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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
2004/09/13 21:23:21 |
Name |
달라몬드 |
Subject |
내가 본 그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
먼저 제목과는 달리 내용이 그리 충실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양해를 먼저 구합니다. 또한 저의 기준대로 써 나간 것이기 때문에 존대보다는 평범하게 쓴 것도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과거-
"해처리, 해처리, 해처리, 해처리... 깨집니다."
정일훈 캐스터의 특이한 멘트가 귓가를 맴돈다. 임요환 선수가 2연속 온게임넷 우승을 한 순간이다. 공교롭게도 모두 저그를 상대로 우승을 일궈냈다. 그의 과거는 특별했다. 굳이 자세히 언급하지 않아도 될 만큼 수많은 명경기를 배출했다. 홍진호 선수와의 코카콜라배 결승 5경기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시종일관 박진감 있는 경기여서 아직까지 5번기중 최고(나만 그런지는 모르겠다.)라고 할 수 있다. 그 이후로도 아쉽게 졌지만 김동수 선수와의 결승 5번기 또한 많은 팬들의 뇌리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은 경기들이지 않은가.
임요환 선수가 특이한 것은 나 같은 사십대를 팬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내가 스타를 처음 알고 인간이기에 인간종족을 선택한 나를 기쁘게 해준 선수가 임요환 선수인 것이다. 티브이로는 인천방송(지금은 경인방송으로 바뀌었다)에서밖에 볼 수 없었던 그 시절에 아내와 딸래미의 이상한 표정을 옆으로 하고 일요일이면 아침밥도 거르면서 본 그 경기는 십중 팔구는 임요환의 경기였다. 테란이란 종족으로 저렇게 멋있게 경기도 할 수 있구나 하는것에 감동 만땅이었고, 온게임넷을 티브이로 볼 수 없었던 때 회사에서 마음 졸이며 몰래 조그만 vod창을 열어 놓고 때로는 느려터진 버퍼링에 아까운 점심시간 내내 애태우면서 본 그 경기는 인간종족의 마지막 보루처럼 이기고 또 이겼던 임요환 선수의 경기였고, 조금은 이상스럽지만 나는 자연스레 임요환이라는 잘 생긴 청년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이다.
-현재-
"아 임요환 선수 저 병력을 그냥 잃으면 경기 너무 어려워 지는데요", "멀티가 없어요, 임요환 선수", "아 임요환 선수..."
현재의 임요환의 경기는 집에서 온게임넷이나 엠비씨게임에서 종종 생방송이나 재방송을 본다. 예전 만큼 자주 나오지 못하는 그에 대한 세간의 평가나 여러가지 구설수 등은 이젠 훤히 안다. 그러니 여기서 구구절절이 쓰는 것은 어쩌면 이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신 여러분들을 짜증나게 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만 쓰련다. 그래도 그의 게임은 여전히 나에겐 흥미 1순위다. 그러니 재미있다. 다만 자주 지니 아쉬움은 크다. 요즘 흔히 그는 그만의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 여기저기 많이 들려온다. 그리고 그 스타일에 좀 더 물량을 가미해야 한다고 한다. 그 스타일에 물량을 더 할 수 있는건지는 모르지만 뭔가는 새로운 전기를 찾아야 하는 점은 틀려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어느 선수 보다 다른 선수들에게 파악이 많이 된 선수이기 때문이다.
이제 그분이라고 부르는 것 또한 대세라고 한다. 음...나에게는 조금 어려운 문제가 아닌가? 여하간 임요환은 나에게 스타 보는 것을 즐겁게 해주는 선수이다. 또한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프로게이머 중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그 아닌가. 나 같은 올드팬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것도 그이지 싶다.
사십대가 그저 젊은 열성팬처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가 국내 게임산업에 미친 영향은 상당히 크다고 본다. 그를 통해 성장 가능성을 보았을 것이고 그의 영광을 보며 꿈을 키운 젊은이나 게이머도 있을 것이다. 물론 부정적인 요소가 없진 않았겠지만 게임산업분야에서 만큼은 그는 콜룸버스나 빌 게이츠 같은 존재라고도 느껴진다. 심지어 나의 몇 배나 많은 연봉을 받는 그를 보면 분명히 성공한 한 젊은이이다.
-미래-
"네 이연지 선수 드디어 남자선수를 이기고 우승하나요? 임요환 감독이 발굴해서 그렇게 다듬더니 이제 그 결실을 보는 것 같네요.", "네 이번 팀리그 결승은 임요환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어요. 특히 3경기에서의 깜짝 테란의 기용과 그 전술은 옛날의 뭐 할지 모르는 그의 경기 같았습니다."
그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글쎄, 사십대가 바라본 그는 역시 게임계에서 머무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세상사의 자그마한 이치라고 할까? 뭐 절대적인 것은 아닐것이다. 그렇다면 그 테두리 안에서 그의 내일은 어떤 모습이 제일 쉽게 상상이 될까? 아마도 게임단 감독이나 아니면 게임관련 방송인 혹은 작가 아니면 기획 더이상의 잡(job) 분류는 내가 아는 상식선에서 무리이지만 범부의 생각으로는 그 중에 하나이지 않을까...
여하간 임요환, 그분은 평범하지 않은 노력과 영광과 어쩌면 좌절을 겪은 특별한 젊은이이다. 그를 바라보는 시각이 제각각일 뿐이지 그는 거기에 그대로 있다. 게임을 사랑하는 모두는 그것을 기억하자. 임요환 그는 아직도 특별하다. - 끝 -
P.S.) 1. 누군가 쪽지를 보냈더군요. 작지 않은 커뮤니티에서 저를 기억해 주는 것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2. 너무 많이 쉰 것 같아 두시간 내내 퇴근 하지 않고 써 보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저기 임요환 선수 글이
많네요. 이 번 글로 9월내에는 새글이나 댓글 달지 않겠습니다. 자숙기간을 또 가지렵니다.
3. 싸우고 나면 백에 구십칠번은 후회가 됩니다. 큰 소리를 치고 난 후에는 살도 떨립니다.
조금 물러나서 보면 조금은 더 잘 볼 수 있을 겁니다. 잘 보이면 싸우지 않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4. 맞춤법 검사기에 넣었더니 계속 에러가 납니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글이 더욱 더 볼썽 사납게 되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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