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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9/22 21:48:12
Name 비타에듀
Subject [일반] 김승옥 작가의 역대 작품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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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론 알쓸신잡에 무진기행이 소개된 이후로 김승옥 작가의 작품이 많이 팔린다더군요..무진기행 필사하는 사람들도 꽤 늘어났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아무생각없이 써봅니다..;

개인적으론... 63~65년 작품들을 좋아합니다.<역사>, <무진기행>, <들놀이>, <서울 1964년 겨울>, <차나 한잔> 등등
.. 서울 1964년 겨울의 두 주인공은 제 모습같기도 하고.. 무진기행에서 좋아하는 여자한테 제대로 고백도 못하는 '박'선생역시 제 모습;; 같기도 하고.. 차나 한잔의 그 '차나 한잔 합시다'의 의미를 파헤치는것도 '야 언제 밥한번 하자' 하며 친구들에게 의미없는 이야기를 했을때도 떠오르고..

그런데 60년대 후반만 가도 뭔가 달라지더군요.. 받는 느낌이.. 특히 보통여자나 77년에 쓴 강변부인 이런작품은 과연 무진기행과 서울 1964년 겨울을 썼던 작가의 소설인가 싶기도 하고.. 정작 데뷔작인 생명연습은 지금 읽어도 이게 뭔소리여 싶더군요..;;

60년대 중후반부턴 장편을 쓰다가도 중단하고 70년대에는 잘 안쓰쎴는데.. 근데 무슨 문학적인? 그런문제때문에 소설집필을 중단한건 아니고 생계유지때문에 소설이 아니라 영화작업하신거라고 하더군요. 김승옥작가의 대본으로 만들어진 영화들도 꽤 성공하기도 했고 직접 연출도 하셔서 히트한 작품도 있고.. '어제 내린 비'(74년 당시 서울관객 14만명), '영자의 전성시대'(75년 당시 서울관객 36만명', '겨울여자'(77년 당시 서울관객 58만명) 등 영화 작업이 꽤 성공해서 돈도 많이 버셨다고..  

그러면서 문인들이 김승옥작가가 영화만 하는것을 안타까워했는데 특히 이어령 선생이 가장 아쉬워해서 돈걱정은 하지 말고 호텔방 잡아서 소설 한편 써달라고 부탁한게 제1회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서울의 달빛 0장'이죠.. 김승옥작가가 부담되서 튀었더니..;; 다시 잡아다 호텔방에서 쓰게 하고 옆에서 감시했다는 일화는 유명하죠. 그렇게 해서 썼는데 '서울의 달빛'이라는 장편소설의 프롤로그로 0장이라는 제목을 붙였더니 그 정도로도 단편소설의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고  아예 '서울의 달빛0장'이라는 제목으로 문학사상에 실었고 이상문학상 수상..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선 사실상 제1회 수상자를 김승옥으로 정해놓고 억지로 소설을 쓰게 한게 아니냐 라는 추측도 하더군요.. 근데 김승옥 작가 작품중 가장 아쉬운것도 역시 서울의 달빛0장입니다. 서장으로서 뭔가 떡밥만 던져놓고 40년동안...;;

그리고 80년 이후에는 종교에 전념하면서 아예 절필.... 하셨죠.. 더 이상의 작품은 안나올것 같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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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17/09/22 21:53
수정 아이콘
김승옥을 크리스쳔으로 만든 건 조용기의 산 같은 악업 중에서도 가장 죄질이 나쁜 항목입니다.
윌로우
17/09/22 22:03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17/09/22 22:03
수정 아이콘
유명한 무진기행, 1964년만 읽었는데 정말 악마의 재능이란 게 이렇구나 싶었습니다.
Colorful
17/09/22 22:24
수정 아이콘
죽으면 그야말로 전설로 남으실 분이죠


무진기행을 가장 좋아하는데
정말 무진을 갔던 것처럼 빠져들어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무진기행이라는 재미없어 보이는 제목에 기대를 안해서 더 재밌었구요

서울의 달빛 0장은
처음에 절반이상으로 간추려진 단락들로 읽었는데
오히려 그게 더 매력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함축적이고 더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그 만큼 모든 문단들이 파워풀하고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상황에 조응하는 말들을
표현해내는 것을 변태같이 잘해서, 또 가끔은 예상을 뛰어넘어서
가끔 다시 읽을 때에도 깜짝깜짝 놀라네요
vlncentz
17/09/23 02:13
수정 아이콘
예전 한겨레와 인터뷰한게 있는데, 지금은 뇌손상이 와서 단어와 단어를 잘 연결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17/09/23 13:52
수정 아이콘
김승옥의 20대는 귀기 그 자체였죠. 하늘에서 문장을 떨구면 김승옥이 받아쓴게 아닐까 싶었네요.
17/09/23 14:20
수정 아이콘
저를 국문과로 이끈(^^;) 제일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매년 여름만 되면 유독 읽고싶어져서, 아직까지도 종종 꺼내읽고 있네요. 위에 vincentz님 말씀처럼 사고 이후 뇌손상이 와서... 그 전에 이미 절필하긴 했지만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땐 어찌나 허망하던지요. 최근에는 그림도 그리면서 작년엔가 작게나마 전시회도 했었는데... 그래도 20대에 쓴 문장들을 다시 한번 보고싶다는 맘이 더 크더군요. ㅠㅠ 같은 학번의 이청준이 장인형이라면 김승옥은 그야말로 천재형이어서 그 인생사가 더욱 두드러지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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