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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3/13 23:21:54
Name Serapium
Subject [일반] 해리포터 덕후가 오래된 하드를 정리하다 찾은 재밌는 글
그 글을 보여드리기 앞서...

저는 SF와 판타지를 취향으로 두고 있는 사람이라,
세상에 얼마나 많은 덕후가 존재하고, 또 그들이 얼마나 위대한지(..) 어렴풋이 이해하고 있기에, 누가 저에게 OO덕후라고 하면
왠지 겸손해집니다.

예를들면 저에게 누가 스타워즈덕후라고 한다면, 저는 황급히 손사래를 치며 아니라고 합니다.
그 방대한 세계관을 줄줄 다 외우고 있는 사람이 한둘도 아닌데 저까짓게 무슨 덕후입니까. 저는 그저 영화를 몇번정도 정주행 역주행 랜덤주행하고 스타워즈 로그원을 영화관에서 두번 본 정도의 그냥 팬입니다.

같은 이유에서 스타트렉, 반지의제왕덕후? 어휴. 트레끼, 톨키니스트들이 들으면 화냅니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그렇게 안보이겠지만) 전 덕후가 아닙니다. (아니라고요!)

하지만 그런 저에게도 난 이건 덕후야 라고 하는 분야가 있으니 그건 바로 <해리포터 시리즈>입니다.

정말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덕질이란걸 해본 분야가 해리포터라 옛날에 정말 별의 별짓을 다했습니다.
덕질하다가 영어실력이 왕창 늘정도면 뭐...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지만 다음에 언젠가 덕밍아웃(?)을 할 기회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각설하고 요새 취업준비중이라(현차쓰신분?!) 과거에 제가 뭘했는지 열심히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자소서에 뭐라도 한줄 더쓰려고 옛날 프로젝트, 과제, 팀플, 논문 등등 서랍장에 있던 하드 연결해서 다 뒤져보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해리포터 덕질 한창 열심히 하던때 썼던 글이 있는겁니다.
이게 아마 해리포터와 혼혈왕자가 나온직후에 쓴거니까, 대충 12년전에 쓴거죠.
그때 혼혈왕자가 나오자마자 구해서 전자사전 붙들고 미친듯이 읽고, 책 후반부의 충격적인 사건을 읽고 쓴 글이었던 것 같은데,
이게 당시 '호그와트로의 여행'이라는 한국팬싸이트에 썼다가 반응이 좀 좋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심지어 7권(죽음의성물)이 나오고 보니 제 글이 대부분 맞아서 나름 뿌듯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읽어보니 어린 날의 유치함과 열정이 느껴져서 재밌더군요. 그래서 여기 한번 공유해봅니다!
(12년전 글이라 다소 오그라드는 표현은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해리포터시리즈를 아직 안 보신분이 계시다면, 스포주의!*


제목 : 스네이프는 나쁜놈이 아니다...!!!
내용 :
우선 몇가지 전제하고 들어가겠습니다.
1. 덤블도어는 거.의. 실수를 하지 않는다.
- 아마 대부분 동의하실거라 믿습니다.
2. 덤블도어는 스네이프를 끝까지 믿었다.
- 이것역시 아마 대부분 동의하실거라 믿습니다.
3. 스네이프는 냉철하고 뛰어난 상황판단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 1권에선 혼자 퀴렐을 의심한점에서 3권에서 해리가 어딜통해 호그스미드를
들락날락했는지 알아낸점에서 4권에서 한밤중에 아슬아슬한 사건때
5권에선 해리가 미스터리부서 갔을때 그가 생각해낸점...등등
4. 스네이프는 마법의약과 어둠의 마법에 능통하다.
- 당연한거죠?
5. 플리트윅교수는 잘 기절한다.
- 1권에서 해리의 출석을 부르다가 기절함;;;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아래글은 6권에서 덤블도어가 죽던날 밤에
스네이프가 쓴 일기입니다.(물론 제가 재구성한것입니다.)
나는 집요정들을 말포이에게 붙여놨다. 그건 절대의맹세 때문이기도 하지만
포터가 그를 의심하고 있기때문이기도하다. 포터는 분명히 재수없는 녀석이지만
그녀석의 놀라울 정도의 직감만은 믿어줄만 했다.
그리고 난 결국 알아냈다. 말포이의 계략을.. 덤블도어에게 알리려 가려고 했지만 덤블도어는 외출중이었다. 망할....
그 때 플리트윅이 들어왔다.
" @*^*(!*(^$#^(*!@*&$(*~~~ 그래서 지금 그들이 쳐들어왔어요!!"
그리고 그는, 정말 어이 없게도, 제풀에 지쳐서(혹은 괴상한약품병에 놀라)
쓰러져 기절해버렸다. 나는 뭔가 위급한 상황이 닥쳤음을 깨닫고
잽싸게 말포이를 찾아나섰다. 그가 죽으면,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르기때문이었다.
' 젠장 하필이면 덤블도어가 없을떄.....!'
천문탑 쪽에 어둠의 마크가 떠있다는 소리에 무작정 그쪽을 향했다.
쾅!
내가 장애물을 넘어섰을 때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눈앞에 펼쳐졌다.
덤블도어가 네명의 최상급 죽음을먹는자들과 말포이에게 지팡이 없이
무방비로 서있었다.
그러나...
그는 ..안색을 보건데,,,, 고대의 어떤, 내가 당장 어떻게 할 수 없는,
강력한 독약을 마신듯했다. 그리고 이미 해독하기에도 늦어보였다.
난 애써 태연한척 최대한 천천히 걸어가면서 덤블도어를 레질리먼스했다.
그 또한 그것을 바란듯했다.
'!@*(&(*@&$(*!&*(@(*$(@*#!!!)'
..그리고 난 모든것을 이해했다.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덤블도어가
머릿속에 떠올려주었다. 우리는 서로를 레질리먼스했다.
- 날 죽여주게.
- 안됩니다. 이 4명은 제가 급습하면 어떻게.........
- 한번에 몰살할수있나? 말포이까지 말일세
- 그...그건.
- 내말대로 해주게. 자낸 최후의 순간까지 우리의 첩자로 남아주어야하네
그 순간이 오면! 해리를 도와 그를 제거해주게
- ....
결국, 천천히 걸었음에도, 나는 그의 앞에 도달했다. 말포이를 옆으로 밀고
난 지팡이를 잡았다. 그가, 지켜보고있는 죽음을 먹는자들때문에, 연기를 하고 있었다.
"세베루스....세베루스.......제발............"
난 항상 당당했던 그가 그렇게 초라해보이는 것을 견딜수가 없었다.
그가 쓸데없는 연기에 더이상 권위를 잃게하고싶진 않았다.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아바다 케다브라"
.........그가 쓰러졌다. 난.. 속이 울렁거리고 미칠 것같았지만 그가 남긴
마지막임무에 충실했다.
"어서 가자!"
....그리고 쫓아오는 포터를 죽이려는 그들에게 어둠의군주의 몫이라며
빨리빨리 돌려세웠다. 그리고 내가 혼혈왕자라는 정보또한 해리에게주었다.
그럼에도 포터녀석이 내게 겁쟁이라고했다.
난 죄책감과 분노에 폭발할뻔 했지만. 잘 참아냈다.
언젠간 녀석도 알게되겠지...
제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된건 스네이프가 감. 히.
볼드모트가 말포이더러 덤블도어를 죽이라고했음에도
자신이 나서서 죽여버린것에서 의아심을 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생각을 차근차근 정리해서 결국은
'스네이프는 아직도 우리편이며, 어쩔수 없었다.'
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입니다.
물론 제가 영어를 잘못해석하거나 미쳐 못 해석한 부분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제게 많은 태클 부탁드립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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