정말 예외적입니다. 저기에 해당되지 않는 과학분야도 꽤 많습니다. 무엇이 과학인지, 무엇이 과학적 방법론인지는 아직도 현재진행중인 논의입니다. 물론 말씀하신 과학적 방법론이 흔히 인정받긴 하지만...
17/11/28 17:25
잘 읽었습니다. 재미있네요. 역시 결론은 도구변수(IV) 잘 찾는게 장땡이다! 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저같은 미시경제학 이론 전공자에게는 사실 "그래 참 힘들겠다 통계 쓰는 사람들 화이팅..." 정도의 시사점을 가지지만^^; 요즘 저도 통계분석하는게 있다보니 더욱 내용이 와닿네요 하하하
다만 첨언 조금만 하자면, 경제학의 제1원칙을 인간의 합리적 선택으로 설정하는 것이 최근 금융위기로 인해 맞지 않는 것이 되어버렸다는 얘기가 종종 나오는데, 금융위기가 인간의 합리성이 제한되어 있음을 감안하지 않아서 발생하였다는 주장은 사실 근거가 많이 부족합니다. 시장이 완전하게 잘 돌아가는데 인간의 합리성이 부족해서 시장 효율이 무너진건지, 미시적인 경제주체들이 아무리 합리적으로 거대하고 복잡한 금융시장에서 돌아가는 정보를 수집할 여건 자체가 안되어서 비효율이 발생했던건지, 미시적으로 보면 다들 합리적으로 행동한건데 그걸 합산하다보니 이상한 동력이 걸려버려서 시장이 침체된건지 당췌 알 수가 없거든요. 인간의 합리적 행동과 전략을 가정하더라도 금융시장이 가지는 불완전성으로 인해 최근 금융위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수 있음을 증명한 논문도 매우 많습니다(제 논문 포함해서... 죄송). 또한 거시경제학과 미시경제학에서 실험의 가능성과 가설에 대한 검정 가능성은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따라서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의 발전 양상을 보면 매우 상이하다는 것도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많은 분들에게도 익숙할거 같은 통화주의자와 케인지언 간의 대립 같은 경우도 거시경제학이 다루는 영역이 워낙 방대하다보니 관점도 다르고 실험을 통한 검정도 어려워서 대립 학설 중 젊은 학자들이 누구를 지지할지는 지도교수의 철학(...)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반해 미시경제학은 검정이 훨씬 수월하다보니 학파 간의 대립이 엄청나게 심한 편은 아닙니다. 다만 실험이 어렵고 경제현상을 관측해서 나온 데이터로 가설을 검정하려다보니 "니 가설에 부합하는 데이터가 맞냐? 분석방법이 적절하냐?" 등의 정합성을 가지고 많은 토론이 이루어지죠. 대신 너의 가설은 틀려야만 돼! 식의 격렬한 배틀은 별로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저같은 미시경제학 전공자가 어쩌다 거시경제학 쪽 세미나를 가면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슬라이드가 1페이지에 멈춘 채로 1시간 30분 동안 서로 엄청나게 격렬하게 싸웁니다. 청중 중 한사람이 대립 가설을 지지하면 특히 난리가 나죠. 발표자가 맞다고 인정하면 자기가 틀리게 되거든요.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변인을 통제하여 이론을 정확하게 검정하는 것이 거시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비단 경제학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대기과학도 생각해보면 실험 설계를 통한 통제가 안되죠. 경제학의 경우 그래도 미시경제학 쪽에서는 이른바 RCT라는 방식을 써서 실험을 통한 변인 통제로 이론을 검정하는 분야가 자본의 힘을 동원해서 매우 많이 개척되기는 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아프리카에 모기장을 공급할 때 그냥 무상배급이 좋냐 아니면 시장 매커니즘을 활용해서 돈을 받고 파는게 더 효율적이냐 같은 실험을 많이 수행하고 있죠. 또한 실험에 준하는 경제현상을 통해 이론과 가설을 검정하기도 하고요. 참고로 실험 결과 모기장을 돈받고 파는게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이 나왔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말라리아 위험에 노출된 지역일수록 모기장에 대한 수요가 많다보니 시장 매커니즘을 통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가능하게 한다는거였죠. 댓글을 다시 읽어보니 생각이 정리가 안되서 아무말이나 다썼네요..
17/11/28 20:47
이론하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인간의 합리성 말씀도 공감해요. 완전무결하던 아니던 그보다 나은 가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
다만 개인적으로는 말씀하신 이야기들이 상호배타적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인간의 비합리성이 저지른 단독범행이다!라고는 말하지 못하더라도 영향이 없다고는 말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금융 시장의 불완정성을 더 크게 하는 원인이라고도 생각하고요. 말씀하신 논문들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네요. (인트로와 컨클루젼만요!) 최근에는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다 보니 업데이트가 늦습니다. 예전에는 귀동냥이라도 하던 게 있었는데 말이죠 :( 좋은 댓글 감사해요!
17/11/28 20:52
경제학자들의 합리성에 대한 마지막 집착 정도가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합리성에 대한 가정이 완전히 붕괴해버리면 경제학이 할 일이 별로 없어져 버립니다 하하하하. 전 사회과학에서 경제학과 심리학이 사회 현상과 인간의 행동에 대한 분석에 있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든 경제, 사회 현상을 어설픈 합리성 가정에 입각해서 경제학 논리로만 해석하는건 반드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일반론적으로 그렇다는거고 제 연구를 진행할 때는 달라야겠죠. 아직도 인간의 합리성을 가정한 상태에서도 풀지 못하고 있는 경제 현상들이 많이 있으니까 말이죠.
17/11/28 21:23
인간의 합리성을 포기하면 사실 어떤 학문이라 해도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을 듯해요.
비단, '경제학 논리'가 아니더라도 사회 현상을 논리로만 해석하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래도...합리성과 논리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니겠습니까 :))
17/11/28 21:00
아 그리고 80년대 말 거시경제학에서 인적 자본의 축적을 통한 경제 성장이라는 개념을 거시경제학 모형에 도입해서 히트를 치고 현재 노벨경제학상에 매우 가까이 있는 경제학자 중 하나인 Paul Romer가 그간 쌓여왔던 거시경제학계에 대한 불만을 와장창 쏟아냈던 최근 논문도 첨부합니다.
https://paulromer.net/wp-content/uploads/2016/09/WP-Trouble.pdf 아주 앱스트랙트부터 난리가 났습니다 :) For more than three decades, macroeconomics has gone backwards. The treatment of identification now is no more credible than in the early 1970s but escapes challenge because it is so much more opaque. ...
17/11/28 22:31
경각심이라기보다는 Paul Romer가 원래 기성 거시경제학자들이랑 사이가 안좋았다고 알고 있습니다-_-; 작년 초였나 올해 초였나 전미경제학회에서 아주 작심하고 이 페이퍼를 발표해버려서 발칵 뒤집어졌던걸로 알고 있는데, 건너들어서 정확한건 아닙니다.
17/11/28 21:39
결론부까지 가니 내용이 참...슬프네요. 아래 내용은 위에서 다른 분들이 다신 댓글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이 논문은 진짜 각잡고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The trouble is not so much that macroeconomists say things that are inconsistent with the facts. The real trouble is that other economists do not care that the macroeconomists do not care about the facts. An indifferent tolerance of obvious error is even more corrosive to science than committed advocacy of error. It is sad to recognize that economists who made such important scientific contributions in the early stages of their careers followed a trajectory that took them away from science. It is painful to say this so when they are people I know and like and when so many other people that I know and like idolize these leaders. But science and the spirit of the enlightenment are the most important human accomplishments. They matter more than the feelings of any of us.
17/11/28 23:59
문제는 거시경제학자들이 팩트와 일치하지 않는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 아니다. 진짜 문제는 다른 경제학자들이 거시경제학자들이 팩트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명백한 오류에 대한 무관심한 관용은 오류에 대한 열성적인 변호보다도 과학에 더 큰 해악을 미친다.
커리어의 초기 단계에서 그토록 중요한 과학적 기여를 했던 경제학자들이 과학에서 멀어지는 궤도를 따라 갔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은 슬프다. 이런 사람들이 내가 아는 사람이고 좋아하는 사람들일 때, 그리고 내가 알고 좋아하는 너무나 많은 다른 사람들이 이런 사람들을 리더로서 숭배할 때 이런 말을 하기는 고통스럽다. 그러나 과학과 계몽 정신은 인간이 이룩한 가장 중요한 성취이다. 과학과 계몽 정신은 우리 누구의 감정보다도 중요하다. -- 직역에 가깝게, 조악하게 옮겨 보았습니다. 여기서 팩트는 현실이나 실제 데이터 정도로 보시면 될 듯해요.
17/11/29 00:05
의역 포함해서 발번역했습니다.
거시경제학자들이 진실과 일치하지 않는 것들을 말하고 다닌다는 것이 진짜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거시경제학자들이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을 다른 거시경제학자들조차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아주 명확하게 드러난 오류에 대해서조차 무관심하게 용인해버리는 (학계의) 행태가 오류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것에 비해 훨씬 더 과학(의 발전)에 더 큰 해악이 된다(는걸 우리는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자신들이 학계에 몸담기 시작한 이른 시기에 중대한 과학적 업적을 이룩했던 경제학자들조차 시간이 흐르면서 과학에서 멀어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슬픈 일이다. 더욱이 내가 잘 알고 있고 좋아하는 동료들조차, 그리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이 존경하고 흠모해마지 않는 학계의 선구자들조차 이렇게 과학에서 멀어지고 말았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 역시 너무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과학과 계몽의 정신은 인류가 이룩했던 가장 중요한 성취이다. 따라서 위처럼 서글픈 현실을 접할 때 느끼는 우리들의 심정이 어떻든간에 이(를 지켜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우리의 사명이 되어야 할 것이다.
17/11/29 00:08
추천!
그런데 막줄은 우리의 심정일수도 있지만, 저자가 난 니들 감정따윈 신경 안 쓰고 신나게 까겠어! 니들 감정보다는 과학이 더 중요하니까!라는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크크.
17/11/29 00:10
사실 Paul Romer가 누군지 조금 찾아보신다면 바로 그 의미라는걸 금방 깨닫게 되실겁니다 -_- 과학을 진짜 신경쓰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_-a
17/11/29 00:15
매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미네소타쪽 RBC 주로 하는 거시경제학자 및 RBC의 선구자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Ed Prescott이랑 지독하게 사이가 안좋은걸로 알고 있습니다(좀 찾아보니 루카스랑도 사이가 안좋네요). 그래서 논문에서도 프레스캇을 대놓고 까고 있죠. 더 읽어보면 그 다음 DSGE에 Sticky Price까지 다 말도 안된다고 모두까기를 시전하긴 하지만..
이 분 부인되시는 분이 크리스티나 로머라고 오바마 행정부 1기 때 아마 재무부였나 상무부 장관으로 내각에 입성했을겁니다.
17/11/29 00:21
Paul Romer는 이 논문 전에도 다른 논문을 전미경제학회에서 발표해서 현재 거시경제학계에서 사실상 표준이 되어버린 수학모형인 RBC와 이 모형을 만든 경제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Ed Prescott를 저격하기도 했습니다(좀 더 읽어보니 Lucas도 깠네요 하하하하). 위에 링크된 논문은 아래 논문의 후속작으로 생각하시면 될거 같네요.
https://www.docdroid.net/10gny/aer2ep20151066.pdf
17/11/29 00:25
저가 게임방송에서 일할 때 경제학적?관점으로 이론을 세우고 밀어부치고 그랬던 적이 있었는데요. 어떤 수준에서 실험에 준하는 정책이나 변화도 있었어요.근데 현실은 너무 복잡해서, 예측대로 안되고 그런 실험에 준하는 정책들이 인지하는 순간 결과가 바뀌는 것같기도 했죠.
본문글을 포함해서 정말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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