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10/01 11:06:46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잡담] 그냥 주절거리기...
장자인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우화 비슷한 이야기 하나 생각이 납니다.

어떤 사람이 어릴 적에 고향을 떠나 고아처럼 살았습니다.

어느덧 성년이 되어 힘들게 고생 고생하다가 제법 살만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낳아주신 부모님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움에 목놓아 울던 나날이 얼마나 많

았겠습니까?

여기 저기 수소문 끝에 자신의 고향을 알고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셨으나 당신이 태어난 집과 부모님의 묘소는 있다고 했습

니다.

그는 지체 없이 짐을 꾸려 길을 떠났습니다.

몇날 며칠을 고생 끝에 그의 고향 어귀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뛰는 가슴을 억누르며 걸음을 옮겼습니다.

어느 허름한 집 앞에서 그 사람이 말했습니다.

"이곳이 당신이 태어난 집이요"

그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펑펑 울었습니다. 말 그대로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저기 뒤에 묘소가 있으니 갑시다."

부모님의 묘소를 보자 그는 서러움에 거의 죽을 것처럼 울부짖었습니다. 그가 그렇게 울

다 지쳐 쓰러질 지경이 되었을 때였습니다.

지나가던 한사람이 그에게 다가와 물었습니다.

"이보쇼, 왜 그렇게 서럽게 우는 것이오?"

"어릴 적 헤어진 부모님의 묘소를 이제야 찾게되니 만감이 교차해서 그럽니다.."

"음...여긴 우리 부모님 묘소인데..."

그제서야 그를 안내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아차차! 여기가 아니라 건너 고을이지..."

그들은 드디어 진짜 고향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눈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덤덤하게 집을 보고 묘소를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감정이 없다면 사는 건 참 재미없을 겁니다. 그러나 감정은 때로는 진실을 호도하고 눈을

멀게 합니다. 가끔 가슴에 뭔가 꽉 막힌 듯한 느낌에 울컥하지만 그것이 오래가는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

회오리바람도 소낙비도 한나절을 가지 못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게 아니기 때문이라는 노

자의 구절을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그것이 자연스럽지 못한 것이기에 오래가지는 못하지

만 그 피해는 막대한 경우도 많습니다.

갑자기 내리는 폭우나 회오리바람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대

비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언제나 조금씩 깨어 가는 자신으로 살아간다면 말입니다.

음..그냥 주절거리는 소리로 소중한 시간을 빼앗아서 죄송합니다...(__)

ps. 미니홈피를 폐쇄 했습니다. 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귀찮아진...그래도 가끔 찾아오시던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와룡선생
04/10/01 11:42
수정 아이콘
아.. 무언가 모를 깊은 깨달음이 전해져오네요..
물흐르듯이.. 감정이 가는대로 사는것도 어려운 세상이지만..
어렵다고 힘들다고 포기해선 안되겠죠..

아니..그런데.. 총알님..
그냥 주절거리는 소리로 소중한 시간을 빼앗아서 죄송합니다...(__) <== 그냥 주절거리는 소리가 이정도면.. 도대체...(할말을 잃음. -_- )
뜬금없이 술주정은 어느정도일까 궁금해지네요..
총알이 모자라.
04/10/01 11:45
수정 아이콘
말 다했죠. --;;
카이레스
04/10/01 12:14
수정 아이콘
총알이 모자라...님의 글은 항상 무언가를 느끼게 하네요..10월 첫 날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즐거운 10월 되세요^^
04/10/01 13:45
수정 아이콘
새로운 운영진에 너무너무 추천해드리고 싶은 분 ^^b 총알님 항~~~~~~~~상 감사합니다.
비오는수요일
04/10/01 15:26
수정 아이콘
총알이 모자라 ---> 총알이 넘쳐나
이렇게 바뀌어야 되지 않나요? ^^
좋은 주절(--;) 감사합니다.
아케미
04/10/01 19:38
수정 아이콘
감정은 오래가지 않아도 추억은 오래갑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immortal
04/10/01 20:42
수정 아이콘
오프에서 총알님을 만나뵈면 이 글이 주절거리는 정도라는게 실감이 나죠.
오프에서 총알님이 하시는 말만 들어도 어느덧 시간은...집에 가는 차는...
총알님 조만간에 또 뵙겠군요~~
04/10/01 20:43
수정 아이콘
지금 술마신 상태시죠...

^^
Return Of The N.ex.T
04/10/01 22:37
수정 아이콘
추억.
때로는 괴롭기도 하지만, 때로는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되기도 하는듯 합니다.

자연스럽다는것.
정말 좋아 보이지만 정말 싫은 말이기도 합니다.
'고정관념'이라는걸 심어 주는거 같아서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979 [PvsZ] 공방 대저그전 승률 20~30%였던 저를 승률 60~70%까지 올려준 빌드입니다. [20] 고도의증슥빠4016 04/10/01 4016 0
7978 Inside stuff 를 보고나서... [4] CSP_Yellow6513 04/10/02 6513 0
7977 테란 최강 버그성 플레이와 정찰 허용해야 하나? [19] ArcanumToss6973 04/10/02 6973 0
7976 임요환 그의 토스전! (박용욱전을 보고나서..그냥 잡답) [7] TopaZ4139 04/10/02 4139 0
7975 [잡설] 전 기분파입니다.. [8] tajoegg3730 04/10/02 3730 0
7974 온게임넷의 스타리그를 위한 작은 제안들. [8] 信主NISSI3451 04/10/02 3451 0
7972 오늘 경기들... [35] 총알이 모자라.3268 04/10/02 3268 0
7969 임요환... 토스전 정교해져라!! [25] 유리4068 04/10/01 4068 0
7968 개인적인 생각 최고의 온겜넷 8강 대진표 [23] 신영환3540 04/10/01 3540 0
7967 강민 그의 고집(?)이 다시한번 시작되었다! [24] 하늘소망5178 04/10/01 5178 0
7966 WCG 2004 각 종목별 본선 대진표 [1] Crazy Viper3641 04/10/01 3641 0
7963 배신을 수없이 많이 당해보니... -ㅁ-;; [10] 완성형폭풍저3218 04/10/01 3218 0
7962 임요환선수와 이윤열선수,그 이후.. [38] 힘들었던시간7814 04/10/01 7814 0
7961 제안! 행복한 릴레이 [39] 비오는수요일3396 04/10/01 3396 0
7960 스타리그를 더 기대감을 갖고 보고싶습니다.. [10] 패닉3499 04/10/01 3499 0
7959 서지훈선수에 부전패에 대한 논쟁을 읽고나서 화가나서 [18] ch40003919 04/10/01 3919 0
7958 이번주 당신은골프왕배MSL 사진+후기 [8] Eva0103676 04/10/01 3676 0
7957 [버그성 플레이] 일꾼 정찰때 막혀있는 유닛을 뚫고 지나가기.. [29] 글쓰기버튼생6259 04/10/01 6259 0
7956 9월 랭킹 순위... [13] 쫌하는아이.3418 04/10/01 3418 0
7955 수백, 수천 년의 생명력을 가진 보드 게임들...... 그리고 스타 크래프트 [6] 길 가는 법만 3476 04/10/01 3476 0
7953 [잡담] 그냥 주절거리기... [9] 총알이 모자라.3204 04/10/01 3204 0
7952 [잡담]피지알에 오고 난뒤의 변화 [6] CSP3225 04/10/01 3225 0
7951 [Blues] 몽상가 [12] 김성수3091 04/10/01 309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