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9/14 00:32:20
Name Lunatic Love
Subject Wisdom tooth
"으...시려..."



찬물을 아침에 일어나자마 들이켰다.

갑자기 이가 시림을 느꼈다. 며칠전에도 이가 시려서 진통제 한알을 삼켰었다.
양치질하는데도 이가 아프다. 다시 봐보니 안쪽 사랑니가 썩어있다.
거의 썩은 수준이 함몰-_- 수준이다.

어금니는 보통 네모난데 잘 살펴보니 세모 모양이 되어 있다.
이 정도까지 놔두다니...둔하긴 둔한가 보다 나도...


...



마지막 날이다.

첫직장은 힘들던 말던 역시 첫직장인가 보다.
첫사랑이 기억되듯 첫직장도 잊지 못할꺼 같다.

같이 뛰던 동료들.
끝까지 나를 믿어주던 10년차 선배.
힘들어도 즐겁게 웃으며 맞장구 쳐주던 3년차 선배.

내 짐을 챙기고 나가면서 난 다른 사람들처럼 조용히 가진 않았다.

동기들, 선배들, 후배들에게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줬다.
열심히 일하라는 말과 함께...팀장이 잡았던 내 왼손에 사라져가는 온기는
놓치고 싶진 않았으나, 그는 나완 다른가 보다.
뒤돌아서서 걸어나갔다.눈이 사알짝 뜨거워졌다.
나오자 마자 입에 문 담배 연기때문에 인가 보다.




...




생일 파티를 했다.

9월에는 나를 포함, 친구한명, 그녀까지 세명의 생일이 몰려있다.
뭐...이미 직장을 그만둬서인지 그녀의 짜증은 극에 달아있었다.
단지 내 문제뿐 아니라 그녀의 직장도 힘든가 보다.

자기 직장까지 힘들어 죽겠는데, 괜히 주변에서 깔딱-_-대는 백수하나.
귀찮아 죽는건 당연한건가...

...




사랑니..
내일 뽑아야 겠다.

계속 신경 쓰인다.

살짝 건드렸더니 눈물이 찔끔 나올정도로 아프다.




...






이모부의 독서실 알바를 가장하며 거의 혹처럼, 식객생활이
한달째 되어 간다.뭔 잘못을 이리 많이했는지...이미 이모부는 내게 등을 보이셨다.


밖에 나가 담배를 한대 입에 물었다.

"아악!"

사랑니를 건드린 데다가 발을 헛디뎌서 발등이 문에 찍히고 동시에 담배연기까지
눈에 맴돈다.








아무도 없으니 잠깐 주저 앉아도 괜찮겠지...

하지만, 갑자기 북받치는 서러움은 어떻게 할 수 없나보다.
어떻게 할 수는 ...
없나보다...






...






"그런 마우스는 왜 그리 쥐고 만지작 거리고 있냐? 버튼 두개밖에 없고, 휠도 없잖아."





"...제 손에 가장 잘 맞아서요."





"싸구려 볼마우스가 부적이니?"












"...핫하...그런가요? 부적이라고 치죠 뭐. 저만의 부적이예요. 행운을 가져다주는..."






by Lunatic Love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그대는눈물겹
04/09/14 00:36
수정 아이콘
아직 어리지만 그 서러운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수 있겠습니다. 아직 학생인 저도 푸념만 늘어 놓을때가 많거든요.
The Essay
04/09/14 01:07
수정 아이콘
이상하리만큼...
오늘 제가 가졌던 기분과 비슷하네요...
힘내자구요. 밝은 날은 꼭 오겠죠? ^^
기억의 습작...
04/09/14 01:17
수정 아이콘
살면서 느끼는 고통은 현제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 라고 하죠.
다같이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가자구요...그래야죠^^
04/09/14 01:43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가 얼마전에 사랑니를 뽑았는데 힘들때 뽑아서 그런지 참 많이 힘들어 하더군요..감기몸살인 상태에서 사랑니를 뽑은게 잘못이죠
바보같이 전 사랑니를 뽑으면 그렇게 아픈지도 모르고 말릴생각도 못했습니다
좀더 몸이 튼튼할때 뽑았으면 좋았을것을.. ㅠ.ㅠ
단백질 많은 요리를 자주 해주었더니 지금은 거의다 아물었다네요
(그래봤자 순부두나 두부김치정도였지만...)
사랑니 뽑는건 "거사"입니다
휴우...

마베가 언제부터 싸구려볼마우스가 되었죠?
라고 생각해보니까 전체평균을 따져봤을때
싸구려 마우스로 볼 사람들이 많군요
어지간한 광마우스 보다 비싸다는 사실을 아느사람 소수일겁니다
희귀 단종명품 마우스도 알아주는 사람 없으면 싸구려 볼마우스겠죠
허나 어느한쪽에선 그분처럼 애타게 구하는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하루빨리 님의 가치를 알아주는 직장을 구하시길 바래요
힘들어도 눈딱감고 미친척하고 앞으로 전진...
삶을 사는 자세가 아닐까요?
양정민
04/09/14 02:16
수정 아이콘
그래도 산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거잖아요.그렇게라도 생각해야죠.
넘어지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야죠.^^
고통도 삶의 일부분일뿐!힘냅시다. 내일의 희망을 위해.아자!^^
양정민
04/09/14 02:17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저도 어금니가 심하게 썩었는데...치과를 갈려니 무섭구...밥도 제데로 못먹겠고 정말 초난감입니다. 이 나이에 차가운 것도 이시렵다고 못먹으니 원...^^:
안전제일
04/09/14 04:34
수정 아이콘
갑갑하고 모든게 안풀리는때가 있더군요.
언제 끝나나..어찌해야할까..하는 갑갑함이 목을 죄어와서..종국에는 힘이 드는지도 모르게 지쳐버리는것 같은...

그런데 조금만 시각을 달리해보면 길이 보이기도..혹은 도움을 받을수도 있더군요.
기운차게 살아야지요..^^;
04/09/14 10:03
수정 아이콘
이럴 땐... 그저 '토닥토닥'이라는 의태어로 대신할 수밖에 없겠네요.
(가끔은 백 마디 말보다 이 의태어 하나가 더 마음에 와 닿을 때가 있더군요...)
04/09/14 15:18
수정 아이콘
그 분이 멋지게 1승 거둬주면 큰 위로가 될텐데요. 그쵸? ^^
04/09/14 15:56
수정 아이콘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나고 나니 나에게 참 귀중한 시간이었더군요.
가만히 따뜻한 눈길로 주위를 돌아보면 뭔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이 보이실 겁니다. 바로 그때가 기회죠. 기회가 오기 전의 기다림은 가치가 있습니다.
참, 사랑니를 뽑으면 2주간을 술을 못마십니다.. 각오하셔야 할 겁니다.
비오는수요일
04/09/14 17:38
수정 아이콘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사람의 운명과 미래는 알수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날과 나쁜날의 반복....
곧, 좋 ! 은 ! 일 ! 이! 짜안~ 하고 나타날 것입니다.
'사랑의 실연은 또 다른 사랑에게,
사랑니의 아픔은 유능한 치과의에게'
빨리 치료하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580 현존 최강 저그는 소울인가 지오인가? [23] Sulla-Felix5346 04/09/14 5346 0
7578 엄마 보고 싶지 않아요? [13] 비롱투유3514 04/09/14 3514 0
7577 악몽....그리고 그사람은 누구..? [6] 그양반이야기3078 04/09/14 3078 0
7575 하루에 10판이상씩만 하세요~!! [10] KissTheRain4404 04/09/14 4404 0
7574 본격 e-sports로망활극 - 제 5 화 전략, 아니면 계략 (후편) [18] 번뇌선생3565 04/09/14 3565 0
7573 본격 e-sports로망활극 - 제 5 화 전략, 아니면 계략 (전편) [2] 번뇌선생3355 04/09/14 3355 0
7572 (잡담)스카페이스.. 그리고 알 파치노.. [10] 박지완3527 04/09/14 3527 0
7571 본격 e-sports로망 활극 - 제 4 화 배 후 [3] 번뇌선생3424 04/09/14 3424 0
7570 통신어에 대한 고찰 [10] 1a2a3a3281 04/09/14 3281 0
7569 Wisdom tooth [11] Lunatic Love3981 04/09/14 3981 0
7568 [잡담] 삼룡이테란의 악몽.... 삼룡이 삼룡이 삼룡이 삼룡이 [11] BlueZealot4291 04/09/13 4291 0
7567 [잡담]모여라 scv버그.. [8] 귀여운곰탕이4369 04/09/13 4369 0
7566 [영화] "가족"에 대한 이야기......(스포일러 있습니다..) [10] Guy_Toss3001 04/09/13 3001 0
7565 "신이 버린놈" (1) [9] 비롱투유3279 04/09/13 3279 0
7564 내가 본 그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9] 달라몬드3247 04/09/13 3247 0
7563 일꾼을 대상으로 한 재미로 보는 실험 몇 개. [17] 윤여광5772 04/09/13 5772 0
7562 남자들은 모른다..... 스타를 좋아하는 여자이기 때문에 겪는 에피소드들~ (첫번째이야기) [75] 청보랏빛 영혼7318 04/09/13 7318 0
7561 임요환, 그의 부활은 언제인가.. [42] xkaldi4732 04/09/13 4732 0
7560 스타리그 이런 시절도 있었다 [24] 랑맨 (최일권)4516 04/09/13 4516 0
7559 4k 소속의 외국 게이머가 온다!! [14] 시퐁4792 04/09/13 4792 0
7558 [잡담] 서지훈 선수에 관한 단상 [24] Artemis4468 04/09/13 4468 0
7557 TreZiA님에게서 한줄기 빛을 보았습니다. [29] SuperRookie3121 04/09/13 3121 0
7556 No.1은 누구? : 최고의 회원 [60] No.1은 누구?8084 04/09/13 808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