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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9/28 19:59:13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카디널스 이펙트2
미국의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좋아하는 분들은 잘아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라는

팀이 있습니다. 이 팀은 창단 이후 한번도 세인트루이스를 떠나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

한 이팀에는 '카디널스 이펙트' 라는 것이 있습니다.



카디널스 효과란 무엇인가?


카디널스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가장 뛰고 싶어하는 팀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언제

나 좋은 선수들을 확보하는데 유리하죠. 총 연봉 랭킹 10위이니 돈을 많이 쓰는 팀은

아니지만(적은 액수는 아니죠-_-;) 언제나 연봉 대비 고효율을 자랑합니다. 그 이유

가 바로 카디널스 효과입니다.


세인트루이스 팬들은 야구를 열정적으로 사랑하지만, 그것이 도가 지나쳐 한 선수를

어느 때는 하늘같이 받들고 어느 때는 완전히 묵사발로 만드는 그런 팬들이 아닙니

다. 그들은 어떤 경우이든 자기 팀에 들어오면 그 선수를 성원하고 그 선수가 제 실력

을 발휘 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인내심을 발휘합니다. 팬들 뿐 아니라, 지역 언론도 언

제나 우호적인 기사를 쓰고 자신의 팀을 비난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팬들이 그러

한 것을 싫어 하다보니 언론도 비난하기 어렵겠죠.


당연히 선수들은 경기에 나설 때 부담이 훨씬 덜합니다. 즉, 자신을 믿고 성원을 보내

주는 팬들이 있으니 부담 없이 최선을 다할 수 있습니다. 마크 멕과이어가 홈런 기록

을 세우고 다른 팀으로의 이적을 거부한 것도 이러한 환경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

다. 그는 세인트루이스를 사랑하며 팬들을 사랑하며 진정한 야구팬은 세인트루이스

팬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잘하면 영웅, 못하면 역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분열을 조장하기 보다 야구를 즐

기며 선수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 이것이 많은 선수들이 연봉을 떠나 세인트루

이스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싶어하며 적지 않은 선수들이 이적 후 더 좋은 실력을 발휘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선수들을 응원하다 보면 열 받는 일이 많죠? 짜증이 날 때도 있고, 선

수가 미워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선수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더 많

죠.

그런데 만일 세인트루이스 홈구장에서 카니널스의 팬이 카디널스를 마구 비난을 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그냥 무시하는 사람도 있고 그 사람보고 조용히 하라고 하는 사람

도 있을 것이고 그 사람을 비난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싸움이 날지도 모르죠. 양키스나

레드삭스처럼 선수들에 비난이 흔한 곳이었다면 별것도 아닌 것이 카디널스 라면 약간의

소란이 되는 겁니다. 바로 이런 차이입니다. 각 구장마다 응원문화가 있고 언론이나 팬들

의 선수들에 대한 애정표현 방식도 다릅니다. 뭐가 좋고 나쁘고 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이

점은 생각해야합니다. 이곳에 프로게임관계자나 선수들이 찾았던 이유는 객관적인 분석

과 선수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기에 가능했던 겁니다. 이곳만의 색깔을 인정하고 이해해

야만 이곳의 응원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겁니다.

선수와 팬의 관계에만 호의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바로 팬과 팬들의 관계에서도 호의

가 필요하죠. 진정 어떤 공간을 아낀다면 함께 하는 이들에게 호의를 가지고 대해야겠죠.

2001년 코카콜라배가 끝나자 홍진호 선수는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고 준우승에 불구

하고 훌륭한 선수로 인정 받게되었습니다. 우리가 지금 원하는 것은 그때와 같은 것입니

다. 승자이건 패자이건 최선을 다했다면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주는 것처럼, 누군가 좋은

글을 혹은 진심을 담은 글을 올린다면 아낌없이 성원을 보내주는 것 말입니다.

* 이 글은 타 사이트에 올린 글을 수정 보완한 것입니다. 겹치는 내용에 대해서는 양해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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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의 흔적
04/09/28 20:01
수정 아이콘
좋은 말입니다. 세인트루이스가 그런 팀이었네요ㅠ..ㅠ 박찬호 선수나 김병현선수가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보스턴이나 텍사스나 못하면 너무 심하게 비판하는... 선수들 힘내요!
낭만드랍쉽
04/09/28 20:12
수정 아이콘
요즘 박찬호 선수에대한 홈팬들의 호흥은 상당히 좋더군요.
병현 선수.. 오늘 보스톤이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하면서 모든 선수들이 나와서 하이파이브할때 나와서 선수들하고 손도 마주치고, 옆 선수와 웃는 모습도 보이고..
여러모로 좋아보였습니다.
앞으로 한국선수들 모두 사랑받는 선수가 되었으면 하네요.
카디널스.. 아직도 맥과이어 선수 은퇴는 너무 빨랐다는 생각이드네요.
에드먼즈, 푸홀스, 롤렌... 이 3인방 타점이 352타점이네요.
플옵가면 말그대로 새가 되는 경향이 있던데.. 올해는 잘했으면 좋겠네요.후후
빛나는 청춘
04/09/28 20:29
수정 아이콘
이 글을 읽으니 느껴지는 곳이 많군요..특히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다 보면 열 받는 일이 있다는 부분...짜증내고 미워하고..어찌 말로 다 표현하겠습니까.. 제 경우에는 그런 날이 있으면 며칠 동안 스타 관련 싸이트는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하지만..정말 며칠 동안 내내 생각하면 할수록 열 받는 경기를 했다고 해도.. 언젠가는 해낼 거야라는 때문에 다시 스타를 보게 되죠..정말 님 말처럼 제가 좋아하는 선수가 제 실력을 발휘 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인내심을 발휘하게 되는 것 갔습니다..^^
어쨌든... 좋은 글이네요.. 정말 언젠가는 세인트루이스 팬들처럼 팬과 선수들의 호의와 또한 넘어서 팬과 팬들 간의 호의의 응원문화가 e-sport에도 자리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ps.좋은 글 감사합니다..
하이맛살
04/09/28 21:11
수정 아이콘
문득 프리미어 리그때의 변길섭선수의 말이 생각나네요.........
04/09/29 01:50
수정 아이콘
'카디널스 이펙트' 음... 한국말로는 "카디널스의 압박" 정도 일까요?
농담 입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손가락바보
04/09/29 01:51
수정 아이콘
그래도 저는 야구에 목숨거는 보스턴 광팬들이 더 좋더군요. 특히나 멀뚱히 앉아서 일광욕이나 하고 있는 다저스 구장 같은 곳은 정말... 보스턴 팬들이 극성이긴 해도 뒤끝은 없는 사람들입니다. 못할때 야유해도 잘하면 다시 환호해주는 사람들이죠.. PGR의 분위기 이런 얘기는 그닥 하고 싶지 않고 암튼 병현이 때문에 보스턴 지역을 싸잡아 욕하는 분들이 많은게 좀 안타까워서 끄적거려 봅니다.
김성수
04/10/01 09:39
수정 아이콘
보스턴 팬들을 보면 네글자가 생각납니다. '이율배반', 혹은 '토사구팽'... 설사 누군가가 나타나 말도안되는 역전승으로 밤비노의 저주를 풀어준다해도 그 다음해에 부진하면 야유를 보낼 사람들이죠. 욕하고 싶지는 않지만 적어도 제 정서와는 맞지않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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