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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15 14:57:51
Name Figu
Subject [일반] [잡담] 끝나지 않는 밤
아무일도 없는 한가로운 주말 오후 tv리모콘을 만지막 만지작 거리고 있다.

우연히 나온 한 영화에 시선이 꽂혔다. 그녀와 함께한 첫번째 영화였다.
주마등처럼 그녀와 함께한 시간들이 지나간다. 3년간의 시간들이 순식간에 다 떠오르고 져버린다.
휴대폰을 한번 슬며시 쳐다본다. 괜히 헛웃음이 난다. 난 지금 한 여자의 남자친구이자 애인이다.
하지만 괜시리 그녀가 보고싶어지는건 무엇떄문일까.

22살 재수하고 들어간 대학교 군대가기전 2학년 흔히 말하는 신입생 꼬시기에 딱 좋은 나이다. 난 이쁜 신입생이 있나 없나 찾아 다녔다.
한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흔히 말하는 이쁘고 풋풋한 신입생이었다.
내 눈에 들어온 그 아이는 나의 여자친구가 되었고 3년간 나의 인생이자 나의 전부였었다.

남자들의 첫사랑은 늘 애잔하고 쓸쓸한 법이다. 그녀와의 추억만 보고있으면 그녀가 언제든 생각나고 떠올려진다. 함께봤던 영화, 함께들었던 음악 함께나누었던 한잔의 칵테일..

영화내용은 꽤 감동적인 영화다. 그녀와 첫 데이트에 눈물을 보일수 없었던 나는 눈물을 참고자 허벅지를 꼬집으며 고통을 인내하고 있었다.
그즈음 그 아이의 훌쩍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제야 됐다 싶었다.
눈물을 멋있게 선배로써 닦아준 나는 그날 그녀의 남자친구가 되었다.

주말 오후 괜시리 눈물이 나려고 하니까 괜히 민망하고 혼자 뻘줌해진다. 만약 그녀와 그때 계속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첫사랑이 계속 이어진다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녀와 추억이 담긴 작고 네모난 상자 아직까지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 이후 만났던 다른 여자와의 추억은 헤어지자 마자 싹 정리해버렸다.
하지만 그 상자는 버리지 못할것 같다.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담긴 그것을 버릴 용기는 차마 나지 않는다.

내가 눈물을 흘린지 얼마나 됐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최근에는 없었던 거 같다. 억지로 짜내어 보았다.
마음이 후련해지는건 무엇때문일까.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도 참 오랜만인것 같다

이런생각을 하는 내가 못된것일까? 아니면 대부분의 남자가 가질수 있는 생각일것인가 문득 궁금해진다.

끝나지 않는 밤 또는 끝나지 않는 아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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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터모건
14/01/15 15:02
수정 아이콘
그 상자 나중에 아내분이 보시면...
구여친이 아니고 구구 혹은 구구구구구 여친 것만 달랑 하나 있으면..
저는 그래서 모두들 다 보관하고 있습니다..
아.. 첫플이 이래서야..
14/01/15 16:12
수정 아이콘
첫사랑 것만 저는 보관하게 되더랍니다.
SuiteMan
14/01/15 15:23
수정 아이콘
이사를 하다 보니 하나 둘씩 다 없어지더라구요. 마지막줄은
"끝나지 않는 밤 또는 끝나지 않는 아침이 될 것이다." 이것인가용?
14/01/15 16:12
수정 아이콘
수정하였습니다.
가만히 손을 잡으
14/01/15 15:30
수정 아이콘
예, 저도 그 시절 편지며 조그만 선물 같은 것들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 순수했던 대학생 시절이여..
특히 군 시절 저에게 힘내라고 끊임없이 보내준 편지들이 많네요.
마누라님 화나면 보라고 살짝 앞에 밀어놓기도 합니다.
14/01/15 16:12
수정 아이콘
저도 나중에 마누라가 생기면 그렇게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못버리는건 똑같은시네요
종이사진
14/01/15 15:31
수정 아이콘
저와 아내는 서로 예전 연인의 사진이나 주고받은 편지를 보면서 낄낄거립니다.
이해 못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적어도 지금의 서로에게 옛연인이 만들어준 모습들이 알게 모르게 조금씩은 남아있다고 보거든요. 서로가 모르던 시절의 모습도 재미있구요.

그래서 지금은 딸과 연애중입니다...
14/01/15 16:13
수정 아이콘
저도 얼른 결혼해서 예쁜 딸내미 가지고 싶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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