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5/05/24 23:53:06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876694406
Subject [일반] <전,란> - 한국판 그래픽 노블을 기대해..도 될까요? (노스포)
<전,란>을 이제야 봤습니다. '박찬욱 제작'이라는 타이틀을 두고 언젠간 봐야지 봐야지 해놓고선 이제야 보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많은 측면에서 2014년 작품인 <군도: 민란의 시대>가 떠오르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전,란>의 최대 강점은 액션과 영상미에 있다고 생각해요. 원래 제목을 '한국판 <씬 시티>'를 두고 이야기를 해볼까란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되게 인상적인 영상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영화로 옮기는 것 보다 그래픽 노블로 옮겼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요. 어떤 측면에서는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이 떠오르기도 하구요. 꽤나 독특한 시퀀스를 꽤 인상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슬로우 모션을 쓰고, 적절히 과장을 섞으면서도 완전 허무맹랑해보이지는 않도록 짜여져 있다고 생각하구요.

저는 '대체로' 이 영화가 좋았습니다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일단 서사와 액션의 톤과 방향성이 조금 어긋난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영화가 담고 있는 서사에서 풍기는 분위기와 액션에서 보여주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요. 그리고 그 방향성에서 의문점이 조금 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겁고 비극적인 드라마와 액션 활극이 공존하는 느낌이라서 이 지점은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이 영화는 많은 부분이 앞서 언급한 <군도: 민란의 시대>와 닮아 있습니다. '민란'이 핵심인 점, 개인사와 역사를 적절히 섞어놓은 서사와 강동원이라는 존재 등등이 있습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강한 레퍼런스의 존재감인데, <군도>가 타란티노의 냄새, 특히 <장고>의 냄새가 짙은 영화였다면, <전,란>은 <300>을 비롯한 그래픽 노블의 영화화 버전의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어찌보면 어떤 측면에서는, 이게 극장 영화가 아니라 넷플릭스 영화기에 어느 정도의 기시감은 적절히 넘어갈 수 있는 지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p.s. 다행히, 이번에는 주인공이 강동원이라 반대편에 감정이입하진 않겠... (농담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라이징패스트볼
25/05/25 17:03
수정 아이콘
그렇죠. 많은 부분에서 <전란>과 <군도>가 유사성이 있죠. 근데 이상하게 저는 <군도>를 보고 굉장히 별로였던 반면에 <전란>은 꽤 재밌게 봤단 말이죠.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보면 결국 영화 전체의 감정의 일관성에서 오는 차이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군도>는 타란티노의 스타일을 가져왔지만 그게 먹히기에는 강동원 파트가 너무 무겁고 끈적했다고 생각합니다. 뭐 서로 죽고 죽이고, 유혈낭자하고 이런건 괜찮은데 그게 비극으로 다가오게되면 좀 느끼해져요. 그게 나쁘다는게 아니라 타란티노 스타일과 섞이기에는 너무 안어울리는거죠. 한쪽에서는 하정우랑 마동석이 그 면상들로 서로 18살이네, 25살이네 이러면서 유치하게 놀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강동원이 세상에서 가장 상처받은 사람이 되서 그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도 전염시키고 있는 연기를 하고 있어요. 그에 반해 <전란>은 약간은 엉성할지언정 중심이 되는 스토리와 분위기를 그래도 일관되게, 우직하게 밀고 갔던 게 호감요소였던 것 같습니다.
aDayInTheLife
25/05/25 18:50
수정 아이콘
그게 비주얼과 서사의 비중이 겹치다보니 [강동원 어떡해…]가 되었고 결국 타란티노식 화끈한 서사가 사라진 거 같거든요.
타란티노의 인물들은 서사의 매력이 아니라 대사의 매력이 두드러지는 인물들이구요.
전란은 그런 측면에서 적어도 레퍼런스는 잘 가져온 거 같았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4277 [일반] 조금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상 13 [12] Poe5787 25/06/09 5787 44
104276 [일반] 그 남자는 과연 '천명'의 욕심이 없었을까 - 한 중국 교수의 논설 [204] 된장까스11685 25/06/09 11685 10
104275 [일반] 실사화의 어려움 (feat. 드래곤 길들이기), 스포 有 [15] 부대찌개5492 25/06/09 5492 2
104274 [일반] 드라마 광장을 봤습니다(확실하게 스포 포함) [50] 능숙한문제해결사9429 25/06/09 9429 0
104273 [일반] 9살의 이별편지 [10] Secundo5985 25/06/09 5985 21
104271 [일반] 재미있는 컨셉의 웹갤러리 하나 소개해 드립니다 [4] 니체4405 25/06/09 4405 3
104270 [일반] 중국 정권변동? [93] 如是我聞18792 25/06/08 18792 2
104268 [일반] Intro. 사랑 유랑(流浪) [1] IoP4583 25/06/07 4583 1
104266 [일반] G7 확장 돌림노래, 그래서 한국이 들어간다는건가? [26] 어강됴리9184 25/06/07 9184 8
104265 [일반] AI 번역 능력 현재 어디까지 왔나 - 테스트 해봤습니다 [31] 여기8623 25/06/07 8623 15
104264 [일반] 드래곤 길들이기 실사화를 보고 왔습니다(약 스포) [24] 44년신혼2년10004 25/06/06 10004 1
104263 [일반] 내가 죽어도 살아있을 기업: 버핏은 죽어도 코카콜라는 남는다 [24] Eternity9392 25/06/06 9392 5
104262 [일반] 일상잡담 [10] 로즈마리5519 25/06/06 5519 20
104261 [일반] 조금 다른 아이를 키우는 일상 12 [18] Poe5540 25/06/06 5540 38
104260 [일반] 해변에서 우연히 마작을 하게되다. [8] 가위바위보6162 25/06/06 6162 5
104259 [일반] 광무제를 낳은 용릉후 가문 (10) - 뒤늦은 깨달음, 경시제 유현 (2) [4] 계층방정3631 25/06/05 3631 2
104258 [일반] 개발자, AI보다 싸다. [23] 타츠야13328 25/06/04 13328 4
104257 [일반]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 해외 생활 넋두리 [31] 쿠쿠다스12677 25/06/04 12677 79
104256 [일반] 웹소설 추천 : 섀도우 슬레이브 [17] 중년의 럴커7998 25/06/04 7998 5
104255 [일반] 영화 [신명] 관람 후기 [22] 아케르나르10470 25/06/04 10470 2
104254 [일반] 프로세카 극장판 감상문 (스포 포함) [3] 일사공사일육5475 25/06/03 5475 0
104253 [일반] 당신이 아무리 일하고 저축해도 확정적으로 "가난" 해지는 이유 [44] 삭제됨10934 25/06/03 10934 5
104252 [일반] <계산할 수 없는> 책 후기 - 계산기의 계산할 수 없는 지평 너머. [2] aDayInTheLife5526 25/06/03 5526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