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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8/03 21:22:15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설국열차] - 할리우드로 보내는 봉 감독의 갱신된 자기 소개서 (스포 없음)


오늘 드디어 [설국열차]를 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제가 개봉 이후 기대치를 낮추었던 것 보다는 훨씬 잘 만들어진 영화인 것 같습니다. 초반 1차 반란이 끝나고 나서 스토리가 늘어진다는 평이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는 별로 그런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봉 감독의 말처럼 [설국열차]는 영화를 보고 난 뒤 화장실 가면서 다 휘발되어버리는 그런 영화가 아니라 무언가 현재 우리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운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액션 연출도 나쁘지 않은 것 같고 저는 오히려 후반 부가 전반 부보다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연기는 뭐 다 좋았습니다만 커티스 역을 맡은 크리스 에반스의 연기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좀 더 꼬리 칸의 리더로서 고뇌하는 모습이 덜 살았던 것 같고 마지막에 확 터뜨려야 되는 부분에서 그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직 배우의 내공이 그 정도에 미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송강호도 본인이 주연이 아니기에 부담은 좀 없었더라도 본인의 기량이 다 나오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국내에서의 작품 활동과 외국 배우들과의 협연은 좀 달랐으리라 짐작됩니다.



영화 내용이야 많은 분들이 이미 좋은 글들을 올려주셨으니 제가 첨언할 부분은 없는 것 같고 저는 다만 이 영화가 봉 감독의 입장에서 할리우드에 보내는 갱신된 자기 소개서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간에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로 능력을 보여줬다고는 하지만 한국적 맥락이 없는 배경을 가지고 비교적 많은 예산(그 전의 작품들에 비해)을 가지고 짧은 촬영 회차 속에서 외국 배우들을 컨트롤 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을 뽑아 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이번 영화로 말끔하게 씻어냈다고 봅니다. 즉, 할리우드 시스템에서도 얼마든지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감독임을 증명해 냈다고나 할까요?...



앞으로 할리우드에서 봉 감독에게 초청장이 많이 올 것이고 이미 할리우드에서 한 편 제작해 달라고 러브콜도 받은 것으로 아는데 봉 감독의 미국 진출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작품이 바로 [설국열차]가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00% 할리우드 자본으로 영화를 찍기 보다는 한 미 합작의 형태로 봉 감독 측이 어느 정도 주도권을 잃지 않은 상태로 영화에 들어가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토커]의 박찬욱 감독도 비교적 저 예산의 작품을 찍으면서도 제작사의 간섭을 꽤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설국열차]의 미국 내 흥행도 관심이 갑니다. 미국 관객들에게는 이 영화가 신선하게 보일 측면이 많고 “월가를 점령하라”라는 운동을 떠올리게 하면서 관심을 불러 일으킬 요소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미국인들이 태생적으로 싫어한다는 “못 가진 자들이 벌이는 기득권 세력의 전복 기도”라는 줄거리가 역으로 부정적으로 작용할 측면도 무시 못할 것 같습니다…제 생각으로는 제작비만 벌어도 (4천만 불) 대 성공이고 아마 2천 만 불에서 4천 만 불 사이에 자리매김 하지 않을 까 하는 예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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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03 22:08
수정 아이콘
면접관들의 평가에서 일단 블록버스터는 제외될 것 같네요.
Neandertal
13/08/03 22:20
수정 아이콘
이번에 북미에서 개봉되는 설국열차는 국내판과 좀 달라질 거라고 합니다...편집을 좀 더 해서 빠른 전개로 만들 것 같다고 하네요...
일단 흥행이 잘되야 많은 제작비를 맡기겠지요...
13/08/03 22:59
수정 아이콘
국내개봉판이나 북미개봉판이나 많이 손을 대는 것 같은데 나중에 나올 BD판은 손을 덜 댄 좀 더 친절한 영화로 나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킹덤 오브 헤븐처럼 감독판 영상이 나오면 지금의 박하다고 보여지는 평가들이 다시한번 뒤집히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해보네요.
벨리어스
13/08/04 01:26
수정 아이콘
저는 오히려 삭제를 안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어요. 처음엔 잘 몰랐는데 다시 한번 관람한 후에 보니까 장면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하더라구요.
13/08/04 03:48
수정 아이콘
전 너무 기대를 한건지 별로 였네요. 커티스 혁명의 첫날 이후부터는 연출도 너무 심심하고, 요나 부녀의 캐릭터는 너무 겉도는데다 마지막에 반전으로 이어지는 과정도 너무 개연성이 떨어지고요.
개미핥기
13/08/05 01:29
수정 아이콘
어제 보고 왔는데 전 대만족이었습니다.
최근에 본 영화만 따지면... 맨오브스틸<스타트렉다크니스<설국열차<퍼시픽림 정도 되겠네요. 참고로 퍼시픽림은 추억 버프로 과대평가 돼 있습니다 크크.
조만간 다시 볼 의향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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