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23/08/16 15:03:54
Name Kaestro
Subject [기타] 게임, 만남, 헤어짐
초등학교 3학년 때 플레이한 아스가르드를 시작으로 저도 어느덧 게임을 시작한 지 20년이 됐습니다만, 이번 1년과 같은 게임 경험을 한 것은 오랜만이었습니다. 게임을 한다고 하면 게임 내에서 길드와 같은 공동 플레이는 거의 하지 않고 솔로 플레이를 즐기거나, 롤 오버워치와 같은 경쟁 플레이를 하는 유저였거든요. 게임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게임을 하기 위해 만나는 것이고 그 이상의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마치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처음 친해진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안 나듯이, 이번에 만난 인연들은 그렇게 어느 순간 내가 왜 이 사람들과 있는 시간이 즐거웠는지 돌이켜보면 기억이 나질 않는 그런 스며드는 자연스러운 인연들이었습니다. 우마무스메를 플레이하면서 같이 대회를 준비하고, 좋은 육성이나 괴로운 육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대회가 진행되는 과정에 대해 떠들고 다음에 있을 실장마들에 대해 들뜨고 그런 과정들은 너무나도 즐거운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움이 없었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 모든 인연이 다 그렇습니다만 특히나 현실에서 얼굴 한번 마주치지 못하고 연락처 하나 나누지 못한 인연이란 것은 너무도 가벼운 것이어서 언제 헤어지게 될 것인지 모르고, 그렇게 되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같이 게임을 하는 1년 동안 많은 새로운 분들이 와주셨지만, 그만큼 떠나신 분들도 많았고 아쉽기는 했으면서도 붙잡지 못한다는 것도 아는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해왔네요.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는, 제가 글을 여럿 써오기도 했습니다만, 제 인생 최고의 게임 중 하나라 할 수 있는데도 다른 사람에게 섣불리 추천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기본적으로 서브컬처 게임인데 소재조차 독특한 것이 진입장벽으로 다가오는 데다가, 일회성 컨텐츠인 스토리 즐기는 기간을 지나고 나서 메인 컨텐츠이자 반복 컨텐츠인 pvp(속칭 챔피언스 미팅) 컨텐츠에 진입하게 되면 굉장히 괴로운 게임이거든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인자작, 쫓아오는 대회 일정, 완성했다 싶으면 무언가 한 가지가 모자란 고점작이 쉼 없이 이어지고 이를 마쳐도 결국 룰렛에 운명을 기대야 하는 게임이니까요.

그런데도 제가 이 게임을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즐겁게 할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해주시면서 저같이 못난 녀석이 히스테리 부리는 것을 다 받아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고마운 분이 한 분 게임을 쉬시게 되고, 앞으로도 더 많은 분이 게임을 그만하시게 되는 날이 오게 되겠죠. 여태까지 그래왔듯이요. 그리고 언젠가는 그 사람이 제가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우마무스메가 원래 그런 게임이듯, 그날까지 모든 날이 즐거운 날뿐일 수는 없겠습니다만, 돌아봤을 때 즐거웠고 다시 기회가 되면 함께하고 싶은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하고, 사…사… 좋아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웸반야마
23/08/16 15:06
수정 아이콘
아스가르드 추억돋네요...

어둠의전설에서 승계된 속성 공격 & 방어 시스템이 있던 게임 맞죠? 너무 옛날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어둠의전설 하면 자음퀴즈 했던거만 생각나고
23/08/17 05:54
수정 아이콘
아스가르드 저도 참 좋아했던 게임이긴 한데 워낙 어릴때 했어서 자세한 내용들은 기억이 안나고

헬렙/사렙/광렙이었나해서 레벨업 계단이 확 올라가는 수치가 50/70/79였나 있는데 제가 70찍고 유료화돼서 접은 기억만 납니다
스띠네
23/08/16 15:08
수정 아이콘
오늘 우마무스메를 하면서 세계 최고의 게임사는 역시 코나미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유는... 비밀입니다.
23/08/16 15:44
수정 아이콘
??? : 새로운 백댄서인가...
닉네임을바꾸다
23/08/16 15:58
수정 아이콘
누구나 알듯한 비밀...
23/08/17 05:54
수정 아이콘
최고의 게임사 코나미
닉네임을바꾸다
23/08/16 15:59
수정 아이콘
(수정됨) 결승 확인해봐야하는데...(아마 99퍼는 백댄서 1퍼는 경마에 절대란 없으니까...)
카프리콘 다음으로 두번째 a결인데 첫번째때도 3등이였으니까
23/08/16 16:11
수정 아이콘
이런 게임 왜 애정을 가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시간은 시간대로 무한히 잡아먹고, 운 나쁘면 성취감은커녕 짜증과 억울함만 가득한데요. 잘못 설계된 게임이에요.

절대 오늘 결승에서 2도주의 늦출과 클구리의 흥분+고유기불발로 5-7-9착 꼬라박아서 하는 말은 맞습니다.
23/08/17 05:54
수정 아이콘
저도 오늘 늦출 둘 났는데 늦출난 친구가 코차 2착패배했더군요
1등급 저지방 우유
23/08/16 16:45
수정 아이콘
항상 감사하고, 사…사… 좋아합니다.

좋네요 마지막멘트
23/08/17 05:56
수정 아이콘
나름 유명한 멘트입니다. https://m.cafe.daum.net/subdued20club/ReHf/3183237
23/08/16 17:14
수정 아이콘
항상 궁금한 거 톡방에 물어보면 칼답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도 슬슬 흥미가 떨어지고 있는데 애들 보면 너무 이쁘고... 근데 또 뽑기엔 맵네요 ㅠㅠ... 악마의 게임입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3/08/16 19:28
수정 아이콘
당장 내일 네이처가 유혹을...읍읍
23/08/16 23:15
수정 아이콘
저도 킹보단 네이쳐.... 젭알!!
23/08/17 05:56
수정 아이콘
파이팅입니다. 이번에 네이처 너무 예쁘죠
무냐고
23/08/16 17:32
수정 아이콘
만남은쉽고~
23/08/16 17:53
수정 아이콘
게임에서 같이 하는 즐거움이란 것은 항상 소중한 느낌이에요
저도 겜할 때 혼자서도 충분히 즐겁게 하지만, 같이 사람들과 하다가 파티가 해체되면 생각보다 금방 접게 되더라구요
글을 읽으며 게임 디코방에서도 누가 바빠서 안보이면 아쉽고, 또 떠난 사람이 오랜만에 못잊어 다시 돌아오는 걸 보며 반갑고 이런 감정들이 생각나서 감상적이 되네요 흐흐
23/08/17 05:57
수정 아이콘
단순히 게임이기만 했다면 이렇게까지 즐기지 못했을텐데 남들과 함께하는게 강조되지 않는 게임에서 이런걸 즐기게 되는 날이 올거라곤 생각을 못했네요
23/08/16 18:38
수정 아이콘
흐흐 한섭 또레나들 모두 화이팅입니다

~이상 더트말딸 풀이 부족해 이번챔미 던지고 노는 일섭 또레나가
닉네임을바꾸다
23/08/16 19:09
수정 아이콘
더트 10개 붙여서 2번 붙이는 그런건 안하셨나보군요?
23/08/16 22:00
수정 아이콘
엄밀하게 말하면 엘+오구리에 제퍼 더트인자붙여서 S만들면 제가 가진 말딸풀로도 가능하긴 한데...
제가 지난 주말까지 현생이 바빠서 인자작이니 뭐니 할 틈이 없었습니다 크크크

겨우 이번주부터 해방되었는데 이미 챔미가 코앞이라 챔미육성이고 뭐고 이미 무리데스(...)
23/08/17 05:57
수정 아이콘
일섭 2.5주년 곧 나올텐데 안그래도 파카튜브 기대하는중입니다
일모도원
23/08/16 20:03
수정 아이콘
저 역시 헤비 유저에서 챔미 안 뛰는 즐겜러로 넘어 갈까 고민 중인데..
웃으면서 접었으면 좋겠습니다.
23/08/17 05:58
수정 아이콘
일모도원님께서 웃으면서 접으시는 날이 오시기를 기원합니다
캡틴리드
23/08/16 22:32
수정 아이콘
게임의 매력은 함께하는 인연이죠. 그 인연 속에서 느낀 즐거움과 아쉬움, 모두 소중한 추억이 될 겁니다.
23/08/17 05:58
수정 아이콘
쓴 돈이나 시간이 작지 않지만 지금은 언제 접게 되더라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것 같다고 생각하는중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8029 PGR21 2023 여름 계절사진전을 개최합니다 [18] 及時雨8048 23/09/06 8048 9
78024 [기타] DJMAX LUXPECT LEAGUE 2023 (DLL 2023) 감상 [8] 포커페쑤10191 23/09/10 10191 0
78020 [기타] 최근 즐기는 TRPG 마스터링 시노비가미 [9] 티아라멘츠10352 23/09/10 10352 1
78005 [기타] 원신 팝업스토어 막장 운영 사과문이 올라왔습니다 [16] Leeka11878 23/09/08 11878 0
77971 [기타] 게이밍키보드의 핫 트랜드 [59] Valorant14614 23/09/04 14614 5
77960 [기타] [메이플] 광기의 닉네임 경매 이야기 - 닉네임 경매는 왜 흥할까? [15] 우승10887 23/09/02 10887 5
77953 [기타] 아시안게임 전력분석관 발표 [62] SAS Tony Parker 16011 23/09/01 16011 3
77947 [기타] (스포)붕괴:스타레일 1.3버전 업데이트 -분노의 후기 [20] 꿈꾸는드래곤12111 23/08/30 12111 5
77923 [기타] (스포주의) 발더스 게이트3 중급 팁 "니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 [14] 겨울삼각형13956 23/08/28 13956 2
77873 [기타] 2023 게임스컴 발표영상 모음 [16] OneCircleEast11381 23/08/23 11381 0
77872 [기타] 개인적인 게임관련 지병을 다시 도지게 만드는 발더스게이트3 [32] 겨울삼각형12421 23/08/23 12421 2
77871 [기타] 철권8 2024년 1월26일 출시 예구시작 [11] 김경호10106 23/08/23 10106 0
77815 [썰풀기] 아니 그래서 왜 에이티즈? 에 대한 변명? 혹은 비판. [233] Taima14257 23/08/18 14257 5
77810 [기타] [스포X] 발더스게이트3 초심자용 팁 [19] 겨울삼각형13515 23/08/17 13515 2
77802 [기타] 게임, 만남, 헤어짐 [26] Kaestro11024 23/08/16 11024 6
77800 [기타] 주말 및 광복절 연휴에 즐긴 게임들 [11] 겨울삼각형10094 23/08/16 10094 0
77796 [기타] 로지텍 지슈라2 상세 스펙 유출 [12] SAS Tony Parker 11924 23/08/16 11924 2
77792 [기타] 로봇 게임의 조작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11] Purple12839 23/08/14 12839 5
77764 [기타] [트위치 이벤트 홍보] Korea Shmup Festival 3 [3] 허성민9474 23/08/11 9474 1
77756 [기타] EA FC24가 역대급 역차별을 보여줍니다 [72] 쀼레기12560 23/08/11 12560 5
77730 [기타] 로지텍 지슈라2 실물 및 가격 유출 [25] SAS Tony Parker 12238 23/08/09 12238 0
77713 [기타] EVO 2023 최종 결과 [31] 시린비12082 23/08/07 12082 4
77708 [기타] EVO 2023 철권7 최종 결과 [20] 시린비10045 23/08/07 1004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