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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02/18 21:09:39
Name 헤이즐넛커피
Subject [정치] 대리처방과 오더거르기에 대한 글 (수정됨)
0.
최근 몇 달 간 화가 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오랜만에 화가 나네요.

https://cdn.pgr21.com/freedom/100935
이 글 작성후 몇달간 단 한명의 의사도 반박 못했음을 알립니다(24/2/15기준)

이라고 합니다. 대충 내용은 99% 의사가 대리처방 + 오더거르기를 간호사에게 시킨다는 글입니다.

이건 피쟐 의사님들 해명문을 꼭 보고 싶네요
그동안 시스템과 수가 얘기 열심히 하시면서 본인들 말이 맞고 일반인들이 잘못 알거나 여러문제로 설명하기 쉽지 않다고 하셨는데
만약 이 글에 아무도 등판하지 않고 해명 안하면 그동안 의사쌤들이 수년간 얘기한것들의 진실성이 한방에 날라갈 껍니다

댓글로 이렇게 말씀하셔서 글 씁니다.
이거 말 안하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역시 의사들이 간호사에게 짬때리네? 할 것 같아 글 씁니다.

대학 입시 1프로 안에 드는 사람들이 결국에 까보니 폐급들이었네요
라고 댓글 다시는 분도 있네요. 어이가 없습니다.


1.
대리처방

모든 집단이 그렇듯 의사도 쓰레기 의사, 쓸만한 의사들이 있겠죠.
저런 일이 없다는 것이냐?라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런 일들이 있으니까요.

저는 절대 간호사에게 대리처방시키지 않습니다. 절대로.
늦게 퇴근하더라도, 당직 때 잠을 못 자더라도 제가 처방냅니다.
최소 저희 의국까지는 100% 안한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너가 안하든 말든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있는데 어떡할거냐?
당연히 저런 의사들은 다 면허 잘라야죠.
본인이 그 환자를 제일 잘 아는데 처방을 남에게 맡기는게 말이 됩니까.


2.
오더 거르기

레지던트는 하루종일 일합니다.
회진 전 담당환자 피검사 결과, 엑스레이 결과, 배양검사 결과, 협진 답변, vital sign, Input/Output, 혈당 체크합니다.
회진을 돕니다.
회진 후 시킨 일, 협진, 수액, 항생제, 경구약, 지시처방, 보호자 전화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오후 회진 시간이 됩니다. 아침과 똑같은 일을 합니다.
어떤 날에는 처방 다 내고 수정하니까 오후 11시가 넘더라고요.
오전 1시에 일이 끝나서 병원에서 잔 적도 있습니다.

제 환자는 20~30명 정도 됩니다.
최선을 다하지만 제 오더를 완벽하게 낼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간호사샘이 놓치는 부분을 제가 챙기는 것도 있고, 제가 놓치는 부분을 간호사샘이 챙겨주는 것도 있습니다.
정말로 저희들은 서로 고마워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상호 보완적으로 돕고 돕는 관계인데, 원글을 쓴 사람은 간호사가 하지 않을 일을 간호사에게 시키는 것마냥 썼네요.
인성 파탄 난 마이너 수술과 의사가 오더 거르는 걸로 간호사에게 화내는 걸 본 적이 있긴 합니다...
그런 의사랑 일 했으면 어느정도 이해는 됩니다.


3.
전체 간호사 선생님들 저격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사에게 짬 때리는 간호사들도 많습니다.
(물론 대다수의 간호사샘들이 좋은 분들인 걸 압니다.)

대학병원 간호사 하신 분들은 알겠지만, 간호사가 채혈을 인턴에게 짬 때리는 경우가 정말 많은 걸 아실 겁니다.
동맥혈 채혈은 보통 인턴이 하는 일, 정맥혈 채혈은 보통 간호사가 하는 일입니다.
(동맥혈 채혈이 위험성이 좀 더 높아서 그렇다고 합니다.)
동맥혈 채혈 + 정맥혈 채혈 동시에 처방나면 간호사가 인턴에게 일 던집니다.
동맥혈 채혈 많이 해서 본인들 정맥혈 채혈할 것까지 받아오라고.
언제는 동맥혈 채혈해온 걸 정맥혈 검사통에 다 넣고 피 부족하니까 동맥혈 더 뽑으라는 적도 있었습니다.

제가 레지던트가 되어서는 간호사가 투약 실수한 걸 저보고 보호자에게 설명하라고 하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환자에게 다른 사람 약을 줘놓고 줘도 되냐고 물어봅니다. 당연히 안된다고 하면 이미 줬는데 어떡하냐고 화냅니다;;
아침에 CT 검사 있어서 금식 처방 해뒀는데, 간호사가 까먹어서 밥 먹여놓고 환자가 화내니까 저보고 해결하라고 합니다.


4.
태움 문화는 의사 잘못 아닙니다...
진짜 왜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간호사 선임이 후임을 쥐잡듯이 잡아요...
태움 당하는 신입 간호사 불쌍해서 제가 변호한 적도 있습니다...
신입 간호사가 좀 모를수도 있지, 뭐 그걸로 화내고 퇴근 안시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요새 MZ 간호사들은 꼬우면 마음의 편지 쓰고 퇴사해버려서 좀 나아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5.
다시봐도 '이 글 작성후 몇달간 단 한명의 의사도 반박 못했음을 알립니다'가 참 빡치네요.
저런 글 퍼와서 멀쩡하게 잘 일하는 의사 간호사 갈라치기 하지 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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