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진채선이라는 여인의 이야기이다.
남자들만 할 수 있었던 판소리의 관념을 뒤집어 여성의 목소리로 판소리 명창 반열에 올랐다.
고종 때 경회루 낙성연에서 출중한 기예를 발휘하여 청중을 놀라게 하였으며 흥선대원군의 총애를 받아 고창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운현궁에 머물며 흥선대원군의 첩실이 되었다.
이 때문에 스승인 신재효는 <도리화가>라는 단가(짧은 판소리)를 지어 제자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이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 왜 배수지 요?
건축학개론으로 국민 X년에 올랐던 배수지는 생각보다 상당히 괜찮은 배우라 생각된다.
이미지 자체가 워낙 좋기때문에 '연기력' 으로 무리수를 두는 역할만 아니라면 대중적인 흥행 카드로 손색이 없어보인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연기, 판소리 모두 무리수를 두었다.
일단 이 영화는 닥치고 여배우가 판소리를 잘 해야한다.
남자들만 할 수있던 판소리의 관념을 완벽히 뒤집을 정도로 가진 실력이어야 하는데. 이걸 립싱크로 하면 맛이 나겠는가?
배우가 실제로 노래할 것인지, 파리넬리, 가면속의 아리아, 파파로티 처럼 립싱크로 가줄 것인지는 선택했어야 한는데,
이 영화는 배우가 실제로 노래를 했어야 했고, 그 배우가 배수지 라는 것에서 이미 판소리 영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2. 왜 그녀에게 똥물을 먹였는가?
판소리를 연마하기 위해 류승룡 패밀리는 산속으로 들어가 소리공부에 돌입한다.
그런데 이 전개가 굉장히 지루한데다 너무 재미가 없다.
심지어 국악인 오정해는 서편제에서 '한' 까지 심겨지며 득음을 하려하는데, 이 영화에선 배에다 밧줄 매고 꽥꽥 소리만 지를 뿐이다.
(산에서 오르기 전이랑 소리가 별차이가 없어?!)
신재효, 진채선 러브라인 만들다 똥물만 먹는 수지. 이건 뭐 재밌지도 않고 역겹기만..
3. 판소리를 덮어버린 BGM.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경회루 낙성연에서 펼쳐지는 진채선의 소리는 위플래시, 파리넬리의 그것 만큼이나 정면승부를 해야 되는 장면이다.
수지는 춘향가의 <숙대머리> 를 열창하였고, 그와 전혀 상관없는 BGM이 울리다가 결국 수지의 목소리는 음소거가 된 상태로 BGM과 감동받는 사람들의 표정만 영화를 매운다.
이게 무슨 무성영화도 아니고 진채선 명창의 소리를 이렇게나 격하시킬 수가 있는가?
소리를 지우는 순간부터 이 영화는 판소리 영화의 정체성이 지워진 것이나 다름없다.
4. 애초에 왜 수지였을까? 송소희가 아니라?
판소리는 일반 배우들이 립싱크가 아니라 직접 연기하기엔 벅차다. (송새벽을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의 소리는 굉장히 했다)
그러기에 국악인을 배우로 캐스팅 하여 영화를 끌고 나가는 것이 합리적으로 생각이 든다.
판소리를 잘 모르는 나도 KT 광고의 판소리녀로 알려진 송소희는 안다.
그정도 인물이면 이 영화에 굉장히 적합한 인물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영화의 1/10 정도를 수지의 얼굴을 클로즈업 하는 것을 보며 영화의 의도를 확실히 알게된다.
'나는 진채선, 판소리에 대해 깊게 이야기 할 생각이 읍써. 그냥 류승룡, 수지 써서 흥행좀 해볼라꼬'
5. 그래도 수지는 이뻤다.
이야기, 판소리 면에서 이 영화는 굉장히 설득력이 부족하지만 화면 + OST 는 굉장히 아름답고 멋들어진다.
거기에 얹어지는 수지의 외모도 한몫한다.
정면, 뒷모습
특히나 경회루 낙성연에서 펼쳐지는 대목의 소리하는 장면은 음소거를 한 채로 보면 굉장히 아름답고 멋있는 장면이다.
물 위 배에서 노래하며 관객들과 함께하는 연출은 조선시대엔 상상도 못했을법한 !
그리고 마지막 엔딩에 나오는 눈 + 한복 + 수지 조합은 화보를 보는 듯한 착각을 보여준다.
마무리.
판소리는 별로지만
(이 영화는 판소리 영환데???) 한복입은 이쁜 배수지양이 똥물 먹는 장면이 나온다.
류승룡, 수지, 이동휘, 안재홍 배우에겐 전혀 득이 되지 않을 작품.
판소리도 소화해 내는 송새벽 배우의 연기폭은 굉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