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자(7월 7일) 르몽드 사설입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맹목적으로 동조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수상을 비판하고 있는 데요,
이라크 전쟁이 2차 대전 이후 서방이 행한 최악의 전략적 실수 중의 하나라고 규정하고 중동 질서의 불안정과 양극화 미국에서 정치 불신을 초래한 계기이며 이러한 정치 불신이 금번 브렉시트 투표에도 일정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아마도 보리스 존슨이나 영국독립당의 인기가 기존 정치질서에 대한 불신에서 기인했다고 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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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 전 영국 수상은 확인되지도 않은 정보를 믿고 존재하지도 않는 위험을 이유로 자신의 조국을 이라크 전쟁에 끌어들였다. 게다가 그의 그런 행위는 제대로 된 법적 근거도 없었고 군사적인 준비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졌다. 7월 6일 수요일에 발표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한 영국의 동참 결정에 관한 영국의 최근 공식 조사보고서는 노동당 출신 전임 수상 토니 블레어를 가차없이 비난했다.
블레어 총리는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 이 실수는 이라크인들에게는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초래했고 영국에서는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 퍼지는 데 무시할 수 없는 기여를 하였다. 괴물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권좌에 계속 앉아 있었더라도, 외국 세력의 개입 이전에 이미 폭력이 난무하고 피로 얼룩졌던 이라크가 내전의 상태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증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미국에 의한 이라크 침공과 점령(2003-2011)이 상황을 카오스에 빠트린 것은 분명하다.
이라크에 대한 침공과 점령은 지하디즘이 이라크 영토를 훨씬 벗어나서까지 확산되는 자양분이 되었다. 이라크 침공은 당시 중동에서 가장 안정된 국가 중의 하나를 뒤집어 엎으면서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George W. Bush 미국 대통령이 결정하고 토니 블레어가 동조하여 촉발시킨 폭풍의 소용돌이 가운데 수만, 나아가 수십만의 이라크인들이 죽어갔다. 이 결정에 대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사전에 신중한 반대 의견을 개진했었다.
전직 고위 공무원인 존 칠코트가 주재한 위원회는 블레어 수상이 거짓말을 했다고 정식으로 비난하지는 않았다. 위원회는 다만 전쟁의 구실(사담 후세인 수중의 대량 살상 무기)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부시 대통령이 무슨 이유를 내세우라도 블레어 수상이 그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기로 결정했었다고 위원회는 비판한다. 그런데 그 이유들은 복잡한 것들도 아니었다.
2011년 911테러 이후의 상황이 배경이었다. 전략적 사고의 부재로 테러의 주인공인 알카에다의 위험이 어느 정도일 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가운데, 경험도 없고 충동적인 « W »(부시 대통령)는 자기 팀의 신보수주의자들의 언변에 넘어갔다. 그 논리는 단순했다. 이슬람 테러는 아랍의 독재체제에 대한 대응으로 태어났다. 만약 이들 독재체제를 무너뜨리면, 만약에 이 지역에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민주주의를 수출한다면, 테러리즘의 위험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대량 살상 무기 문제는 미끼에 불과했다. 미국의 목표는 중동의 모습을 바꾸는 것이었다.
블레어 수상에게는 포토맥 강변의 선무당들이 떠들어대는 당치도 않은 메시아 신앙을 경계할 의무가 있었다. (위원회의) 보고서는 국제법에 비추어 볼 때 블레어 수상이 결과적으로 «법적인» 유죄라고 표명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보고서는 런던에서 결정이 내려진 과정과 현장에서 그 결정이 현실에서 잘못 적용된 사안에 관해서는 블레어 수상을 가차없이 비판한다.
이라크는 아직도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당시 (서방은), 이라크에 관여하느라 아프가니스탄을 안정화시키는 데 필요했던 수단들을 거두어 들였었다. 이 이라크 전쟁은 이미 2008년의 금융 위기 이전에 영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정치 체제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약화시켰다. 이러한 정치 불신은 브렉시트 투표에도 영향을 주었다. 모든 책임이 토니 블레어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전후 최악의 전략적 실패들 중 하나에 온전하게 관여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원문
http://www.lemonde.fr/idees/article/2016/07/07/la-damnation-de-tony-blair_4965471_323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