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7/10 08:31:41
Name Neanderthal
Subject [일반]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은 명왕성이었으면...
여러분들은 태양계에 있는 행성들의 이름을 다 알고 계십니까? 아마 어렵지 않게 다 이름을 대실 수 있을 겁니다.

"수성...금성...지구...화성...목성...토성...천왕성...해왕성...며어~...--;;"

저랑 비슷한 연배의 사람라면 마지막에 "명왕성"까지 대고 싶은 생각도 있겠지만 아시다시피 명왕성은 이제 더 이상 행성은 아니지요. 그래도 우리 명왕성은 표면에 하트 모양을 가지고 있는 아주 귀여운 천체였습니다.



명왕성의 "하트"


그런데 몇몇 천문학자들이 실제로 우리 태양계에 아홉 번째 행성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다시 명왕성의 행성 지위 복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명왕성 말고 다른 행성이 있다는 겁니다. 명왕성보다 훨씬 더 바깥쪽에 말이죠. 물론 실제로 이 아홉 번째 행성이 관측된 것은 아닙니다. 다른 천체들의 운동을 통해서 아홉 번째 행성이 있을 것이라고 추론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분들은 왜 우리 태양계에 아홉 번째 행성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얘기하는 걸까요? 오늘은 그걸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Planet X?...


우리 태양계의 구조를 보다보면 해왕성 바깥으로 얼음이나 운석 같은 수많은 작은 천체들이 모여서 태양 주변을 돌고 있는 지역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카이퍼대(the Kuiper Belt)지역입니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도 소행성들이 이런 형태로 분포하고 있는 소행성대가 있지요. 그런데 이런 카이퍼대에 속한 천체들 가운데서도 아주 멀리 떨어진 여섯 개의 천체들이 다른 동료들과는 달리 이상한 공전 궤도를 돌고 있는 것이 발견이 됩니다. 마치 자기네들만 따로 놀겠다는 듯이 말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이런 공전 궤도를 돌려면 상당히 큰 질량을 가진 천체의 중력이 이들에게 작용을 해야 가능하다는 겁니다.



카이퍼대...


카이퍼대의 여섯 천체들과 예상되는 아홉 번째 행성의 궤도...


두 명의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소속 천문학자들이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적어도 지구보다 10배는 더 무겁고 지구보다 태양에서 약 700배 정도 더 멀리 떨어진 곳에 이러한 행성이 있을 것으로 예측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만약 이러한 행성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앞서서 말씀드린 이상한 궤도를 도는 여섯 개의 천체 말고도 이론상으로 이 아홉 번째 행성의 공전 궤도면에 거의 수직에 가깝게 공전을 하는 천체들도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공전 궤도를 가진 카이퍼대의 천체들도 다섯 개나 발견이 된 것입니다. 이들의 공전 궤도는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한 공전 궤도와 거의 일치했다고 합니다.



기존의 여섯 천체들(핑크색)말고 아홉 번째 행성의 공전 궤도면(노란색)에 거의 수직으로 공전을 하는 다섯 개의 다른 카이퍼대 천체들(푸른색)도 확인이 되었다...


만약 이들의 주장대로 우리 태양계에 아홉 번째 행성이 있다면 이 행성은 어떻게 생긴 것일까요? 여기에는 대략 세 가지 가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첫 번째 가설은 이 행성이 원래 우리 태양계에 속했던 행성이 아니라 태양계 밖에 존재했던 행성인데 우리 태양의 중력에 이끌려서 우리 태양계 속으로 들어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태양계 주변을 지나가던 다른 항성계의 행성 하나가 우리 태양계 쪽으로 끌려 들어왔거나 혹은 특정한 항성 주변을 돌지 않고 우주 공간을 나홀로 움직이는 떠돌이 행성이 지나가다 우리 태양계의 올가미에 걸렸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이런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은 약 2% 미만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 가설은 이 아홉 번째 행성이 원래부터 우리 태양계 안에서 형성이 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도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원래부터 현재 있을 것으로 추정이 되는 그 자리에서 행성이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하나 있고, 다른 가능성은 이 아홉 번째 행성도 다른 행성들처럼 원래는 태양 가까운 데서 형성이 되었는데 주변의 덩치 큰 행성들(목성과 토성)이 이 친구를 바깥으로 밀어내버렸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이 두 번째 가능성을 좀 더 쉽게 이해하려면 그네에 탄 아이를 뒤에서 미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된다고 합니다. 처음에 밀 때는 살짝만 움직이지만 타이밍을 잘 맞춰서 적절한 힘으로 밀기 시작하면 곧 그네가 탄력을 받아서 높이까지 올라가는 이치와 유사하다는 거지요.


세 번째 가능성은 일단 이 아홉 번째 행성이 우리 태양계 내부에서 탄생한 것은 맞는데 외부로 밀려난 것은 다른 형제 행성들 때문이 아니고 우리 태양계 밖의 다른 별의 작용으로 그렇게 되었을 거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 가설에 대해서도 역시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학자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 세 번째 이론은 첫 번째 이론에서 주객이 바뀐 상황인데(즉, 첫 번째 가설은 외부의 행성을 우리 태양이 당겨 왔다는 것이고 이 세 번째 가설은 우리 안의 행성을 외부의 별이 바깥으로 당겨 갔다는 이론) 이렇게 우리 태양계 안의 행성을 외부의 별이 당겨가는 경우 해당 행성은 우리 태양계 안에 남아있기 보다는 아예 우리 태양계 밖으로 완전히 탈출해 버릴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직은 이 아홉 번째 행성이 실제로 관측이 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입니다. 하지만 예전에도 행성들은 이런 식으로 기존에 알려진 천체들의 움직임을 통해서 예측이 되고 그 예측을 바탕으로 관측을 통해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바로 해왕성의 발견이 그에 해당이 되는데 해왕성은 천왕성 공전 궤도를 관측하다가 천왕성 밖에 또 다른 행성이 있을 것으로 예측이 되었고 그게 나중에 관측을 통해서 실제 발견으로 이어진 경우입니다.

정말 우리 태양계에 아홉 번째 행성이 있는 것일까요?...만약 정말로 아홉 번째 행성이 있다는 것이 증명된다면 이것 하나는 분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우리 태양계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점 말입니다.



우리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뭣이 중헌가?...--;;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6/07/10 08:57
수정 아이콘
진짜 순식간에 읽어해치웠네요..

네덜란드님의 필력이란...캬아~
16/07/10 09:02
수정 아이콘
현대 천문과학으로도 발견 안 된 9번째 행성이 정말 있다면 쇼킹할 일이네요...
하고싶은대로
16/07/10 09:09
수정 아이콘
명왕성은 9번째 행성에서 왜 퇴출되었던 걸까요? 오늘도 네덜란드님의 글에서 --; 잘보고 갑니다 크크 없으면 뭔가 허전할듯
홍승식
16/07/10 10:02
수정 아이콘
천문학상 행성의 기준이라고 합니다.
1) 스스로 구형을 유지할 만큼의 충분한 중력을 가진다
2) 자체적인 핵융합이 가능할 정도의 질량을 가지지 않는다
3) 궤도 주변의 다른 천체들로부터 지배권을 가진다

여기서 명왕성은 3번을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합니다.
위성인 카론에게 영향을 받는다고 하네요.

좀더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https://cdn.pgr21.com/?b=8&n=54484
유스티스
16/07/10 10:03
수정 아이콘
뭔가 3번은 명왕성을 싫어해서 떨어트려내려고, 명왕성만을 위한 기준같아요...
이상 세일러플루토 죽을 때 울적했던 사람의 댓글이었습니다.
아케르나르
16/07/10 10:20
수정 아이콘
원래 행성의 정의라는 게 따로 없이 태양 주변을 도는 비교적 큰 천체.... 정도로 암묵적인 합의를 하고 있었는데, 최근 명왕성만한 천체들이 명왕성 공전궤도 인근에서 다수 발견되면서 명왕성이 행성에서 빠지고 새롭게 분류된 왜행성에 편입이 된겁니다. 그러면서 홍승식님 덧글의 3번 조건이 추가된 거죠.
유스티스
16/07/10 10:30
수정 아이콘
발전에 따라 자연스러운거였군요. 감사합니다!
Galvatron
16/07/10 10:53
수정 아이콘
어쩔수없죠. 명왕성을 행성으로 인정하면 9대행성에 십수개행성으로 늘어나야 되니까요
하고싶은대로
16/07/10 10:51
수정 아이콘
오...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Anastasia
16/07/10 09:44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홍승식
16/07/10 09:46
수정 아이콘
우주적 관념에서 2%는 어마어마하게 큰 확률이죠.
점점 밝혀질 때마다 우리 태양은 아주 우수한 A 등급 항성이 되어가고 있네요.
뿌듯합니다.
16/07/10 10:48
수정 아이콘
네안데르탈님이 네덜란드로 불리네요
자유형다람쥐
16/07/10 11:23
수정 아이콘
마음의 눈을 뜨시고 외치세요 네덜란드!
Sgt. Hammer
16/07/10 19:20
수정 아이콘
암묵적 룰 같은게 되어 버렸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6489 [일반] 혼란스러운 정의당 리트윗 .txt [95] 아리마스16301 16/07/22 16301 2
66488 [일반] 요새 계속 흥얼거리는 팝송 몇곡 [9] TEPS4600 16/07/22 4600 2
66487 [일반] 메갈4의 사기 행각 [101] luvletur19773 16/07/22 19773 42
66486 [일반] 그들의 미러링이 받아들여지기 힘든 이유 [213] Jace Beleren13936 16/07/22 13936 79
66485 [일반] 김자연 성우 관련해서, 일부 인사나 단체의 행동이 갑자기 이상하군요. [150] 닭장군13263 16/07/22 13263 5
66484 [일반] I.O.I를 보러 가려고 브로콜리를 사다 [12] Zelazny5253 16/07/22 5253 18
66483 [일반] 부산행 보고 왔습니다~ (약 스포???) [1] 빙봉3408 16/07/22 3408 0
66482 [일반] 이건희 사건...성매매 보다 재벌의 기업사유화가 문제! [74] wlsak10733 16/07/22 10733 5
66481 [일반] [야구] 승부조작 추가연루 수사중(엠스플뉴스 추가) [28] 이홍기8512 16/07/22 8512 0
66480 [일반] [프로듀스101] 주요 탈락자 근황 정리 [32] pioren6959 16/07/22 6959 5
66478 [일반] 뉴스타파가 이건희회장 성매매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342] 키토26888 16/07/21 26888 8
66477 [일반] 오마이걸 단독콘서트 기념 역대 수록곡 보기 [20] 좋아요5054 16/07/21 5054 4
66476 [일반] [걸그룹] 선택의 나비효과? 평행이론? [러블리즈 이미주 & 다이아 기희현] [24] 서쪽으로 gogo~8807 16/07/21 8807 0
66475 [일반] [스포] 연상호감독은 부산행을 왜 이렇게 만들어야 했을까? [49] 無名7438 16/07/21 7438 3
66474 [일반] 구매자의 고민, 그리고 기다림. [11] 스타슈터4823 16/07/21 4823 4
66473 [일반] 다양한 웹툰 플랫폼 및 순위 [63] 엑셀10811 16/07/21 10811 0
66472 [일반] 레진 코믹스에서 긴급회의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671] Daydew33272 16/07/21 33272 1
66471 [일반] . [30] 삭제됨7700 16/07/21 7700 3
66470 [일반] [일드] 90년대이후 시청률 TOP 20.JPG [14] 비타에듀6080 16/07/21 6080 0
66469 [일반] 부산행 (2016) _ 한국형 좀비닦이 영화 (스포유) [60] 리니시아15507 16/07/21 15507 11
66467 [일반] 삼성라이온즈 안지만선수 계약해지 결정 [52] karalove9776 16/07/21 9776 0
66465 [일반] 치과에서 미용목적 보톡스 시술 하는 것이 합법이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판결문 추가) [30] Igor.G.Ne6048 16/07/21 6048 0
66464 [일반] 프로야구 승부조작 검찰 공식 브리핑 발표 [56] 자전거도둑8493 16/07/21 849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