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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7/10 12:19:10
Name 王天君
File #1 after_the_storm.jpg (846.2 KB), Download : 57
Subject [일반] [노스포] 태풍이 지나가고 보고 왔습니다.


료타는 한때 유망한 소설가였습니다. 그러나 대기만성을 부르짖으며 십수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버렸고 그는 가장 싫어하는 아버지를 닮아있습니다. 도박에 열심이고, 전당포를 제집 드나들듯 하고, 엄마가 모은 돈을 빼돌리고, 책임감이라고는 없던 그런 인간이었죠. 유전자 덕에 료타 역시 이혼한 아내에게 부칠 양육비로 전전긍긍하며 살아갑니다. 아들 역시 점점 자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가 늘 그랬듯 가족 아닌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가족에 대한 탐구보다는 가족을 이루는 한 개인의 이야기에 더 초점이 맞춰져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제 할일을 다 하며 사는 사람이기도 하죠. 좋은 아빠, 좋은 남편, 좋은 아들로서 사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길인지도 모릅니다. 핏줄과 과거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 속에서 한 개인이 지난 날을 돌이켜봅니다. 그리고 앞날을 고민합니다. 실패한 아버지도 아버지다, 아버지라고 다 아버지는 아니라는 걸 세대 간에 상속되는 기억 속에서 곱씹게 됩니다.

묘하게 <걸어도 걸어도>의 후속편처럼도 보이네요. 그보다는 따뜻하지만 그만큼 웃음나오는 영화입니다.

스포 포함한 버젼은 http://cafe.naver.com/reviewmaker/17275 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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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15 18:07
수정 아이콘
방금 보고 나오는 길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역사 실망시키지 않는군요. 키키 키린 할머니 덕에 많이 웃었어요. 영화 보고 나니 가슴에 따뜻해집니다.
16/10/08 01:58
수정 아이콘
요즘엔 글 안쓰시나 보네요. 마지막 글이 벌써 세 달이나 됐네요.
어차피 읽지는 않습니다만 혹시 자살하셨나 궁금해서 여쭤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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