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5/07 01:41:25
Name 아랑어랑
Subject [일반] [5월] 자석의 같은 극을 떨어뜨리며
자석의 같은 극을 떨어뜨리며



그것이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을,
그대도 알지 않습니까.
가능치 않기에 행하지 않는 그 행위가
온전히 제 몫인 것이 못내 서럽습니다.

그래요.
분명 처음은 하나의 자석이었을 것입니다.
둘의 상황이 양 극단에 섰어도 말입니다.
그것에 힘겨워, 못 버텨 하기에 결국 자석은 둘이 됐겠지요.

따로 된 나는 양극에 허함만을 댔기에 금세 더욱 비워졌더랬지요.
그대는, 새로 생긴 가능성에, 그대는, 쉬이 극과 극을 섞더이다.
예전처럼, 하나처럼 지내자 말한 것이 그럼에도 그대였지요.

제게 가까워 달라는 그대는 무엇을 바라는 것이었을는지요.
이미 다른 극을 붙인 그대에게 제가 다른 극으로 다가가서는 되지 않겠지요.
그대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었든 나는 그대를 바라마지 않았기에,
같은 극이나마 열심히 그대에 달려갔습니다.

하나가 아닌 하나는 얼마나 불안정한지요.
옆으로 틀어지고 엇나가고 떨어지는 와중에도
행여 그대가 불편함을 못 느꼈다면, 씁쓸히 뿌듯하겠습니다.

될 리 없는 것에 힘을 주는 것은, 얼마 안 되어 멈추게 되어 있지요.
바라마지 않는다 하고도, 제풀에 지쳐 밀던 극을 거둘 것이 저이니
또한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마는
제가 미처 다른 극과 겹치지 못한 연을 그대는 깊게 가진 걸요.
그 깊은 연에 대한 마음이 저 또한 깊어
그대의 가까워지고자 재차 달래는 마음이 멀어지겠지요.

아마 이치에 맞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멀어질 마음은 자연히 밀릴 마음인 걸요,
저의 작은 마음이나 심술 때문이 아닌 걸요.
그러니, 부디, 다음을 기약하는 아쉬움의 바람을 남기지 말아주세요.
바람을 남기면 검은 철 조각 같은 그것이, 허한 나의 극으로 향하지 않겠나요.
나는 강제의 힘이 없어진 둘의 상태가 자연하지 않은 만큼 슬플 듯합니다.

이미 미련에 많이 아프고 스스로에 지쳤지만,
남은 자성에 못 이겨 힘겨워하지 않을 날이 올 것을 믿습니다.
내가, 그대가, 그대와 내가 자연스레 있을 날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이 어지런 마음이 그 날을 불러올까요.
스스로가 미덥지 못한, 미욱한 저이기에
자연스러워지기 위한 행위를, 행하지 않던 책임을,
제가 움직여 서러움이 될 그 것을,
그대에 의해 달라질 것이라 소망하며
온전히 그대에게 넘기렵니다.

가능치 못한 일을 상정하면서도 웃는
미련한 바보는 벌인 자석놀이의 소중한 끝을 바라며
이제, 같은 극끼리 밀던 헛된 힘을 풀어내겠습니다.

-------------------------------------------------------
오글거림 하면 시, 호감과 고마움의 끝은 애증이 아니겠습니까?
잘 못 쓴 시일수록 오글거림이 넘칠테니, 상위권은 제 것이겠군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오바마
16/05/07 07:25
수정 아이콘
새벽에 읽었을때는 오글거린줄 몰랐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 충분히 수상감입니다?
아랑어랑
16/05/07 08:55
수정 아이콘
밤에 쓸 때는 이렇게 어마어마한 오글거림인지 몰랐는데 지금 읽어보니 오글거림으로 자신할만 한 글입니다?

.....밤 감수성은 대다나군요...
Camomile
16/05/07 16:20
수정 아이콘
저는 반대로 어젯밤에는 오글거렸는데 지금은 담백하게 읽히네요. 크크. 점심에 치즈라면을 먹어서 그런가...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5082 [일반] 삼성전자, 팔찌형 스마트밴드 '챰' 출시…출고가 3만8500원 [54] 종이사진11016 16/05/10 11016 1
65081 [일반] [MLB] 스트라스버그 175m/7y 연장계약 합의 [24] ll Apink ll6403 16/05/10 6403 0
65080 [일반] 보쌈, 면사포, 결혼반지 [9] 모모스20139441 16/05/10 9441 16
65079 [일반] 뜻밖의 아침상 [12] 기다5754 16/05/10 5754 32
65078 [일반] 컨트리 뮤직을 들어봅시다. [24] OrBef6383 16/05/10 6383 2
65077 [일반] 4회 글쓰기 이벤트 결과 발표입니다. [9] OrBef3999 16/05/10 3999 1
65076 [일반] 어린이날은 기차를 타는날 [13] 영혼의공원5182 16/05/10 5182 11
65075 [일반] [경험] 여대생 94%, 썸남 맞춤법 실수에 호감 떨어져 [103] 오빠나추워12044 16/05/10 12044 3
65074 [일반] 미국 IT 기업의 3년차 이하 연봉 조사 결과 [51] Leeka13767 16/05/09 13767 0
65073 [일반] [노스포] 싱 스트리트 보고 왔습니다. [8] 王天君4062 16/05/09 4062 0
65072 [일반] 나무위키가 파라과이 법인에 팔렸네요 [49] 군디츠마라16963 16/05/09 16963 0
65071 [일반] 주간야구에서 나온 선수들의 사인 거절 이유 [90] SppF19803 16/05/09 19803 4
65070 [일반] 전주 한옥마을 갔다온 개인적인 후기입니다 [63] 스피드맨나루코13827 16/05/09 13827 0
65069 [일반] 호모 날레디(Homo naledi)를 아십니까?... [17] Neanderthal6401 16/05/09 6401 8
65068 [일반] SBS 스페셜보고... 가슴이 답답해지네요. [91] 삭제됨13818 16/05/09 13818 5
65067 [일반] [스포] <미스컨덕트> 알파치노+앤서니홉킨스+이병헌->디워이래최악.. [14] 사악군7286 16/05/09 7286 4
65066 [일반] K팝스타가 시즌6를 마지막으로 종료됩니다. [40] ZZeta10057 16/05/09 10057 0
65065 [일반] 편의점 3사에서 옥시 불매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45] Leeka9667 16/05/09 9667 4
65064 [일반] '노을이' 최성원 급성백혈병 진단, 인기 팟캐스터 '물뚝심송' 편평상피세포암 판정 [13] 어강됴리11037 16/05/09 11037 0
65063 [일반] 피지알에서 최근 아이돌 글이 범람하는 이유? [173] 장난꾸러기13445 16/05/09 13445 10
65062 [일반] [I.O.I] 음반 발매가 시작되었습니다(10800장 돌파) + 소식 [120] Leeka8826 16/05/09 8826 0
65061 [일반] [NBA] OKC-SAS 시리즈의 향방은 어디로?? (이벤트 중간점검) [10] SKY925220 16/05/09 5220 0
65059 [일반] <삼국지> 관우에게 단독군사작전권이 있었을까? [20] 靑龍9746 16/05/09 9746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