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11/25 00:38:30
Name 사계
Subject [일반] 제 봉안당 자리를 샀습니다. (수정됨)
제목부터 조금 강하게 써보았습니다.
최근 약 한 달간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기에, 조금 써보려고 합니다.

예전에 제가 강아지 아들을 보내고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강아지 아들을 보내고도 그렇게 힘들었는데, 어머니를 보내는 것은 또 느낌이 다르네요.

어머니가 우울증이 있으셨습니다.
어머니가 우울증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건 가장 본가에 내려가지 않았던 저뿐이었고,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친척도, 거의 40년을 엄마 옆에 있었던 아빠도, 한 달에 두 번씩 내려가던 동생도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혼자 본가에 내려가기가 조금 무서웠고, 내가 일이 많고 야근이 많다는 핑계로 남동생을 계속 보냈습니다.
어머니의 우울을 동생이 알고 병원에 데려가 주길 바라면서요. 저도 그냥 동생에게 엄마 병원 좀 데려가라- 말하면 되는 걸 그냥 엄마 우울증 있는 거 같아 하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차표만 끊어주었으니, 동생은 제 말을 이해하질 못한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합니다. 제가 처음부터 제대로 말해야 했던 것 같아요. 동생에게, 아빠에게, 친척에게.

엄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심장이 너무 뛰어서 가만히 앉아있는데 맥박 170을 넘겼다고 워치가 계속 경고하더라고요.
장례는 무슨 정신으로 치렀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습니다. 너무 바빠서 울지도 못하고 시간이 지나더라고요.

어떻게 모실 것 인지를 정하 다보니 약 10년 전 외할아버지를 보낼 때, 엄마가 절대로 아빠랑 자신은 같은 부부 단으로 하지 말라고 저 원수를 죽어서도 보고 싶진 않다고 했던 게 떠올랐습니다.

실제로 외할아버지가 억지로 시킨 결혼이었으며, 엄마는 정상적인 대화가 되지 않는 아빠를 매우 미워하기도 했고, 엄마에게 자식들은 우리 딸, 아들이 아닌 항상 내 딸, 내 아들이었으니까요.
엄마는 본인이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했어도 자식은 우리였을 거라고 철석같이 믿고 계셨습니다. 그게 불가능하다고, 엄마의 딸이 나인 것은 아빠가 아빠기 때문이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드려도 받아들이지 않으시더라고요.

이 모든 것을 아빠 탓을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엄마의 우울증은 엄마의 기질적인 면이 있을 것이고(제 우울증이 제 기질적인 면이 있듯이요.), 서울 생활하느라 고향에 내려오지 않는 자식들이 있을 것이요, 저가 우울증을 이겨냈으니 엄마도 할 수 있다고 채찍질 하는 제 탓은 더 클 것이고, 자식들을 키우고 보낸 후 다른 일상을 만들지 못하고 자식들이 어릴 때처럼 집에만 있었던 생활패턴도 기여를 했을 것입니다. 다만, 일반적인 대화가 가능하지 않고 모든 것을 엄마의 판단에 따르되 거기에서 아집과 고집으로 엄마의 화병만 돋우던 아빠에 대해 원망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엄마의 자리를 고인 두 분을 모실 수 있는 고급 단으로 사며, 옆에 고인 한 분을 모실 수 있는 일반 단도 샀습니다. 친척들은 모두 엄마는 고급 자리로 하고 아빠를 그 옆에 일반 단으로 하려 나보네-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외가 친척들이 네 엄마 살아서도 네 아빠 때문에 힘들었는데 죽어서도 네 아빠 옆에 있어야겠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렇지만 아빠가 엄마를 너무 사랑하니 저로서는 엄마 옆자리 한 칸을 아빠에게 내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눈치채셨을 것 같지만, 고급 단을 산 것은 엄마에게 넓고 좋은 공간을 주기 위해서도 있지만 차후에 제가 들어가고자 함입니다. 지난여름부터 제 자리로는 수목장이 좋을 것 같아 수목장을 알아보려고 했기 때문에 수목장으로 하려던 자리가 그냥 봉안당이 되었을 뿐이에요. 어머니 자리를 수목장으로 하지 않고 봉안당으로 한 것은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어머니를 위해 공간을 꾸며드릴 수 있어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렇게 어머니 옆에 제 자리를 샀습니다. 부부 단이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곳에 제가 들어가려니 조금 머쓱하지만, 엄마가 사실 세상에서 저를 가장 사랑했다는 것은 엄마도 알고 저도 알고 남동생도 알고 친척들 모두가 아는 사실이니까요.

장례를 치르고 시간이 지난 지금은 정말 아침에 눈을 뜨고 울고, 일을 하다 울고, 점심을 먹다 울고, 저녁을 먹다가 울고, 자기 전에 울고 있습니다. 엄마의 데이터를 백업하기 위해 폰을 보다가 깜짝 놀란 유튜브 시청 기록과 검색 기록, 그리고 본인에게 보낸 카톡 들을 보고 정신과도 예약했고요. 어른들이 절대 엄마 폰 보지 말라고 했는데 말을 들을 걸 그랬어요. 지난 8월 제가 설레는 마음으로 엄마를 달래고자, 엄마의 우울함을 조금은 달랠 수 있길 바라며 샀던 플립5는 이런 걸 보라고 사준 게 아니었는데 말이에요.

그래도 제가 나중에 갈 곳은 엄마 옆자리라는 것으로 저를 다독이고 있습니다. 늦든 빠르든 엄마 옆에 갈 수 있다고요.
부작용도 조금 있는데 정말 빨리 가고 싶습니다. 엄마 옆으로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요. 엄마 옆에 갈 수 있는 날이 너무 길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강아지도 저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신촌로빈훗
23/11/25 00:51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곁으로 가시더라도 점점 더 행복해져서 천천히 가고 싶어지시길 응원할게요.
23/11/25 01:40
수정 아이콘
어머니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종교가 없었지만 모든 종교에서 안 좋게 보는 방식으로 어머니가 떠나셔서, 좋은 곳에 가지 못하실까봐 그게 제일 걱정되었습니다.
이 글을 올린 의도 중 하나도 많은 분들이 좋은 곳으로 가라고 말해주시면 보탬이 되지 않을까했는데 어머니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머리로는 천천히 가야 엄마가 기뻐한다는 것을 아는데도, 엄마는 제 자취방에 저를 홀로 두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길에도 계속 뒤를 돌아보고 돌아보던 사람이라 저를 기다리고 있진 않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사람되고싶다
23/11/25 01:03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참, 저번 강아지 떠나보내시는 글을 읽고서 그 슬픔이 너무 절절하게 전해져왔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오히려 절제돼서 더더욱 슬프네요.
어머님이 끝까지 딸의 행복을 바라셨던 것처럼 그래도 앞으로도 행복하시기를.
23/11/25 01:41
수정 아이콘
어머니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을 읽고 우리 아들 보냈을 땐 내가 어떤 글을 썼더라- 하면서 읽어보니 지금의 글과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군요.
그 글에서도 썼던 것 같은데 그 때도 지금도.. 수술실에서 깨어났을 때 보다 더 아프고 더 힘듭니다.
세상에서 가장 의지하고 사랑했던 사람이 없는 자리에 무엇을 심을 수 있을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김피탕맛이쪙
23/11/25 01:04
수정 아이콘
참.. 사랑하시는 분을 보내셨다니 유감입니다. .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주변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감에 느끼는 상실감과 우울은 모든 사람이 겪는 과정이나 그 고통의 크기까지 같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사계님이 느끼고 있을 아픔이 얼마나 클 지 짐작조차 가질 않네요.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슬픔이 있는 것처럼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로 통해 우리는 위로 받거나 사랑 받으며 또 다른 희망을 얻곤 합니다.
부디 지금 느끼는 감정을 시간에 흘려보내시고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23/11/25 01:44
수정 아이콘
아버지가 글을 모르셔서 제 출생신고는 어머니가 하셨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사망신고는 제가 했어요.
세상에 저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엄마가 해주었는데, 세상에 엄마의 마지막을 알리는 것은 내가하는구나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마침 엄마의 마지막 흔적을 제가 치우기도 했고요.
모친상을 저보다 먼저 당하신 분들께 엄마를 보낸게 언제쯤 괜찮아지냐고 물어니 엄마가 없는 것은 평생 괜찮아 질 수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절대로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날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고. 엄마가 돌아가신 날 부터 다른 세상을 사게 된다고요.
그렇지만 그 괜찮지 않은 삶에 무뎌지고 익숙해지게 되는 것이 시간이 약이라고 하셨는데, 그저 시간을 기다릴 뿐입니다만..
지금은 그저 하루하루가 너무 괴롭고 힘이듭니다.
이지금
23/11/25 01:14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만 사계님의 바람은 좀 더 늦게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나중에 다시 만나실 어머니를 위해 행복하고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많이 많이 만드신 이후에나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23/11/25 01:46
수정 아이콘
어머니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돌아가신 날 2주후가 마침 생신이셔서 처음으로 명품도 샀어요. 엄마 생신 선물로요. 이젠 제가 죽어서나 전해줄 수 있겠지요.
엄마와 강아지에게 들려줄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야 하는데.. 엄마가 사실 올해는 조금 몸이 좋지 않아서 내년에는 저랑 제주도도 가기로 했고, 삿포로도 가기로 했고, 여행을 곳곳에 가기로 약속을 했었습니다. 우선 엄마와 약속했던 곳들에 엄마의 영정사진과 함께 가보려고 합니다.
아우구스티너헬
23/11/25 01:55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머니 곁엔 늦게 갈수록 효도입니다.
강아지도 어머니도 모두 그걸 바랄겁니다.
가까운 가족의 죽음은 언제나 인생의 큰 변곡점이지만 살사람은 살아야죠 아무쪼록 건강하게 극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
23/11/25 11:50
수정 아이콘
먼저 엄마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늦게 갈수록 효도라는건 알고 있는데.. 문득 문득 내가 효도 하길 바랬으면 자긴 저렇게 갔으면 안되는거 아냐? 하는 원망이 드네요. 그래도 힘은 내보겠습니다...
23/11/25 02:24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희 어머니도 우울증으로 힘들어하고 계시고, 제가 계속 생각하는것과 글쓴분 생각이 비슷해 이 글이 더 신경쓰이고 마음이 아프네요.
제가 어렴풋이 이상한단걸 느낀건 10년도 넘었지만 그저 이상하다였지 우울증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다른 가족들은 그 무엇도 못느꼈었구요.
그동안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잘 버텨주신 어머니를 위해 요즘은 틈틈히 같이 병원도 다니고 집에 있는 시간을 늘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저 때문에 버티고 있다고 생각해서, 안좋은 생각은 최대한 떨치려 노력중입니다.. 어머니에게 웃는 아들이 되어드리고 싶어서요.
도움이 되는 말은 아니겠으나 지금 많이 슬퍼하시며 추모와 애도의 시간을 충분히 갖고, 나~중에 어머님 만나실때 어머니 덕분에 행복했던 인생이었다고 이야기하실 수 있게 더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23/11/25 11:54
수정 아이콘
엄마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가 잘 버텨주셨다니, 병원을 다니신다니 너무 부럽습니다. 제가 사실 혼자 내려갈 수 없었던건 엄마가 동반자살을 권하기도 하고 저를 죽이고 본인도 죽겠다는 늬앙스를 많이 풍기셨었기에 그게 많이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전화로만 울고불고 매달리고 병원에 가겠다는 약속을 받았는데 병원에 가겠다고 약속한 날에 저렇게 가버릴 줄은 몰랐어요. 지금 생각하면 엄마 삶의 의지는 저였는데 저를 데리고 가고 싶을 정도로 꺾이신 상태였는데, 제가 엄마가 설마 나를 두고 저리 가겠어? 오판한게 너무 컸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자님의 어머니가 버티고 계신게 너무 멋지고, 웃는 아들이 되어드리려는 유자님도 너무 멋지십니다.
저는 엄마의 4족보행하는 늙고 거대한 철부지 아기인지라 엄마를 다시 만나 행복했다는 말보다 엄마 미워! 엄마 나빠! 하는 말이 먼저 나올것 같긴 하네요. 크크..
조지아캔커피
23/11/25 02:29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1년이 넘어 어느덧 마음정리가 됬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이젠 좀 괜찮다 라고 생각했는데 아버지가 남긴 갤럭시탭으로 일정 정리하다가
문득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의식이 있으셨던 날짜의 메모를 찾아봤고 병원에서 마지막 의식이 있을때 글 남긴걸 봤습니다.
카페 안이라서 화장실가서 진짜 펑펑 울었네요...
이제 확실하게 깨달았습니다. 마음정리같은건 크게 없고 그냥 버티는거네요
그나마 시간이 흐르면 버티는거에 익숙해집니다. 지금은 최대한 긍정적인 생각 하시고
정 힘드시면 봉안당 많이 찾아가세요 가서 한탄이라도 하니까 초반에 너무 힘들때 많이 도움됬습니다.
23/11/25 11:57
수정 아이콘
엄마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 정리 같은 건 크게 없고 그냥 버티는 거라는 말이 와닿네요. 한 달이 되어가는데 정리되는건 없고 슬픔과 절망의 홍수를 막아주는 댐은 점점 약해지고 있거든요.
봉안당이 대중교통은 가능하지만 조금 오래걸려서 그래서 면허를 따고 차를 사 운전을 해보려합니다. 엄마한테 하루라도 더 많이 가보고 싶어서요.
그래도 요즘은 온라인 추모관도 있고, 봉안당 홈페이지를 통해 편지를 쓸 수도 있더라구요.
세타휠
23/11/25 06:01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점점 노쇠해지시는 부모님을 보며 이별이란 말을 회피하고 싶어지는 요즈음이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의 갑작스런 이별에 느끼신 사계님의 아픔을 제가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부디 사계님께서 슬픔을 잘 이겨내시길 빌겠습니다.
23/11/25 12:00
수정 아이콘
엄마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어머니가 아직 젊으신 편이라.. 환갑이 되지 않으셨습니다. 장례식장에서도 유독 혼자 젊은 엄마가 너무 속상했어요.
노화에 따른 이별도 회피하고 싶어지는데 아직 나이든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가버린 엄마가 너무 야속합니다. 너무 미워요. 그런데도 가버릴 정도로 내가 의지 안되었구나 싶어 너무 미안하고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포카칩은소금맛
23/11/25 08:01
수정 아이콘
좋은 곳에 가셨다고 들었습니다.
일찍 오면 어머니가 너무너무 싫어하실 것입니다.
힘내세요..
23/11/25 12:01
수정 아이콘
좋은 곳에 당연히 가셨겠지요?
일찍 오는게 싫었으면 자기도 일찍 가면 안되는거 아닐까요? 흐흐.. 이렇게 말하지만 너무 속상하네요. 엄마 곁엔 가고싶은 한편 아직은 제가 책임 질 일이 많으니 최대한 힘내보겠습니다..
23/11/25 08:42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2주전에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보내드렸는데 너무 못해드린것만 생각나고 cctv로 본 사고장면이나 돌아가시고 본 모습이 아직도 머리속에서 계속 리플레이 되고 힘드네요
같이 잘 이겨내봐요 힘내세요!!!!
23/11/25 12:03
수정 아이콘
엄마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주 전이면 너무 금방 전인데, 정말 많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저도 돌아가셨던 119분의 목소리가 귀에서 계속 들리는 것 같은데 사고 장면을 보셨으면 더더욱 힘드시겠지요.... 저희 같이 힘내봐요 웃음님!
Asparagus
23/11/25 09:07
수정 아이콘
많이 힘드실겁니다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3/11/25 12:05
수정 아이콘
엄마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유가족 상담도 받고있고 정신과도 예약했고, 다른 공부할 것도 준비했는데 제가 잘 이겨내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23/11/25 11:07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꿋꿋하게 잘 사는 걸 어머니께서도 바라실겁니다.
23/11/25 12:06
수정 아이콘
제가 어머니께 엄마가 많이 힘든거 안다, 그렇지만 엄마가 병원다니면서 꿋꿋하게 이겨내는 모습이 더 가치있고 좋은거 아닐까? 라고 병원에 다녀보길 종용했는데 가치없는 엄마라 미안하다는 말을 쓰신게 생각나네요. 이게 엄마에게 트리거가 되었을까 너무 마음이 안좋습니다.
23/11/25 11:17
수정 아이콘
가족의 죽음은 그냥 정신승리하는방법밖에없는거같더라구요. 저에게도 누군가에게도 언젠가 찾아올 어머니의 죽음이기에 그렇게 된다면 제가 엄마보다 먼저 죽어서 엄마가 슬퍼하는거보단 그래도 어머니를 먼저 보내드리는게 낫지 라고 합리화하며 자위해야될거같다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23/11/25 12:09
수정 아이콘
저는 엄마의 장례식 기간 만큼만 더 살고 싶었습니다. 원래는 엄마보다 하루만 먼저가야지 생각했다가 외할아버지를 화장할 때 자식먼저 보낸 어머니의 울음 소리를 들은 후엔 엄마보다 하루만 더 살아야지 생각했으나 장례는 하고 보내드려야 했을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저를 위로하고자 먼길 와주신 분들이 너무 많았고,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처리할 일들과 그분들의 연락을 받다보니 한 달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살다보면 시간이 흘러 엄마의 부재에 익숙해질 날이 오겠지 싶다가도 엄마가 없다는것에 익숙해지는 날이 오는것이 한편으론 속상하고 무섭네요.
스타나라
23/11/25 11:46
수정 아이콘
행복하세요~ 행복하실겁니다. 꿈은 아주아주 먼 미래에 이루시길 바래봅니다. 한 50년만 뒤에 이뤄보세요 : )
23/11/25 12:10
수정 아이콘
저는 딱 20년만 바랬습니다. 동생이 50년을 말하던데 너무 긴것 같아요. 20년도 너무 오래 남은 것 같은데요.
콩순이
23/11/25 13:27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으로 가셨을거에요.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어머님과 하고 싶었던 것들 어머님이 못해봤던 것들 사계님이 대신 많이 해주고 나중에 천천히 가셨으면 좋겠어요. 세상은 너무 넓고 우리가 못본거 못해본게 이렇게 많은데..어머님 몫만큼 더 많이 행복 누리고 그리고나서 꼭 어머님 옆에 가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23/11/25 14:28
수정 아이콘
엄마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엄마랑 하고 싶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그나마 그 리스트에서 엄마랑 해본게 몇 개 있었어요. 엄마가 평생을 살면서 하고 싶었던 일들을 이뤄준게 다 저라는 사실에 아빠에 대한 원망이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지만 삼켰습니다. 일단 리스트는 그래도 다 하고 엄마 곁으로 가야 할 말이 많겠지요? 그 생각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정예인
23/11/25 13:48
수정 아이콘
엄마가 옛날부터 아빠에 대한 원망, 삶에 대한 하소연을 참 많이 하셨습니다. 돌이켜보면 옛날부터 지금까지 우울증이셨고 딸인 나에게만 얘기하는구나싶어요. 어릴때는 너무 듣기 싫어서 화도내봤는데 그냥 듣는것도 엄마를 위해 못해주냐며 더 속상해하시는 모습보면서 참는날이 더 많았습니다. 지금 엄마는 가족요양하시면서 치매인 외할머니 매일 몇번씩 하시는 얘기를 처음듣는것처럼 듣고 대화하고 계시죠. 그냥 들어만주는것도 가족들은 힘들어요… 주기적으로 난 여한없다 여기저기 아픈몸 빨리가고싶다는 말씀도 외할머니를 방패삼아 엄마 먼저가면 외할머니 못살아 자식먼저가는거 아냐하고 대꾸하고는 있지만…글쎄요 외할머니 돌아가시면 무엇이 엄마를 살게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아닐꺼같고 손녀들일지… 우울증약에 많이 의존하시는데 약이 떨어졌는데도 외할머니 돌보시느라 못가고계시고 제가 모시고 같이 가드려야하는데 서로 바쁘다고 미루고 미루며 삽니다…이렇게 저는 나중에 엄마 빈자리 생기면 참 많이 후회할 딸이고 모두 그렇지않을까요. 먼저가시면 더 잘해드릴껄 후회하면서 살고 하루하루 그러다보면 다시 만날날있겠지 기대하면서… 삶 전부가 힘드셨어도 글쓴분 덕분에 웃을날도 있으셨겠죠. 이제는 어머님이 하늘에서 평안함을 찾으셨기를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린 알잖아요 시간이 답이라는걸 힘내세요… 슬프면 우시고 참지마세요.
23/11/25 14:38
수정 아이콘
저와 같은 경우셨던 것 같아요. 저희 어머니도 아빠에 대한 원망을 많이 하셨고 자기 삶에 대한 하소연을 딸인 저에게만 하셨습니다. 저는 덕분에 엄마가 저를 낳기전에 자살 기도를 이미 한 전적이 있었다는 점, 저를 버리고 집을 나간 적이 있었단 사실도 다 알게 되었고요. 이런게 듣기 너무 힘들어 엄마에게 하지말라고 화를 내면 엄마는 엄마한테 이 정도도 못해주냐고 엄마를 네가 이해해줘야 한다고 했었는데 저는 엄마는 딸인 적 있지만 나는 엄마였던 적이 없는데 내가 어떻게 엄마를 다 이해해주냐고 그러곤 했었습니다. 댓글을 읽는데 공감이 너무 많이 되네요.
저는 속이 터졌던게 엄마는 끝까지 정신과 진료를 거부하셨습니다. 제가 몇 번이나 권했고 울면서 엄마 죽으면 나도 따라죽을거니까 엄마 꼭 병원가란 말에 왜 그런 생각해 내딸 내새끼 ㅠㅠ 엄마 꼭 병원갈게 엄마 잘할게 내새끼 걱정하지마 ㅠㅠ 이래놓고 약속한 날 보란듯이 절 배신했어요.

엄마 보내고 엄마의 옷장을 뒤져보다가 제 어린시절 사진을 찾았는데 사진 마다 생후 몇개월 며칠째에 어떻게 찍은 사진인지 뒷면에 적혀있더라고요. 자살 기도를 이미했던 엄마가, 저를 버리기도 했던 엄마가 저를 얼마나 사랑하고 내 하나 하나가 엄마의 행복이었는지는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지만 엄마가 그렇게 사랑했던 자식이 내가 아니라 더 따뜻하고 더 예쁘고 더 착한 딸이었으면 좋았을텐데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빨리 시간이 흘러 엄마를 보러갈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엄마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23/11/25 15:24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3/11/25 16:13
수정 아이콘
명복을 빌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절충절충
23/11/25 17:47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울에 의한 안타까운 선택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장성한 자녀를둔 분들이... 어떤 심정일지 상상이 가지 않네요.
정상적인 대화가 되지 않는 아버지 모습이 마치 저희 어머니, 아버지 같아서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마음이 더 무겁습니다.
23/11/25 19:52
수정 아이콘
먼저 엄마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가 야속한 점은 이제 정말 고생할 것들이 끝나고 자식들이 어느 정도 자리 잡아 같이 여행 다니고 재밌게 살아보려고 할 쯤에 이리 야속하게 간 것이네요. 같이 제주도도 가기로 했고 삿포로도 가기로 했습니다. 이거 저거 맛있는 것도 먹자고 얼마나 약속을 했는데요. 그런데 그 약속 다 버리고 떠난게 너무 야속하고 원망스럽습니다.
정상적인 대화가 되는 정도를 넘어 정상적인 사고가 안되는 아버지는 기여코 오늘 또 사고를 쳤습니다. 남이 쓰던 고물은 낚시 미끼까지 주워오는 분이 엄마 물건은 왜 이렇게 치우고 빨래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지 멋대로 버리고 빨래 돌릴거면 자식들한테 왜 물어보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오늘 아빠를 죽여버리지 않게 위해 얼마나 참았는지 모르겠어요. 속으론 아빠 네 때문에 우리 엄마가 이리 갔다는 원망이 목구멍 끝까지 차오르지만 말하진 못하고 여기에만 써봅니다.
안군시대
23/11/25 18:13
수정 아이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저도 최근에 아버지를 보내드렸는데,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음에도 막상 닥치니 너무 당황스럽고 힘들게 장례를 치뤘고, 또 시간이 한두달 지나고 나니 언제 그랬냐는듯이 제 생활에 별 변화가 없다는 점에 한번 더 놀라고 있습니다.
너무 죄책감 갖지 마시고, 씩씩하게 살아가시는게 소천하신 어머니께서도 기뻐하실겁니다.
23/11/25 19:53
수정 아이콘
명복을 빌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한 달이 되어가는데 아직 마무리 하지 못한 취득, 등기, 상속등의 문제가 남아있어서 그런지 아직은 제 생활에 영향을 많이 끼치고 있긴 하네요. 그런데 또 생활에 변화가 없다면 엄마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지구는 도는게 원망스러울 것 같기도 합니다.
죄책감 갖지 말라고 여러번 써둔걸 보면 그리 살아야하는데, 그럼 엄마가 그렇게 가면 안됐잖아 투정 부리고 싶네요.
캡틴백호랑이
23/11/25 19:38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머니랑은 오랜 이별이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잠깐 멀리 계셔서 긴 시간동안 볼 수는 없지만 지금도 따님을 걱정하시면서 어디선가 건강하게 계실거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조금 긴 시간 동안 못 보셨다가 다시 만나실때 어머니께 나 이렇게 잘 살아왔다고, 어떻게 살았는지 들어보라고 하며 애기 하실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면서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
23/11/25 19:54
수정 아이콘
엄마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조금 긴 시간이 정말 조금만 긴 시간이면 좋겠습니다. 생각해보니 20년도 너무 길게 잡은 것 같아요. 10년, 5년. 정말 짧게 압축해서 압축한 만큼 열심히 살다 갈테니 금새 엄마 옆이면 좋겠어요.
은때까치
23/11/26 21:38
수정 아이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가슴이 너무 먹먹하고 안타깝고 그렇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한낯 타인일 뿐이지만, 작성자님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조금이라도 마음의 평안과 위로가 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23/11/27 12:43
수정 아이콘
엄마의 명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해야하는데.. 아직은 엄마한테 너무 미안하고 엄마가 너무 원망스럽고 그러네요. 그래도 행복하게 살아보겠습니다. 엄마가 남긴 뜻대로요...
23/11/29 17:52
수정 아이콘
글은 덤덤하게 썼는데, 너무 너무 죽고싶어요. 너무 너무 괴로워요. 제가 그렇게 바쁠 때는 매일같이 전화 좀 하자고 조르더니, 제가 이제 좀 한가해지니 전화 할 엄마가 없어요. 진짜 너무 너무 그만 살고 싶어요. 매일 불을 마시는 것 같은에 살려달라는 말이 안나오고 제발 데려가달라는 말이 나와요. 너무 너무 고통스럽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0354 [일반] 게임계 그 사건이 불러온 스노우볼 [173] 겨울삼각형21680 23/11/29 21680 38
100351 [일반] 찰리 멍거 향년 99세 별세, 주식계의 큰 별이 졌습니다 [24] 김유라8651 23/11/29 8651 5
100347 [일반] I'm still fighting it. [9] aDayInTheLife8191 23/11/28 8191 9
100346 [일반] 나는 솔로, 주호민, 이기적 유전자, 서울의 봄, 그리고 내로남불의 효용에 관하여... [38] ipa12732 23/11/28 12732 36
100345 [일반] [역사] 최초가 아니면 최초를 사면 되지 / BIC의 역사 [6] Fig.19913 23/11/28 9913 17
100343 [일반] 구미호 ipa 리뉴얼 소식을 이제야 접했습니다...흑흑흑 [22] Pygmalion7843 23/11/27 7843 1
100342 [일반] 주호민 사건 녹취록 공개 후, 재판부의 발언 [152] 닭강정17958 23/11/28 17958 1
100340 [일반] 강간 피해자는 강간범에게 양육비를 줘야할까? [68] 칭찬합시다.13618 23/11/27 13618 1
100337 [일반] 황정민 이라는 배우는 참 [46] 욕망의진화15532 23/11/27 15532 3
100332 [일반] 뉴욕타임스 11.14. 일자 기사 번역(급증하는 차량 절도사건) [4] 오후2시10749 23/11/26 10749 2
100331 [일반] Chatgpt를 키자: 미국의 범죄율/좀도둑에 관한 자료들. [6] kien10882 23/11/26 10882 2
100330 [일반] 교회에 주일학교가 꼭 있어야 하는가? [43] 마지막좀비10395 23/11/26 10395 1
100328 [일반] [팝송] 에드 시런 새 앨범 "Autumn Variations" 김치찌개5742 23/11/26 5742 3
100327 [일반] <괴물> 고레에다 감독 영화의 총합이자 기원 (스포일러 없음) [9] BTS7396 23/11/25 7396 4
100324 [일반] [팝송] 샬럿 카르딘 새 앨범 "99 Nights" [2] 김치찌개5427 23/11/25 5427 0
100323 [일반] 제 봉안당 자리를 샀습니다. [43] 사계12067 23/11/25 12067 38
100322 [일반] 시장은 언젠가는 효율적이다 - 비트코인 캐시 이야기 [22] youknow049903 23/11/25 9903 9
100317 [일반] 가족중에 구멍이 없는 집은 행복한 집이군요 [35] 흰둥12708 23/11/24 12708 28
100313 [일반] IVE 'Baddie' 커버 댄스를 촬영해 보았습니다. :) [6] 메존일각8075 23/11/23 8075 12
100311 [일반] 왜 대형교회가 득세하는가? [46] 계층방정11356 23/11/23 11356 8
100310 [일반] 대형교회의 세습전략 변화. 조기은퇴 후 상왕으로 [86] 송파사랑14254 23/11/23 14254 10
100309 [일반] <서울의 봄> - 그 날, 그 시간의 긴박감. [21] aDayInTheLife9045 23/11/23 9045 6
100308 [일반] <서울의 봄> 짧은 감상 [67] BTS12659 23/11/22 12659 1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