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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9/22 17:17:11
Name edelweis_s
Subject 칼(劍, 刀)
칼(劍, 刀)


지금은 2004년입니다.

전쟁이 난다하면, 이젠 총조차도 필요 없는 미사일 전쟁 시대입니다.

(미사일 날린 다음엔 보병이 싸우겠지만요…….)

고로, 칼은 원시적 무기가 되어버려 어느 싸움에도 사용되지 않지요.

스타크래프트를 보더라도 칼을 사용하는 유닛은 프로토스의 질럿과 다크템플러 뿐입니다.


하지만, 전 칼이 좋습니다.

왜냐……. 멋이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총과 같이 놓아보아도, 칼이 멋있습니다. 그 옛 날 구닥다리 병기(兵器)가요.

총이나, 칼이나. 차가운 금속으로 만들어진 것에는 다름이 없으나,

파랗게 빛나는 담금질무늬(刃文)의 물결에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가 들어가 일렁이는 듯 합니다.

서슬이 선 칼을 보다보면, 이마를 맞대고 거친 숨소리를 들으며 정신없이 칼을 놀리는

무사(武士)들의 비장함이, 그 열기가 제게도 조금이나마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허나 우리나라에는 칼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책에서 보니, 수성전투(守成戰鬪)가 주를 이루었던 우리 역사에서는

도검(刀劍)보다는 활이 더 많이 쓰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활이나, 활 쏘는 실력이나 아주 세계적인건가요;;;

하긴 활 말고도 창(槍)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많았을지도 모르죠.


혹시, ‘라스트 사무라이’라는 영화 보셨나요?

뭐 아무생각 없이 그냥 영화로만 보면 꽤나 잘 만든 작품이지만,

동양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사는 우리에게는 어째 곱지 않은 시선이 섞일 수밖에 없겠지요.

게다가 미국만세도 섞여있구요…….

어쨌든, 거기에서 일본의 무사들. 즉, 사무라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 때가 칼에서 총으로 넘어가는 시기죠.

영화 끝에 보면 말을 탄 사무라이들이 개틀링건 -_-;;으로 돌진하다가 몰살당하는 장면이

있는데, 기관총에 비하면 빈약한 갑주를 걸치고 칼을 쥐고 달려가는 모습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지금의 현대식 무기보다 칼에게서 더욱 멋이 느껴지는 것은

오랜 시대를 거쳐 오며 사용 된 칼에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섞여 있는 것이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여러분들은 칼 좋아 하십니까……?





+1. 그런데 전 현실적인 칼싸움보다는 무협지에 나오는 것처럼

붕붕 날라다니면서 싸우는 게 더 좋더군요. 와호장룡, 동방불패…… 뭐 이런 거요.

너무 환상에 심취해 있는 건가요-_-;;

+2. 이순신 장군의 칼 있잖습니까. 일휘소탕 혈염산하(一揮掃蕩 血染山河)라고 적혀 있는.

실제로 한 번 본적이 있는데, 진짜 속된 말로 뽀대가 장난이 아닙니다 -_-;; 말로만

듣던 그 길이하며, 고풍스러운 자루에 칼집 등등등. 하여간 멋집니다.




이충무공 장검.



이건 이충무공 장검을 하사받고 2년 후에 다시 한번 하사받은 칼이라고 합니다.

참도(斬刀)라고 하며, 역시 한쌍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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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를 꿈꾸며...
04/09/22 18:10
수정 아이콘
이상하게도... 저는 칼에 애정이 많습니다....
그래서... 틈나면... 인사동에 갤러리도 가보고...(자주는 아닙니다....;;)
집에도.. 한자루는 소장하고 있습니다...
왠지.. 총보다... 칼에서 묘한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왜일까요...
올드보이
04/09/22 18:14
수정 아이콘
아쉽게도 조선은 문(文)을 중요시하는 나라여서 저런 검이나 칼의 로망을 실현할 기회가 적었다는... 그래도 청풍명월은 극강!
04/09/22 18:27
수정 아이콘
그.. 라스트사무라이에서 나온 사무라이가.. 그 당시 조선정벌을 주장했다죠.(국화와 꽃) 영화 내용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요.
The girl with april
04/09/22 18:28
수정 아이콘
음. 저는 대학다닐때 사무라이에 대한 강의를 몇번 들었는데, 실제 칼은 공격용(일본에서)이 아니였다고 하더... 그리고 말타고 활 싸움이 대세 였다는 듯 하더군요...당시 강사선생님께서는 왜곡된 역사였다고 사무라이는...했던 기억이 어렴풋이-_-;;;
Sulla-Felix
04/09/22 18:39
수정 아이콘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서남전쟁을 모티브로 한 영화 같네요. 정한론이면 사이고 다까모리...

그리고 일본에서도 이미 300년 전에 오다 노부나가가 총질로 최고의 기마부대를 박살냈었죠. 결국 지금의 칼의 이미지는 말그대로 실전용이 아닌 조작된 이미지죠. 이게 영화, 소설을 통해 외국인에게 확대 재생산 된 것이고..
비오는수요일
04/09/22 18:41
수정 아이콘
칼에 대한 얘기는 좋아하지만, 칼을 쓰는것은 싫어한다는,...
키르히아이스
04/09/22 18:55
수정 아이콘
칼은 사람을 죽이기 위한 도구일뿐... 과연 그시대에 살았어도 칼을 좋아했을지 의문입니다
비롱투유
04/09/22 18:58
수정 아이콘
칼이 멋진건 그냥 그 모습뿐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철학 때문이 아닐까요?
과학이 발달하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요즘은 거의 아무런 죄의식 없이 살인은 저지르죠.
버튼 하나만 누르면 지구반대편에 있는 몇만~ 몇십만의 사람을 한번에 죽일수도 있는..
칼과 칼을 맞대고 있을때는 내 칼로 전해져오는 상대의 고통을 고스란히 느낄꺼라 생각하기에 전 칼이 더 좋습니다.
그만큼 살인의 무게가 커지는것 같아서요.
머.. 그래봤자 살인은 살인이지만..
그래도 총보다는 좋습니다.
녹차빵
04/09/22 19:29
수정 아이콘
총에 맞아 죽는것보다 칼빵을 당한게 훨씬 더 훨씬 더 !!! 아프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노아의 방주
04/09/22 19:48
수정 아이콘
영화 킬빌을 보니까 검이 얼마나 무서운 무기인지
새삼 느껴지더군요.
bloOdmOon
04/09/22 20:52
수정 아이콘
이순신장군의 칼 진짜 멋있네요,, -_-)=b
edelweis_s
04/09/22 21:09
수정 아이콘
노아의 방주//왜 킬빌 1에서 흑백처리 된 영상 있잖습니까. 잘린 사지가 하늘에서 춤추더군요 -_-;; 진짜 무슨 팔다리가 무처럼 썰려나가는데;;
Sulla-Felix
04/09/22 21:18
수정 아이콘
킬빌은 영화니까--;; 실제로 사람 뼈를 자른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킬빌을 싫어하는 편입니다. 무게감이 없다고 할까...
맥핑키
04/09/22 21:58
수정 아이콘
그렇다고 단번에 뼈까지 안 잘려서 두번 세번 도끼질 하듯이 또는 톱질 하듯이 하면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데요...

어차피 영화라면 차라리 한 번에 잘리는 것이 그나마 나아 보입니다.

쓰리 몬스터에서 그 피아노 위로 도끼 휘두르는 장면이 얼마나 섬뜩하던지... 피아노 때문에 약 20% 정도 더 놀란다죠.
04/09/22 22:03
수정 아이콘
한동안 꿈꿨던 꿈이 요리사여서 그런지 칼이 낯설게 만은 느껴지지가 않네요.. 부엌칼도 칼이니깐요 ㅡㅡ;
남자의눈물
04/09/22 23:44
수정 아이콘
칼(도)이라 서극감독에 조문탁 주연의
서극의 칼이란 홍콩 영화가 떠오른군요.
예전에 무협을 좋아햇던 사람으로써 홍콩영화 특유의 와이어 액션을 최대한 자재하고 실감나는 영상을 보여준 몇 안되는 영화라고 기억합니다.
투박함 그자체 이면서도 투박함 자체를 덮어버리는 파괴력으로 기억되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칼에 대한 기억으로 바람의 검심에서 히코 세이쥬로가
켄신에게 하는 말이 기억나네요

검은 흉기! 검술은 살인술!

어떠한 입에 발린 말을 하더라도 그것이 진실!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사람을 벤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사람을 죽인다

그것이 검술의 진정한 가르침.

마지막으로 오래전에 조금 읽었던 마지막 조선검 은명기라는 소설이
기억에 남는군요...
어떤 물건이라도 이라도 어떤사람에게 쓰이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그것이 사람을 이롭게 할수도 있고 아니면 해할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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