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5/14 23:37:46
Name 솔빈
Subject [일반] 인간관계
며칠 전 밤늦은 시간, 차를 몰고 편의점으로 길을 나섰다. 그날따라 왠지 매일 같이 다니는 길이 더욱 어둡게만 느껴졌다. 옆에 탄 동생 역시 길이 어둡다고 했다. 미세먼지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차에 선팅이 진해서 어둡게 보이는 거라고 말하고 어두운 밤길을 다녔다. 어제저녁 퇴근 후 우연히 유리창에 비추는 차에 전조등 하나가 빛을 잃고 있었다. 아뿔싸!! 밤길이 어두운 이유는 미세먼지도 차 선팅도 아닌 한쪽 눈이 멀어버린 전조등 때문이었다.  

일찍 퇴근 후 뒹굴고 있는데 오랜만에 친구한테 카톡 메시지가 왔다. 뜻밖에 연락이라 무척이나 반가웠다. 생각지도 못한 연락이라 더욱 그랬다. 몇 마디 나누고 때마침 서로 시간이 돼서 그날 바로 만나기로 했다. 그렇게 만나 얘기를 나누고 헤어지면서 내가 물었다. "혹시 연락하기 좀 그렇지 않았어? 오랜만이라 어색 할 거 같았는데?" 그러자 친구는 "인간관계에는 용기가 필요한 거야"라며 답했다. 머릿속에 깨달음을 주는 대답이었다.

항상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나다. 매번 원만한 관계를 맺지 못하는 이유를 주변에서 찾았다. 내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거나 나와는 성격이 맞지 않는다며 애써 둘러대고 피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날 밤길이 어두운 이유가 주변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전조등이었던 것처럼, 친구의 말대로 내게는 용기가 없었다. 거절당할까 용기없이 쭈뼛거리고 때론 투덜거리며 깊은 관계를 피해왔다. 나를 보여줄 용기가 없었던 거고 거절당할 용기가 없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7/05/14 23:55
수정 아이콘
글에 공감이 많이 가네요.
진산월(陳山月)
17/05/15 03:09
수정 아이콘
아...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1909 [일반] 동물의 고백(20) [46] 깐딩5287 17/05/18 5287 14
71908 비밀글입니다 삭제됨13068 17/05/18 13068 8
71907 [일반] 美법무부 '러 스캔들' 수사 특검 결정…'트럼프 운명' 주목(종합) +@ [38] 바스테트8564 17/05/18 8564 0
71906 [일반] 광주의 노래, '오월의 노래' [4] 유유히7045 17/05/18 7045 3
71905 [일반]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가 과격하다고? [13] 어리버리7318 17/05/18 7318 4
71904 [일반] 문재인 대통령의 위로 [139] 솔빈19260 17/05/18 19260 105
71902 [일반] 한이 서려 있는 "임을 위한 행진곡" [31] 친절한 메딕씨11203 17/05/18 11203 17
71901 [일반] 선호하는 공강 요일은? [57] 분당선8109 17/05/18 8109 0
71900 [일반] 오늘 들었던 노래 몇 곡. [10] 켈로그김5590 17/05/18 5590 1
71899 [일반] SBS 김성준 보도본부장 교체 및 6개월 감봉 [36] 손나이쁜손나은15930 17/05/18 15930 0
71898 [일반] 물 들어올 때 노젓자... [27] Neanderthal10652 17/05/18 10652 9
71897 [일반] 어용진보지식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32] 날아라박해민8889 17/05/18 8889 0
71896 [일반] '돈봉투 회식 파문' 검찰 '빅2' 이영렬·안태근 동시 사의 [94] Lv315029 17/05/18 15029 4
71895 [일반] SBS에서 또 다시... [111] Dalek18308 17/05/18 18308 5
71894 [일반] 동물의 고백(19) [18] 깐딩5609 17/05/18 5609 11
71893 [일반] 5.18을 맞아 다시 되돌아보게 되는 어느 여고생의 시 한편.jpg [33] Ensis8403 17/05/18 8403 20
71891 [일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새 정부에 자료 안 넘겨 [48] ArcanumToss13588 17/05/18 13588 4
71890 [일반] 서울지하철 9호선의 심각한 문제 [8] 다음v8480 17/05/18 8480 2
71889 [일반] 임을 위한 행진곡 [12] 솔빈5033 17/05/18 5033 12
71888 [일반] 쉬는 날 뜬금없이 올리는 재즈. 피아노. 오른손의 마술사:[Bud powell] [5] legend4677 17/05/17 4677 4
71887 [일반] 주절주절 1 [8] it's the kick4086 17/05/17 4086 21
71886 [일반] LCHF(저탄수 고지방 식이요법) 100일 후기 [64] 유리한24874 17/05/17 24874 21
71885 [일반] [정치글 주의] 홍준표, “친박은 바퀴벌레”…홍문종 “제정신이냐, 낮술 드셨냐” 깊어지는 갈등 [72] 바스테트14099 17/05/17 14099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