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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25 21:54
저희 아버지가 군대 계시던 시절에, 군견과 함께 기지 정문 보초를 나가셨드랬습니다.
근데 개들도 사람들처럼 짬을 먹는건지, 연차가 좀 된 개들은 밤근무 때 보초병 눈치를 살살 보다가 별로 신경 안쓰고 서서 조는듯하면 자기도 앉아서 졸더랍니다. 그러다 목줄을 채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자세를 바로 하고 눈에 힘을 뽷 주다가, 또 느슨해지면 졸고 그러더랍니다. 반면 신참 개들은 보초병이 졸면 목줄을 수시로 당겨서 잠을 깨우곤 했다네요. 인생도 견생도 그러한가 봅니다.
16/07/25 21:55
개도 표정 있어요. 여친네 강아지 밍키는 제가 쓰다듬으려고 하면 콧잔등에 주름을 꽉 잡고는 기분나쁜 티를 팍팍 냅니다... 못됐어 ㅜㅜ
근데 과학적으로도 개는 표정이 있는 거 아닌가요? 이빨을 보인다든가, 꼬리를 흔든다든가 코를 벌릉거린다든가 하면서 감정을 드러내니까요. 이런 게 "개의 표정" 아닐까요?
16/07/26 09:10
저도 잘 모릅니다. 어디선가 저런 소리를 들어서 썼는데....
이빨/꼬리 같은 의사표현 수단 말고, 그냥 표정도 정말 있더라구요. 눈물을 흘리거나 껄껄 웃지는 않지만, 울고웃고 다 하더라구요.
16/07/26 09:12
예 맞습니다.
아마 실험실 개들을 데리고 실험한 게 아닐까 싶어요. 집 밖에서 목줄에 묶여 살다가 가는 개들은 표정이 거의 없더군요.
16/07/25 22:05
음?늑대랑 개랑 다른게 표정 아닌가요? 인간과 같이 살면서 감정 얼굴로 드러내도록 진화했다고 아는데 흠. 아무튼..동물들 이야기를 듣다보면, 우리네 세상살이랑 다를거하나없단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16/07/26 09:13
아, 제가 잘못 주워들었나보군요.
개도 표정이 있다는 거군요. 저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개가 사람에게 말하는 게 아니라, 개들끼리 말하는 걸 보면..... 늑대들끼리도 표정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언젠가 늙어죽은 어미와 지금 살아있는 녀석의 눈이 딱 마주치더군요. 그러자 살아있는 녀석이 어미에게 다가가 이빨로 어미 등 어딘가를 자근자근 물어주더군요[개가 등 가려울 때 흔히 저러죠]. 어미는 '아 시원해'하고 있고. 사람처럼 '등 좀 긁어봐' '여기?' '좀 위에' '여기?' '어 거기' 이러는 게 아니라, 한번에 맞춰서 물어주더라구요. 그걸보면 개들끼리도 신체 특정부위에 대한 단어가 있는 게 아닐까 싶더라구요.
16/07/26 13:36
늑대들끼리는 잘 모르는데, 아마 자기들끼리 의사소통은 되겠죠. 개는 사람이 개의 감정을 알기 편하게 진화해서 표정이 더욱 뚜렷한 편이구요
16/07/25 22:21
개에게 표정이 없다는 게 과학적 사실이라고 들었다는 말씀을 보고 흠칫했어요.
키우던 개들과 교감을 하는 동안 표정으로도 대화를 한다고 느꼈었거든요. 근데 이렇게 읽고 보니 저 혼자만의 착각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 토끼들이나 닭들을 보면서 표정을 읽었던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개라고 다를까, 내가 애정 때문에 오해했던 걸까... 생각이 많아지네요. 우리 개는 저한테 말도 했었다구욧!!! 제가 개 말을 했을 리는 없고... 하하...^^;; 아.. 아닌가... 내가 개 같은 소리를 했던 건가... 음흠... 쓰고 보니 후자가 더 설득력이.. 아...ㅠ.ㅠ
16/07/26 09:18
언젠가 푸념을 하고는 싶은데 상대가 없어서, 개를 붙잡고 앉아서 넋두리를 늘어놨습니다.
녀석이 짜증을 내더군요. 그런가부다 했죠. 그런데 그 뒤, 녀석이 다가오더니 제게 푸념을 하는 겁니다. 간단한 말이면 알아듣겠는데, 도저희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죠. 녀석이 또 못알아듣는다며 짜증을 내고 가버리더군요. 그 뒤, 녀석과 저는 서로가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의 말만 했습니다.
16/07/25 22:47
위키피디아의 Dog communication 문서에 보면 Behaviors associated with dog communication include eye gaze, facial expression, vocalization, body posture (including movements of bodies and limbs) and gustatory communication (scents, pheromones and taste)라고 되어 있는데, 이 중 facial expression이 표정이니 개도 표정은 있다는 이야기인 것 같네요. 흠... 출처가 출처인지라 좀 거시기하긴 한데 콘라드 로렌츠(자연학자입니다)의 연구도 있어서 아예 틀렸다고 하기도 뭣하고...
여하간 많이 아껴주세요. 지금처럼.
16/07/25 23:35
저희 개는 10살입니다. 사람 나이로 하면 70이죠. 매일 누워만 있고, 내가 버스 타러 갈 때 따라오던 영특한 놈이 언제부터인지 움직이질 않습니다. 자세히 보면 뒷다리 하나를 절고 있어요. 뛰어다닌지가 언젠지 모르겠어요.
아, 그래요... 맥아리가 없어요. 진돗개여서 자기보다 세 배나 큰 개와도 내 집앞에 어슬렁 거리면 잽싸게 뛰어나가 한바탕 싸우던 호탕한 놈이었죠. 그런 놈이 누워서 일어나질 않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났죠.(77살이 된거죠) 갑자기 이 놈의 귀가 서요. 이년만에 처음 봤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더니 몇년만에 처음으로 뛰어갑니다. 정말 빠르게요... 뛰는 방향을 보니... 그 방향에는 암컷이 있었습니다. 그 놈도 싫지는 않았는지 제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더군요. 우리 진돗개는 그 개 등 위로 올라가려고 정말 노력을 했지만 올라가지 못했어요. 식구들은 그 모습을 보고 "힘내라~!"를 외쳤지만... 다섯번 정도 시도하다가 포기하고 다시 집으로 천천히 걸어오더군요... 벌써 20년 전 일이지만 그 당시 상황은 제 머리에 하나의 진실을 쑤셔넣었습니다. "남자는 여자가 없으면 늙는다."
16/07/26 09:15
..... 이게 사실인게...... 노년층에서 배우자중 한 쪽이 사망한 경우, 여자의 평균수명은 원 평균수명에 비해 변화가 거의 없는데, 남자는 확 줄어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혼이든 연애든 파트너가 다시 생긴 경우, 평균수명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허허허.
16/07/26 09:28
늙어죽은 저희 개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걸보고, '남자는 문지방만 넘어도 ~'라는 말이 틀렸다는 걸 알았죠. 그 녀석은 뒷산 중턱까지도 잘 올라가던 시절이었거든요. 아무튼 그 일이 있은 날 밤. 그 녀석은 구슬프게 울더군요. 몇년 만에 늑대 울 듯 우는데, 좀 서글픈 소리였습니다. 아무렴. 나 같아도 울지. 울고말고.
16/07/26 11:42
저희 고양이는 16살입니다. 2001년 봄에 와이프가 길에서 주워와서 그때부터 키웠고 2002년에 새끼 6마리 낳고 중성 수술을 받았네요. 지금은 뒷다리 관절이 불편한지 다리를 조금 저네요. 당연히 점프도 못하니 캣타워는 버린지 오래되었습니다. 아직 먹성도 좋고 희한하게 얼굴은 그대로입니다(고양이 얼굴은 안 늙는 듯) 주인들도 이제 나이를 들어서 여기저기 아프다고 난리네요. 같이 늙어가는 거죠...
16/07/26 13:49
저도 군에 있던 시절 군견 취급병이었는데, 제가 일병이었을 무렵 어느날 갑자기 개가 다리를 절더라구요. 분명 전날 순찰돌고 와서 견사에 넣을때까지 멀쩡하던 녀석이 다음 날 아침부터 다리를 전다는게 말이 됩니까. 전 소대장에게 불려가 혼쭐이 났고, 고참들에게도 혼이 났고, 밤마다 혼자 견사에 들어가 녀석의 다리를 주물러드렸지요. 그래도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이상하게 생각한 다른 고참이 녀석을 풀어놓고 멀리서 부식으로 나온 사과를 흔들었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더군요. 그때 전 개가 꾀병도 부린다는 것을 알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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