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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2/03 12:13:36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달리는 기차바퀴가 대답하려나...
달리는 기차바퀴가 대답하려나...는 남춘천역 앞에 있는 카페이름입니다.

특별할 것도 없는 이 카페는 한가지 특이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방명록이 있다는 겁니다.

이런저런 평범한 사람들이 그곳을 거쳐가면서 한 줄 두 줄 자신들의 사연을 적어 놓은 것

이 계기가 되어 책으로도 출간되었습니다.

책에는 기차역이라는 환경과 맞물려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감성적인 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름 모를 수많은 사람들이 방명록 속에 남겨놓은 마음들이 엇비슷하다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들이 비슷하다는 반증 일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방명록에 좋은 글들만 있는 건 아닙니다. 장난스레 왔다간다 달랑 한 줄만 있는 경우

도 있고 별로 느낌 없는 글들도 많습니다. 책으로 나온 글들이야 그 중에서 일정한 테마를

가지고 고른 것이라 비슷비슷한 주제를 이야기합니다. 책에 실렸건 아니건 그 방명록에 자

신의 흔적을 남긴 사람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다시 찾아와 그 흔적들을 뒤적이기도 합니

다. 시간이 지난 만큼 변해버린 감정과 마음을 아파하기도 하고 진한 추억의 향기에 취하

기도 하기에 그 방명록은 사람들의 기억 저편의 시간들을 되돌려주는 감정의 타임머신입

니다.

또 다른 춘천 소재 카페인 바라라는 곳도 방명록이 있습니다. 이 곳은 주로 문인들이나 화

가들이 죽치고 있던 곳이라 방명록에는 글과 그림들이 가득합니다. 달리는 기차바퀴가 대

답하려나...의 느낌과는 다른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글들과 전문화가들이 노트에 그린

그림들을 보다 보면 또 다른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올린 글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쏠쏠한 재미를 줍니다.

어느 곳의 방명록이든 사람들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펜을 들고 약간의 망설임과 설

레임으로 글들을 남겼습니다. 그래서 20여년의 세월을 넘어서도 그 속에 담긴 사연들은 우

리의 감성을 흔들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의 사이트라는 것은 이런 카페 같은 곳 같습니다. 많은 손님들이 찾아와

서 나름의 흔적을 남기고 갑니다. 그 흔적들을 되돌아 볼 때 부끄럽고 안타까운 맘이 들지

않게 그저 조심스레 흔적을 남겨봅니다. 약간의 장난기는 일상의 즐거움이니 누가 뭐라 하

겠습니까? 다만 조금 시간이 흐른 뒤 그 카페에 자신의 흔적을 되돌아 볼 때  부끄러워 차

마 페이지를 넘기지 못하는 것보단 조금은 정제된 자신을 남겨 놓는 것이 좋겠지요.

좋은 주말들 되세요...저는 토요일에 출장이라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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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2/03 12:51
수정 아이콘
춘천에 사시나봐요? ^^
춘천에서 군복무를 해서 그때 기분이 새록새록 솟아 나네요...
춘천은 여전히 추운가요?
남쪽에 있다가 춘천올라가니 너무나 추웠던 기억이...-_-;;
총알이 모자라.
04/12/03 12:55
수정 아이콘
군대에서는 어디든 춥죠...^^;
Temuchin
04/12/03 13:12
수정 아이콘
춘천은...몇 년 전 마라톤 대회 나갔을때 갔었는데
...다시 간다면 한 번 가봐야 겠군요..^^
근데 책 이름이 뭔지 아시는지.....
총알이 모자라.
04/12/03 13:14
수정 아이콘
책 이름도 달리는 기차바퀴가 대답하려나...입니다.
낯선이
04/12/03 13:30
수정 아이콘
-달리는 기차 바퀴가 대답하려나-

김민기 의 '친구' 라는 노랫말의 끝 구절이네요. 반가운 마음에 흔적을...
건들면BT
04/12/03 13:39
수정 아이콘
그 카페가 아직도 존재하는 군요. 전 없어졌을거라 생각했는데요.
참 분위기 있는(?)카페였죠. 올라가는 목재계단부터 삐걱삐걱.. 내부는 고풍스럽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음산하다고 해야하나. 모 요즘 삐까뻔쩍한 카페랑 분위기는 영 딴판이었는데.. 그 카페가본지가 10년도 넘은것 같기도하고.. 여하튼 제 분위기랑 딱 일맥상통하는 그런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어떤모습으로 존재할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낙서장형식의 그 책도 사서 지금도 소장하고 있고 춘천집에 내려가면 가끔 들쳐보기도 하지요. 책 참좋아요.
술푼기대
04/12/03 14:14
수정 아이콘
총알이 모자라...님의 글에 올인-_-

전라도에서 근무했는데도 산속이라 무지 추웠던 기억이...ㅜ.ㅜ
백면자객
04/12/03 14:57
수정 아이콘
검푸른 바닷가에 비가 내리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이오...
중저음의 음울한 목소리로 시 낭송하듯이 부르던 김민기의 노래중 맨 마지막 소절입니다.
학창시절 유난히 좋아했던 노래라서 감회가 마구마구 밀려오고 있는 중... ^^

겨울에 동계종합훈련 나가서 보초서다가 볼 일 보는데, 소변줄기가 역으로 고드름처럼 올라오는 데 놀라던 기억이 나네요. --;;
피터팬을 꿈꾸
04/12/03 15:12
수정 아이콘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것. 아주 쉬운 일입니다. 인터넷상에서나 또는 낡은 분식점 벽에 있는 낙서장에서나..... 살면서 많은 흔적들을 남겼던 거 같습니다. 그 흔적들로 인해 사람들이 상처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랩이네요. 앞으로 주의해서 흔적을 남겨야 겠습니다. 여기 pgr에서도..출장 잘다녀오십시오..백수라서 출장이란 단어가 어찌나 부러운지..-.-
하늘하늘
04/12/03 16:37
수정 아이콘
너무나도 슬픈 노래죠.. 이땅에 서려있는 수많은 의문사.. 죽임들.. 그것보다 더 슬픈건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다는것.. 정부와 공권력이란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상처들이 있었는지... 이제 달리는 기차바퀴에 대답을 구할게 아니라 진정 우리에게 구해야할때가 되었죠.. 그럼에도 아직 한참 높고 험하다는걸 느낍니다. ... 그 까페 꼭 한번 가고 싶어지네요..
구경만1년
04/12/03 16:39
수정 아이콘
술푼기대님// 하하 산속이라 춥다기 보단 군대란곳이 원래 춥고 더운곳이죠 ^^; 저도 전라도 여수에서 근무했었는데 주둔지에 있을땐.. 왜 이렇게 추운거야!! 하다가 종교활동으로 시내로 나가보면 따사로운 햇살이..(시내랑 부대랑 거리도 별로 멀지도 않죠..)
역시 군대란곳은 어디든 춥고 배고프고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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