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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1/16 08:42:14
Name 하와이강
Subject [잡담] let's get rid of the cyber identity of ourselves.
안녕하세요. 하와이강입니다.

적절한 눈팅운영으로 피지알에 하루 한번정도 들러서 둘러보고 이제는 제 홈그라운드가 생긴덕에 그쪽으로 돌아가는 그런 유령유저이죠. 사이트를 운영하다 보니 (어제 제가 운영하는 사이트가 회원수가 삼천명이 넘었습니다) 참 힘든 경우도 있고 그렇더라구요. 수많은 회원들의 건의쪽지과 삭제를 할경우에는 이건 안지우면서 왜 내건 지우냐 이런류의 항의쪽지들... 전에 피지알에서 간혹 자게와 유게에 글을 쓰면서 활동할때는 몰랐습니다. 왜 운영진들은 이런 글은 안지우지? 왜 15줄 안되는데 안지우지? 휴, 저런 댓글은 정말 피지알에서는 보기 싫은데 운영진들은 왜 방치하지.. 왜 확실하게 관리를 안하시지.. 근데 말이죠, 지금은 알테어님, 호미님, 항즐이님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심할때는 자신이 관리하는 사이트가 가기 싫어지는 그런 마음이 들기도 하더군요.

요 근래에 있었던 임진록을 둘러싼 엄청난 후폭풍으로 인해 모든 스타 커뮤니티들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사이트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저는 그냥 게시판을 닫아버렸습니다. 어짜피 감정싸움으로 치닫을 것이 뻔한데 그 싸움의 소용돌이 속에 제가 운영하는 사이트가 동참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직은 사이트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에 제 마음대로 하는것이 가능하기도 하고, 아직은 그에대한 반발은 감당할 만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직도 여전히 그 후폭풍의 기세가 완전히 사그러 들지는 않은 것 같군요. 관련된 글이 올라오기 무섭게 말싸움으로 흘러가니 말입니다. 댓글로 논쟁하시는 분들 한가지만 여쭈고 싶습니다.

*
상대이 남긴 글속에서 헛점만을 찾아내어서 내 생각을 관철시킨 후 저 사람의 의견을 꺾어서 내가 이 "싸움"에서 이기고 말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는 않은지요?
*

논쟁글을 보면 정말 원래의 주제에서 벗어나서 서로 말꼬리를 잡아서 싸우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더군요. 아마 그건 글로 씌여져 있기에 읽으면서 말의 오류를 찾아내기가 대화중에 들으면서 말의 오류를 찾아내는 것 보다는 훨씬 쉽기 때문일겁니다.

제가 전에 한창 연애할때는 직접 말보다는 편지를 자주 애용했습니다. 특히 사과의 말을 해야할 때는 더욱 그랬죠. 얼굴을 보고는 참 말하기가 어려운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근데 글로 하면 너무 술술 써지는 거죠.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수많은 미사여구를 가져다가 여자친구를 혹(-_-) 하게 하여 마음을 풀어준다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좀 예가 다르지만, 그만큼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내 말속에는 내 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죠. 내 표정속에 내 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글로 쓰는 건 너무 쉽죠. 인터넷도 마찬가지로 손가락을 자판위로 놀려서 글을 쓰는 것이니 실제로 만나서 대화 하는 것 보다는 정말 정말 쉽습니다. 욕도 쉽게 할 수 있고, 상대의 말꼬리도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회원들이 모여서 임진록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면 그렇게 혈압올리면서 싸울수 있을까요? 막말을 하면서 선수들을 몰아세울수 있을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각 스타커뮤니티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들은 너무나도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말 내가 리플로 의견을 주고 받는 상대가 내 앞에 있어서 대화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어이없는 싸움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미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인터넷, 우리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고 보여줍시다. 손가락을 놀려서 창조해내는 cyber identity 말구요. 우리 진짜 모습을요. 따뜻한 마음을요...


ps. 운영진 여러분 힘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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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제일
04/11/16 08:43
수정 아이콘
면대면...
소위 현피라는거..그 필요성이 절실하게 느껴지고는 합니다.
으하하하-
GunSeal[cn]
04/11/16 08:47
수정 아이콘
강회장님...그나저나...cyber indentity라고 하면...어떻게 해석이 되지요...???
04/11/16 17:17
수정 아이콘
토론보다는 싸워서 이기겠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꽤 있기 때문이겠지요. 저도 뭐 토론해서 제 의견을 관철시킬때 느껴지는 흐믓한 기분을 참 좋아하긴 합니다만...... 내가 잘못 생각 했다는 것을 스스로 느낌에도 불구하고 억지를 부리고 있을때는 점점 추해지는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한번 쯤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느낄때 인정하고 뒤로 물러서보는 경험을 가져 본다면 그것이 크게 부끄러운 것도 아니며 오히려 자신의 사고를 더욱 키워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텐데 말이죠.(뭐 물론 저도 아직 능수능란하게 그럴 수 있는 경지는 아니지만요. 아직은 고집쟁이에 더 가까운......^^)
올빼미
04/11/16 18:33
수정 아이콘
넷상의 자기정체성이아닐런지....
올빼미
04/11/16 18:34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이런 좋은글을 다른글보다 읽은 사람이 적은 이유는...........???
아케미
04/11/16 20:00
수정 아이콘
하와이강님 반갑습니다. 저는 그곳의 유령이자 이곳의 찰거머리네요. ^^
인터넷이라도 결국 현실과 똑같습니다. 사람이 있는 곳이니까요. 그렇기에 더더욱 예의가 중요한데… 소모적인 논쟁으로 치닫는 댓글들에 저도 한숨 쉬게 되더군요. 그렇지만 며칠 지나자 다시 이렇게 돌아오지 않았습니까? 파렴치한이 아닌 이상은 모두가 멋진 네티즌들이라고 믿습니다.
그리운 아키텍
04/11/16 22:46
수정 아이콘
올빼미님// 제가 추측건데 제목이 영어라 그런 건 아닐까요?^^ 저는 제목으로는 그냥 쓱~ 지나치다가 하와이강님의 닉네임을 보고 클릭했습죠. (그냥 제생각입니다.)
04/11/16 23:38
수정 아이콘
그리운 아키텍님과 마찬가지로 저도 닉네임보고 클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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