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1/05 09:32:02
Name OrBef
Subject [일반] [영어 동영상] 조지 화이트사이즈, "과학 논문 잘 쓰는 법"
철학이나 종교 글을 종종 올리곤 했지만, 제 원래 전공은 이공학입니다. 해서 오늘은 이공학 관련 영상 하나 가져왔습니다. 그렇다고 난데없이 '이 아름다운 방정식 좀 보십시오. 가슴이 막 뜨거워지지 않습니까?' 라는 식으로 막 저질러버리면 피지알에서 매장당할 수 있으니까, 이공학의 세부 연구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공학을 흔히 자연과학과 공학으로 나누는데, 

자연과학이 '자연은 어떻게 동작하는 거지?' 라는 지적 호기심을 만족하기 위한 활동이라면,
공학은 '그래서 지금까지 알게 된 것을 어떻게 써먹지?' 라는 실질적인 활용을 위한 학문이지요.

저는 중간 즈음에 위치하는 일을 하는데, 공학을 전공하긴 했습니다만, 그렇다고 산업체와 긴밀히 협력할 만큼 당장 써먹는 연구를 하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자연과학이라고 하기는 모호한 것이, 결국 제 전공은 공학이거든요. 해서 제 연구 분야를 대충 응용과학이라고 해두겠습니다.

자연과학이든 공학이든 해당 분야의 연구자들이라면 공통적으로, 어쩌면 인문학도 마찬가지겠지만, 해야 하는 일이 있지요. 자신의 연구 결과를 꾸준히 발표하는 일이 그것입니다. 근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지요. 일단 연구 주제 선정부터가 쉽지 않은 일이고, 선정해서 연구를 파다 보면 대개 실패하고, 그나마 성공하는 듯한 연구는 나중에 알고보면 누군가가 20년 전에 해놓았고, 개중 어쩌다가 정말로 내가 한 연구가 제비눈물만큼 새로운 것이었다면 나중에 논문을 쓰는 작업이 지지부진해지다가 한 달 차이로 다른 연구자가 같은 내용을 발표하게 됩니다.

이거 레알입니다. 이공계라면 다들 동의하시죠? 우선 눈물 좀 닦고 좀 쉬었다가 글을 계속 쓰겠습니다.

...... 눈물 닦는 중 ......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누군가는 논문을 열 편 백 편 천 편을 쓰지요. 오늘 동영상의 주인공은 하버드 화학과의 노교수 George Whitesides 입니다. 77세의 나이에도 정력적으로 연구를 계속하는 분인데, 그간 쓴 논문이 1300 편에 가깝고, 총 피인용 횟수는 60,000 번이 넘고, h-index (이공계 연구자들의 전투력 같은 겁니다. 이걸 어떻게 계산하는 지는 말이 길어지니까 관두고, 보통 테뉴어를 따는 조교수들의 h-index 가 10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전공에 따라서 약간씩 달라지고요) 는 150 입니다. 현재 생존해있는 모든 화학자 중에서 피인용 횟수가 가장 높다고 하더군요. 

이 분은 자기 연구실의 학생들에게 특이한 논문 쓰는 법을 권유 (라고 쓰고 강요라고 읽는다)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첫 실험을 마치고 나면 바로 논문 초안을 쓰는 것이 그것인데요, 자신의 실험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미래의 실험 계획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최고의 방법은 '닥치고 논문부터 쓰는 것' 이 최고라는 철학이 그 바탕에 깔려있습니다.

해서 논문 초안은 별거 없습니다. 대충

제목: xx 는 왜 빨간가?
가설: 내 실험 결과에 따르면, xx 가 빨간 이유는 아마도 yy 반응 때문이다
이게 왜 재미있는가?: xx 가 빨갈지 안 빨갈지 우리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으면 운동 안 하고도 살을 뺄 수 있으니까!
다음 실험 계획: yy 반응을 억제했을 때 xx 가 빨간지 안 빨간지 본다

이렇습니다 -_-;;;

그리고 그 초안을 Whitesides 에게 제출하면 교수가 go / no-go 사인을 주고, 다음 실험을 하고, 가설이 틀렸으면 바로 폐기, 가설이 맞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그 모든 단계마다 교수와 revision 을 거치게 되고, 대충 15회 정도의 revision 을 마칠 때까지 살아남은 논문은 비로소 저널에 제출됩니다.

일반적인 연구실과 매우 다르죠. 일반적으로는 가설 단계와 초기 실험 단계는 학생이 알아서 수행하게 되고, 뭔가 결과가 나오면 교수와 미팅을 하고, 교수가 구두로 다음 목표를 지정해주고, 그런 meeting-based revision 을 여러번 거치면서 점차 사진과 데이타가 쌓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양이 충분해지면 비로소 논문 작성을 시작하게 되지요.

사실 양자 간에 본질적으로 큰 차이는 없습니다. 한쪽은 revision / 전략 수립 과정을 문서화해서 그 과정 자체를 논문 작성과 통합한 것이고, 다른 한쪽은 일과 논문 작성을 따로 한다는 것뿐이죠. 교수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방식이 더 편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걸 말로 처리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학생 입장에서는 Whitesides 의 방식이 훨씬 좋은데 (편하진 않습니다. 훨씬 괴롭죠), 교수와 나눴던 모든 대화가 논문 중간 단계에 기록되게 되니 이후에 찾아보기가 매우 용이하고, 교수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으며, 이 과정을 몇 번 거치고 나면 본인 스스로가 이 모든 과정을 대충 스스로 진행할 수가 있게 됩니다. 그럼 교수 지원 준비가 끝난 거지요. (물론 Whitesides 레벨의 교수가 된다는 건 아닙니다. 그건 하늘이 내린 재능이 있어야 해요.....)

개인적으로, 이 분의 논문 작성 철학은 진짜 '옳은 방식' 이라고 확신합니다. 해서 이공계 분들 보시라고 영감님 인터뷰 영상을 공유합니다.


아래는 질답의 요점만 간단히 번역해둡니다. 이공계시고 대학원생이시면 토플 공부하실 겸 전체를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분 발음이 매우 고급스러워서 리스닝 훈련용으로도 좋아요.

질문자: 논문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조지: 논문 작성과 연구를 통합해야 합니다. 실험 다 하고 데이타 무지하게 쌓아놓은 뒤 논문 시작하면 니가 뭘 했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시작할 때부터 무조건 논문도 병행해서 써야합니다.

질문자: 논문 초안을 쓰고 예상되는 결과를 쓰고 하다 보면 실험이 편향되지 않을까요?
조지: 과학이란 게 원래 가설을 세우고 그걸 확인하는 작업의 연속입니다. 제가 권하는 것은, 그 작업을 문서화해두라는 거지요. 가설을 자기 머릿속에만 가지고 있는 사람이 오히려 더 편향되기 쉽습니다. 차라리 대놓고 이러저러할 것이라고 가설을 써놓고, 그걸 공개해서 다른 사람과 공유해놓는 것이 더 투명하죠.

질문자: 학생들이 싫어하지 않습니까?
조지: 싫어하죠. 많이 싫어합니다. 근데 자기가 독립하고 나면 다들 좋은 시스템이라고 하더군요. 

질문자: 내부적으로 미리 리뷰도 받아봅니까? (이건 이공계 대학원생 이상이 아니면 무슨 뜻인지 모르는 이야기니까 설명은 패스합니다)
조지: 우리 연구는 대체로 공저자가 많아요. 그리고 revision 을 보통 15 회 정도 하기 때문에, 4~5명의 박사급 연구원들이 15번 읽어본 것을 내부 리뷰라고 할 수 있겠죠.

질문자: 최근 기술 중 과학 연구에 큰 영향이 있는 것은 뭡니까?
조지: 유튜브죠. 2~30년 전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연구는 결과를 발표할 방법이 없었어요. 지금은 그냥 비디오로 보여주면 되지요. 다만, 이런 멀티미디어를 전통적인 저널 시스템과 통합할 방법은 앞으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주제입니다.

질문자: 과학자들이 본인의 연구를 홍보할 필요가 있나요?
조지: 홍보라는 표현이 좀 거시기하지만, 네 그렇습니다. 대체로 본인의 연구분야에 따라서 과학자가 독립하는 방법이 조금 다른데요, 주류 과학 -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지가 대체로 정해져 있고, 그 일을 그냥 하기만 하면 되는 분야 - 쪽에 일하는 사람들은 솔직히 거기서 거기에요. 따라서 왜 저 사람이 아니라 본인이 중요한 사람인지 홍보를 잘해야죠. 하지만 본인이 정말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냈다고 믿는 사람도 홍보는 해야 합니다. 어쩌면 더 열심히 해야 할 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라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게 되면 자신들이 수십 년 동안 해오던 일을 접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 봐요, 내 아이디어가 정말로 좋은 겁니다. 당신 연구를 그만두고 이쪽으로 넘어오세요' 라는 설득 - 당신은 이걸 홍보라고 말하지만, 그게 그겁니다 - 하는 작업이 정말로 중요한 거죠.

질문자: 과학 논문도 제목과 초록이 중요합니까?
조지: 과학 논문도 신문 기사와 같습니다. 독자는 당신 글 말고도 읽을 것이 많아요. 그 수많은 읽을거리 중에서 왜 굳이 당신의 글을 읽어야 하는지를 제목과 논문 첫 두어 줄에서 인상적으로 보여주지 못하면? 다른 글을 읽겠죠. 당신이 글을 쓰는 직업을 가진 이상, 이 '관심 좀' 경쟁은 피할 수 없습니다.

Whitesides 방식의 논문 작성법은 (Whitesides 본인은 이걸 outline system 이라고 부릅니다) 이미 효과가 상당한 수준으로 검증된 것이니, 이공계 종사하시는 분이라면 한번 써먹어 보시지요. 아래 링크에는 outline system 에 대한 ACS 학회 발표 자료 (자기 논문 작성법을 학회에서 발표하는...???? 이걸로 논문도 썼더군요. 논문 작성법을 논문으로 쓰는 클라스! 논문 1300편을 쓰려면 이 정도 수완은 있어야 합니다) 을 걸어둡니다. 한번 시간 나실 때 보세요.

http://pubs.acs.org/pb-assets/acspubs/Migrated/Whitesides-ACS-Writing-a-Scientific-Paper.pdf

영감님 논문 2천편 찍을 때까지 오랫동안 건강하게 연구 많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끗.


------ 지난 영어 동영상 ------
1. 조지 칼린 스탠딩 코미디 "지구의 날": https://cdn.pgr21.com/?b=8&n=46393
2. 크리스토퍼 히친스 "종교의 폭력성": https://cdn.pgr21.com/?b=8&n=46491
3. 로버트 바론 "자유주의 신학의 반론": https://cdn.pgr21.com/?b=8&n=46577
4. 데이빗 채머스 "의식의 기원": https://cdn.pgr21.com/?b=8&n=46815
5. 칼 세이건 "내 차고 안의 드래곤": https://cdn.pgr21.com/?b=8&n=46905
6. 대니얼 데닛 "의식의 기원, 유물론의 관점에서": https://cdn.pgr21.com/?b=8&n=46987
7. "광고와 노래로 보는 천조국의 종교": https://cdn.pgr21.com/?b=8&n=48697
8. 루이 CK, "양키식 자학 코미디": https://cdn.pgr21.com/?b=8&n=48820
9. Qualia Soup, "열린 마음 != 무비판적 사고": https://cdn.pgr21.com/?b=8&n=49627
10. 로렌스 크라우스, "A Universe from Nothing": https://cdn.pgr21.com/?b=8&n=51700
11. 무신론자 (도킨스 etc) vs 기독교인 (크레이그 etc): https://cdn.pgr21.com/?b=8&n=52348
12. 스티븐 핑커 "폭력의 역사에 대한 오해": https://cdn.pgr21.com/?b=8&n=54887
13. 아인 란드 "개인이 중요하지 연대 따위는 필요 없어": https://cdn.pgr21.com/?b=8&n=55614
14. "한 이슬람 청년의 ISIS 가입 이야기": https://cdn.pgr21.com/?b=8&n=56640
15. "대선 토론회로 보는 미국 공화당": https://cdn.pgr21.com/?b=8&n=60443
16. 버니 샌더스, "사민주의를 미국에!": https://cdn.pgr21.com/?b=8&n=60597
17. 힐러리 클린턴, "백악관 넘보지 마. 그건 내 꺼야": https://cdn.pgr21.com/?b=8&n=60632
18. 조지 칼린, "정치적 올바름에 대하여" : https://cdn.pgr21.com/?b=8&n=60793
19. 존 롤즈, "공정함으로서의 정의" : https://cdn.pgr21.com/?b=8&n=61977
20. 켄 로빈슨, "공교육은 창의력을 파괴하는가?" : https://cdn.pgr21.com/?b=8&n=62487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6/01/05 09:37
수정 아이콘
논문 1300편을 썼으면 그야말로 밥 먹고 논문 찍어내는 기계군요... 밥 먹고 똥만 싸는 저 같은 사람도 있는데 말입니다. ㅠㅠ
이걸나진이
16/01/05 09:39
수정 아이콘
밥 먹고 똥만 싸는 저 같은 사람도 있는데 말입니다. ㅠㅠ (2)
16/01/05 10:25
수정 아이콘
밥 먹고 좀비 게임만 하는 저 같은 사람도 있는데 말입니다. ㅠㅠ
16/01/05 09:43
수정 아이콘
전 수학 논문을 쓰지만 많이 공감합니다.
음.. 수학에서 보자면.. 실험단계에 해당하는것이 계산혹은 증명단계인데,
결국 가장 어렵고 내공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
노력하면 논문쓸만한 결과가 나올만한
적당한 가설을 세우는 단계죠.
16/01/05 10:30
수정 아이콘
그렇죠. 사실 그 가설 수립이 잘 안되기 때문에 '일단 실험을 때려박아보고 뭐 재미있는 게 나오나 보자' 라는 식으로 일하게 됩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실력이 모자라면 엉덩이로 메꾸는 수밖에 없지요. 그래도 자기 능력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빨리 논문 작성을 시작하는 것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듯 합니다.
상자하나
16/01/05 09:44
수정 아이콘
대부분 동감합니다만 리비젼이 고작 15회라니. 역시 네이티브 스피커는 다르네요. 첫페이퍼 낼 때 글만 3~4개월 고쳤던거 같아요.
16/01/05 10:31
수정 아이콘
저기서 말하는 리비전 15회가 돌아가는 것이 보통 1년 정도 걸려요...... 심하면 3~4년 걸리기도 하고, 학생 입장에서는 지옥이죠 ㅠ.ㅠ
상자하나
16/01/05 11:34
수정 아이콘
전 내용추가 없이 리비전만 말하는거긴 하지만... 1년은 정말 심하네요. 제 첫 페이퍼는 주니어교수님이랑 했는데 그 분은 아침형이고 전 새벽형인간이라서, 제가 새벽4~5시쯤 보내놓고 잠을 자면, 제가 일어나기 전에 코멘트가 옵니다. 그럼 밥먹고 오후 3~4시쯤에 미팅을 하고, 끝나고 그날 새벽에 다시 보내고, 일어나면 다시 에디팅하라는 메일이 와있고. 그렇게 세 달하니깐 페이퍼가 나오긴 하더군요.

제가 요새는 머신러닝 쪽으로만 써서 리비전 3개월이면 엄청 길고 리비전은 약 30번은 했을 줄 알았습니다.;; 요새는 비슷한게 너무 많아서 겹치는게 거의 필연같습니다. 제가 그렇다고 트렌드를 선도할 수는 없고 결국 따라가다 보니 요새는 속도전입니다. 누가 먼저 퍼블리쉬했는지보다 누가 먼저 알카이브에 올렸는지를 따지는거 같아요. 일단 내용과 증명 나오면 큰 틀만 가지고 올립니다. 영어 고치다가 아이디어 뺏기면 억울하잖아요.
자바초코칩
16/01/05 10:50
수정 아이콘
정말 빠르게 일주일에 한번씩 리비전 해도 3개월이죠..
네이티브인 점을 감안하면 더 빡세다고 봐야죠
Neanderthal
16/01/05 10:30
수정 아이콘
음...논문이라...제가 여기 지구에 있다면 논문의 세계는 저기 감마선 폭발이 일어나는 70억 광년 떨어진 우주에 있겠군요...ㅠㅠ...
16/01/05 10:32
수정 아이콘
저도 지금 3년 묵혀놓은 논문 초안 다시 꺼내서 '에이 이거라도 줏어 먹어야 월급 도둑놈 소리 안 듣겠군' 하고 있는 중입니다 ㅠ;;;
해원맥
16/01/05 17:09
수정 아이콘
그래도 관측은 가능하십니다요...?
한걸음
16/01/05 10:35
수정 아이콘
시작도 못하고 있는 석사 나부랭이입니다ㅠㅠ
자바초코칩
16/01/05 10:51
수정 아이콘
지도교수님이 보통 일반적인 방법으로 지도 하시는 경우에..
학생이 본문에 제시된 방법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궁금하네요.
16/01/05 10:53
수정 아이콘
PPT 형식으로 그림을 정리하되, Figure 1, 2 식으로 번호를 매기면서 '나중에 이걸로 논문을 쓰게 되면 이런 느낌이면 될까요?' 라는 식으로 슬쩍슬쩍 던지시면 대부분의 교수님은 좋아하실 겁니다.
너무태연해
16/01/05 11:20
수정 아이콘
본문 중간에 정말 동감합니다.
최근 저도 묵혀놓은 논문을 제출했는데 대차게 까더라구요. 다른 연구 때문에 타이밍이 늦어졌더니 초석(이라고 말하지만 10여년전에 누가한것을 다시 최근에 들춰낸 정도 입니다만)을 닦아놨는데 대기업이 물량과 실험으로 밀어부쳐 논문을 냈더라구요. 눈물 좀...
그래도 안한부분 뒤져서 다시 수정 중인데 한 편 한 편이 힘든데 1300편이라니요...

저는 응용물리가 전공인데 이학도로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내용 소개 감사합니다.
OvertheTop
16/01/05 13:22
수정 아이콘
Whiteside나 스탠포드의 Trost나 죽기전에 노벨상을 탈 수 있을지 다들 궁금해하더군요........ 노벨상말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상이란 상은 다 수상한거 같은데 말입니다.
16/01/05 13:23
수정 아이콘
두 분 모두 노벨상을 탈 자격은 충분한 분들인데, 자격이 충분하다고 해서 노벨상을 반드시 타는 건 아니니까요. 제가 알기로는 Whitesides 는 노벨상에 대한 미련은 버렸다고....
오가닉
16/01/05 18:48
수정 아이콘
트로스트는 노벨상을 뭘로 받나요?
하야로비
16/01/05 14:28
수정 아이콘
존스홉킨스의 솔로몬 스나이더 교수, 통칭 솔로몬 대왕은 박사 후 연구원이 와서 자기 실험결과 보고하면 녹음기 틀어놓고 논문 구술한다죠. 연구원이 녹음기 받아가서 따라 적으면 네이처나 사이언스가 하나씩 나온다고...

참고로 이분은 H-index가 만들어지고 1983–2002년 기준으로 조사를 해보았을때 1등 먹은 분(h=191)입니다.
16/01/05 14:46
수정 아이콘
그런 분들 때문에 우리 살기가 더욱 팍팍해지는 거지요!
물키벨
16/01/05 16:18
수정 아이콘
현대판 오일러네요? 오일러는 애보면서 일기쓰듯 논문 썼다고 하는데 흐흐
이치죠 호타루
16/01/05 16:26
수정 아이콘
킁... 나가떨어진 석사 나부랭이 입장에서 이 글을 보려니 ㅠㅠㅠㅠ
저는 이전에 제가 연구하고 싶은 주제가 있어서 교수님과 따로 상의 없이 연구를 했지만 지지부진해서(일단 제가 게을렀고-_-; 컴퓨터로 계산을 돌리는 일이라서 돌아갈 동안 자동으로 놀게 되었던 게 큽니다. 뭐랄까 그때는 좀 어렸죠...) 한 석 달 정도 지나도 결과가 안 나오니까, 결국 교수님 따라서 어쩔 수 없이 실험을 하게 되었고... 그 실험이 안 그래도 방황하던 제가 더 방황하는 계기가 될 줄은...;;;;

그리고 진짜 어려운 건 "이게 왜 재미있는가"를 설명하는 것이더라구요. 그게 안 되어서 결국 박사를 접었고...
Judas Pain
16/01/05 17:33
수정 아이콘
논문도 생산성이란 게 있을테니까
저 분은 부업으로 논문 경영학 교수 하셔도 될 거 같습니다..

관성으로 클릭했다가 이공학 아름다운 방정식에서 머리가 뜨거워지고 가슴이 차가워지는 걸 잠깐 참고 봤는데, 다른 페이퍼 작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인 거 같아요!
더치커피
16/01/05 19:15
수정 아이콘
대체 논문이란건 어떻게 써야하냐고 동기들이랑 한숨섞인 대화 나누다 돌아오니 이 글이 있네요. 감사합니다!
어니닷
16/01/05 20:21
수정 아이콘
좋은글 너무 잘보았습니다.
안그래도 저널에 논문 낸지 수억년인데 이제 진급 점수 쌓으러 논문 써야될 시점이라..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2940 [일반] 정준하 포주논란 정리해봤습니다. [105] dfdh383235 16/01/05 83235 5
62939 [일반] 1 [114] 삭제됨8854 16/01/05 8854 1
62938 [일반] [펌] 엄마부대의 정체 [61] 에버그린15387 16/01/05 15387 19
62937 [일반] [WWE] [NJPW] 나카무라 신스케와 AJ 스타일스, 칼 앤더슨, 덕 갤로우스 WWE로 이적! [40] 그룬가스트! 참!6495 16/01/05 6495 0
62936 [일반] 지리와 친해지는 한 가지 방법 [34] 이치죠 호타루6826 16/01/05 6826 7
62935 [일반]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를 이제야 봤습니다. [132] 一本道13284 16/01/05 13284 7
62934 [일반] 한국, 2023 AFC 아시안컵 유치 의사 전격 표명 [9] 광개토태왕5402 16/01/05 5402 0
62932 [일반] 윤종신/개리/루이x이현우/달샤벳의 MV와 수지x백현/위너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11] 효연덕후세우실3874 16/01/05 3874 0
62930 [일반] 빼빼로 손잡이를 남기던 그녀 [64] 사도세자7264 16/01/05 7264 4
62929 [일반] 진에어 사고가 터졌습니다. [41] 공유는흥한다23083 16/01/05 23083 0
62928 [일반] 『1차대전 프랑스군史』 제17계획은 알자스-로렌 공세를 포함하지 않았다. [20] 선비욜롱4653 16/01/05 4653 5
62927 [일반] 전 세계에서 인재를 가장 잘 관리하는 국가 Top10 [4] 김치찌개5668 16/01/05 5668 1
62926 [일반] 한 번쯤 가볼 만한 유명한 냉전시대 명소 Top10 [3] 김치찌개4196 16/01/05 4196 1
62924 [일반] 메시 어릴적 일화 [8] 삭제됨6955 16/01/05 6955 1
62925 [일반] 최근 5년간 스위스 시계를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 Top10 [5] 김치찌개5572 16/01/05 5572 1
62923 [일반] [영어 동영상] 조지 화이트사이즈, "과학 논문 잘 쓰는 법" [26] OrBef9592 16/01/05 9592 8
62922 [일반] [오피셜] 베니테즈 감독 경질, 후임 감독으로 지네딘 지단 선임 [44] 아리아8036 16/01/05 8036 0
62921 [일반] 몽골칸은 교황에게 어떤 편지를 보냈을까? [83] 삭제됨10307 16/01/05 10307 15
62920 [일반] OST 한곡 감상하시죠(Tomorrow belongs to me) [1] Neo3464 16/01/05 3464 1
62919 [일반] [연애가 필요한 시간] 잡몬의 에티튜드 (부제 : 과연 '연완얼'만의 문제인가) [29] Eternity7894 16/01/04 7894 14
62918 [일반] '보육혼란' 현실화.. 경기교육청에서 유치원 보육비 지급을 못한다고 하네요. [30] 꼭두서니색9225 16/01/04 9225 0
62917 [일반] 2018년부터 한국도 대규모로 이민을 받는다고 하네요 [69] 군디츠마라12731 16/01/04 12731 2
62916 [일반] 엄마부대 "아베 사과를 받았으니 이제 용서해야" [141] 에버그린12898 16/01/04 12898 1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