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보이는 별들...맨눈으로 보면 다 그놈이 그놈 같아 보이지만 실은 별들도 다양하게 분류가 되고 있습니다. 별을 분류하는 기준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만약 별을 두 가지의 기준으로 분류한다면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질량이 작은 별(low mass stars)들과 질량이 큰 별들(high mass stars)로 말입니다. 이 두 종류의 별들은 다른 인생 아니 성생(星生)을 살아가게 되는데 오늘은 질량이 작은 별들의 운명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그 전에 별들은 어떻게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지 살펴보겠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별들은 중심핵에서 핵융합 반응을 통해서 에너지를 만들어 냅니다. 양성자 네 개랑 다른 입자들이 합쳐져서 헬륨 원자핵을 만들어 내면서 약간의 에너지가 나오게 되는데 별의 핵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무수히 많이 발생하면서 별 하나를 유지할 만한 에너지가 생성이 되는 거지요.
이렇게 수소의 핵융합 반응이 발생하는 속도는 해당별의 핵에 얼마나 많은 압력이 작용하는 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질량이 큰 별들은 내부의 압력도 더 크고 따라서 수소 원자핵을 더 큰 압력으로 압박하게 되므로 이러한 핵융합 반응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발생합니다. 상대적으로 질량이 작은 별들은 내부 압력이 작으므로 수소의 핵융합 반응이 더 느린 속도로 벌어지게 되지요.
태양과 적색왜성...
적색왜성(red dwarf)
별들 가운데 가장 질량이 낮은 종류의 별들이 바로 적색왜성(red dwarf)들입니다. 지난 번 태양 얘기를 할 때 이 친구들 얘기도 잠깐 했었습니다. 크기가 아주 작은 별들이라고요. 이런 적색왜성에서는 핵융합 반응이 오직 별의 가장 중심에 있는 핵에서만 일어나게 되고 핵 자체도 그렇게 크지가 않습니다. 핵의 바깥 부분은 대류층(convective zone)입니다. 여기서는 가열된 기체가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차가워지면 핵이 있는 밑으로 내려오는 대류현상이 계속해서 이루어지게 되지요.
그런데 적색왜성이 다른 별들과 다른 결정적인 차이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다른 별들은 핵 안에 존재하는 수소만이 핵융합 반응을 통해서 헬륨으로 바뀌는 반면 적색왜성의 경우 핵 안에 있는 수소뿐만 아니라 대류층에 있는 수소들도 핵융합 반응의 원료로 사용되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적생왜성의 경우 핵 밖에 있는 헬륨이나 수소들은 대류현상에 의해서 별의 표면으로 상승했다가 핵이 있는 아래로 내려오게 되는데 이때 헬륨은 핵융합 반응에 관여하지 않지만 수소는 핵이 있는 아래로 내려오게 되면 핵융합 반응의 원료로 사용이 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적색왜성이 가지고 있는 모든 수소들이 궁극적으로 핵융합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적색왜성이 약 100 만큼의 수소를 가지고 있다면 적색왜성은 궁극적으로 이 100이라는 수소를 하나도 남김없이 핵융합에 다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적색왜성의 수소핵 융합 과정은 효율이 엄청나게 뛰어난 프로세스인 거지요.
이렇게 적색왜성이 수소 핵융합 반응을 통해서 계속해서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간은 무려 1조년 정도라고 합니다. 1조년!(= 1만 억 년)...우주가 빅뱅을 통해서 탄생한 게 138억 년 전이니까 이런 적색왜성들은 인간으로 치자면 아직도 유아기 정도에 머물러 있는 셈입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훠~~얼~~씬! 더 많이 남은 별들인 겁니다.
물론 이 적색왜성들도 언젠가는 연료를 다 소비할 날이 올 겁니다. 적색왜성에 수소가 무한히 많이 있지는 않으니까요. 그렇게 된다면 적색왜성에 더 이상 수소는 없게 될 것이고 헬륨과 약간의 더 무거운 원소들만 남게 되겠지요. 마침내 핵융합 반응도 멈추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때부터 별은 식기 시작할 겁니다. 그렇게 별이 다 식게 되면 결국에는 사망하게 되겠지요. 이렇게 죽어가는 과정에도 수십 억 년의 시간이 걸릴 겁니다.
우리 태양과 같은 별
우리 태양과 같은 별들은 적색왜성과는 가는 길이 좀 다릅니다. 이런 별들은 적색왜성에 비해서 핵이 더 크고 더 뜨겁고 더 밀도가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핵이 있는 물질들은 핵 바깥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핵 안에 있는 물질들만 핵융합 반응에 관여하게 되고 핵 바깥쪽 즉, 대류층에 있는 수소들은 핵융합 반응에 관여하지 못하고 핵의 열을 전달하는 역할만 하게 됩니다 . 위에서 적색왜성들은 대류층에 있는 수소들도 거의 모두 다 핵융합 반응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과는 상황이 달라지는 거지요.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우리 태양과 같은 별은 수소 핵융합 반응도 적색왜성에 비해서 훨씬 빨리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핵 외부의 convective zone에 있는 수소들은 핵융합 반응에 사용하지도 못하므로 덜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핵융합이 벌어지게 된다는 겁니다. 따라서 우리 태양과 같은 별의 수명은 적색왜성에 비해서 상당히 짧을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자들은 우리 태양의 수명을 약 120억년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태양의 나이가 약 50억년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제 우리 태양은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태양보다 질량이 작은 별, 태양과 질량이 같은 별, 태양보다 질량이 훨씬 큰 별들 사이의 내부구조 비교...
태양보다 질량이 작은 별은 Convection이 일어나는 곳에 있는 수소 원자핵들도 핵융합 반응에 참여한다...
프록시마 센터우리 (Proxima Centauri)
이제 프록시마 센터우리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프록시마 센터우리(Proxima Centauri)는 우리 태양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별입니다. 태양과는 약 4.24광년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프록시마 센터우리는 위에서 얘기한 적색왜성입니다. 당연히 크기도 태양보다 훨씬 작습니다. 하지만 수명은?...앞으로 약 70억년의 세월이 흐르고 나면 우리 태양은 적색거성(red giant)의 형태를 거쳐서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겠지만 그때까지도 프록시마 센터우리는 아직 전성기조차 오지 않은 (수명의 반에 반도 안 산) 한창 팔팔한 상태에서 여전히 활활 잘 타오르고 있을 겁니다.
빨간 원 중심에 오렌지색 점으로 보이는 작은 별이 프록시마 센터우리...
태양과 프록시마 센터우리 크기 비교...맨 왼쪽이 우리 태양...맨 오른쪽이 프록시마 센터우리...
우리 태양과 프록시마 센터우리 사이의 거리...오른쪽 상단부에 노란색-빨간색 쌍성으로 되어 있는 것 중 빨간색 별이 프록시마 센터우리...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 만약 우리 인류가 태양이 죽어갈 때까지 멸종하지 않고 생존해 있다면 태양계를 떠나서 다음 목표로 삼을 곳은 아마도 프록시마 센터우리가 돼야하지 않을 까 싶습니다.
자 이제 다 같이 외쳐봅시다...
"마이 라이프 포 프록시마 센터우리 (My Life for Proxima Centau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