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11/02 09:20:00
Name RnR
Subject [일반] 이직후 한달 그리고 멘탈붕괴
흔하디 흔한 30대 직장인 입니다

얼마전 약 5년간의 첫 직장생활을 끝내고 새로운 회사로 이직했습니다

이직을 하려했던 이유는 뭐 다들 수천가지씩 있겠지만

낮은 연봉, 그리고 5년간 같은 entry level의 일만 하다 보니까
장기적인 직장생활을 하기에 전혀 발전이 없어 도태될까 두려웠습니다
5년간의 직장생활은 매우 평온했습니다
시스템이 잘 갖춰진 회사였기에 특별히 사건 사고가 터지지도 않았고
사람들도 두루 친했습니다

물론 이직할때 이만큼 편한 회사가 없을 줄 알았습니다
고생하기로 각오했습니다

작은회사지만 급성장하고 있는 회사
그 속에서 뭔가 맡은 일을 늘리면서 업무 역량도 늘리고
ERP 세팅을 시작하는 회사라 힘은 들겠지만 기초 작업부터 하면서 발전하는 모습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SAP사용 경력자 우대라길래 당연히 SAP 기초 세팅을 하는 줄 알았던 회사는
한번도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회계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런 회사 ERP세팅 담당자들은 회계업무에 기초 지식도 전무합니다
매월 마감은 엑셀파일로 합니다

올해 초부터 시작했던 ERP 세팅작업은 진척없이 계속 미뤄지기만 하고
이번달도 엑셀로 마감을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전임자가 없어서 인수인계도 없고 인수인계 자료도 없어 하나하나 맨땅에 해딩하는것도 보통 일이 아니네요

일이 밀려서 하는 야근이 아닌 답도 없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해결책도 없는 ERP를 붙잡고 야근하고
엑셀 수작업으로 월말에는 마감하고
부서장은 ERP 작업이 안끝난다고 쪼으고

직장생활 쉽게 하시는 분은 없겠지만,
전 직장이 편했어서 멘탈이 약해져서 이런거 하나 못버티는 건지

지난 주말에는 금요일 거의 자정이 다되도록 야근을 끝내고
친구들이 있는 술자리에 겨우 도달했더니 다들 만취해 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혼자 술만 벌컥벌컥 마시고

토요일 일요일을 집에 누워서 월요일을 두려워 하고 있다가
오늘 출근했네요

아 이거 참 잘못 낀 단추면 빨리 풀러내고 새로 시작해야 되는데
이 어려운 시기에 내발로 나가면 새로 취업하기까지의 고통도
지금 여기서 받는 고통보다도 심할텐데
그렇다고 연말이 다가오고 ERP세팅, 엑셀 마감, 그리고 어떻게 될지 모르는 연마감

한주의 시작이 너무 두려워서 집에서 부인에게도 말 못하고
친구에게도 말 못하는 이야기를 익명이라는 벽에 기대어 한글 남깁니다

나약한 놈이라고 욕도 좀 해주고
나도 그런적 있었다고 위로도 좀 해주세요
갈곳을 모르는 위기의 30대 남자는 어디로 가야됩니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1964 [일반] [야구] NC 다이노스의 손민한, 이혜천 선수가 은퇴합니다. [38] The xian8123 15/11/12 8123 2
61963 [일반] 공감 능력, 사이코패스, 나르시시즘 [33] mumu11300 15/11/12 11300 1
61962 [일반] 수험생 여러분 모두 축하드립니다. [21] 트와이스 다현5564 15/11/12 5564 4
61961 [일반] 근대문학의 종언 [37] 선비7510 15/11/12 7510 12
61960 [일반] 자승자박 : 동녘 출판사가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261] 구밀복검17947 15/11/12 17947 19
61958 [일반] 빅스/MAP6/EXOxSTARWARS/주헌/윤하의 MV와 B.A.P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6] 효연덕후세우실4340 15/11/11 4340 0
61957 [일반] 직업, 직장, 키배, 그리고 아이유 [31] 수면왕 김수면7947 15/11/11 7947 2
61956 [일반] 아재가 되돌아 본 신혼 살림장만 (부제:고민 좀 할걸) [146] 파란무테14619 15/11/11 14619 26
61955 [일반] 중년 아재 꿈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 [25] yangjyess9423 15/11/11 9423 8
61954 [일반] 저는 친일파의 후손입니다. [98] 짱세19791 15/11/11 19791 149
61953 [일반] [노스포] 응답하라 1988, 그 한국스러움에 대한 예찬. [59] 잉요미10853 15/11/10 10853 8
61951 [일반] 아이폰6S Plus 안바뀐거 같지만 많이 바뀐 사용후기 [26] 아이폰6s Plus10725 15/11/10 10725 0
61950 [일반] 27살 패기의 직장생활이야기.. [43] 삭제됨8674 15/11/10 8674 0
61949 [일반] '나쁜 놈'과 '나쁜 년', 그리고 그들이 되지 않으려는 이들을 위한 변명. [52] 저글링앞다리10292 15/11/10 10292 38
61948 [일반] [UFC] 미르코 크로캅. 부상 아닌 자격정지로 UFC Fight Night 79 리타이어 [16] The xian6672 15/11/10 6672 0
61947 [일반] [야구] 여기도 비정규직 저기도 비정규직 [22] 이홍기9715 15/11/10 9715 0
61946 [일반] 우리 때도 한 미세먼지 했지예~! [18] Neanderthal8856 15/11/10 8856 19
61945 [일반] 아이의 순수함은 절대적인 걸까요? [89] John11579 15/11/10 11579 9
61944 [일반] 선양 등 中 동북지방 기록적 스모그…초미세먼지 기준치 56배 [26] 삭제됨7054 15/11/10 7054 0
61942 [일반] (피아노 계층) 체르니 몇 번까지 치셨나요? [110] 표절작곡가27923 15/11/10 27923 10
61941 [일반] 신승훈/타히티/딘x지코의 MV와 윤하/EXOxSTARWARS/서인영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12] 효연덕후세우실4872 15/11/10 4872 0
61940 [일반] 사도세자의 아들 - 홍씨와 김씨 (2) [11] 눈시6178 15/11/10 6178 10
61939 [일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소견 (제제와 제재) [30] cafri6312 15/11/10 6312 1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