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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1/13 11:21:25
Name 유리한
Subject [일반] 찔레꽃 - 장사익


시간이 없으신 분들을 위해.. 클라이막스는 5분 부터 입니다..


"한국에 노래 잘하는 사람은 많다. 그렇지만 가장 한국적인 목소리는 장사익이다."

저도 이 평가에 매우 공감합니다.




찔레꽃이 바꾼 인생, 장사익  - 소리꾼 장사익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5년 동안
갈아치운 직업만 열네 개. 그 어떤 분야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남자는 거세된 수컷과 같았다.
못견디게 외로울 땐 고향에서 장구를 치던 아버지를 떠올렸다.
그도 국악을 하고 싶었다. 사물놀이패를 따라다니며
태평소를 불었다. 모두가 미쳤다고 손가락질 했다.

햇살이 유난히 밝던 5월의 어느 날.
남자는 집 앞 화단에 흐드러진 장미를 바라보며 행복했다.
아름다운 외양에 은은한 향기라니. 그는 향기에 취하고 싶었다.
코를 가까이 댔지만 꽃에선 아무 냄새도 없었다.
향기는 장미 뒤에 숨은 찔레꽃에서 흘러나왔다.

남자는 생각했다. “이게 내 모습이구나...
화려한 장미에 가려진 볼품없는 외양이라니….”
지난 세월을 생각하니 눈물이 절로 났다.
남자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었다.
집에 돌아와 시를 썼다.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시에 음을 붙이니 노래가 됐다. 감정을 실어 노래를 불렀다.
그가 부른 노래는 수많은 장년층의 사랑을 받았다.
무대마다 관객이 넘쳐났다. 그는 무심하게 말했다.
“못난 찔레꽃이 내 인생을 바꿨네요.”
동화 같은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은 소리꾼 장사익이다.
45세에 데뷔한 그는 어느새 환갑을 앞둔 59세가 됐다.

전 공연 매진을 기록하는 이 남자는
스무 살의 빅뱅도, 서른 살의 이효리도 부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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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 through me
13/11/13 11:25
수정 아이콘
이 곡을 우연찮게 듣고 장사익팬이 된 1인입니다. 이번 전주에서 공연하는데 뒤늦게라도 표를 구해볼까 고민중입니다.
간만에 들으니 더더욱 좋네요.

Ps. 아실분들이야 다 아시겠지만 서태지의 하여가 라이브에서 태평소를 부신 분이 장사익씨라죠.
두부두부
13/11/13 11:28
수정 아이콘
어머니가 좋아하는 분이네요.
전 지난 추석때 접했는데.. 동영상 및 노래를 강제 함께 시청/청취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요무대 독일편이었나..
고려장을 모티브로한 노래를 들으면 많은 분들이 우시던 모습이 기억나네요..

정말 '한(恨)'스러운 느낌을 주시는 분 같습니다.
당근매니아
13/11/13 12:50
수정 아이콘
어머니 꽃 따러 가요.... 였던가요.
13/11/13 13:35
수정 아이콘
말씀해 주셔서 검색해 봤는데 혹시 이곡인가요?
http://www.youtube.com/watch?v=AOO-lcj3A-Y

곡은 '꽃구경' 이라는 제목인거 같습니다.
듣자마자 시골에 있는 할머니가 떠오르는 아련한 곡입니다..
괜시리 눈물이 나네요...시골이 고향이신 우리 아버지 세대들에게는 정말로 회한의 곡일거 같습니다.
강가의 물안개
13/11/13 11:49
수정 아이콘
그냥 말씀하실때는 순박한 아저씨 모습인데 노래를 부르실때는 처연하게 부르시는것 같아요.

찔레꽃...장미 보다는 수수하지만 향기도 진하고 보면 볼수록 끌리는 이쁜 꽃입니다. 들의 야생화가 대부분 그렇듯...
人在江湖
13/11/13 11:53
수정 아이콘
찔레꽃 말고 '꽃'도 좋고, 김광석(기타리스트입니다)과 같이 부른 '님은 먼 곳에'도 좋습니다.
13/11/13 13:33
수정 아이콘
님은 먼곳에 참 좋네요...좋은 곡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공감보다는 그냥 직캠으로 찍은 버젼이 더 좋군요..

님은 먼 곳에 직캠 버전.
http://www.youtube.com/watch?v=iVB5e_9ACSw

님은 먼 곳에 공감버전
http://www.youtube.com/watch?v=_ZnfTRhs1hQ
연주&지후&정연
13/11/13 12:3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장사익님 버젼의 '봄비'를 가장 좋아합니다. 들어보시기를..
13/11/13 13:30
수정 아이콘
추천해 주셔서 지금 들어봤습니다.....전율이 돋네요.....흐흐..
다른 분들도 한번 들어보세요..

http://www.youtube.com/watch?v=9VUTzTw-YEc
연주&지후&정연
13/11/13 14:53
수정 아이콘
덕분에 오랫만에 다시 들었네요. 감사합니다.
95년 1집에 수록된 봄비 버젼이 훨씬 담백하고 수수하고 그래서 더 감동이 깊습니다
13/11/13 12:46
수정 아이콘
저 군시절 공연하러 오셨습니다. 수방사였는데요. 처음엔 걸그룹이 아니여서 실망했었는데 듣는 순간 빠져들더군요.

당시 부사령관이 팬이어서 집까지 직접찾아가서 섭외했다고 처음엔 거절했는데 계속찾아와서 Ok했다며 웃더군요.
또 놀랬던건 조영남씨보다 동생이였던거정도 크크
군시절 좋은 추억이에요
13/11/13 13:38
수정 아이콘
참 좋네요..

처음에는 '목소리가 답답하구나' 라고 느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깊이가 장난아닌 탁한 소리가 들립니다.
이게 바로 득음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우리 국악의 목소리가 현대화된 목소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가야금 산조에 노래를 부르는 것을 상상해 본적이 있었는데..
그 곡은 꼭 장사익씨가 불러야 될 거 같습니다.

목관리 잘하시고 건강관리 잘하셔서 앞으로도 좋은 소리꾼으로 오래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강가의 물안개
13/11/13 14:15
수정 아이콘
예전 임꺽정 ost도 정말 좋았지요..들으며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르웰린견습생
13/11/13 14:47
수정 아이콘
소리꾼 장사익.
낯선이
13/11/13 16:52
수정 아이콘
전 임동창의 미친 피아노가 함께 어우러진 1집이 그래도 가장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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