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지구 크기의 행성을 무려 7개씩이나 거느리고 있는 TRAPPIST-1이라는 별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지구형 행성이 하나도 아니고 무려 7개씩이나 무더기로 발견이 되어서 이 행성들 가운데 어느 하나에라도 혹시 생명체가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높인 바 있지요. 그런데 이 가능성에 찬물을 끼얹는 연구가 발표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연구를 진행한 과학자들은 그곳에 아마도 지옥도가 펼쳐지고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모성인 TRAPPIST-1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복사에너지와 태양풍에 실려오는 입자들이 이 일곱 행성들에게 큰 재앙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일곱 행성들 가운데 적어도 세 개의 행성은 표면에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는 hapitable zone에 위치하고 있지만 그게 생명체의 존재에 그리 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이 연구는 TRAPPIST-1이 발산하는 강력한 복사에너지가 이 행성들의 대기를 날려버렸을 것으로 보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이 행성들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당연히 낮아지고요.
이 연구를 진행한 과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는 문제는 TRAPPIST-1의 크기입니다. 이 별은 아주 작은 적색 왜성입니다. 우리 태양 질량의 겨우 8%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 별을 공전하고 있는 행성들도 이 별과 아주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TRAPPIST-1 시스템에서는 habitable zone도 이 별과 아주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발견된 7개의 지구형 행성들 가운데 제일 바깥 궤도를 돌고 있는 행성도 모성과의 거리가 겨우 9백만 킬로미터 정도라고 합니다. (참고로 우리 태양과 제일 안쪽 궤도를 도는 수성 사이의 거리가 약 5천 8백만 킬로미터 정도입니다.)
저 작은 구역에 다 모여있음...--;;
이렇게 행성들이 모성과 너무 가깝다 보니 과학자들은 이들 행성들이 모성의 복사에너지에 직격탄을 맞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자외선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수백, 수천 배) 자외선들이 이들 행성들로 쏟아지고 있고 그로 인해 이 행성들의 대기가 벗겨져 버렸을 수 있다고 합니다.
자외선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태양풍의 형태로 모성으로부터 날아오는 입자들도 문제라고 합니다. TRAPPIST-1로부터 날아오는 입자들의 양이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받는 입자들의 양보다 적게는 약 1,000배에서 많게는 약 100,000배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행성들과 모성 사이의 거리가 가깝다 보니 모성의 자기장이 행성들의 자기장과 서로 연결이 되어서 태양풍의 입자들이 또 이 자기장을 타고 직접적으로 행성들의 대기로 유입될 수 있다고 합니다. 지구의 자기장이 태양풍으로부터 지구를 지켜주는 일종의 방패 역할을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지요. (만약 지구도 현재의 위치보다 훨씬 더 태양 가까이에 위치하게 된다면 지구의 자기장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할 거라고 합니다.)
이 이론의 맞는다면 저 TRAPPIST-1 시스템에 있는 7개의 지구형 행성들은 모두 TRAPPIST-1 복사에너지와 태양풍으로 인해 쏟아지는 입자들로 인해 대기는 다 사라져버리고 현재는 모성의 열기와 광기(?)를 직격으로 받아내고 있는 생지옥일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이런 걸 보면 생명체의 탄생은 정말 어려운 조합 끝에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모성이 있어야 하고 이 모성의 habitable zone에 있는 행성이 모성과 적절한 거리를 두고 있어서 모성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지도 말아야 하고 말이죠. 그런 조건들을 잘 보여주고 있는 행성이 바로 다름 아닌 우리 지구가 아닌가 합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우리 지구인들은 그래서 지구를 아끼고 잘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구의 환경에 해악을 끼치는 일은 그래서 스스로의 목을 조르는 자해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봐야겠습니다.
The Earth...the third rock from the Sun...
오늘은 왠지 Heart의 Alone이 듣고 싶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