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태양을 좀 만만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뭐 무슨 별의 자기장이 태양의 몇 조 배가 되느니, 무슨 별이 1초 동안 발산하는 에너지는 태양이 몇 십 만년 뿜어내는 에너지와 같다느니 하면서 말입니다. (그 중심에 제기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 태양이 그렇게 만만한 별일까요? 우리는 과연 태양에 대해서 얼마나 자세히 알고 있을까요? 그 동안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고, 친숙하다고 그냥 태양을 무시해 왔던 건 아닐까요?
이제 태양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알아봐야겠습니다.
태양...
우리가 태양에 대해서 갖는 흔한 오해 가운데 하나가 우리 태양은 별다른 특징도 없고 별들 가운데서 중간 정도 크기가 되는 시시한 별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 태양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작은 별이 아닙니다. 밤하늘에 보이는 많은 별들 가운데 상당수는 우리 태양보다 작은 적색왜성(red dwarf)들입니다. 우리 태양은 크기 면에서 봤을 때 우리은하의 전체 별들 가운데 상위 10% 안에 드는 꽤 큰 별 축에 속합니다. (수능으로 치면 상위 10%...이 정도면 어느 정도 공부 하는 거 아닌가요?...인 서울 가능?...--;;;)
저 적색왜성도 자기가 별이라는데...우리 태양...자랑스럽지 아니한가?...
태양의 직경은 약 140만 킬로미터 정도입니다. 지구 직경의 100배가 넘고 만약 태양이 냉장고라면 우리 지구 백만 개 이상을 집어넣을 수 있을만한 크기입니다. 질량으로 따져도 지구 질량의 약 30만 배 이상입니다. 무려 질량이 약 2 옥틸리언(1000의 9승) 톤입니다.
태양 vs. 지구...음 왠지 vs.가 이런데 쓰라고 있는 표현이 아닌 것 같다...--;;;
태양의 중심부는 한 마디로 지옥 그 자체입니다. 일단 압력이 지구 대기압의 약 2천6백억 배 정도이고 온도는 무려 섭씨 천 오백 만 도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이런 정도의 조건이라면 수소 원자는 이온 상태가 됩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수소 원자의 전자가 수소 원자핵으로부터 분리되어 따로 놀게 된다는 거지요. 이렇게 전자를 빼앗긴 수소 원자핵들이 태양의 중심에서 엄청난 압력을 받다보니 서로 융합을 해서 주기율표에서 자신들 바로 다음에 있는 헬륨으로 변신을 해버립니다. 소위 말하는 핵융합이 일어나는 건데 이때 바로 에너지가 나오게 되는 겁니다.
태양의 내부구조...
다들 이 공식 아시고 계실 겁니다.
여기서 E는 에너지, M은 질량, 그리고 C는 빛의 속도를 타나내지요. 이 공식을 우리 태양에 대입해 보면 태양은 매초(매일 아니고 매초, every second) 약 7억 톤의 수소를 6억9천5백만 톤의 헬륨으로 바꿉니다. 그럼 나머지 5백만 톤이 비잖아요? 이 5백만 톤의 질량이 에너지로 바뀌는 겁니다. 5백만 톤이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15채의 무게인데 매초마다 이 만큼의 질량이 에너지로 바뀌니까 어마어마한 거지요. 또 다른 비유를 들자면 매초(역시 매일 아니고...--;;;)마다 약 4천억 메가톤의 핵폭탄이 터지는 에너지와 같다고 합니다.
이렇게 태양의 핵에서 발생한 열(heat)은 대류(convection)의 과정을 거쳐서 태양 외부로 발산이 된다고 합니다. 즉 태양의 중심부 가까이에 있는 기체는 핵으로부터 열을 받아서 밀도가 낮아지면서 상승하게 되겠지요. 마치 우리가 열기구를 가열하면 열기구 안의 기체가 가벼워져서 상승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식으로 태양 내부에 상승하는 기체 기둥이 생기게 되는데 그 높이만 무려 수만 km가 된다고 합니다. 이 지역을 대류층(Convective Zone)이라고 부릅니다.
Convective Zone...
대류층 바로 위에는 훨씬 얇고 온도가 낮은 광구(photosphere)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태양의 에너지가 빛의 형태로 외부로 발산되는 장소입니다. 우리가 태양을 볼 때 태양의 표면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바로 이 광구가 되겠습니다. 태양의 흑점 역시 이 광구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태양의 표면 사진을 확대해 보면 마치 쌀알들이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 데 각각의 쌀알이 바로 가스기둥의 윗부분에 해당합니다.
광구와 태양의 표면...
태양의 광구 위쪽으로 또 다른 층이 하나 더 있는데 지구로 치면 일종의 대기층에 해당되는 곳입니다. 바로 코로나(Corona)지역이 되겠습니다. 이곳의 밀도는 광구 밀도의 약 1%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온도로 치면 광구보다 훨씬 더 뜨겁습니다. 온도가 거의 약 100만도 정도까지 이르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평상시에는 관찰이 어렵고 개기일식 등의 현상으로 태양의 본체가 가려지게 되면 그 주변으로 밝게 빛나는 코로나를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는 길면 수백만 킬로미터까지 뻗어나가게 된다고 합니다.
코로나...
그건 그렇고 태양의 핵에서 핵융합으로 인해 발생한 에너지가 태양표면까지 이르러서 외부 우주로 발산되는 데까지는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요? 1초? 1분? 1일? 놀라지 마십시오. 이 시간이 무려 최소 1년에서 최대 20만년 까지 걸린다고 합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핵에서 발생한 에너지는 빛(여기서는 가시광선이 아니라 전자기파의 의미로 쓰임)의 형태로 방출이 됩니다. 그런데 핵에서 나온 이 빛은 즉시 주변의 아원소 입자(subatomic particles)와 부딪힙니다. 그럼 그 입자는 에너지의 일부를 흡수하고 일부를 다시 방출하지요. 그럼 다시 방출된 그 에너지가 다른 입자에 부딪히게 되고 그러면 또 그 입자가 에너지 일부를 흡수하고는 나머지를 다시 방출하고 그러면 다시 방출된 에너지가 또 다른 입자에 부딪히고...이런 사이클을 계속 반복하면서 에너지가 마침내 태양의 표면까지 오게 되는데 위에서 말씀드린 만큼의 시간이 걸린다는 겁니다. 이미 태양 표면에 이르게 되면 에너지는 충분하게 낮아져서 가시광선의 영역까지 내려오게 되는 거라고 합니다. 만약 이런 과정이 없다면 그냥 고 에너지 파인 감마선 같은 게 바로 태양으로부터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걸 지구가 그냥 쬐면?...--;;; 결론적으로 오늘 여러분들이 본 햇빛은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 대륙을 거닐던 때에 태양의 핵에서 발생한 에너지일지도 모릅니다.
태양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자기장입니다. 앞서도 말씀 드렸듯이 태양 내부는 전자와 원자핵이 분리된 입자들이 마치 스프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데 이걸 플라스마(plasma)라고 부릅니다. 이 플라스마는 여러 작용으로 인해(대류현상, 태양의 자전 등) 자기장을 형성하게 되는데 만약 플라스마가 태양의 표면까지 올라오게 되면 자기장도 따라서 태양의 표면까지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플라스마가 태양 표면에서 차가워 졌는데 플라스마의 자기장들끼리 서로 엉켜서 플라스마를 태양 표면에 붙잡아 두는 현상이 벌어질 때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플라스마는 다시 태양의 내부로 내려가지 못하고 태양 표면에 붙들려서 머무르게 되는데 이렇게 온도가 낮아진 플라스마가 태양 표면에 머물러 있는 것이 바로 흑점(sunspot)입니다. 어떤 흑점들은 지구보다도 더 큰 것들도 있다고 합니다.
흑점...
그런데 동양철학을 보면 항상 음이 있으면 양도 있다고 하잖습니까? 그런 일이 태양 표면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흑점의 주변으로는 자기장들이 집중되게 되면서 플라스마를 더 가열하게 되고 흑점 주위로 밝은 테두리를 생성시킵니다. 이게 바로 태양의 백반(faculae)입니다. 태양의 흑점은 태양 표면에서 비교적 온도가 낮은 곳이지만 그 주변의 백반은 거꾸로 에너지가 집중이 되는 지점이어서 이런 흑점의 영향을 상쇄시킨다고 합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는 태양의 일반 표면보다 오히려 흑점 부근에서 더 많은 에너지가 발산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개된다고 하네요.
흑점과 백반...
태양 표면의 자기장들은 자신들 안에 엄청난 에너지를 저장해놓고 있는데 어느 순간 이 자기장이 깨지는 현상이 벌어질 때가 있다고 합니다. 전기회로로 치면 일종의 쇼트(short)가 발생하는 셈인데 이때 자기장이 저장하고 있던 에너지들이 한꺼번에 분출이 된다고 합니다. 이 현상이 바로 플레어(flare)입니다. 스타1 해보신 분은 이 플레어라는 용어 다 아시지요? 메딕이 사용하는 옵티컬 플레어. (그런데 이 내용이랑 그거랑 관련이 있긴 한가?...--;;;) 평균적인 크기의 플레어라도 발산하는 에너지의 양은 상당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큰 플레어들은 태양이 발산하는 전체 에너지의 약 10%까지도 발산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네요. 이런 플레어와 비슷한 놈으로 또 코로나질량유출(CME)라는 놈도 있습니다. 이 코로나질량유출도 태양의 에너지와 물질들이 외부로 대규모로 방출되는 현상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태양 표면은 우주관광 상품으로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곳이네요.
플레어...
이런 플레어나 코로나질량유출이 발생할 때에는 에너지와 함께 엄청나게 많은 물질들이 같이 방출이 됩니다. 이런 물질들이 지구까지 날아오게 되면 당연히 우리 지구에도 영향을 미치겠지요? 그래도 기본적으로 높은 에너지 파는 우리 지구의 대기가 흡수를 해주고 하전 입자들은 지구 자기장이 튕겨낸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이 글을 쓸 수 있고 여러분들이 이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의 자기장과 이런 태양의 하전입자들이 서로 상호작용하게 되면 많은 양의 태양의 하전입자들의 극지방의 자기장 터널을 따라서 지구 대기권으로 쏟아져 들어오게 되는 데 이러면서 지구의 대기를 밝게 빛나게 하는 현상이 바로 오로라입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만날 기다려 봐도 오로라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극지방으로 가셔야만 볼 수 있겠습니다.
Aurora...(Featuring the Sun)
이런 태양폭풍은 적당하게 불면 지구가 다 알아서 보호를 해 주는데 너무 세게 불어올 때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답니다. 1989년에 캐나다 퀘벡 지역에서 큰 규모의 정전 사태가 발생했었는데 이게 다 거대한 태양폭풍의 영향으로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좀 더 과거로 시간을 되돌려보면 1859년에도 정말로 강력했던 태양폭풍이 불어왔다고 합니다. 거의 역대 급이었다고 합니다. 만약 1859년에 불어왔던 규모의 태양폭풍이 지금 다시 불어온다면 현재 지구의 상공에 떠 있는 모든 인공위성들이 다 먹통이 될 것이고 통신, 인터넷 이런 것들이 전 세계적으로 모두 다운이 될 거라고 합니다. 사실 2012년에도 1859년의 태양폭풍에 비견될 만한 상당히 센 규모의 태양폭풍이 불긴 불었었는데 그때는 다행히도 지구를 빗겨 갔다고 합니다. 우리 태양이 다 잘하는 데 당구는 좀 약한 것 같습니다. 하긴 당구라는 게 또 막상 잘 치려면 좀 어렵긴 하죠...--;; (저는 대학 4년 내내 당구 점수가 늘 30이었습니다...--;;;)
1859년의 태양폭풍으로 인한 오로라 현상에 영감을 받아서 그린 것으로 보이는 프레데릭 에드윈 처치의 1865년 그림...
아무튼 이 글의 결론은 우리 태양은 아주 특별한 별이고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우리 인류의 운명은 조금의 여지도 없이 전적으로 100% 태양 손에 달렸다는 것 바로 이 두 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말 안들으면 리셋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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